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뜨거웠던 촛불의 역사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기록하지 않는다면, 기억은 충분히 왜곡될 수 있고, 진실을 기억하는 사람들조차도 점점 사라질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생생한 현장을 사진으로 남긴 사람들이 있습니다. 역사적인 광화문 광장에 '국립'이 아닌 '궁핍'으로, '관'이 아닌 '광장'으로, '궁핍현대미술광장' 의 '촛불 역사전'입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하영기자]
궁핍현대미술광장은 개관 전시 '내가 왜'를 시작으로 총 여섯 번의 전시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했습니다. 그 마지막 전시인 촛불역사전의 전시 참여작가 곽명우사진작가를 만났습니다.
[이미지 촬영=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나눔기자단 리포터 박수빈기자]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이하영 기자(이하 이) : 촛불 역사전을 기획하고 전시하는 취지는 무엇인가요?
곽명우 사진작가(이하 곽) : 기록하지 않으면 모든 사람이 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있을 땐 매일 있을 것 같으니깐 잘 깨닫지 못하지만 봐야 생각나지 안보면 생각나지 않거든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정확하게 오랫동안 촛불의 역사를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하게 되었죠.
이 : 그런 촛불 역사전을 원래 계획보다 앞당겨서 철수하는 이유가 있다면?
곽 :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시청광장의 태극기집회 단체 측에서 자신들만 쫓겨나는 게 불공평하며 광화문 광장 철수를 조건 삼아 철수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전시기간을 한 달 정도 앞당겨 철수를 결정했죠. 그리고 '탄핵됐으니 철수해라', '보기 흉하다'는 여론도 작용을 했죠.
[이미지 촬영=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나눔기자단 리포터 박수빈기자]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이 : 촛불 역사전 참여 작가로써, 촛불의 역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곽 :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역사는 짧지만 우리가 마음먹고, 불의에 맞서면 다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요. 무혈로 이뤄낸 탄핵 그게 우리의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 촛불 역사전이 주는 특별한 의미나 가치가 있다면?
곽 : 지금은 촛불의 역사가 너무도 생생해서 역사전에 대해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촛불이 승리한 이 좋은 결과가 나중에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촛불 역사전도 지금보다 5년에서 10년이 지난 뒤에야 더 가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곽 : 개인적으로도 촛불집회 참여 했던 사진이나 현장 사진들을 집에 붙여놓거나 간직하면서라도 잊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돈이 아니어도 삶이 행복한 세상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선 그런 환경과 좋은 리더, 좋은 부모까지도 필요한 것 같아요. 좋은 건 전염되고, 저절로 배우게 되니까요.
지난 21일로 촛불 역사전은 끝이 났다. 하지만 그 자리에 우리는 씨앗을 하나 남긴 것 같다. 앞으로 더 가치로울 우리의 촛불 승리 역사는 끝나질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이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