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토요일), 13시 30분부터 17시까지 헌정기념관에서 ‘제7회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이하 대청연) 본선이 열렸다. 이 대회는 ‘사람에게 배우는 학교’와 ‘다준다 연구소’가 공동 주최한다. 이날 16명의 청소년 연설자와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과 김두관 의원, 그리고 MBN 윤범기 기자 외 많은 청중이 자리를 함께했다. 대청연 수상 대상자는 본선 진출자 전원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말하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서희의 강동 6주’를 예시로 들었다. 또한 말하기에 있어 진정성도 중요하지만, 말의 기술과 기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백성은 가난한 것에 분노하기보다는 불공정한 것에 분노한다’라는 <논어>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대면축사를 마쳤다. 이어 김광진 의원은 청소년은 미래가 아닌 현재임을 강조하며 청소년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동영상을 통해 축사를 전했다. 이날 사회는 '사람에게 배우는 학교'의 정상근 대표와 김민주 아나운서가 사회를 담당했다.
정상근 대표는 꿈과 연설은 비슷한 의미가 있다며 이 둘은 더불어 숲이 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대청연은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되었으며, 각각 8명씩 연설을 진행하였다. 1부에서는 ‘아름다운 기억을 선물해주세요’(유수민), ‘동물을 동물답게’(정하은), ‘학생이 아닌 사람입니다’(이재우), ‘내 인생의 한 마디’(권혁순) 등의 주제들을 다루었다.
1부 참가자 중 부석우(이우고 19세) 군은 자신의 첫 취재자이자 세월호 피해자인 故최윤민 씨에게 세월호의 진실을 밝혀내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 군은 당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왜곡된 보도를 한 언론사를 향해 “모두가 알고 있는 육하원칙대로 보도하는 것이 어렵냐”며 날카로운 비판도 했다.
안유림(의정부서중 16세) 양은 ‘무지개가 말하다’라는 주제로 성 소수자가 커밍아웃했을 때 따뜻하게 받아드릴 것을 거듭 부탁했다.
이재우(춘천고 18세) 군은 “나는 농구공인데 학교는 야구 방망이로 나를 치려하여 잘 나가지 않는다. 야구공인 친구는 잘 나아가지만 말이다.”라며 성적이라는 하나의 기준으로만 모든 청소년을 대하려는 학교의 태도에 대해 비판했다.
▲ 제7회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 참가자들 / (앞에서부터) 권혁순, 이재우, 안유림, 정하은, 부석우, 유수민
[이미지 제공=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화지원기자]
2부에서는 ‘모두에게 기억될 난쟁이’(김다희), ‘소통하는 정치인’(오태민), ‘진짜 아빠는 누구일까요’(김도연), ‘동등하게 보아야 한다’(최가온), 그리고 ‘여러분 저랑 약속 하나만 해요’(이미진) 등의 주제를 다루었다.
박유정(18세) 양은 “성관계는 학생답지 못한 것인가? 성관계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육체적 행위이다. 상호 합의하에 이루어진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라고 발언했다. 이어 “청소년들이 콘돔을 구매하기에는 사회적인 부담이 크다.”고 청소년의 입장을 호소했다. 또한 박 양은 “지금과 같은 추상적인 성교육이 아니라, 캐나다처럼 관계 요구 및 거절에 대한 교육을 학교 현장에 도입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여기에 계신 모든 (청소년)분도 성관계하셔도 좋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연설을 마무리 지었다.
최수라(연천고 19세) 양은 ‘천 원짜리 간호사가 되기 위해서’라는 주제로 연설하였다. “저 환자 너 때문에 죽은 거 알아?” 등의 간호사 집단 사이의 언어폭력과 언어폭력 피해 간호사의 40% 이상이 자살을 생각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어 최 양은 “그런데 이러한 일들이 간호사에게만 일어날까요?”라는 반문을 던져 많은 청중들에게 언어폭력의 심각성을 다시 생각해보게 하였다. 최 양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던 설날에 찾아와주신 세르바 수녀님처럼 누군가에게 따뜻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자신의 꿈을 밝혔다. 이날 최 양은 인기상을 받았다.
▲ 인기상을 받은 최수라 양(오른쪽)과 세르바 수녀님(왼쪽)의 모습
[이미지 제공=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화지원기자]
2부 마지막 참가자 최하람(세원고 19세) 양은 '학교 밖, 우리의 무대'라는 주제로 연설하였다. 최 양은 연설을 마무리하며 영화 <레 미제라블>의 OST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의 멜로디에 자신이 전하고 싶은 말을 가사로 붙여서 불러 이목을 끌었다. 또한 최 양은 “그렇게 많은 교실 중에서도 재능이라는 것을 키워줄 교실은 없었다.”라며 한탄을 하기도 했다.
이날 대부분 참가자들은 연설 도중에 눈물을 보였다. 자신의 삶과 마음 속 이야기를 모두 담아낸 연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참가자 모두 연설을 무사히 마쳤다. 지난 3주간의 부단한 연습과 노력이 덕분이었다. “이번 제7회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은 95명의 청소년과 60여 명의 직원과 함께 3주간 총 12번을 만났다.”고 정상근 대표가 참가자들의 노력에 대해 증언을 해 주었다. 또한 참가자들은 PPT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자신이 연설하고자 하는 내용에 맞는 음악과 함께 단상에 올랐다.
대청연은 ‘경쟁’이 아닌 ‘협동’을 강조한다. 이러한 이유로 ‘연설대회’가 아니라 ‘연설대전’인 것이다.
정상근 대표는 “1회, 2회 때 참가했던 학생들이 이제 대학생이 되어서 이 행사의 멘토가 되고 싶다고 다시 찾아오는 세대의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 유수민 참가자의 연설 모습
[이미지 제공=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화지원기자]
유수민(조치원여중 16세) 양은 “자신의 진로는 검사 출신의 정치인으로 성장하여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유 양은 “진로라는 하나의 틀이라는 게 단순한 직업이 아닌 내 가슴에 와 닿던 마음들이 모든 사람에게 빛이 될 수 있게 하는 뚜렷한 목표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꿈을 공고히 했다. 제7회 대청연을 마친 후, 유 양은 “이번 대회가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빛날 수 있었던 자리”라고 소감을 말했다.
▲ 제7회 대한민국 청소년 연설대전의 단체사진
[이미지 제공=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화지원기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화지원기자]
확실히 학생들의 시각으로 사회를 보는 건 사회인들이 보는 시각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이 기사를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이 기사를 통해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좋은 기사 작성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