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할 수 있다'가 전부야?

by 4기하은지기자 posted May 24, 2017 Views 142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KakaoTalk_20170524_013522705.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하은지기자]


'R=VD! 간절하게 원하면 이룰 수 있어요.' '피나는 노력이 있다면 불가능한 것은 없어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 보면 순수한 노력이 가져다주는 성공에 대해 노래하는 자기 계발서들을 찾을 수 있다그런 책들은 '개천에서 용 난부류의 사람들을 예시로 들며 노력이 우리를 어떻게 구원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하지만 그들의 성공 신화에서 주목해야 하는 건 그들의 순수한 노력과 열정뿐일


얼마 전, 18등으로 사법 시험을 통과한 장권수씨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오랜 시간 학생 선수 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시작한 공부로 그 어렵다는 사법 시험을 통과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충분히 성공 신화로 거론될 만하다하지만 이 사례에서 살펴봐야 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노력이 아니다.

 

우선 사법시험의 존치와 관련해 그의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다사연 속 주인공은 인생의 대부분을 공부와 무관한 삶을 살다가 뒤늦게 공부의 길을 걷게 되었고사법 시험에 간절히 매달린 결과 결국 법조인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하지만 사법시험이 완전히 폐지되었다면 이 사람이 인생 역전을 시도해볼 수 있었을까  일단 법조인의 길은 완전히 막혔을 것이다사법시험은 일종의 사회적 신분을 상승시켜주는 사다리의 역할이다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물론 사법시험도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더 좋은 강사와 교재를 활용함으로써 합격 확률을 높일 수는 있다하지만 로스쿨 시스템에서 돈이 없는 자는 출발점에도 설 수 없다당장 로스쿨을 다니는 데에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이러한 점에서현재 우리나라가 추진 중인 사법시험 완전 폐지는 한계를 갖는다사법시험 완전 폐지는 그나마 출발선이 공평한 방법 하나를 없애버림으로써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또 체육 입시의 문제점들과 관련해 살펴볼 수 있다이 사연의 주인공은 10년 동안 야구 선수 하나만을 바라보며 달려왔지만그것이 불발된 순간 다른 선택권이 거의 없었다또 선수 생활 동안에는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장권수 씨의 다른 인터뷰를 살펴보면 야구 특기자는 수능을 모두 한 번호로 찍어도 대학을 갈 수 있었다고 한다자연스레 체육 특기자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공부를 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동시에 이는 뒤집으면 운동 말고 할 줄 아는 게 전혀 없다는 말도 된다하지만 운동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 모두가 끝까지 그 길을 걷게 되는 것은 아니다그리고 그렇게 된 학생들에게 남겨진 선택권은 거의 없다그와 함께 운동을 했다가 그만두게 된 친구들 중에는 조폭이 된 경우들도 있다고 한다중간에 운동을 그만두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공의 길을 걷게 된 사람들에게도 운동밖에 할 줄 모른다는 점은 바람직하지 못하다언제까지고 현역 선수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유소년 선수들에게 운동 외의 길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제2, 3의 선택권들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그들을 학교 교육에서 완전히 배제한 채 트레이닝만 시키는 엘리트 체육을 바꿔야 한다애초에 엘리트 체육 시스템에서 선수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한 종목에 매진하게 되는데그 종목이 정확히 내 적성인지 알기 어렵고어릴 때부터 그 종목에서의 성공을 위해 메달 따기에 연연하며 학생의 스트레스는 커지게 된다엘리트 체육이 아닌 생활 체육 방식으로 학교 활동 안에서 다양한 체육 종목을 접하게 하면서 재능이 있는지를 찾아가고재능이 있을 경우에는 후에 좀 더 신경을 쓰는 방향으로 체육 입시를 바꾼다면 학생 선수들은 체육 말고도 다른 선택권들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아주 어린 나이부터 진로를 확정해버리고 그 길이 아니면 갈 길을 없게 하는 건 체육 계열 학생들에게 너무 가혹한 사회이다이 시스템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극소수만을 위한 시스템이다.

 

앞으로 이 사람은 수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거론되면서 꿈을 갖는 것의 소중함끊임없는 노력의 가치그리고 하면 된다를 뒷받침하는 사례로 쓰일 것이다하지만 그런 인기를 끄는 책들은 이 사람의 인생 뒤에 숨어 있는 사회 구조적 문제들은 살펴보지 않고 이 성공 사례를 예쁘게 포장해버린다우리는 단순히 이 사람의 인생을 동경할 것이 아니라 지금의 이 결과를 얻기까지의 길을 살펴봐야 한다그는 엘리트 체육 시스템의 피해자였고사법시험을 통과하는 그날까지 불확실한 미래를 바라보는 불안한 삶을 이어왔다하지만 이런 성공 신화가 거론될 때에는 노력하니 되었다로 포장되어 버린다개인의 끈기와 의지는 물론 칭송받아 마땅하지만포장된 성공 신화에서는 그가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지에 대한 고민은 이뤄지지 않는다이는 수많은 인기 자기 계발서들의 흔한 레퍼토리다개인의 성공 사례는 단순 예찬 대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다그만큼 눈부신 성공사례란 것은 동시에 이전까지의 삶이 힘들었음을 함의한다.

 

개인의 성공신화를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문화가 이젠 개인의 삶을 그렇게 만든 사회를 살펴볼 수 있는 문화로 나아가길 바란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4기 하은지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772890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781126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196592
우리의 미래, 아이들 부족함부터 배우다. file 2017.04.29 유성훈 14099
우리 모두가 경축해야 하는 국경일, 광복절 1 file 2018.08.20 유하늘 14102
남녀 모두가 좋아하는 달고나 커피 file 2020.03.26 윤예솔 14102
제32회 새얼백일장 1 file 2017.04.26 이다은 14106
'복면가왕' 8연승의 주인공 부뚜막 고양이의 정체는..하이라이트 양요섭 file 2021.01.19 오혜인 14108
중국드라마, 얼마나 알고계십니까? file 2021.11.01 강민지 14109
제 2의 윤동주를 찾는다! 제 9회 구로구민백일장 file 2016.05.22 백현호 14112
IT 제품들의 향연, KITAS 스마트 디바이스 쇼 2017 file 2017.09.20 이석준 14113
울산의 밤을 비추다! 2 2019.01.08 김찬유 14114
멀리서만 보던 명품, 이제는 당당하게 볼 수 있다 1 2017.09.18 김예린 14119
연예인과 팬들 사이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실천 중 2020.10.26 신혜원 14121
우려하던 일이 실제로..‘비상걸린 콘서트장’ file 2020.11.27 이서영 14122
'MBN Y 포럼 2019' 당신은 무엇을 시작하시겠습니까 file 2019.02.15 진해심 14124
세계를 떨게한 살인마, 페스트 1 file 2017.08.22 서채영 14125
바이러스가 항상 인류 곁에 있었다고? file 2020.08.31 박선주 14125
전북 현대 모터스 6번째 우승의 별을 달아라! file 2018.10.29 김수인 14129
대왕 카스텔라의 거짓된 광고냐, 방송사의 짜집기냐 2 file 2017.03.31 주소현 14130
내가 사는 지역의 하천은 오염으로부터 안전할까? 2017.10.26 고은경 14131
[책소개] 그들만의 역사가 아닌 아프리카 2017.09.26 이수빈 14132
중국, 상하이에서 절강으로... 2017.04.25 송경아 14134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프란츠 카프카를 손님으로 받았던 그곳 file 2020.02.28 정유진 14134
1코노미: 1인 경제 file 2017.06.03 송경아 14137
지금까지 코로나19같은 전염병은 없지 않았다? 1 file 2020.12.24 정승우 14137
다가오는 꽃샘추위 감기 조심해요 2 file 2017.02.23 정민석 14139
고등학생들을 위한 필드 - THE BASE! file 2017.03.20 이현중 14139
중랑구 청소년 미래 건강지킴이가 되다 2017.08.09 이현지 14139
제4회 가족 친구와 함께하는 파주시 청소년 사랑 걷기 대회 file 2017.05.24 김수연 14140
온라인으로 떠나는 핀란드 여행 1 file 2021.01.22 김상현 14140
딸기와 함께 봄의 입구를 걷다! file 2017.02.27 전예인 14142
'컨테이젼' 코로나바이러스 속 우리의 모습 2 file 2020.04.29 이수연 14143
자연과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 전라도로! file 2017.05.23 황진우 14144
숨어있던 환경 팅커벨! 1 file 2017.08.25 김나연 14145
하교 후, 갈 곳 없는 학생들을 위한 '청소년 이동 상담실' file 2019.11.25 어율 14145
‘한국 문학의 영원한 거장’ 박완서 작가 타계 10주기 산문집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file 2021.02.26 김민주 14148
미래 에너지 산업을 이끌 인재들_ 에너지 컨슈머 캠프 file 2017.03.23 서관운 14152
단맛과의 이별 위한 대책 '당류 저감 정책' file 2017.04.28 황서영 14152
의정부 정보도서관에 축제가 열렸다?! file 2017.09.20 이수연 14152
도심속 역사이야기 file 2017.04.08 정주연 14153
영화 그들이 짜놓은 세상 조작된 도시로 알아보는 가짜 뉴스 1 2017.04.30 장하늘 14154
WE SHOULD ALL BE FEMINIST file 2017.05.25 강지수 14157
제15회 SEFF, 서울환경영화제 file 2018.05.25 유지연 14157
'No Brand'제품, 당신은 YES or NO ? 3 file 2017.05.22 이윤지 14158
상해를 바라보다(관광 취재) 1 2017.03.25 홍주리 14159
마지막을 장식하다 2016.05.24 김지현 14160
세부, 안전한가 ? file 2017.08.04 김명빈 14160
요즘 팬덤 문화의 핫이슈 '포카'를 들어보셨나요? 1 file 2022.01.27 정하윤 14166
지구를 과학관 안에 담다 file 2018.11.16 백광렬 14167
새학기가 시작된 지금, 학생들을 떨게하는 새학기 증후군 극복하기! file 2017.03.12 이세영 1416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