노란 바탕에 먹음직스러운 계란 프라이가 올려져 있다. 가장자리는 노릇하게 익어 바삭거리고 가운데 노른자는 톡 터트리면 주르륵 흐를 것 같다. 멀리서 봐도 가까이서 봐도 진짜 같은 이 계란 프라이는 놀랍게도 그림이다.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하이퍼리얼리즘의 대가 마르첼로 바렌기의 첫 번째 전시회가 지난 24일부터 용산 대원뮤지엄에서 개최되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예인 대학생기자]
바렌기의 소재는 평범하다. 바나나, 사과, 콜라, M&M 초콜릿, 과자 봉지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바렌기의 그림은 사진 같다. 붓 자국 없이 깔끔하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이렇게 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냥 사진을 찍으면 되는 거 아냐?’ 바렌기가 예술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도 ‘작품이 지나치게 현실적이고, 그림자는 필요 이상으로 완벽하고, 여백 처리는 이상할 만큼 깨끗하다’라는 이유로 비판받았다. 그러나 바렌기는 ‘내 작업의 목표는 사진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비록 불완전하지만 실제 사물보다 더 사실적으로 보이게끔 만들어 보는 이들의 감각기관을 교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바렌기의 작품 속에서 일상의 소재들은 현실과 차단되고 빛과 그림자가 강조되어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모습으로 표현된다. 일상의 물건들을 작품의 소재로 쓰는 데는 ‘모든 사물은 각자의 이야기와 아름다움이 있다’라는 바렌기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예인 대학생기자]
유튜브 골드 버튼 그림에는 바렌기의 비친 얼굴과 손자국까지 표현되어 있다. 이 골드 버튼으로 상징되는 바렌기의 또 다른 정체성이 있다. 바로 구독자 259만 명, 누적 조회 수 3억 8천만 뷰를 자랑하는 유튜버라는 것이다. 2013년, 실직하고 우연한 기회로 접하게 되었던 그림 콘텐츠는 그가 다시 그림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바렌기는 유튜버가 되었고 유튜브 활동은 이렇게 한국에서 전시회가 개최되는 계기가 되었다. 바렌기는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그림 그리는 과정을 라이브 생방송으로 송출한다. 이번 전시에서도 작품 아래 QR 코드를 통해 편집된 작품 제작 과정을 감상할 수 있다. 또 그의 유튜브를 통해 더욱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마르첼로 바렌기의 첫 전시회이자 월드 투어의 첫 시작점이다. 드로잉, 페인팅, 명화 오마주, 카툰, 일러스트 등 100여 점의 작품을 처음으로 직접 만날 수 있다. 전시는 8월 22일까지 용산아이파크몰 6F 팝콘D스퀘어에서 진행되며 매주 토요일 1시, 3시, 5시에는 도슨트 한이준의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2기 대학생기자 정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