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3월 6일부터 15일까지 총 열흘 동안 국제전기자동차박람회가 열렸다. 벌써 두 번째를 맞이하는 이번 행사는 사람들에게 전기자동차는 단순히 친환경적인 것을 넘어서 훌륭한 디자인과 성능을 가진 상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목적으로 개최되었다.
전기자동차는 말 그대로 전기 모터에 의해 운행되는 자동차로 주행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고 불린다. 전기가 가장 저렴할 때인 심야 시간에 배터리를 충전하면 화석연료 대비 아주 싼 가격으로 운행할 수도 있다. 또한 박람회 현장에 있던 현대자동차 류진혁 사원에게 전기자동차의 친환경성에 대해서 물었더니 이렇게 답변했다. “전기자동차는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에너지효율이 가솔린 자동차보다 높아 친환경적입니다.” 여기서 에너지효율은 전체 연료가 가진 에너지의 양에서 동력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을 퍼센트로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이런 전기자동차의 친환경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기 자동차를 운행할 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미미하지만 그 동력원인 전기를 생산할 때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까지 고려하면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케네디 교수가 이끄는 캐나다 토론토대학 연구팀은 기존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보다 전기 자동차가 더 친환경적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세웠다. 기준은 철저하게 이산화탄소 배출량에만 의해 만들어졌다.
(자료: Kennedy, 2015)
실험결과 생산되는 전기 1GWh당 600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면 이 전기를 이용해 전기 자동차를 운행할 때와 기존 화석연료 자동차를 운행할 때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600톤보다 배출량이 많으면 오히려 전기 자동차가 화석연료 자동차보다 더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한다는 것이다. 위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가 전기를 생산하는데 나오는 이산화탄소량은 일반 화석연료 자동차의 탄소배출량과 비교했을 때 거의 맞먹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다. 수력 발전소가 많은 캐나다와 브라질이 600톤 기준을 한참 밑돌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화력 발전소와 원자력 발전소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또한 전기 자동차가 일반 화석연료 자동차보다 에너지효율이 높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휘발유 자동차의 에너지효율은 약 28% 정도이고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하는 화력발전소의 에너지효율은 40% 정도이다. 이 점만 따졌을 때 전기 자동차는 1.5배 정도 더 효율이 좋다. 하지만 이는 누전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이야기다. 우선 각 충전소로 송전할 때 누전이 되는데 좋은 기술을 보유한 우리나라로 따지자면 4.45% 정도만 감소한다. 또 충전기를 꽂아 충전하는 과정에서 8.5%가 빠져나간다. 마지막으로 충전을 마친 전기 자동차는 자체 에너지효율에 따라 70~85%까지만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전기 생산단계까지 고려한 전기 자동차의 총 에너지효율은 ((40*0.9555)*0.905)*0.85= 29.400735(%)이다. 휘발유보다 약간 높고 디젤보다는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물론 발전소에서는 대량의 매연이 한꺼번에 생기는 만큼 유독물질을 걸러내기 때문에 자동차 배기가스보다는 친환경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엔진 구조가 간단해 고장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과 소음이나 진동이 적다는 점 등 친환경성 외 다른 장점들도 많다. 다만 전기 자동차가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해 줄 것처럼 찬양하며 떠받들지 말고 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그만 전기 자동차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우리 주변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방법을 찾는 것이 어떨까.
pjmkjjpk@naver.com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박채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