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기자수첩] '노키즈존'은 혐오 표현...아동 차별에 반대한다

by 김하은대학생기자B posted Jul 21, 2023 Views 1087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따뜻한 주말을 맞아 아이와 함께 외출한 부모는 만연한 봄을 만끽한다. 부모는 곧 날이 더욱 더워지고 다리도 슬슬 아파오자, 잠시 앉아 쉴 카페를 찾는다. 마침 바로 앞에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 카페가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직원이 굳은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한다. "노키즈존입니다". 부모는 잠시 당황한다. 심상치 않은 기류를 느낀 아이는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자리에 서서 잠시 멍하게 있던 부모는 별 수 없이 아이와 함께 카페를 나온다. 다음 카페를 찾는 부모의 시선은 오직 문 옆에 붙어 있는 '노키즈존' 표시의 유무만 쫓는다. 


최근 들어 아이들의 출입을 막는 '노키즈존' 매장이 확산 추세에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의 행동이 영업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큰 소리를 지른다거나, 매장 이곳저곳을 아슬아슬하게 뛰어다니고, 영유아의 경우엔 울음소리도 소음이 되기 때문이다. 좋은 분위기를 즐기러 카페나 음식점을 찾은 사람들에겐 참으로 거슬리는 존재이지 않을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이가 물건을 깼다. 다음부턴 아이를 절대 가게에 들이지 않겠다 생각하는 사장의 결심에 못을 박는 꼴이다. 


노키즈존을 매장 주인의 영업상 자유에 해당한다고 보는 사람들은 대체로 고객의 행복추구권 또한 고민 선상에 함께 놓는다. 아이의 시끄러운 울음소리와 민폐 행위는 주위에 불쾌감을 일으키고 쾌적한 서비스를 즐길 권리를 침해하므로, 아이의 출입을 막는 것은 매장을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장의 영업상 자유이자 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아이의 기본권의 무게가 저울질의 싸움에서 졌다. 하지만 '노키즈존'이라는 네 글자 안에 담긴 파괴적인 이면을 주목하는 것은, 많은 어른들의 인내와 사랑을 딛고 또 다른 어른이 된, 또는 되어가고 있는 우리가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미지 제공=트위터,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이미지 캡쳐=트위터,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언제부터 우리는 아이들을 '철없고 사고만 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었을까? 아니, 왜 아이가 철없고 사고만 친다는 사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을까? 아이들을 원래 그런 존재이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찼지만, 아직 순수한 감정들을 다듬을 줄 몰라 마구 방출하는 시기. 그것이 유년기이며, 아이의 성장 과정을 관용어린 눈으로 바라봐 주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 사회의 역할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인간은 처음부터 완성되어 나오지 않는다. 감정에 북받쳐 울고 나서는 "피해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아이는 없다. 오히려 아이가 저지르는 철없는 사고는 순리이자 필연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이타적인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또 다른 '아이'였으니까.


또 다른 노키즈존의 문제는 '아이의 출입 자체'를 막아드려 한다는 점에 있다. 불가침하며 천부적인 인간의 기본권은 헌법에 따라 엄격히 정해진 때에만 제한할 수 있고, 심지어 필요에 따라 제한할 때조차 그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하지 못한다. 아이의 출입을 전면 금지한다는 것은 이에 비추어보아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여실하다. '영업의 원할하게 되지 않을 것이다'는 주장만으로 사회구성원의 존재를 막아서는 것은 결국 돌고 돌아 자신의 권리가 침해될 때에도 터무니없는 면죄부로 악용될 것이다. 아이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뛰기 금지', '소리지르기 금지'와 같이 문제될 수 있는 '행동'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한껏 풀린 날씨에 거리에는 녹음에 감싸인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이 자주 보인다. 우리 또한 가족의 일원으로, 사회의 일원으로 타인을 동등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소통해야 한다. 어린이든, 노인이든, 상대방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상관없다. 타인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나의 시선에서 타인을 이해하려 할 때 우리는 눈부신 사회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6기 대학생기자 김하은]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626159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790829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1006019
[기자수첩] 비대면 문화 정착에...한계에 내몰린 카페 업주들 2023.12.24 박상연 8856
바이든 대통령과 첫 한미 정성회담 통화 file 2021.03.02 고은성 8854
4.7 재보궐선거 승리한 야당... '혼돈의 정국' file 2021.04.26 오지원 8846
[기자수첩] 노키즈존은 차별...'케어키즈존'이 필요하다 file 2023.12.31 심이슬 8788
국적법, 누구를 위한 법인가? 95% 중국인 적용 대상 file 2021.06.02 이승열 8788
코로나19 이후 일본과 한국의 관계 file 2021.11.25 이원희 8750
한국디스펜서리 주관 ‘2022 식약용 대마 분석·보안 컨퍼런스’ 12월 23일 개최 file 2022.12.16 이지원 8708
[기자수첩] 죽음을 부른 검은 연기...애경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눈물 file 2023.06.13 김진원 8669
[기자수첩] 유치 결정까지 100일...부산 엑스포는 유치될 수 있을까 file 2023.08.22 김휘진 8641
서대문 청소년기관, 2022년 청소년 2800명 대상 종합실태조사 발표 file 2022.12.23 이지원 8637
러시아 그리고 우크라이나, 우리에게 주는 영향은? file 2022.02.24 강민지 8628
지역 환경전문가와 돌고래 보호 운동 나선 제주도 청소년들 2023.11.22 박유빈 8557
더불어민주당의 위기… 난관 잘 헤쳐나가야 file 2021.05.10 김민석 8493
20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군소후보들 file 2021.10.29 노영승 8488
중국 대출우대금리 0.05%인하…이유는? file 2021.12.22 윤초원 8452
한글문화연대, ‘제2회 외국어 남용에 불편했던 이야기 수기·영상 공모전’ 개최 file 2022.07.01 이지원 8439
울산 모 아파트서 스팸편지 소동...주민들 "편지 때문에 불안" file 2023.12.24 성진원 8424
직능연 "마이스터고 졸업생, 수도권 쏠림 현상 강해져" file 2023.01.18 디지털이슈팀 8418
총선 국면 돌입한 정치권...국민의힘, 민주 당내 갈등에 이목 쏠려 file 2023.11.22 김도민 8406
[기자수첩] 창원 모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진 '길고양이 보호' 갈등 1 file 2023.05.24 이설현 8397
[기자수첩] 홍익대학교 길고양이의 죽음이 불러일으킨 불화 file 2023.06.24 김동연 8387
우크라이나 사태와 반도체 기업 file 2022.02.28 이준호 8383
[기자수첩] 문화센터 인식에 갇혀 버린 '주민자치회' file 2023.12.09 이주하 8361
[기자수첩]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엇갈리는 평가 2023.04.03 최민준 8359
2022 부산도시재생박람회 연기 및 축소 개최 file 2022.11.04 이지원 8351
한국거래소, 러시아 ETF 거래 정지 발표 file 2022.03.07 윤초원 8337
국가인권위원회, 장애인과 이주노동자 인신매매방지법 정책토론 개최 file 2023.08.10 김민성 8264
'오커스'가 도대체 뭐길래.. 프랑스 왜 뿔났나 file 2021.10.28 조지환 8254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6·10민주항쟁 35주년 기념 ‘2022 민주주의 창작공모전’ 개최 file 2022.06.08 이지원 8224
[기자수첩] 데이트폭력이 부른 비극...김포 반려견 유기 사건 1 file 2024.03.13 김진원 8216
[포토] 서울 광화문서 이스라엘 가자지구 전쟁 반대집회 열려 file 2023.12.07 권우석 8196
[기자수첩] 9호선, 공항철도 직결 합의...인천시민 '기대' file 2023.12.31 박서율 8192
무업기간의 안정망 ‘니트생활자’ 니트컨퍼런스 개최 file 2022.12.14 이지원 8173
S-OIL, 샤힌 프로젝트에 9조원 투자...2026년 6월 완공 file 2023.03.10 디지털이슈팀 8171
“청년층 취업난, 고용 정보 획득의 어려움도 큰 원인” file 2022.12.02 이지원 8168
창립 50주년 기념 제182차 KEDI 교육정책포럼 개최 file 2022.06.14 이지원 8157
[기자수첩] 챗GPT에 높아지는 관심...직접 써보니 2 file 2023.05.06 이성재 8080
KT&G복지재단, 에너지 취약계층 후원한다..."사회문제 해결 동참" file 2023.02.07 디지털이슈팀 8043
밀리언드림즈, 취약계층 위한 ‘제1회 로보틱스 캠프’ 진행 file 2022.10.11 이지원 8022
민주당, 참패.... 文 대통령의 고민 file 2021.04.12 김민석 8004
방역패스, 백신 미접종자 차별? 1 file 2022.01.06 피현진 7957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 그룹홈 아동 원가족복귀 지원 사업 완료 file 2022.08.25 이지원 7949
기아차, 미국서 비행청소년 범죄 놀이에 악용돼 file 2023.05.11 오다연 7939
[기자수첩] 우리나라의 분리수거, 실천되고 있을까? 2023.06.13 이주하 7927
식음료 업계, 시각장애인 위한 ‘점자 패키지’ 확대 file 2022.11.04 이지원 7917
[기자수첩] 챗GPT, 금기할 것인가 활용할 것인가 file 2023.05.16 김시은 7915
[해외] 미 캘리포니아, 노숙인문제 해결 위해 민간단체가 노력 file 2023.04.26 이승주 7905
대한민국의 다음 5년은 누가 이끌어갈 것인가? file 2022.03.08 강준서 787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