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그해 봄은 뜨거웠네

by 6기최시원기자 posted May 23, 2018 Views 998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1960년 3마산시의 거리에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봄이 찾아왔다아직 채 피지 못한 꽃들이 나뭇가지 위에서 조용히 웅크리고 있던 날겨울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약간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던 한적하고 조용한 거리가 총성과 연기그리고 함성으로 뒤덮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48년 5.10 총선거의 결과로 수립된 제헌 국회의 간접 선거로 선출된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강력한 반공 정책을 펼쳐 아시아의 공산 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데 이바지하였다그러나 임기가 진행될수록 그는 반민주적인 정책을 추진하였는데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3선 금지 조항을 초대 대통령에게는 적용하지 말자는 개헌안이 정족수 미달로 부결된 것을 억지로 반올림하여 통과시킨 사사오입 개헌이다.


 3선 금지 조항의 무력화로 이승만은 1956년 제3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상대측 후보의 급사로 별다른 방해 없이 당선된다총 12년간의 임기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권력을 향한 그의 욕심은 계속되어서, 1960년 제4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공교롭게도 이번에도 상대측 후보 조병옥이 사망하여 이승만의 당선은 확실시되었다그러나 고령인 이승만은 유사시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부통령까지 자신이 결정하고자 했고자신이 지목한 이기붕을 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부정을 저질렀다선거 유세 방해는 물론이고부정 투표와 투표함 바꿔치기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었다이에 전국 각지의 국민들은 부정 선거에 항의하고자 거리로 나섰고그중에서 사태가 가장 악화된 곳이 바로 마산이었다.

 훗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집권에 항거한 부마 민주항쟁(1979)의 근원지로도 유명한 마산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대규모 가두시위가 일어났고이들을 향한 경찰관의 발포로 사망자가 발생하였다사망자 발생 이후 시위는 더욱 격화되었으나부정 시위를 주도한 내무부 장관의 사임으로 사태는 잠시 진정되었다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마산 고등학생 김주열 군이 한쪽 눈구멍에 최루탄이 박혀있는 참혹한 시신이 되어 마산 앞바다에 떠오른 것이다김주열 군의 시신이 발견된 이후 시위는 전국으로 퍼졌다.


ssd.png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6기 최시원기자]


 이승만 정권은 시위대를 폭력으로 맞이했다. 4월 18일에 시위 참여 후 귀교하던 고려대 학생들이 정권의 사주를 받은 깡패들에게 습격당했고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 4월 19일에는 비상 계엄령까지 선포되었다민중은 더는 인내하지 않았다계엄 선포 당일서울대학교 문리대 학생들은 김주열 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분노와 당시 정치 상황을 비판하는 선언문을 배포하며 봉기했다. 4.19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다음은 서울대학교 문리대 학생의 4.19 선언문 중 일부이다.


나이 어린 학생 김주열의 참혹한 시신을 보라그것은 가식 없는 전제주의 전횡의 발가벗은 나상밖에 아무것도 아니다저들을 보라비굴하게도 위하(위협)와 폭력으로써 우리들을 대하려 한다. (중략보라우리는 캄캄한 밤의 침묵에 자유의 종을 난타하는 타수의 일익임을 자랑한다일제의 철퇴하에 미칠 듯 자유를 환호한 나의 아버지 형제들과 같이 양심은 부끄럽지 않다외롭지도 않다.”


 비록 짧은 글이지만글 내면에 담긴 분노와 떳떳함을 느낄 수 있다이외에도 많은 학교가 시위에 참여했다중앙대학교에서는 의에 죽고 참에 살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에 나섰고이날 실제로 사용된 플래카드가 중앙대학교 도서관에 전시되어 있다대학 교수단들은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시민들 역시 학생들이 거리에서 시위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았다독재 정권을 향한 민중의 분노는 강렬했다계엄령 선포로부터 하루가 채 지나기 전에전국의 모든 도시는 시위대로 가득했다그리고 이들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받은 군부는 전차와 다수의 무장한 보병들을 거리에 투입하였지만초등학생까지 섞인 시위대와 조우하자 진압을 포기했다결국, 이승만 대통령은 시위대 대표단과 면담한 뒤 하야 성명을 발표한다. 1960년 4월 26일의 일이다.


 그 날의 거리에 있었던 많은 이들이 오래전에 마지막 숨을 내쉬었지만그들의 정신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4.19 혁명은 장구한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최초로 국민들이 공화정을 타파한 사건이고그 의의는 분명히 깊다. “민주주의는 애국자의 피를 먹고 자란다.”라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그해 봄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수많은 열사가 피를 뿌렸고그들의 희생으로 우리는 자유로운 민주 공화국에서 살 권리를 얻었다이러한 지난 세기 우리의 역사는 불변의 진리 한 가지를 알려주고 있다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기꺼이 피를 흘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더 나은 미래를 얻기 위해 때로는 피를 흘려야 하는 법이다총구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선조들의 용기와 희생정신을 본받아, 더욱 나은 세상을 만들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6기 최시원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262181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431704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644687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그게 정확히 뭐죠? 2019.04.29 박수혁 11737
시원한 걸 원해? 노치, 구멍 없는 풀 스크린 스마트폰 file 2019.04.30 홍창우 12311
한반도 문제의 판이 커진다? - 북러 정상회담과 중국의 반응 file 2019.05.02 맹호 10800
다문화 가정의 증가, 혼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2019.05.02 박경주 12280
시험 기간 청소년의 카페인 과다 섭취, "이대로 괜찮을까?" 16 file 2019.05.03 윤유정 16864
점점 더 극심해지고 있는 사회 양극화 현상 3 file 2019.05.07 송수진 12984
인류가 소비하는 제품의 절반 이상에 포함되어있는 그것! file 2019.05.07 김어진 10530
우리 사회의 문제, 평균 결혼 연령 상승의 원인은? file 2019.05.07 서민영 18626
슬럼 투어리즘, 어떻게 봐야 하나 file 2019.05.07 이채빈 18533
'있어빌리티'는 이제 그만 file 2019.05.07 신아림 13335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재건 해야 하나? file 2019.05.10 유예원 11702
5G, 이제 우리의 곁으로 다가왔다 1 file 2019.05.13 11기이윤서기자 13329
노트르담 대성당의 붕괴 file 2019.05.14 양재성 10097
청소년 운동 부족 이대로 괜찮을까? 3 file 2019.05.17 김이현 20592
5월, 그리고 가짜 뉴스 2019.05.20 안광무 9484
LGBTQ, 아직도 차별받고 있다 file 2019.05.20 배연비 12984
미래의 물병, '오호' file 2019.05.20 유다현 36363
노트르담 대성장 화재, 그리고 한 달 file 2019.05.21 최예주 10027
대통령의 경제공약, 어디까지 왔는가 file 2019.05.22 김의성 11504
마이크로소프트, 개발자를 위해 혁신하다 file 2019.05.22 박수혁 9775
아직 받지 못한 사과, 당신은 알고 계십니까? 3 file 2019.05.22 이송이 9806
우크라이나의 '개그맨' 출신 대통령 file 2019.05.22 이서준 12540
제39주년, 우리가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예의 file 2019.05.22 박문정 9573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달 16일 안산서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식 열려 file 2019.05.23 황수빈 9934
리디노미네이션(Redenomination), 과연 한국에서 필요한가? file 2019.05.23 황채연 9101
노인 자살, 도대체 왜? file 2019.05.23 진찬희 11067
수단의 대통령, 30년만에 물러나다 file 2019.05.23 이솔 9226
피로 물든 광주, 진실은 어디에? file 2019.05.24 안서경 10838
학교가 가르치는 흡연 2 file 2019.05.24 김현지 14878
백두산이 폭발한다? file 2019.05.24 백지은 9938
美 워싱턴주, 시신을 흙으로 만드는 법안 통과 1 file 2019.05.24 이현 12255
'이천 수간 사건' 국민청원 게시 file 2019.05.27 허서인 11916
아직도 갈 길이 먼 시리아 난민 문제 file 2019.05.27 백지수 9954
27년 만에 깨어난 사람도 있다! 안락사는 허용되어야 할까? file 2019.05.27 배연비 23818
길거리 흡연, 그만 하세요! file 2019.05.27 유재훈 13513
헌법재판소,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file 2019.05.28 김민준 11788
대구시민의 관심이 집중된 신청사 건립, 대체 무엇일까? 1 file 2019.05.29 김민정 9196
덴마크 - 한국 수교 60주년 file 2019.05.29 남윤서 9309
5·18민주화운동과 희생자를 기리며 file 2019.05.29 박고은 8075
인천 동구의 경제,, 이대로 무너지는가 file 2019.05.30 이가영 8515
날로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 중국어 자격증 HSK 전격 해부 file 2019.05.30 장윤서 13324
Snapmaker 2.0 , 킥스타터에서 3D프린터의 틀을 깨다 2019.05.30 박진서 11549
오프라인 쇼핑몰의 위기.. 사실 온라인 쇼핑몰 매출 상승 때문이 아니다? file 2019.05.31 김도현 16237
뉴욕타임스 전직기자 앤드류 새먼이 전하는 "한국이 매력적인 이유" 2019.05.31 공지현 9574
버스 파업, 이대로 괜찮을까? 2 file 2019.05.31 방민경 8307
청소년 불법 사이버 도박 2 file 2019.05.31 박지예 9939
과학, 왜 어렵게 느껴질까? file 2019.05.31 박현준 10193
정말 물가는 월급 빼고 다 상승하는 것일까? 1 file 2019.06.03 송수진 928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