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내셔널지오그래픽 특별전, Photo Ark:동물들을 위한 방주'를 방문했다. 이 특별전은 내셔널지오그래픽과 전속 사진가인 조엘 사토리가 멸종 위기 동물들을 지키기 위해 사진으로 방주를 만들어 소중한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진행됐다. 이곳에 전시된 사진들은 다양한 동물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고, 그 동물들 옆에는 세계자연보전 연맹인 IUCN에서 지정한 멸종위기 등급이 모두 표시되어 있었다. 그럼 이 특별전에 있던 동물들을 그 등급에 따라 관심대상종, 위기근접종, 취약종, 위기종, 위급종, 야생소멸종, 그리고 절멸종으로 정리해 만나보겠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김민지기자]
먼저, Least Concern이라는 이름으로 LC라고도 불리는 관심대상종이 있다. 이 등급은 멸종 위험이 낮고, 아직 위험 범주에 도달하지 않은 단계로 약 27124종이 포함된다. 관심대상종의 대표적인 예로는 위 사진에 있는 자색무늬태양새가 있다. 사진 속의 자색무늬태양새를 자세히 보면 부리가 아래로 약간 굽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텐데, 이는 꽃에서 꿀을 쉽게 빨아들이기 위함이다. 이 새의 도움으로 가루받이하는 식물들도 부리 모양에 적합한 형태로 꽃의 모양을 진화시켰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심대상종의 다른 예로는 하와이꼴뚜기가 있다. 하와이꼴뚜기는 발광 박테리아와 공생하는 오징어로 유명한데, 몸속에 있는 발광 박테리아가 빛을 내어 물 바닥 쪽의 포식자들로부터 달빛을 받은 자신의 모습을 숨길 수 있다. 그리고 텍사스주를 제외한 미국의 숲에서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오실롯이 있다. 오실롯은 라틴 아메리카의 숲 몇 군데에는 아직 남아있을 것이라고 추정은 되지만, 아직 이들의 개체 수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다. 특별전에서 만난 동물들 중 관심대상종 등급에 해당되는 동물들은 이 외에도 스프링복사마귀, 연분홍콘도르, 안경올빼미, 북극여우, 빨간눈청개구리, 피그미영양, 퍼플탱, 짧은코가시두더지, 뾰족머리카멜레온, 갈색목세발가락나무늘보, 사각날개여치, 황제갯민숭달팽이, 붉은꼬리원숭이 등이 있다.
다음은 Near Threatened로 NT라고도 불리는 위기근접종이 있다. 위 사진에 있듯이, 위기근접종의 대표적 예로는 작은악마독개구리와 인도표범이 있다. 작은악마독개구리는 콜롬비아 남서부와 에콰도르 북서부에 서식하는 개구리 종이고, 인도표범은 남부아시아에 주로 분포되어 사슴·멧돼지·영양·원숭이 등을 서식하는 표범이다. 이곳에서 만난 위기근접종은 이 외에 멕시코얼룩무늬거북과 홍대머리황새 등으로 많이는 없다.
세 번째로, 야생에서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취약종이 있다. 취약종에는 적은 개체 수가 포획되는 것만으로도 전체의 생존이 위협받지만, 사람들에게 애완동물로 인기를 끌어 문제가 되는 레이만 뱀목거북이 있다. 그리고 굉장히 특이하게 딱딱한 등딱지로 덥힌 남미세띠아르마딜로가 있다. 남미세띠아르마딜로는 등딱지 가운데에 있는 세 개의 줄로 몸을 구부릴 수 있고, 위험을 느낄 때에는 완전한 공 모양을 만들어 자신을 보호한다. 이 외에도 맨드릴, 코알라, 아프리카표범, 아메리카들소, 자바코뿔새, 맨드릴, 검은머리트라고판 등이 취약종에 포함된다.
그리고 Endangered의 EN으로 불리는 위기종이 있다. 위기종은 야생에서 멸종할 가능성이 높은 종으로 약 5689종이 있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만난 위기종은 삼림지카부이다. 삼림지카부는 서식지를 잃은 흰꼬리사슴이 옮긴 기생충 때문에 많이 고생하며 위기종으로까지 분류됐다. 또한 위의 붉은정강이두크원숭이는 인도차이나 반도의 야생 서식지에서 나무 아래로 내려온 모습이 목격된 적이 없는 원숭이 종이다. 그리고 백악기 시대에 출현해 공룡과 함께 살았던 화석과도 같은 물고기인 미국삽코철갑상어가 있다. 이들은 강바닥 준설, 수질 오염, 낚시, 이종 교배, 외래종 출현 등으로 미시시피강 일대의 야생 서식지에서 사라지고 있다. 이 외의 위기종으로는 흰머리여우원숭이, 세인트앤드루해변쥐, 황금들창코원숭이, 침팬지, 아시아코끼리, 말레이맥 등이 있다.
다섯 번째로, 위기 심각층이라고도 불리는 위급종이 있다. 위급종은 야생에서 멸종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등급으로 3879종이 여기에 해당된다. 위급종에는 대표적으로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멸종 위험이 높은 포유류인 플로리다보닛박쥐, 이종교배로 생존을 위협받아 현재 약 75마리만 남은 붉은 늑대, 가죽·뼈·고기 등이 아시아 지역에서 값비싼 약재료로 거래되어 위험에 처한 말레이 호랑이가 있다. 이 셋 외에도 쌍봉낙타, 오랑우탄, 플로리다퓨마, 마다가스카르큰머리거북, 처키미국메기, 필리핀악어, 멕시코도롱뇽 등이 있다.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김민지기자]
이제부터는 앞서 말한 다섯 등급에서 우리가 지키지 못해 결국 더 이상 볼 수 없는 단계에 이른 동물들을 만날 것이다. 먼저 야생소멸종인 컬럼비아분지피그미토끼가 있다. 이 토끼는 지구에 단 두 마리의 암컷만 남아있고, 수컷은 한 마리도 없어 더 이상은 볼 수 없는 종이다. 위 사진 속 토끼는 남아있는 두 마리의 토끼 중 한 마리의 모습이다.
그리고 멸종 위기 등급에서 가장 마지막 단계로, 개체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절멸종이 있다. 절멸 종으로 판정된 동물은 약 801종이 있는데, 여기서는 그 중 한 마리인 랩날개구리를 만났다. 위 사진은 지구에 존재했던 마지막 랩날개구리의 모습으로 '터피'라는 이름을 가졌다. 터피는 2016년 9월 26일에 세상을 떠나며 랩날개구리라는 종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렇게 우리가 결국 지켜내지 못한 동물들도 있지만, 아직 지켜낼 수 있는 동물들이 더욱 많이 있다. 마지막으로, 등급과는 관계없이 사람들의 노력으로 개체 수를 늘린 동물들을 만나보겠다. 먼저 1977년에서 1980년 사이에 포획된 개체 수가 불과 5마리였던 멕시코 늑대가 있다. 게다가 그들 중에서도 암컷은 1마리뿐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번식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여 2017년에 멕시코늑대들의 개체 수는 383마리까지 늘어났다. 그리고 급성 전염병으로 인해 북아메리카 초원의 야생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검은발족제비가 있다. 이들을 위해 사람들은 번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노력으로 현재는 300마리 수준으로 늘어났다. 위 사진은 번식 프로그램에 따라 양육되는 1살짜리 검은발족제비의 모습이다. 세 번째로 21마리에서 603마리까지 늘어난 미국흰두루미가 있다. 이들이 늘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들이 운영한 번식 프로그램의 성공과 야생의 서식지인 북아메리카의 초원이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전깃줄이다. 미국흰두루미는 날개 길이만 2.3m에 이를 만큼 큰 새이기 때문에 전깃줄은 아직까지 이들에게 큰 문제이다. 이 외에도 사람들의 노력으로 늘어난 동물들로는 자이언트 판다, 캘리포티아콘도르 등이 있다. 이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사람들의 적은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동물들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내셔널지오그래픽 특별전의 포토아크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이 기사의 마무리로 특별전에 있었던 인상 깊은 글귀를 남기겠다. "모든 창조물들은 크기와 상관없이 모든 생명은 경이로우며, 고유한 가치와 생존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5기 김민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