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학교의 민낯 - 창살 너머의 아이들

by 4기이우철기자 posted Sep 21, 2017 Views 1833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20170916_1110066666.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이우철기자]


어항 물 제때 갈아주지도 않으면서 온갖 생색내는 주인 때문에 애먼 물고기들만 고생합니다.’


얼마 전부터, 학생들의 집단 폭행사건이 뉴스에 연이어 보도되며 다시 한번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학생들의 소행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이번 사건들로 교육부의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조치,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아 조용히 넘기려 한 학교 측의 과실 등 현재의 학교폭력 대응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 중 한 부분인 사회의 계급화’. 아직 뚜렷한 가치관이 성립되지 않은 어린 친구들일수록 이러한 나쁜 문화의 유입을 가볍게 받아들이게 되면서 큰 책임감을 느끼지 못한 채 학교폭력의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된다. 이렇듯 학교폭력의 원인에는 우리 사회가 작지 않은 책임을 안고 있지만, 현실은 수박 겉핥기식 예방 및 대응으로 학교폭력을 해결하려 든다.


한 사례를 예로 들면,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의 학생들은 매년 2회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참여하게 된다. 설문지 형식 또는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하는데 대부분 학교가 많은 학생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교실, 컴퓨터실 등 교내에서 수업시간을 이용해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수년째 진행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피해자 중 절반 이상의 학생이 주로 학교 안에서, 특히 같은 반 학생에게 학교폭력을 당한다고 응답한 결과는 제대로 보기는 한 것인지, 결국 이런 식일 거면 조사는 왜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공간 안에서 시행되어 나타난 이 수치가 진실을 말한다고 할 수 있을까? 반대로 어른들의 사회는 직장에서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당당할 수 있는 문화인지를 생각해보면 학생들에게 무리한 걸 넘어서 불가능을 요구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런 식의 허술한 과정을 통해 지난 7월에 발표된 ‘2017·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의 결과를 보면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0.9%밖에 나오지 않는다. 100명 중 한 명 정도만이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다 알지만, 그들만 모른다. 그러나 이 결과를 갖고 그동안의 노력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위험 인식이 향상된 결과라고 자화자찬하는 교육부의 모습을 보면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혼자 끙끙 앓고 있을 피해자들에 대한 미안함과 아무런 도움이 되어주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이렇게 엉터리인 학교폭력 예방 정책은 전부터 이미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을 예측이라도 한 듯, 심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창살이 되어 학교 창문에 박혀버렸다. 지난 16, 졸업한 후 처음으로 취재차 방문한 모교는 도심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푸른 자연이 품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지금 이 학교에 다니는 후배들은 내가 6년 동안 활짝 열린 창문으로 바라보던 아름다움을 차가운 창살 너머로 밖에 바라보지 못한다는 것이, 학교생활 중 지친 머리를 창밖에 내밀어 시원함을 느끼던 소소한 행복마저 누리지 못하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 내가 6학년이던 당시, 학교 측에 물어본 창살의 설치 이유는 학생들의 안전상 문제라는 답으로 돌아왔다. 실제로 2012, 대구시교육청이 학교 건물 3층 이상의 창문을 20~25cm만 열리게 하는 장치를 설치하도록 지시하여 자살 방지 대책이 아니냐며 논란이 된 적이 있는 걸 보면 이 또한 무엇을 의미하는지 유추해보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안전상의 이유라 해도 적잖이 높은 위치인 2층을 사용하는 학생들은 창살(그들 말로는 안전장치’) 없이 위험을 안고 학교생활을 하라는 것인지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 살면서 학생들이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듣는 말이지만 그런 아이들이 심한 표현을 빌리자면 잠재적 자살자로 규정되어 차가운 창살 밖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규제받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당장으로서는 교내에서 학생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선생님들부터 학생 개개인의 더 깊숙한 상처까지 보듬어줄 수 있는 제도의 필요성을 느끼며 교육청과 교사들이 의견을 잘 수렴하여 근본 있는 정책들을 수립해 나아가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4기 이우철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6기오지석기자 2017.09.22 13:43
    폭력예방교육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 어른들은 그런 교육을 학교에서 받아보지 못했다고 하시네요. 폭력예방교육을 받더라고 아이들은 좀 더 교묘하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어서 보다 구체적인 예방 교육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334012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501914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715836
10대 범죄 문제 약하게 처벌하면 제자리걸음 file 2019.07.23 김이현 13380
10대 청소년, “우리를 위한 정책은 어떻게 만드나요?” 2 file 2017.05.21 홍세영 10055
10원과 50원짜리 동전, 이대로 괜찮은가 5 file 2018.08.24 강민규 13154
10월 25일, 독도의 날 1 2017.11.22 박민영 10698
10월 25일은 독도의 날 file 2017.11.20 성유진 11440
10월 국산 소형 SUV 판매량, 1위는 누구? 2 file 2017.11.20 김홍렬 12957
111년만의 기록적인 폭염,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2 file 2018.08.21 박상정 10182
11년 만에 한미 2+2 회담 2021.03.25 고은성 8962
1219차 수요집회 열려…청소년이 할 수 있는 일은? 10 file 2016.02.25 박채원 18752
1268차 수요집회, 소녀상 곁을 지키는 사람들 3 file 2017.02.13 이윤영 15905
1270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중 3 file 2017.02.23 김규리 15992
1270차 수요집회-1270번째 대답없는 메아리 2 2017.05.24 이하은 10764
1281번째, 9241일째 나비들의 날개짓 2 file 2017.05.08 이다은 10326
12년의 결실, 대학수학능력시험 2 file 2016.11.25 최시헌 18617
12월 13일 조두순 출소...청소년들의 공포감 6 file 2020.10.15 김지윤 10760
140416 단원고.. 그리고 잊혀진 사람들 2 2018.05.08 김지연 10420
14일 '충주시민 반기문 환영대회' 열리다. 3 file 2017.01.25 김혜린 17367
16년만의 여소야대… 20대 국회는 과연? 3 file 2016.04.25 유진 16380
16차 촛불집회, 꺼지지 않는 촛불 1 file 2017.02.24 임지은 16015
18세 선거권, 권리 없는 의무가 있을 수는 없다. 5 file 2017.05.05 윤익현 17232
18호 태풍 차바, 울산 태풍피해 심각 3 2016.10.24 김현승 18365
19대 대선, 대한민국의 미래 file 2017.05.20 이동준 10604
19대 대선의 여담 2 file 2017.05.21 강민 10680
1년에 단 1시간, 지구의 휴식시간 7 file 2016.03.20 전지우 18123
1년에 한 번뿐인 대학수학능력시험 2 2020.11.27 김준희 9518
1년째 계속되는 산불, 결국 뿌린 대로 거두는 일? 1 2020.10.29 김하영 9279
1등 국가가 잃어버린 품격 1 file 2017.07.25 이우철 10592
1월 18일부터 시행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 어떻게 달라질까? file 2021.01.20 신재호 10476
1인 미디어, 이대로 괜찮은가 7 2018.01.08 김태경 30883
2%부족한 9시등교 2014.09.24 이효경 21390
20%대로 추락한 아베 지지율, 장기 집권에 "빨간불 " 2 file 2017.08.09 이진하 11231
2014 제10회 골목골목 festival (마을 축제) 열리다. file 2014.10.19 권지영 23943
2015년, 마침내 해방을 이루다 3 file 2015.02.24 황혜준 41841
2016년 ‘위안부 손배소’, 이용수 할머니 증언을 끝으로 4년 만에 드디어 막 내린다 2020.09.16 이채은 8461
2016년 동북아시아를 뒤흔든 "THAAD(사드)" 12 file 2016.02.14 진형준 18803
2016년 제1기 중앙청소년참여위원회 위촉식 및 오리엔테이션 1 file 2016.03.24 김지민 18959
2016년,고1 고2의 마지막 전국모의고사 D-1 1 file 2016.11.22 최서영 22029
2017 김학순 다시 태어나 외치다 file 2017.08.29 정가원 10044
2017 대선,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 2 file 2017.06.06 최현정 11354
2017 대선, 누가 대한민국을 이끌게 될까? 4 file 2017.02.06 김수연 22298
2017 대선의 숨은 모습을 찾다 file 2017.05.26 구성모 10817
2017.03.10. 박근혜 정부는 죽었다 file 2017.03.12 최은희 12146
2017에서 2018, 변화하는 ICT 10대 이슈들 2 file 2018.01.10 허예림 13560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국민들에게 희로애락을 안겨주다. 2 file 2018.03.06 최다영 10310
2018년 지방선거 1 file 2018.06.18 조은지 11890
2018년 초,중,고 수학시간 계산기 사용 허용 file 2015.03.19 최재원 33574
2018년, 최저임금 인상 5 file 2017.07.21 최현정 12556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종료 3 file 2017.11.24 장서연 1233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