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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이란, 핵 합의 복귀 밝혀, 이란과 미국 간 악연의 시발점은 어디인가?

by 권강준대학생기자 posted Nov 08, 2021 Views 10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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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권강준 대학생기자]


알리 바게리 카니(Ali Bagheri Kani) 이란 외무부 차관은 11월 29일 JCPOA(포괄적 공동 행위)로 불리는 핵 합의에 복원한다고 밝혔다. 2003년 IAEA가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을 처음 제기하고 12년 만인 2015년 7월 14일 P5+1(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 독일) 및 이란은 오스트리아 수도 비엔나에서 JCPOA(Joint Comprehensive Plan Of Action)에 최종 합의했다. 주요 합의 내용은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하는 것으로 이란의 15년간 우라늄 농축 수준을 3.67%로 제한하고 15년간 저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10,000kg에서 300kg으로 제한한다. 또 우라늄 농축에 관해서는 나탄즈 핵 시설에서 구형 원심 분리기 19,000기에서 5,060기까지만 시행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추가 시설 건축도 불가하다. 잔여 시설 역시 IAEA의 감시하에 두며 IAEA가 핵 시설을 상시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러나 2015년 이후 장거리 탄도 미사일 지휘통제권을 가지고 있는 이란 혁명 수비대가 핵탄두 탑재 가능한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연이어 시험 발사하면서 2018년 5월 美 트럼프 前 대통령은 이란과의 일방적인 핵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이란은 즉각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는 합의에 없던 내용이라고 반발했다. 미국이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에 강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중동 내 우방국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란의 미사일은 그들을 사거리 안에 두게 되었다. 


언뜻 보면 미국과 이란의 불화 원인은 핵에 있는 것 같지만 좀 더 깊숙이 들어가 보면 역사적인 문제도 큰 원인을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이 기사의 핵심인 미국과 이란의 악연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이란과 미국의 관계는 원래부터 나쁜 관계는 아니었다. 이란은 미국의 대중동 정책의 핵심 우방국 중 하나였는데, 그 시작은 1921년 레자 샤 팔라비(Reza Shah Pahlavi)가 쿠데타를 일으켜 1925년 왕위에 오르면서 시작된 팔레비 왕조이다.  팔레비조(朝)의 1대 샤(Shah, 왕이라는 뜻)는 서구식 군사 교육을 받은 사람으로 서구식 체제가 이란이 선진국이 될 수 있는 길이고, 이란의 봉건적 종교관은 이를 가로막는 방해물이라고 보았다. 근대화를 위해서는 서구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1대 샤는 1920년대 당시 세계 패권국이면서 영국-이란 석유 회사(Anglo-Iranian Oil Company)를 보유한 영국과 새로 부상하는 소비에트 연방 사이의 세력 다툼에 말려들기 원치 않아 제3국인 독일, 이탈리아 등에서 기술 도움을 받았는데, 1939년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되고 영국은 이란에 독일 기술자 송환을 요청했다. 샤는 영국의 송환 요청을 거부했고 결국 영국을 비롯한 연합군의 압력을 이겨내지 못한 1대 샤는 왕위를 장남인 모하마드 레자 샤 팔레비(Mohammad Reza Shah Pahlavi)에게 이어주게 된다. 


이란은 중동의 해개모니가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하고 소련과의 냉전체제가 시작되면서 그 중요성이 두드러졌다. 그 사이에 이란은 자국의 시장을 무시한 채 서구 기업 우대 정책 등으로 들끓는 민중의 지지를 받고 오른  62대 총리 모하메드 모사데그(Mohammad Mossadegh)가 잠깐 정권을 잡았다. 하지만 이란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깨달은 미국의 중앙정보국(CIA)과 영국의 비밀정보부(MI6)가 왕당파 쿠데타를 지원하며 정권은 정복되었다. 팔레비 왕조는 복원되어 2대 샤(Shah)가 권좌에 복귀했다.


당시 이란은 지정학적으로 소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과 인접해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물리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위치, 많은 인구, 군사력, 경제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란은 당시 미국의 국익이 위협에 처할 때마다 미국을 대신해 행동에 나섰는데 대표적인 예로는 오만 친(親) 공산주의 세력의 1975년 도파르 반란을 효과적인 진압이 있다. (이란의 막대한 오일 달러는 국민들의 생활 질 향상이 아닌 무기도입으로 흘러갔다)


이란이 중동의 군사 강국으로 떠오른 것에 대해 당시 사우디는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위협으로 느끼지도 않았다. 사우디는 이란처럼 직접 행동에 옮기지는 않지만, OPEC을 중심으로 경제적으로 미국의 한 축을 형성하였다. 하지만 사우디는 아랍 대의의 이익을 반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한 축을 형성한다는 점을 보면 이란이 사우디보다 더 중요한 미국의 우방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란의 내부 상황을 보면 민중의 분노는 들끓고 있었는데, 이란의 자국 시장을 배재한 채 서방의 대기업을 우대한 경제정책과 영국-이란 석유 회사(AIOC)의 불평등 거래(영국 측의 60년 무제한 석유채굴권, 이란 측은 석유 수입의 16%만 배분됨)와 석유 수입의 없다시피 한 낙수효과로 인한 빈부격차 확대 그리고 미국과 영국의 배후로 정권이 전복된 것은 학생들과 민중들 분노의 불에 땔감을 더한 요소로 작용하였다. 아울러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며 배제된 시아파 성직자들의 분노도 커져만 가고 있었다. 


연기를 한껏 품고 있는 용기를 계속 가둘 수만은 없는 법. 1978년 신학도들이 많이 살고있는 종교적인 색채가 짙은 쿰(Qom)에서 학생 시위가 발생했는데, 경찰이 이를 진압하면서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경찰이 발포하면서 최대 4,000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1979년 1월 샤(팔레비 국왕)는 휴가라는 명목하에 이집트로 망명을 떠났다. 그리고 같은 해 2월, 15년의 망명 생활 끝에 시아파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터키에서 이란으로 귀국했다. 종교로 뭉친 민중들, 89%의 참여율과 98%의 압도적인 국민적 지지로 1979년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출범하게 되었다.


한편 당시 이란의 분노의 대상은 영국에서 미국으로 옮겨졌는데, 이집트에서 망명 중이던 샤는 암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갔다. 이들은 재판을 위해 샤의 이란으로의 본국 송환을 요청했는데, 미국은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반발한 학생들이 1979년 11월 4일 치외법권(治外法權)을 인정하지 않으며 미국 대사관을 점거했다. 당초 학생들은 美 대사관을 침입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해산하는 방향으로 계획했다. 美 대사관을 침입해 성명서를 발표함으로써 자신들의 입장을 더 널리 공포한다는 생각이었지만, 일반 대중들이 합세하면서 일은 틀어지기 시작하고, 아울러 호메이니까지 美 대사관 침입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하자 시위대의 화력은 더 거세져 극단적으로 흘러갔다. 이때 미국과 협상하려던 학생운동가들은 대부분 호메이니에게 제거되었다. 미국은 '독수리 발톱 작전(Operation Eagle Claw)'을 통해 인질을 구출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유엔의 개입도 호메이니의 거부로 무산되었다. 미국은 대(對)이란 단교와 각종 경제 제제 조치 등을 가하며 보복했고 후에 이란은 여성들과 일부 중증 환자들을 석방해 주었는데, 나머지 대다수의 인질은 1981년 1월까지 불안에 떨어야 했다.


1980년 9월, 이라크가 이란을 침공했다. 이란의 이슬람 혁명이 자신들의 국가에 영향을 미칠까 불안해하던 아랍 왕정국가들에게 이란은 고까워 보이기만 할 뿐이었다. 이렇듯 사방이 적인 이란은 더 이상 미국에게 강경하게 나올 수 없었고, 돈이 필요한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로 동결된 옛 팔레비왕조의 재산을 반환하면 인질을 풀어주겠다고 제안했다. 알제리의 중재로 양국 간 협정은 체결되었고, 1981년 1월 20일 이란은 주(駐)이란 미국 대사관의 인질을 모두 석방해주었다.


그리고 이란과 미국의 앙숙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9.11테러 당시 이란의 협조 그리고 ISIS 격퇴를 같이 하며 냉각된 분위기는 조금 해동되는 듯했지만, 핵 합의 문제로 인해 양국 간 관계는 다시 얼어붙게되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5기 대학생기자 권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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