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사회 풍자의 정석, 동물농장을 읽다.

by 4기박소이기자 posted Apr 14, 2017 Views 2253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17880519_1787012761627962_3549165132225293809_o.jpg

 사회 비판의 기능을 해야할 "신문" 위에 놓인 사회 풍자 소설 "동물농장"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박소이 기자]



 매너 농장의 주인 존스는 농장의 동물을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취급, 최소한의 먹이로 연명시키며 부려먹는다. 당시 여느 농장들과 별다를 게 없었지만, 어느 날 메이저 영감(책의 후반부를 읽으면, 그가 마르크스를 상징함을 알 수 있다.)이라는 돼지의 연설을 시작으로 동물들의 반란이 일어난다. 그들은 농장주 존스를 내쫓고 자신들끼리의 삶을 영위해 나간다. 동물 7계명을 정해 모든 동물이 그를 따르도록 하며,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라는 좌우명도 정한다.


 그러나 존스의 아래에서보다 풍요롭고 행복했던 시간은 금세 지나갔다. 대신 나폴레옹과 스노볼이라는 돼지들 사이의 갈등이 발생, 스노볼이 쫓겨나는 참사가 벌어진다. 스노볼이 나폴레옹에 의해 쫓겨난 날부터 동물 농장 내의 독재 정치가 시작된다. 여기서 스탈린의 상징인 나폴레옹과 그에 의해 살해당한 트로츠키를 나타내는 스노볼의 갈등과 그 결말이 드러나며, 작가는 본격적으로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을 풍자, 비판한다.나폴레옹이 몰래 키워온 아홉 마리의 개들은 동물들(민중들/국민들)을 억압하는 비밀경찰을 나타내고 양들은 멍청하지만 목청이 좋아 선전대의 역할을 한다. 또한 나폴레옹의 측근이자 성실하고 우직한 일꾼 말은 당시 피지배 계층인 프롤레타리아 계급을 상징한다.

 그렇게 나폴레옹의 독재 정치 아래서 고생스러운 날들을 버텨내던 동물들의 세대는 점차 교체되고, 독재 이전의 생활을 기억하는 동물은 거의 남지 않게 된다. 또한 돼지들은 점점 더 기고만장 해져 두 다리로 걷는 연습을 하고, 인간의 복색을 하며 인간과 적극적 교류를 해 나간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꽤 여러 번 독서를 멈추게 될지도 모른다. 날카롭게 들어오는 비판의 문구나 씁쓸하게 체감하는 현실의 무게가 실린 문장들이 자연히 책장을 넘기던 손을 붙잡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밖에서 지켜보던 동물들의 눈길은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인간에게서 돼지로 분주하게 왔다 갔다 했다. 그러나 어떤 것이 어떤 것인지, 사람이 돼지인지 돼지가 사람인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라는 문단의 경우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며 직접적으로 돼지와 인간을 동일시 한 표현이다. 방금 화합의 건배를 하고서도 별것 아닌 일로 금세 싸우며 아우성치는 모습과 탐욕스러운 돼지의 모습들 모두 인간을 묘사한 듯해 씁쓸하면서도 뇌리에 남게 만드는 부분이다.


한편, 상당히 많은 이들이 이 소설의 주제 의식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고 말하는 문장인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몇몇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욱 평등하다.”라는, 사회주의의 부정적 변질을 드러내는 문장 또한 현실을 되새김질하게 만든다. 평등사회가 실현되었다고 하나, 실질적 불평등이 남아있고 잠재적인 차별이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암울한 현실을 너무나 잘 나타내는데, 당시 러시아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가 떠오르게 만들기까지 한다.


 동물농장을 단순 소설로 보고 읽으면, 동물들이 단합해 인간의 농장을 빼앗고 독자적으로 운영, 심지어 번영해나가는 현실성 없는 이야기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회/문화적 맥락을 고려, 당시 시대 상황을 떠올려보면 작가가 러시아의 독재 정치와 그 중심인 스탈린을 강하게 풍자하고 비판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 동물들에 계급이나 인물을 대입하며 읽다 보면 훨씬 흥미롭고 감명 깊게 그 내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조지 오웰은 이 소설에 “내 평생에 피땀을 쏟아부은 유일한 작품”이라는 평을 남겼는데, 인간의 현실을 동물로 의인화하여 보다 가볍게 보여주면서도 심오하고 뜻깊은 내용을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분히 그런 호평을 받을 만 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조지 오웰이 표현한 농장의 풍경이 현대 사회와 상당 부분 비슷한 양상을 띄는 점이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조지 오웰이라는 작가에 대해, 그리고 그의 다른 작품들에 대해 더 탐구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1984 등과 같은 그의 다른 걸작들에도 시도해보는 게 어떨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 _ 4기 박소이 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1044724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1103652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520447
삼선동 선녀축제, 함께 즐기는 지역 문화 file 2016.10.25 김미래 16594
삼봉 정도전, 그의 탁월한 안목 1 file 2017.02.25 천예원 14998
삼국삼색의 호랑이 file 2018.03.27 이지영 16582
삶의 편리를 증진시켜 주는 인공지능기술! file 2017.07.15 권하민 15244
삶의 질 향상과 편리를 증진시켜주는 드론기술! 1 file 2017.05.26 권하민 19176
삶에 색깔을 더하다:팬톤이 정한 올해의 색 그리너리(Greenery) 4 file 2017.04.16 김가빈 16069
살아있는 지질박물관, 비둘기낭 2017.08.08 강지현 16001
살기 좋은 과천의 기자단, 과천시 소셜시민기자단 간담회 file 2017.02.27 이연진 14661
산업혁명이 또 일어난다고? 2 file 2018.03.01 손정해 15316
산과 염기 file 2019.11.25 김유민 19031
삭막한 사회에서 보는 한 줄기 희망과 같은 드라마, '시그널' file 2017.03.23 강지수 18956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디지털 기술 활용 제안하는 온라인 민주주의 캠프 진행 file 2022.09.05 이지원 9313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격상 시 변화되는 우리의 일상은? 3 file 2020.12.21 신재호 12938
사회의 변화, 무조건 좋은 것인가? file 2017.07.21 김다희 15246
사회연대은행-한화생명, 자립준비청년 지원 나섰다 file 2023.02.15 디지털이슈팀 8741
사회 풍자의 정석, 동물농장을 읽다. file 2017.04.14 박소이 22533
사회 곳곳에 자리잡을 인공지능, 당신의 미래는 안녕하십니까? 1 file 2017.04.25 장영욱 17688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유기동물 행복 찾는 사람들 입양 캠페인 2 file 2019.03.08 정수민 18098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 1 file 2016.07.30 이나은 16317
사전투표, 이렇게 한다! file 2017.04.25 이태연 13733
사소한 것부터의 정성, 조선 왕실의 포장 예술 2 file 2017.08.17 김나림 15827
사랑하는 내 가족을 지키세요! 실종예방, 등록하면 빨리 찾는 사전 등록제 1 file 2017.03.27 김수정 15808
사랑이 꽃 피는 교실 - 지역협동조합 자원봉사 활동 취재 file 2016.07.24 이지은 15842
사랑의열매 나눔공모전 시상식 개최 file 2019.12.27 정수민 14824
사랑의 매를 아시나요? 2 file 2017.09.04 김서영 15456
사랑을 나누는 모자뜨기 캠페인, 올해로 10주년 맞아 5 file 2017.02.23 허현익 15644
사랑과 나눔이 함께하는 '2017 나눔 워킹 페스티벌' 2017.10.16 최유리 13794
사람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 MBTI 1 file 2020.01.03 조은비 41412
사람들의 힐링 공간, 한강 시민 공원 file 2017.05.25 정미루 15567
사람들의 영원한 네버랜드, 테마파크 더 발전하다 5 2016.02.25 명은율 18579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발견, 마스크 패션 유행 2 file 2020.10.26 김수연 13097
사람들의 냉랭한 인간관계, 더불어 일어나는 소통문제 3 file 2017.03.09 김나림 15162
사람과 환경이 공존하는 착한 건축 26 file 2016.02.17 장서윤 20054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그날까지, 제 14회 서울환경영화제, 막을 내리다 1 file 2017.05.24 주소현 14277
사라지는 동전 file 2017.02.25 오경서 16229
사라져버린 대한민국 7 file 2017.02.19 김다혜 14832
사라져가는 비디오 대여점,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돌아오다 13 file 2017.02.21 백지웅 16807
사라져가는 돈, 박물관에서 보게 되는 날이 오고있다 2 file 2017.03.17 이세희 14422
사드배치 이후 서울의 변화 file 2017.05.14 옥승영 15720
뿌연 하늘과의 작별은 언제쯤? file 2017.04.25 김용준 14160
뽀모도로 공부법으로 같이 공부하자! 4 file 2020.04.16 박효빈 16198
뻐카충, 오나전 짜증나! file 2014.07.27 이유진 24583
빼빼로 데이는 마케팅 효자? 1 file 2017.11.28 이종은 14921
빨라지는 개화시기, 이젠 꽃구경도 선착순으로? file 2021.04.27 김시현 13512
빠져나가는 월트디즈니 작품들, 디즈니플러스 독점에 대한 예고일까? file 2020.09.29 박민아 14440
빠르고 편리한 비대면 키오스크, 과연 소외계층에게도 '편리'할까? 2 file 2021.03.25 남서영 19944
빛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 file 2017.10.13 박현정 16833
빛과 색채의 눈부신 조화 '르누아르의 여인' <서울시립미술관> 4 file 2017.04.10 임경은 1711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