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기간 동안 강제로 남한에 갇혀 살고 있는 평양 시민 김련희 씨의 이야기를 담아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 ‘그림자꽃’ 시사회가 지난 25일 용산 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렸다. 영화 제작을 담당한 이승준 감독과 김련희 씨는 영화 상영에 앞서 간단한 인사를 건넸고, 특히 김련희 씨는 “남한 동포들에게 감사하고, 부디 이 영화가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유찬우 대학생기자]
김련희 씨는 평소에도 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 북한은 공공의료이기 때문에, 북한에서 치료를 받을 당시에는 경제적 타격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에 있는 친척집을 방문하여 수술을 하려고 보니 병원비가 발생을 하게 되었고, 한 브로커가 해당 병원비를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바로 '남조선 행'이었다.
처음 김련희 씨가 브로커를 통해 들은 남조선 행은, 수술비 마련을 위해 몇 개월 정도만 일을 하고 돌아와 수술을 받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브로커의 말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브로커는 김련희 씨를 속였다.
2011년 김련희 씨가 남한에 들어오게 된 당시, 김련희 씨는 처음부터 북한으로의 송환을 원했고, 자신은 브로커에게 속아서 넘어오게 된 평양 시민임을 주장했다. 그러나 국정원 관계자는 김련희 씨를 간첩으로 의심해 이를 받아들여 주지 않았고, 대한민국의 국민이 된다는 계약서에 동의한다면 여권을 발급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김련희 씨가 대한민국으로부터 받은 약속과는 달리 여권발급에는 수년이 걸렸고, 여권을 받으려는 수많은 시도에 대한 대답은 항상 ‘북한으로의 송환 의사가 있는 인물이기에 여권 발급이 불가한 상태’라는 것이었다.
평양에 남편과 사랑하는 딸, 그리고 부모가 있는 김련희 씨였기에, 북한으로 돌아가고자 여권위조, 베트남으로의 망명, 그리고 자살시도 등을 했지만 모두 실패로 끝이 났다. 또한 이를 통해 김련희 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간첩 기소와 보호관찰 대상자가 되었다.
김련희 씨는 2018년 여권이 발급되었음에도 불구, 현재까지도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이다.
‘그림자꽃’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우선 영화에 나오는 다수의 새터민들은 북한의 체제에 대한 그리움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새터민 대부분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인지하고 있지만, 그들이 남한의 체제에 만족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또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보다 무조건 더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생각 역시 남한 사람들의 사고방식인지, 혹은 새터민들에게도 적용되는지는 미지수인 것이다.
새터민을 향한 사람들의 인식 또한 돌이켜보게 된다. 영화에서 나오는 몇몇 기성세대는 김련희 씨가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간첩 취급을 한다. 그래서 김련희 씨가 북한으로 송환해달라는 시위를 할 때에도 이를 방해하고, SNS 메시지로 입에 담을 수 없는 험담을 던지기도 했다. 과연 김련희 씨를 비롯해서 새터민들 대부분이 간첩일까? 아직은 우리 사회가 ‘다양성’을 받아들이기에는 조금 서투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사연을 알고,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극복 가능한 사안일 것이다.
한편 다큐멘터리 영화 ‘그림자꽃’을 제작한 이승준 감독은 ‘부재의 기억’을 통해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노미네이트 수상한 감독이다. 그의 신작인 ‘그림자꽃’은 10월 27일에 개봉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5기 대학생기자단 유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