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취임사에서 '통합' 강조한 바이든…샌델은 '능력주의 극복'을 말한다

by 김도원대학생기자 posted Jan 25, 2021 Views 1516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위대함과 선량함",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 시간) 취임사를 마무리하며 사용한 표현 중 하나다. 그는 연설에서 '관용과 겸손함'을 통해 단결을 이뤄 본래의 위대하고 선량한 미국으로 나아갈 것을 천명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한번 세계의 선(good)을 선도하는 세력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민주주의의 성숙에서 끝나는 말이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을 언급함으로써 미국 민주주의를 도덕과 연결했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것은 성숙한 민주주의의 '선량함'이었다는 것이다. '위대함'을 '선량함'과 연결하는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남북 전쟁, 대공황, 세계대전, 9/11에서 투쟁과 희생, 좌절을 통해 우리의 '더 나은 천사'는 항상 승리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숙한 민주주의의 미국을 '항상 승리를 가져오는 천사'로 칭했다. 민주주의의 성숙을 필연적 승리와 결부시킴으로써 당위를 부여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식의 접근이 분열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잘 알려진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은 능력주의가 분열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출판한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성공, 승리와 같은 결과를 위대함, 선량함과 같은 능력과 도덕성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능력주의의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실제 결과에 능력이나 도덕성이 항상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는다. 모든 일에는 언제나 운이 작용한다. 선천적 배경에서부터 후천적인 작은 선택 하나까지 운과 동떨어진 결과는 없다. 결과적으로 능력주의는 승자에게 도덕적, 능력적 오만함을, 패자에게는 모멸감을 쥐여준다. 미국 사회의 극단적 분열은 지난 몇십 년간 극대화된 부의 양극화가 패자의 모멸감에 불을 붙임으로써 일어난 것이다. 


20210124_2204051.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도원 대학생기자]


 능력주의가 낳은 오만한 시각은 단순히 미국의 국내적 시각에 그치지 않는다. 대외정책에 대한 시각도 그대로 영향을 받는다. '미국이 세계의 선을 선도하는 세력'이라는 시각, '미국이라는 천사는 항상 승리한다는 시각'은 능력주의의 오만함이 국제 정세 인식에 그대로 투영된 결과다. '선량함'과 '위대함'이 승리의 증표라면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실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러시아 푸틴의 편법적 장기집권과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아직도 건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사가 항상 정의롭지는 않고, 선량함이나 능력이 결과를 반드시 보장하지는 않는다. 도덕성과 능력, 결과를 섣불리 연결하면 오만함은 피할 수 없다. 그 아래에서 쌓여가는 패자의 분노는 덤이다. 여기에서 유추할 수 있는 필연적 결과는 갈등뿐이다.


 통합을 만드는 사회적 연대와 시민의식은 평등을 통해 꽃핀다. 자유를 통해 개인의 삶과 권리를 누리면서도, 평등을 통해 같은 공동체 구성원임을 인식해야 민주주의가 결실을 맺는다. 샌델에 따르면 능력주의는 이상적인 사회의 종착점이 아니다. 기회의 평등은 불의를 교정하는 제도지, 그 자체로 정의가 될 수 없다. 기회의 평등을 넘어 조건의 평등을 실현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길이다. 인식의 측면에서라면 국제관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능력주의를 넘어 타국을 동등한 하나의 정치공동체로 볼 때 타협 가능한 대안이 생긴다. 동맹국이나 우방에 대해서라면 말할 것도 없고, 적성국에 대해서도 적대감과 업신여김은 구분되어야 한다. 샌델은 "상승에 실패한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 만족할 수 있도록, 그리고 스스로를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여길 수 있도록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1기 대학생기자 김도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16기문청현기자 2021.01.25 14:14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 등장해서 반가웠네요~~ '정의란 무엇인가'. 영원히 지속될 토론일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1145434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1172425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583412
제2회 퀴어문화축제와 레알러브 시민축제를 가다 file 2018.10.22 제라향 16693
제32회 도쿄올림픽 그 이후 2021.08.12 송유빈 13023
제32회 새얼 백일장 성공리에 마무리 file 2017.04.25 이다은 14868
제32회 새얼백일장 1 file 2017.04.26 이다은 14988
제36회 대통령배 전국수영대회 개최 2017.08.28 박수연 16510
제3회 Mun 101 개최! 2 file 2017.08.10 최서진 16464
제3회 배곧꿈여울축제 file 2019.10.29 심재훈 18371
제3회 학교 흡연예방을 위한 '블루리본 주간' 운영! 2 file 2018.06.08 김리나 20191
제3회 한국학포럼, "한국의 매력에 빠져봐~" 1 2017.07.31 김현재 14804
제40회 전국 만해백일장, 3·1운동 100주년 맞아 성황리에 마무리 file 2019.03.05 정다운 18088
제4기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출발해 볼까요~ 6 file 2017.01.23 김지민 18685
제4차 산업혁명: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2 file 2017.08.13 최현정 16779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 오긴 오잖아? 2017.03.25 장민수 26519
제4회 가족 친구와 함께하는 파주시 청소년 사랑 걷기 대회 file 2017.05.24 김수연 15570
제5회 KSCY 한국청소년학술대회에 다녀오다. file 2016.04.24 황지혜 19116
제63회 백제문화제, 공주와 부여에서 열려 file 2017.10.31 백지연 23753
제64회 백제문화제 9월 15일 성황리에 개막...‘한류원조’ 백제를 즐기다 file 2018.09.27 전예민 17033
제6회 어린 연어 보내기 생태체험 행사 1 2017.03.02 정승훈 15808
제6회 전국 감사편지 공모전에 관하여 file 2021.03.30 최연희 16746
제6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국 감사편지 공모전 개최, 사전 접수 104만 명에 이르러... file 2021.04.01 김수연 12579
제7대 은평구청소년의회 1차 정례회 본회의 개최 file 2021.06.09 홍순후 18746
제7회 스마트 디바이스 쇼 2017, IT의 신세계 file 2017.09.11 신효정 17266
제7회 전국상업경진대회 시상식, 부산 대표단 참석 file 2017.10.10 신지윤 27105
제83회 국어능력인증시험(TOKL) 2017.03.24 노도진 21014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남우주연상 수상 7 2016.02.29 송채연 27563
제8회 대구 수학 페스티벌! file 2016.11.26 백미정 16923
제8회 통일 교육 주간 온라인 페스티벌이 열렸다고? 2 file 2020.05.26 이현인 13080
제련 기술의 발전, 현재와 미래의 밑거름 file 2019.08.05 박현준 18642
제로 콜라의 달콤한 비밀 1 file 2021.09.27 김하은 14601
제로에너지 주택, 에너지 절약의 첫 걸음이 될까? file 2017.08.25 강지석 17703
제비 가족의 탄생, 그들이 하늘로 날아오르기까지... 1 file 2018.07.25 정수민 15778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아 방문한 제주 4.3 평화공원 file 2018.05.25 박예지 17308
제주 ADRF 학생들,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해 모금활동 진행 1 file 2016.08.13 임주연 17453
제주 감귤박물관에서 '귤빛 추억'을 만들다 file 2018.10.25 김다연 21122
제주 버스 개편 3주 째, 아직도 도민들은 혼란 속 1 file 2017.09.21 박지영 17521
제주 설화, 설문대 할망말고 더 있다? file 2016.07.25 박정선 18492
제주 쇼핑 1번지, 제주중앙지하상가로 놀러오세요! 3 file 2015.02.24 박채령 36330
제주가 품고 있던 슬픈 역사, 제주 4.3 사건 2 file 2020.03.04 유해나 14977
제주개발공사, 국내외 재난·재해 지역의 구호 지원 앞장 file 2023.02.15 디지털이슈팀 8635
제주도 영어교육도시 내 열린 제8회 모델유엔(GECMUN 8) 1 file 2022.03.11 강려원 11638
제주도, 말, 더마파크, 성공적 file 2015.05.25 박채령 30409
제주도에서 추억을, 넥슨컴퓨터박물관 2 2018.07.13 안소정 17627
제주도의 꽃, 성산일출봉 1 file 2017.04.24 손재형 16013
제주도청, 과연 요일별 배출제 과연 잘 시행되고 있는가? file 2017.09.01 이호진 19899
제주로 온 코딩! 주니어 해커톤 대회 2 file 2019.01.02 오채영 15317
제주를 노랗게 물들인 싱그러운 유채와 함께하는 치유타임 file 2017.03.25 서윤 13896
제주를 담은 '제16회 제주 삼양검은모래 해변 축제' 개최! file 2017.08.01 나민혁 19611
제주시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추진단, ‘제주밭한끼’ 캠페인 성료 file 2022.11.29 이지원 1000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