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사라져가는 프랑스의 엘리트주의

by 김소미대학생기자A posted Apr 26, 2021 Views 99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KakaoTalk_20210424_213312925.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소미 대학생기자]


지난 4월 8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의 모교이자 프랑스의 고위 관료 양성을 목표로 하는 국립행정학교(ENA)의 폐지와 동시에 해당 학교가 공공서비스 연구소(Institut du service public)로 대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 발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 아래 화상 회의로 이루어졌으며, 마크롱 대통령은 회의에 참석한 600여 명의 고위 관리들을 향하여 '고위 공직의 본질적인 혁명'을 이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정치 그랑제콜 중 하나인 국립행정학교는 제2차 세계 대전 직후인 1945년 10월 9일 프랑스 공화국 임시 정부의 주석이었던 샤를 드 골의 지휘 아래 설립되었다. 창설 당시 파리에 위치했으나 1991년 프랑스 동북부 알자스의 중심도시인 스트라스부르로 이전했다. 국립행정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최소 자격으로는 학사 학위를 소지했거나, 4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공무원이거나, 8년 이상 공직이 아닌 노조나 민간단체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첫 번째 응시 자격에 해당하는 학사 학위 소지자의 경우 합격자의 대다수가 사회과학 분야의 그랑제콜이자 엘리트 학교인 파리정치대학 출신이다. 이러한 현실을 두고 ENA는 이미 신입생 선발에서부터 균등한 기회와는 거리가 먼 '엘리트주의'를 지향하는 학교로 비판받아왔다. 오늘날 프랑스의 정계 및 관계에서는 ENA를 거치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며, 그들만의 이너 서클을 칭하는 '에나르크 (enarques)'라는 단어가 존재할 정도로 국립행정학교 출신들은 프랑스의 고위 공직을 꽉 잡고 있다.


ENA의 폐교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은 2009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재임 당시부터 존재했으나 반대 여론이 우세하여 무산되었다. 그러나 2021년 마크롱 대통령은 양극화와 엘리트주의의 타파를 위해 "2022년 ENA를 폐교할 예정"이라고 공표했다. 이는 본인 스스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마크롱 대통령이 다른 학교도 아닌 자신의 모교를 폐지한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조치를 두고 프랑스 사회 곳곳에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엘리트주의와 불평등을 해소하는 실질적인 개혁이 아닌, 엘리트주의의 상징인 관료 양성 학교를 폐지함으로써 내세울 수 있는 자신의 업적을 남기려는 눈가림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마크롱 대통령의 ENA 폐교 추진 발표 이후, 프랑스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교육기관 체계인 그랑제콜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랑제콜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그랑제콜 준비반을 거쳐서 진학할 수 있으며, 학업 능력이 우수한 상류층 가정 출신의 학생들이 진학하는 엘리트 교육 기관이다. 그랑제콜을 졸업한 우수한 두뇌들은 프랑스의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데에 이바지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랑제콜 졸업생들이 정치, 경제, 공학, 법조계 등 사회의 주요한 분야의 높은 자리를 꿰차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대학 졸업장을 가진 유능한 사람들에게도 균등한 기회가 주어진다고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내년에 추진될 국립행정학교의 폐교가 더 이상 학교 이름이나 순위가 아닌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3기 대학생기자 김소미]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331920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499235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713541
흡연자와 비흡연자, 갈등은 담배 연기를 타고... file 2017.11.29 오태준 16770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오마이뉴스 사실왜곡, 명예훼손 도넘어..법적 대응할 것” (공식 입장) file 2018.08.14 디지털이슈팀 16767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전쟁 file 2016.09.24 이민구 16761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공유 경제' 1 file 2016.03.24 김태경 16760
100만원짜리 콘서트 5 file 2016.03.25 장채연 16753
헌법재판소 앞의 사람들 5 2017.02.15 안유빈 16752
역사 국정교과서,우리는 이렇게 생각해요..고등학생이 직접 말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 2 file 2017.02.21 이채윤 16746
개학이 두려운 학생들-'새 학기 증후군' 13 file 2016.02.25 김지율 16744
현실로 다가온 미래 기술 file 2019.04.22 박현준 16738
'위안부' 생존자들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다 3 file 2017.02.19 이다빈 16727
언론으로 인한 성범죄 2차 피해, 언론은 성범죄를 어떻게 보도해야 하는가? 8 file 2019.01.11 하영은 16719
세기의 대결 이세돌과 알파고 2 file 2016.03.13 백승연 16681
카드사의 3개월, 5개월... 할부 거래의 시작은 재봉틀부터? file 2019.04.16 김도현 16679
대한민국 제 20대 총선이 불어온 변화의 폭풍 3 file 2016.04.17 진형준 16678
속초에 불어온 ‘포켓몬고’ 열풍 3 file 2016.07.23 김민지 16676
우리나라 먹거리의 잔혹사 첫 번째, 우지파동 3 2017.09.04 오동민 16671
학기중? 방학? 학생들의 말못할 한탄 18 file 2017.02.15 김서영 16663
77분간의 리얼리티 쇼, 트럼프와 언론의 끝없는 전쟁 2 file 2017.02.19 김윤혁 16662
아침밥은 왜 먹어야 하나요? 1 file 2019.11.01 12기우가희기자 16661
청소년들의 순수한 팬심을 이용하는 엔터테인먼트의 장사술, 이대로? 2 file 2016.09.25 이세빈 16638
Because you are right, Bernie. You're right! file 2016.05.04 박정호 16634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명령을 거부한 애플 7 file 2016.02.20 장채연 16615
김영란법에 대해 알아보자 7 file 2016.10.02 천주연 16609
코로나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은? file 2020.07.22 김다인 16607
올 겨울을 강타한 AI, 봄에는 이만 안녕! 4 file 2017.02.03 김나림 16604
'혹시'나 '옥시'만은 1 file 2016.05.15 조민성 16602
사람이 포켓몬을 잡는 건지 포켓몬이 사람 잡는 건지... 9 file 2017.02.09 이지은 16601
20대 국회의원 선거, 새로운 정치바람이 불다 2 file 2016.04.16 황지연 16598
청소년 아르바이트, 보호 vs 인정 2 file 2019.01.22 박서현 16580
장애인의 권리, 이제는 함께 지켜줘야 할 때 1 file 2016.03.24 전예린 16574
부산 지하철, 연 2천억원 발생하는 적자 감소를 위해 약 1천여명의 구조조정 바람이 불 것 2 file 2017.02.02 최문봉 16553
세계여성 공동행진, "여성도 사람이다!" 4 file 2017.01.25 김혜빈 16547
기세가 무서운 외식비용 원인은? 2 file 2017.02.19 김화랑 16532
대한민국 시민, 진정한 민주주의를 행하다 1 file 2016.11.25 전지우 16516
도편 추방제와 탄핵 1 file 2017.02.25 김지민 16513
'바나나맛' 열전,바나나에 반한 식품업계 2 file 2016.05.25 이나현 16494
나 지금 인공지능이랑도 경쟁해야하니? 5 file 2016.03.28 박지윤 16493
여러분은 올바른 마스크 착용하고 계신가요? '올바른 마스크와 마스크 착용법' 5 file 2019.03.20 권규리 16480
끝나지 않는 '금수저 선생님' 채용 논란, 그와 맞선 한 교사의 용기 있는 발언 2 file 2017.03.27 최서영 16477
트럼프, 이란 대통령에게 '강력 발언'…"조심하는 게 좋을 것" 1 file 2017.02.14 정승민 16469
늙어가는 대한민국, 위기? 기회! 5 file 2016.04.02 김지현 16465
UN반기문의 대선출마선언 가능한가?? 7 2017.01.20 한한나 16451
택배박스 속에서 죽어가는 동물들, ‘동물 택배 배달’ 1 file 2017.11.22 김해온 16449
경제가 시사하는게 ISSUE - 통일과 합리적 선택 file 2018.10.01 김민우 16448
나라를 지킨자들, 무심한 우리사회 2 file 2016.06.24 김은아 16444
자동차 자율 주행, 처벌 가능할까? 2 file 2017.02.24 오정윤 16443
일본 16일에 또 강진 일어나 2 file 2016.04.17 박도은 16437
청소년들이 바라보는 대한민국 정치 1 file 2017.02.09 정재은 1643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