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취임사에서 '통합' 강조한 바이든…샌델은 '능력주의 극복'을 말한다

by 김도원대학생기자 posted Jan 25, 2021 Views 1336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위대함과 선량함",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 시간) 취임사를 마무리하며 사용한 표현 중 하나다. 그는 연설에서 '관용과 겸손함'을 통해 단결을 이뤄 본래의 위대하고 선량한 미국으로 나아갈 것을 천명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한번 세계의 선(good)을 선도하는 세력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민주주의의 성숙에서 끝나는 말이 아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선을 언급함으로써 미국 민주주의를 도덕과 연결했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것은 성숙한 민주주의의 '선량함'이었다는 것이다. '위대함'을 '선량함'과 연결하는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남북 전쟁, 대공황, 세계대전, 9/11에서 투쟁과 희생, 좌절을 통해 우리의 '더 나은 천사'는 항상 승리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숙한 민주주의의 미국을 '항상 승리를 가져오는 천사'로 칭했다. 민주주의의 성숙을 필연적 승리와 결부시킴으로써 당위를 부여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식의 접근이 분열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잘 알려진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은 능력주의가 분열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지난해 12월 출판한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성공, 승리와 같은 결과를 위대함, 선량함과 같은 능력과 도덕성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능력주의의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실제 결과에 능력이나 도덕성이 항상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는다. 모든 일에는 언제나 운이 작용한다. 선천적 배경에서부터 후천적인 작은 선택 하나까지 운과 동떨어진 결과는 없다. 결과적으로 능력주의는 승자에게 도덕적, 능력적 오만함을, 패자에게는 모멸감을 쥐여준다. 미국 사회의 극단적 분열은 지난 몇십 년간 극대화된 부의 양극화가 패자의 모멸감에 불을 붙임으로써 일어난 것이다. 


20210124_2204051.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도원 대학생기자]


 능력주의가 낳은 오만한 시각은 단순히 미국의 국내적 시각에 그치지 않는다. 대외정책에 대한 시각도 그대로 영향을 받는다. '미국이 세계의 선을 선도하는 세력'이라는 시각, '미국이라는 천사는 항상 승리한다는 시각'은 능력주의의 오만함이 국제 정세 인식에 그대로 투영된 결과다. '선량함'과 '위대함'이 승리의 증표라면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 실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러시아 푸틴의 편법적 장기집권과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아직도 건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사가 항상 정의롭지는 않고, 선량함이나 능력이 결과를 반드시 보장하지는 않는다. 도덕성과 능력, 결과를 섣불리 연결하면 오만함은 피할 수 없다. 그 아래에서 쌓여가는 패자의 분노는 덤이다. 여기에서 유추할 수 있는 필연적 결과는 갈등뿐이다.


 통합을 만드는 사회적 연대와 시민의식은 평등을 통해 꽃핀다. 자유를 통해 개인의 삶과 권리를 누리면서도, 평등을 통해 같은 공동체 구성원임을 인식해야 민주주의가 결실을 맺는다. 샌델에 따르면 능력주의는 이상적인 사회의 종착점이 아니다. 기회의 평등은 불의를 교정하는 제도지, 그 자체로 정의가 될 수 없다. 기회의 평등을 넘어 조건의 평등을 실현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길이다. 인식의 측면에서라면 국제관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능력주의를 넘어 타국을 동등한 하나의 정치공동체로 볼 때 타협 가능한 대안이 생긴다. 동맹국이나 우방에 대해서라면 말할 것도 없고, 적성국에 대해서도 적대감과 업신여김은 구분되어야 한다. 샌델은 "상승에 실패한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 만족할 수 있도록, 그리고 스스로를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여길 수 있도록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1기 대학생기자 김도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16기문청현기자 2021.01.25 14:14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 등장해서 반가웠네요~~ '정의란 무엇인가'. 영원히 지속될 토론일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736929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734179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155696
8년 만에 찾아온 '부분일식'....다음 관측은 2030년에나 가능 file 2020.06.23 김민지 12007
8년 만에 들이닥친 전기요금 인상 file 2021.09.27 백정훈 12321
7월 4일에 미국 전체가 시끄러운 이유는? 2 file 2018.07.30 함수민 15534
7년이란 세월을 버텨온 당신께, 이제는 웃는 7년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11 file 2017.02.03 임하은 16002
7530에 울고 웃는 사람들. 2018.01.29 고은경 14098
72년 전 그 날을 아로새기다.......제72주년 광복절 기념식 2017.08.29 김유림 13958
6자회담, 부산에서 열리다 1 file 2018.05.30 이시영 15608
6월은 호국보훈의 달 1 file 2017.06.26 조희경 13745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 2017.07.01 정채린 13205
6년 만에 한국 대표로 빛을 낸 김유진 학생을 만나다 6 file 2017.05.21 김사랑 13999
6년 만에 돌아온 첫사랑 로맨스 '너의 결혼식' 2 file 2018.08.27 이유영 14084
6·25 전쟁의 최대 격전지, '백마고지'에 다녀오다 1 file 2019.02.22 차가연 15614
644골의 메시, 역대 단일 클럽 최다 득점 기록 갱신 1 file 2020.12.31 김민재 16223
61만 명이 보러 온 2017 서울 모터쇼 2 file 2017.04.12 김사랑 12475
5월의 밤을 아름답게 밝히는 역사 등불 축제 file 2016.05.08 명은율 15771
5월은 청소년의 달...국내최대규모로 열린 '제12회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 1 2016.05.21 윤춘기 15156
5월은 야경의 도시 홍콩으로 1 file 2018.04.27 김수민 19751
5월, 청소년의 달을 맞이하여 별별유스 개최! file 2017.05.26 신지원 15433
5월, 꼭 봐야할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2018.05.14 오가람 16588
5월 영화 전주에서 즐기자! 전주 국제 영화제 3 file 2017.05.09 김수인 14177
5월 5일은 어린이날, 5월 3일은 어른이의 날! file 2018.05.08 김현재 14612
5월 5일 어린이날, 꿈 키움 축제 현장 file 2016.05.25 류보형 15719
5월 5일 어린이날 영월에서는? file 2019.05.13 이지수 16613
5월 4일 (LG vs 두산), 어린이날 더비의 시작 2 2018.05.21 최용준 14004
5월 1일, 세계 각국의 근로자를 기념하는 근로자의 날 file 2020.05.08 송윤슬 13001
5월 15일 스승의 날 마음만 전하자 file 2021.05.12 김보민 10748
5G, 내 귀에 전자레인지? file 2021.02.24 이지민 12197
5G 상용화 어느덧 2년 반...한국의 5G 통신 현재 상황 file 2021.06.25 최병용 12301
5?·18 민주화운동,그 실화를 다룬 영화'택시운전사' file 2017.08.27 정혜원 19030
57년 전의 4월 19일 file 2017.04.20 윤하림 14222
571번째 한글날, 2017 한글큰문화잔치! file 2017.10.11 고선영 13251
518 레드페스타 개최, 끝없는 민주주의를 위하여 file 2017.06.03 이서현 13368
50점 폭격한 아데토쿤보, 50년 만에 우승한 밀워키 벅스 file 2021.07.23 이대성 12574
5/15, 가족의 날! file 2018.05.29 강지희 15237
5.18의 정신, 하나로 달리는 마라톤 file 2016.05.22 3기김유진기자 15824
5.18 광주민주화운동, 그 역사적 공간을 걷다. 1 file 2017.05.25 이예인 16520
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일까? 1 2017.03.21 박소연 19436
4차 산업혁명의 현주소 2 file 2017.03.21 양가을 14422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보안! 「SSTF(Samsung Security Tech. Forum)」 개최 2017.09.26 안도현 12993
4차 산업혁명의 떠오르는 별 희토류의 문제 file 2021.02.05 김나영 17534
4차 산업혁명은 시작되었다 1 file 2017.09.04 모연수 14336
4차 산업혁명, 한국잡월드 미래직업랩으로 대비하자! 1 file 2018.01.22 손채영 17419
4차 산업혁명, '이것' 모르면 위험하다. 6 file 2018.02.22 이정우 27806
4월의 국산 준중형 세단 판매량 전격 비교 1 file 2018.05.14 정진화 15261
4월은 과학의 달..전국 곳곳에서 과학행사 열려 file 2018.04.25 문지원 15247
4월 유성우 못 봤어... 5월 유성우 기다려 5 file 2020.04.27 김지현 17296
4월 3일, 충남 예산 고덕에서 울리는 '만세' file 2018.04.20 오가람 14449
4월 22일, 지구의 날 50주년을 맞이하다 2 file 2020.04.29 정세현 1214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