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취임사에서 '통합' 강조한 바이든…샌델은 '능력주의 극복'을 말한다

by 김도원대학생기자 posted Jan 25, 2021 Views 1417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위대함과 선량함",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 시간) 취임사를 마무리하며 사용한 표현 중 하나다. 그는 연설에서 '관용과 겸손함'을 통해 단결을 이뤄 본래의 위대하고 선량한 미국으로 나아갈 것을 천명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한번 세계의 선(good)을 선도하는 세력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민주주의의 성숙에서 끝나는 말이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을 언급함으로써 미국 민주주의를 도덕과 연결했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것은 성숙한 민주주의의 '선량함'이었다는 것이다. '위대함'을 '선량함'과 연결하는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남북 전쟁, 대공황, 세계대전, 9/11에서 투쟁과 희생, 좌절을 통해 우리의 '더 나은 천사'는 항상 승리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숙한 민주주의의 미국을 '항상 승리를 가져오는 천사'로 칭했다. 민주주의의 성숙을 필연적 승리와 결부시킴으로써 당위를 부여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식의 접근이 분열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잘 알려진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은 능력주의가 분열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출판한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성공, 승리와 같은 결과를 위대함, 선량함과 같은 능력과 도덕성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능력주의의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실제 결과에 능력이나 도덕성이 항상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는다. 모든 일에는 언제나 운이 작용한다. 선천적 배경에서부터 후천적인 작은 선택 하나까지 운과 동떨어진 결과는 없다. 결과적으로 능력주의는 승자에게 도덕적, 능력적 오만함을, 패자에게는 모멸감을 쥐여준다. 미국 사회의 극단적 분열은 지난 몇십 년간 극대화된 부의 양극화가 패자의 모멸감에 불을 붙임으로써 일어난 것이다. 


20210124_2204051.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도원 대학생기자]


 능력주의가 낳은 오만한 시각은 단순히 미국의 국내적 시각에 그치지 않는다. 대외정책에 대한 시각도 그대로 영향을 받는다. '미국이 세계의 선을 선도하는 세력'이라는 시각, '미국이라는 천사는 항상 승리한다는 시각'은 능력주의의 오만함이 국제 정세 인식에 그대로 투영된 결과다. '선량함'과 '위대함'이 승리의 증표라면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실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러시아 푸틴의 편법적 장기집권과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아직도 건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사가 항상 정의롭지는 않고, 선량함이나 능력이 결과를 반드시 보장하지는 않는다. 도덕성과 능력, 결과를 섣불리 연결하면 오만함은 피할 수 없다. 그 아래에서 쌓여가는 패자의 분노는 덤이다. 여기에서 유추할 수 있는 필연적 결과는 갈등뿐이다.


 통합을 만드는 사회적 연대와 시민의식은 평등을 통해 꽃핀다. 자유를 통해 개인의 삶과 권리를 누리면서도, 평등을 통해 같은 공동체 구성원임을 인식해야 민주주의가 결실을 맺는다. 샌델에 따르면 능력주의는 이상적인 사회의 종착점이 아니다. 기회의 평등은 불의를 교정하는 제도지, 그 자체로 정의가 될 수 없다. 기회의 평등을 넘어 조건의 평등을 실현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길이다. 인식의 측면에서라면 국제관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능력주의를 넘어 타국을 동등한 하나의 정치공동체로 볼 때 타협 가능한 대안이 생긴다. 동맹국이나 우방에 대해서라면 말할 것도 없고, 적성국에 대해서도 적대감과 업신여김은 구분되어야 한다. 샌델은 "상승에 실패한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 만족할 수 있도록, 그리고 스스로를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여길 수 있도록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1기 대학생기자 김도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16기문청현기자 2021.01.25 14:14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 등장해서 반가웠네요~~ '정의란 무엇인가'. 영원히 지속될 토론일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997992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1069270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495135
'그루밍족' 이어 등장한 '남성 뷰티 유튜버', 앞으로의 활약 기대돼… 4 file 2017.02.28 박서연 17734
나무 뿌리의 습격 1 file 2017.02.28 최지민 20076
조선 최고의 식목왕, 정조 4 file 2017.02.28 최지민 16200
빅이슈, 당신이 읽는 순간 세상이 바뀝니다 4 file 2017.02.28 곽지현 17899
전국학생 나라사랑 토론대회: 청소년이 말하는 한국 file 2017.02.28 최지민 21852
학생을 위한 정책, 학생으로부터의 정책 1 file 2017.02.28 유성훈 15071
길었던 겨울 지나 봄 맞은 인공지능, 한국은 아직도 영하 5도 file 2017.02.28 장영욱 26992
두 마리 토끼 잡는 에너지 충전소 file 2017.02.28 최지민 17676
강남역 한복판에 떠오른 'GT 타워 아이스링크' 1 file 2017.02.28 송초롱 20397
연세대, 제 7회 KSCY 성공적인 개최 6 file 2017.02.28 최서진 15023
비트코인, 편리함 뒤에 가려진 진실 1 file 2017.02.28 이수빈 16249
여행에 빠지다. 일본 1 file 2017.02.28 이다봄 17880
환경운동연합 <350 캠페인> file 2017.02.28 양정윤 17443
크라우드 펀딩으로 미래 산업을 이끌다 file 2017.02.28 정세호 20948
'첨성대·동궁과 월지' 등 경주 문화유적지,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 file 2017.02.28 박지홍 25624
다양한 분야의 원서로 즐거운 영어 학습이 가능한 곳 ! ' 영어특성화도서관 '을 아시나요? file 2017.02.28 김채원 18465
2017 경향하우징페어 In 킨텍스 file 2017.02.27 장지민 15957
설날 물가 상승, 여러분의 지갑은 안녕하셨습니까? 2017.02.27 임촌 14930
영화, 부천시 소향관에서 무료로 보세요. 1 file 2017.02.27 어지원 16611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을 통해 본 한국 쇼트트랙의 성과와 과제 file 2017.02.27 김혜리 16282
MBN Y 포럼, 여러분은 아직 ‘~ing'입니다. file 2017.02.27 김현재 14776
즐라탄, 맨유를 EFL컵 정상에 올려놓다 file 2017.02.27 최민규 15883
성추문의 케이시 애플렉, 우리는 그저 그를 축하해야 하는가? 1 file 2017.02.27 한지나 16418
딸기와 함께 봄의 입구를 걷다! file 2017.02.27 전예인 14428
신사임당, 그녀는 누구인가 1 file 2017.02.27 박혜민 17363
논란과 화제의 중심. Mnet '고등래퍼' 4 file 2017.02.27 최진혜 26074
살기 좋은 과천의 기자단, 과천시 소셜시민기자단 간담회 file 2017.02.27 이연진 14638
[MBN Y FORUM 2017] 우리의 사전에 더 이상 '불가능'이란 없어졌다. file 2017.02.27 김민준 14578
드림스프링스, 청소년의 꿈을 응원합니다! 1 file 2017.02.27 김보경 548787
근현대 민족의 수난과 아픔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9 file 2017.02.26 이동준 15244
희망을 파는 그들, 꿈다리 컴퍼니. 4 file 2017.02.26 박환희 18462
임기자의 매3문: NCT DREAM 의 마지막 첫사랑 뮤직비디오 논란 4 file 2017.02.26 임정연 17079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로봇공학자, 한재권 교수를 만나다. 1 2017.02.26 정보경 21550
질보단 양으로, Give and Take 식 청소년의 생일문화 6 file 2017.02.26 전은서 16013
온종합병원과 필리핀 소년의 아름다운 콜라보 4 file 2017.02.26 김수진 14642
단 두 권으로 과학상식의 질을 높일 수 있다. 5 file 2017.02.26 이주형 15080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 공개 코앞으로 다가와...너무 많은 브라우저, 어떤게 좋을까? 2 file 2017.02.26 윤혁종 20703
C++과 게임개발의 밀접한 관계 C++ Korea와 함께하는 제3회 마이크로소프트 멜팅팟 세미나 4 file 2017.02.26 하민준 21437
'선행돌' 비원에이포(B1A4)가 이끌어가는 바람직한 팬덤문화 2 file 2017.02.26 이지원 17770
서울대학교와 함께하는 공학도의 꿈, 공(工)드림 캠프 2 file 2017.02.26 최승연 16269
일본 애니메이션 사자에 상에 나타난 여성차별 3 file 2017.02.26 김민경 29906
외계인과의 소통, '컨택트'의 물리학적 해석 6 file 2017.02.26 유승민 19940
말라리아 잡는 종이 원심분리기, 페이퍼퓨즈 4 file 2017.02.25 강단비 30319
"오로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식 없는 시상식, '가온차트' 1 file 2017.02.25 황새연 14621
랜덤채팅, 채팅 앱 속 유흥업소 5 file 2017.02.25 박유은 25439
100m 안에만 3군데… 그 이유는? 9 file 2017.02.25 정세은 16334
삼봉 정도전, 그의 탁월한 안목 1 file 2017.02.25 천예원 14954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시민들과 소통하는 방법 - 재판 방청 프로그램 2 2017.02.25 최다영 1728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