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권가현 대학생기자]
우리는 오래 이어지는 코로나 19로 인해 이전보다 삭막한 삶을 보내고 있다. 사람들 간의 생생한 소통이 단절되고, 각자는 고립된 생활을 이어간다. 이러한 상황에서 고전의 메시지를 통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려 하는 연극 <유리동물원>을 소개한다.
연극 <유리동물원>은 1944년 시카고에서 초연된 20세기 미국 최고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원작을 우리의 현재에 맞춰 재해석한 작품이다. 원작 <유리동물원>은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에서 16개월가량 꾸준히 공연되고, 뉴욕 드라마 비평가 서클 어워즈 최우수 미국 연극상, 시드니 하워드상, 도널드슨상 등을 휩쓴 수작이다. 연기 전공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연기해보고자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에 공연되는 <유리동물원>은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이라는 원작의 배경을 그대로 가져오지만, 현대 사회의 정서를 반영하여 낯설지 않은 느낌을 준다. 생각과 목표가 달라 현실에 대응하지 못하고 고군분투하는 가족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코로나 19 시대에 고립된 시간이 늘어난 우리에게 단절과 소외를 이야기하는 연극 <유리동물원>은 깊은 공감과 여운을 남긴다.
연극은 한 가족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자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도 화려했던 젊은 시절에 사로잡혀 있는 어머니 ‘아만다’, 집 안에서 유리 동물로 이루어진 자신만의 작은 세계를 가진 딸 ‘로라’, 공장에서 일하지만 시인을 꿈꾸는 아들 ‘톰’, 아만다가 로라와 결혼시키고자 하는 희망을 품은 손님 ‘짐’이 연극에 등장한다. 특히 ‘톰’은 연극의 내레이터로 현실과 이상향 사이에서 괴리와 방황을 겪는 청춘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만다’와 ‘로라’, ‘톰’은 한집에 살면서도 서로 다른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 세 사람은 막연한 각자의 이상적 세계에 갇혀 서로를 소외시킨다. 그들의 환상적 세계는 찬란히 반짝이지만,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작은 유리 동물과 다름없다. 관객은 함께하는 세 사람의 분열된 삶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 함께 지켜보게 된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권가현 대학생기자]
‘아만다’ 역에는 양서빈과 김정민, ‘톰’ 역에는 이휘종과 홍준기, ‘로라’ 역에는 김이후와 이서현, ‘짐’ 역에는 김이담과 임진구가 캐스팅되었다. 초연임에도 배우들의 연기가 탄탄하고, 각 배우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디테일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극 중 ‘로라’와 ‘짐’의 왈츠 장면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아름답다. 조명과 음악의 적절한 활용 또한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충실히 기여하고 있다.
연극 <유리동물원>은 5월 30일까지 대학로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공연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서둘러 감상의 기회를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현재는 굿바이 타임세일뿐 아니라 “나를 블루 로즈라고 불렀어요.”라는 연극의 대사에서 착안하여 파란색 아이템을 소지한 관객에게 할인을 제공하는 “로라 할인”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무대인사나 특별 커튼콜 등의 다양한 이벤트도 종종 등장하니, 기간을 잘 확인하면 부가적인 즐거움 또한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2기 대학생기자 권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