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백현)
눈부신 햇살과 멋진 하늘이 우리를 향해 푸르게 웃고 있는 계절의 여왕 5월! 본 기자를 포함해 지리교육과 진학을 희망하는 3명의 학생이 18년간 5월의 햇살처럼 따뜻하게 학생들을 가르쳐 오신 거제제일고등학교 지리과 연선숙 선생님을 인터뷰했다.
Q. 반갑습니다.
???? 지금 이 자리에 있는 학생들은 선생님처럼 지리 선생님이 되고 싶은 학생들입니다.
??? ?저희 외에도 지리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학생이 저희 반만 해도 2명 정도 더 있습니다.
???? 지리 선생님을 18년간 해오신 ‘선배님’으로서 저희가 지리교육과에 진학하시는 것을
???? 추천하시나요? 추천하신다면 지리교육과의 어떤 매력 때문인가요?
A. (살짝 책상을 내리치면서)당연히 추천하지요! 강력 추천합니다! 정말 반갑고, 정말 고맙습니다.
??? 물론 아닐 수도 있겠지만 괜히 나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웃음)......
??? 지리교육과의 매력은……. 마치 수학여행 가는 것처럼 한 학기에 한 번씩 답사를 간다는 거예요.
??? 역사교육과도 답사를 가기는 하지만 1년에 한 번 정도 간다고 하더라고요.
??? 한 학기 동안 공부하고 공부한 곳에 직접 가보고 정말 매력있어요~
?
역시 지리교육과 매력있어! 이러다 반하겠어~ 하하. 그럼 이왕 매력을 안김에 지리교육과에 대한 질문을 더 드릴게요!
?
Q. 그 전에! 대학교 수업에 앞서서 미리 알고 있으면 도움이 되는 것들이 있을까요?
???? 예를 들어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 아니더라고 세계지리 공부를 해야 한다든지 그런 거요.
A. 특별한 내용을 아는 것보다는 답사 간다는 것 정도? 아!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는 것!
?? ?이걸 꼭 알았으면 좋겠어요. 교수님들께서는?다 다른?전공이 있으세요.
??? 그리고?그 시간에는 그 전공에 대해서만 아주 깊게 가르쳐주세요.
??? 거의 지리교육과가 아니라 지리과 수준으로요.
??? 또 지리교육과 이지만 교육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가르쳐주지 않으시기 때문에
??? ‘이 부분은 이렇게 지도해야 되겠구나.’ 등을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연구해야 해요.
??? 이런 걸 몰라서 당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분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Q. 덕분에 ‘당황하지 않고’ 대학가서도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 ?제가 조사해보니 주요 교과목이 도시지리학, 지형학, 한국지리, 지리교육론, 환경지리학이던데
?? ?지리 선생님은 세계지리도 가르쳐 주시잖아요. 세계지리는 어떤 과목에서 배우나요?
?
A. 사실, ‘세계 지리’라는 과목은 없어요.
????특히 세계 지리 관련 전공 교수님이 안 계시면 관련 지식은 배울 수 없어요.
??? 그래서 학교에서 세계지리를 가르치려면 공부를 해야 돼요.
??? 그런데 이것은 비단 지리교육과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 다른 과목도 모든 것을 가르쳐 주지 않아요. 선생님이 되어도 계속 공부를 해야 되죠.
??? 굳이 세계지리를 배운다해도 다면 한국 도시와 외국 도시를 비교할 때 배우는 정도 뿐이랍니다.
Q. 사범대생은 교육학도 배운다는데 교육학에서는 어떤 것을 배우는지 궁금해요.
?
A. 교육학도 종류가 많아요. 교육 철학, 교육 행정, 상담 기법, 교육사 등이 있는 데
??? 다 배우는 건 아니고 선택해서 배울 수 있어요.
?
Q. 선택하면 임용 때는 어떻게 시험을 치나요?
?
A. 배우지 않은 과목도 다 쳐요. 그렇기 때문에 배우지 않아도 스스로 책을 사서 공부해야 되요.
???? 말 나온 김에 임용고사에 대해서 말해줄게요. 제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스스로 공부를 했어요.
??? 그런데 최근엔 어떤 대학교에서는 4학년 때 학교에서 시켜준다고 하더라고요.
????또?1학년 임용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도 있다는데 여러분은 그러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 1학년 때는 동아리 활동 같은 것을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 선생님은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하는 사람인데 그렇게 공부에만 매진하는 것은........
?? 아, 그렇다고 학점을 무시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공부하세요~(웃음)
오, 사범계열과 지리교육과에 관한 이야기, 또 대학 생활 전반에 관한 조언 고맙습니다. 이제 선생님 이야기를 들어볼게요.
Q. 선생님은 왜 선생님이 되어야 되겠다고 생각하셨나요?
?
A. 제일 먼저 선생님이 되어야 되겠다고 생각한건 초등학생 때였어요.
??? 사실 그때는 선생님이 멋있어보여서 선생님이 되고 싶었죠.
??? 중학생 때는 꿈이 바뀌었었어요. 제가 이야기를 하니 친구들이 웃는 거예요.
??? 그래서 중학생 때 저의 꿈은 개그우먼이었습니다.
??? 그런데 문제가 있었어요. 혼자 서울까지 가서 개그맨을 할 용기가 없었던 거죠.
???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었고, 다시 선생님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이때는 마냥 선생님이 멋있어 보여서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에요.
???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라는 게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Q. 그렇다면 다른 과목도 많은 데 왜 하필이면 “지리” 선생님인가요?
?
A. 사실 웃지 못 할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요.(웃음)
?? 원래는 역사교육과를 가고 싶었는데 제 점수보다 약간 높았어요. 그래서 지리교육과를 택했죠.
Q. 아....... 그래도 지금은 만족하시죠?(웃음)
?
A. 네! 역사는 과거에 대해서 배우는 과목이잖아요.
??? 그런데 제가 과거로 돌아갈 수 없으니 그때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해 줄 수 없지만
??? 지리는 현재 지형,기후를 느끼고 체험한 것을 알려줄 수 있고, 또 학생들도 같이 느끼고 있잖아요.
???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를 현재 그대로 보는 것도?중요하거든요.
?? ?지리라는 과목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
Q. 아무리 그래도 힘드실 때도 있을 것 같은데 지리선생님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
A. 지리 선생님으로서 어려움이 있었다기보다는 그냥 선생님으로서 힘들 때가 있었어요
?? ?계속 똑같은 일상이 반복이 되니까....... 일종의 ‘권태기’ 같은 거죠.
??? 지금은 웃으며 말하지만 그땐 ‘선생’이라는 직업을 그만둘까란 생각까지 했었답니다.
??? 또 요즘에는 인터넷 강의가 잘 발달해 있잖아요. 제가 그 강의를 봤는데
??? 거기 나오는 선생님은 정말 잘 가르치시는 거예요. 그에 비하면 저는 정말 못 가르치는 것 같았죠.
??? 내가 잘 가르치고 있는가....... 이런 생각도 많이 들어요.
Q. 비슷한 맥락의 질문이긴 한데,
??? 교직 생활 중 어려운 점이나 기대했던 교직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제가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서 라고 했잖아요.
??? 그런데 변하지 않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 제 제자 중 한 여학생의 집에도 찾아가고, 그 아이가 아르바이트 하는 곳에도 찾아가고,
??? 노력한다고 했는데 변하지 않더라고요.
??? 제가 의도한대로 학생들이 잘 따라주지 않을 때. 이것이 기대했던 교직과 다른 점인 것 같아요.
??? 또 학생들이 자거나 호응이 없을 때 힘들죠.
??? ‘교사는 참 어려운 직업이구나’ 매일매일 드는 생각입니다.(웃음)
?
Q. 어려운 직업이니 만큼 갖추어야 할 자질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 여러 요건들 중에서 특히 ‘지리’선생님으로서 갖추어야할 요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계속 배워야 해요. 사실 이건 꼭 지리 선생님이 아니라 모든 선생님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죠.
??? 제 후배 중에는 GIS(지리정보체계)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고 계시는 선생님이 있어요.
????저는 GIS에 대해서 배우기는 했지만 실제로 사용해본다거나 연구를 해보지는 않았거든요.
??? 그래서 가르칠 때 약간 찝찝하고 미안한 부분이 있어요.?하지만 그 선생님은 그렇지 않겠죠?
????또 진부하지만 여행을 많이 다녀야 해요.
??? 제가 가본 곳을 설명할 땐 제가 신나서 설명하고 있단 느낌이 들어요.
??? 그리고 제가 들어있는 사진과 그냥?가져온 사진을 보여줄 때는 아이들의 반응이 확연히 달라요.
??? 마지막으로 지리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봐야 해요. 여행을 가도, 영화를 봐도 지리적인 시각으로!
??? 저는 영화를 봐도 뒤에 있는 배경, 지형에 먼저 관심이 가더라고요. 일종의 직업병이죠.(웃음)
??? 그렇다고 ‘어떻게 지리적인 시각을 가지지?’와 같은 고민을 할 필요는 없어요.
??? 대학교 공부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눈을 가지게 될 거에요.
?
Q. 영화를 볼 때도 배경이 먼저 보인다니! 직업병이 대단한데요?(웃음)
??? 이렇게 멋진 직업병을 가진 지리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시는 지리 관련 책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저는 「교실 밖 지리여행」을 추천해주고 싶어요.
??? 서울대학교 지리교육과를 나오신 노웅희, 박병석씨가 쓴 책인데
??? ‘김정호는 정말 감옥에서 죽었을까’, ‘제주도의 목욕탕’ 등 지리와 관련한 내용을 재미있게 써놨어요.
??? 저도 읽으면서 ‘수업할 때 이 부분을 학생들에게 들려주면 좋아하겠네’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 ?꼭 읽어보길 바라요.
Q.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이번에 드릴 질문은 모 대학교 지리교육과 면접 질문입니다.
???? 그렇다고 저희가 선생님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니까 긴장하지 마시고요(웃음).
?????교육 현장에 계신 선생님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이 질문을 준비했습니다.
???? 6차, 7차 이렇게 교육과정이 개정될때 마다?지리교육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데
???? 지리교육의 문제점과 나아가야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맞아요. 확실히 지리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어요. 비중이 줄어드는 것 이것 자체가 문제죠.
??? 옛날에는 지리1, 지리2 이렇게 나누어져있을 정도로 상세하고, 비중도 높았는데
????요즘에는 지리 내용도 줄어들고 있고 비중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 여러분들이 교편을 잡을 즈음에는 지리라는 과목이 아주 없어지진 않을 지 걱정해야할 정도예요.
???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지리를 독립과목으로 인식하고 거의 필수적으로 배우고 있으며,
??? 미국은 지리학의 비중이 정말 높은데 말이죠.
??? 음....... 한국지리 시험이 너무 어렵게 나오는 것도 문제인 것 같아요.
??? 시험이 어렵다보니 학생들이 접근을 하지 않게 되거든요.
??? 일반인들도 지리교육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볼까요?
??? 독도 문제가 불거지면 보통 사람들은 한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만 주장하죠?
????사실 독도 문제는 영역의 문제로 한국사보다는 지리에서 보다 중점적으로 다뤄야할 문제입니다.
??? 나아가야할 방향이라…….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 이러면 저는 불합격인 건가요?(웃음)
??? 저는 지리가 얼마나 중요하고, 왜 배워야하는 지를 가르쳐주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 지리의 중요성을 한 학급에만 알려줘도 그게 퍼지고 퍼지면, 물론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 나중에는 다시 지리가 제 입지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지리교육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
A. 감사합니다.
??? 어쨌든 어려워하는 과목이고 별로 선택도 안하는데 이렇게 애정을 가져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저는 처음에는 지리에 그렇게 관심이 없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지리를 좋아합니다.
??? 그런데 여러분은 이미 지리를 좋아하니 저보다 훨씬 훌륭한 선생님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 우리 모두 파이팅 합시다~
?
분명 50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가 부담스러우셨을 텐데 연선숙 선생님께선 보다 나은 인터뷰를 위해 초임선생님께 요즘 지리교육과에 대해서도 여쭤보시는 열의를 보여주셨다. 이처럼 학생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연선숙 선생님은 학생들과 의사소통이 잘되는 친근한 선생님이 되기 위해 젊게 살려고 노력한다고 하셨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젊은’ 연선숙 선생님과 인터뷰를 도와준?이성빈, 박은지에게?깊은?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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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 2팀 백현 기자 dolcevit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