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에는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김단비기자]
‘오늘 우리는 앨빈 켈비의 생애를 기념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가 2010년 국내 초연 이후 올 겨울로 네 번째 시즌을 맞았다. 약 400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피아노 중심의 아름다운 넘버들과 따뜻한 메시지로 많은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이야기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지만 슬럼프에 빠져 몇 년 째 새 책을 출판하지 못하고 있는 토마스 위버(이하 톰)가 초등학생 때부터 함께해온 가장 친한 친구이자 일주일 전 다리에서 뛰어내려 죽은 앨빈 켈비(이하 앨빈)의 장례식에서 낭독할 송덕문을 쓰기 위해 앨빈과의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함께해온 두 사람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세상에 물들어가는 톰은 여전히 어린아이 같고 사차원적인 앨빈을 이해하지 못한다. 애써 앨빈을 외면해왔던 톰은 앨빈이 죽고 나서야 그가 써온 수많은 책들의 영감이 전부 앨빈에게서 받았던 것임을 깨닫고 절망감을 느낀다.
‘네 머릿속에 이야기만 몇 천개야! 왜 없는 이야길 자꾸 찾아.’
‘흘러간 틈새에, 놓친 순간 속에 커다란 비밀이 있는 게 아냐. 야, 괜찮아. 네가 찾던 이야긴, 잘 봐. 전부 여기 있잖아.’
죄책감에 빠진 톰의 머릿속에 나타난 앨빈은 그가 잊고 있었던 중요한 사실을 일깨우고, 마침내 톰이 앨빈의 송덕문과 새로운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앨빈이 톰의 기억 속에서 그랬던 것처럼, 작품은 두 사람의 인생을 통해 바쁘고 고단한 삶 속에서 소중한 수많은 것들을 잊은 채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이를 깨닫게 하고, 포근한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작품이 전하는 따스한 메시지뿐만 아니라, 아름답고 섬세한 무대와 소품, 조명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무대에는 톰의 머릿속에 있는 기억들로 이루어진 책방이자 앨빈이 운영했던 시골 마을의 작은 헌책방이 있다. 낡은 스탠드 같은 앤티크 소품들을 비롯해 수많은 책들, 벽에 걸린 액자와 그림들, 그리고 배우들이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비치된 물병마저 오래된 책방을 떠올리게 한다. 현실과 기억의 교차가 이루어지는 곳인 만큼 책장 속에서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열두 권의 책 모양 조명들이 반짝인다. 바깥 사이드의 조명들은 현실과 기억 속을 구분하는 듯이 책방을 둘러싼 경계를 만든다.
100분 동안 단 한 번의 암전도 없이 오직 두 명의 배우가 이끄는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많은 뮤지컬 마니아들로부터 큰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다. 제작사 오디컴퍼니는 이번 시즌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공연 재관람 도장을 3개, 6개, 9개씩 모을 때마다 한 장씩 주어지는 세 종류의 스티커 중 하나가 공연이 시작한지 약 한 달 정도 된 지난 13일에 모두 소진되었음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밝혔다. 스티커가 종류별로 각 500장씩 준비되어 있다는 제작사의 기존 공지를 보아, 적어도 500명 이상의 관객이 작품을 3회 이상 관람했음을 알 수 있다.
덧붙여 12회 이상 관람객에게는 R석 초대권을, 24회 이상 관람한 관객들 중 선착순 10명에게 초연 OST를 증정하는 이벤트 또한 진행 중에 있다.
공연을 관람한 한 관객은 ‘우리들이 가진 각자의 마음 속 책장의 전부이자 한 부분이 되어 줄 따스한 위로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하며 ‘늘 정답을 찾기 위해 치열히 살아온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다.
작가 토마스 위버 역에는 배우 강필석, 고영빈, 김다현, 조성윤이, 그의 가장 친한 친구 앨빈 켈비 역에는 배우 김종구, 이창용, 홍우진이 캐스팅되어 열연을 펼치고 있다. 추운 겨울,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줄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다가오는 2월 5일까지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4기 김단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