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정치인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정치하고 우리하고는 너무나 많이 동떨어진 거 같아요. 우리는 많이 아픈데 정치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거 같아요. 예를 들면, 코로나 때문에 제주도 경제가 많이 죽었다고 정치인들은 말하는데, 제가 보기엔 코로나가 오기 전부터, 그러니까 코로나가 시작되기 2년 전부터 제주도 경제는 이미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실감을 하는데 공무원들은, 정치인들은 몰라요. 우리는 오늘 하루 먹고살기 위해서 바둥바둥 애쓰는데, 정치인들은 (제주도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것을) 그냥 코로나 탓으로 돌리죠.
ㅡ밭담장인은 계속해서 기자에게 말을 이어갔다.ㅡ
코로나가 끝난다고 해도 (무너지고 있는) 제주도 경제는 크게 변화가 없을 거 같아요. 대신, 기존에 제주도민들은 그렇게 크게 부담을 느끼며 살진 않을 거 같아요. 왜? 밭농사 짓던 거 그냥 계속 지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저처럼 이주해오신 분들은 먹고살기가 막막할 거예요. 하는 일이 커피숍이고, 하는 일이 밥집이다 보니까 거기서 살아남으려면.. (코로나가 끝나도) 소상공인들은 먹고살기 힘들 거예요."
인터뷰에 응해주신 밭담장인은 (제주에서는 돌챙이라고 부른다) 제주에 온 지 30년이 넘었다. 돌을 사랑하는 열정으로 시작한 밭담일은, 제주에 100여 명의 밭담 제자들을 키웠고 제주의 오설록, 제주항공우주박물관 등 제주의 문화발전과 관광산업에 큰 힘을 준 제주밭담 분야 최고의 장인(돌챙이)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밭담장인이 일이 끊겨,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바닷일을 시작했다. 그런 그가 왜 바다로 나가야만 했을까?
그 이유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하여 제주경제가 어려워진 탓도 물론 있다. 동시에 밭담문화 보존에 대한 관심이 점점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이미지 제공=제주밭담학교 페이스북,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제주에는 지켜야 할 많은 문화가 있다. 그중에서 제주밭담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제주의 고유문화이다. 그런데 최근 제주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기존의 남아있던 제주밭담들마저 파괴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장인들이 모자라 제대로 된 관리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심각성을 느낀 제주도가 나서서 제주의 문화보존을 위해 일하고 있지만, 제주도민들에게 밭담은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제주밭담의 보존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순간에도 제주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제주밭담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민들의 관심이 없다면 밭담문화보존은 멀고 먼 길일 것이다.
또한, 소중한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제주밭담의 경우,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 작업을 주로 하다 보니 그에 맞는 교육 환경과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이제는 우리가 제주밭담의 보존가치를 인정하고 시간을 투자하여 제주문화보존에 한 발자국 나아갈 필요가 있다. 제주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15기 오주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