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꽃동네를 찾는 발걸음, 치매노인을 위한 선택인가

by 4기백정현기자 posted Mar 31, 2017 Views 1442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꽃동네1976년 오웅진 신부가 걸인·무의탁 심신장애자 등의 요양 목적으로 충청북도 음성군에 설립한 사회 복지 시설로, 현재 전국에 시설이 분포하여 있다. 그중 하나인 신내동 꽃동네 (이하 신내 노인 요양원)을 취재 겸 봉사차 방문하였다.


신내동 - 신내노인요양원

[이미지 제공 = doopedia 두산백과]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서울시 중랑구 신내동에 위치한 신내동 꽃동네5개의 층에 걸쳐 220명가량의 인원을 수용하고 있다. 음성에 위치한 꽃동네 본원은 걸인, 장애인, 고아, 노인 등 다양한 인원을 수용하는 복지 시설이나, 신내동 꽃동네는 주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요양원 형태의 모습이었다. 학생 봉사자들은 주로 청소와 주방보조, 말벗 등 어르신들의 일상생활 보조를 맡는다.


부탁하나 드리고싶어요. 어르신들의 손을 한 번만 잡아주세요. 어쩔 때는 손을 잡아주시면 우시는 경우가 있어요. 너무 좋으셔서. 어르신들의 손이 생각보다 따뜻하거든요, 잡아줄 사람이 없어 그렇지. 부탁드리건대 오늘 어르신들 손 한 번씩만 잡아주시고 가주세요

[신내동 꽃동네 사회복지사 선생님과의 대화 ]


치매 노인이 대다수인 시설로 불리기에 봉사교육 현장의 학생 봉사자들의 눈에는 거부감 미처 지워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각자의 층을 배정받은 후, 생각보다 넓은 시설을 걸레질부터 시작했다. 행여 어르신들이 넘어지실까 이미 마른 바닥도 한 번 더 닦고, 행여 어르신들이 감기라도 걸리실까 구석구석의 먼지까지 손걸레로 닦았다. 이 과정에서 몇몇 어르신들이 말을 걸어오셨다. 명찰에 적힌 이름을 정성스레 한 글자씩 불러주시는 분부터, 소리를 지르시며 욕을 하시는 분 까지.. 이제야 온 거냐고 오랜만이라며 활짝 웃어주시는 분들도 계시어 가슴이 시큰했다. 3분의 2 정도의 어르신은 종일 누워계셨고, 다른 분들은 보조기구나 휠체어에 의존하여 시설 내부를 다니셨다. 외부를 나가시는 일은 잘 없어서 답답하시면 시설 복도를 끝에서 끝까지 몇 번이고 걸으신다고 한다. 청소가 끝난 후에 약한 치매나 혹은 정신이 온전하신 분들과는 노래를 불러드리거나 말벗을 해드렸고, 중증 치매이신 분이나 거동을 하실 수 없는 분들과는 눈을 맞추며 천천히 말을 걸고 손을 잡아 드렸다. 비록 치매를 앓고 계시나, 손을 잡아 드리니 눈이 휘어지며 해맑게 웃으시는 모습들이 마치 소녀 같으셨다. 놀랍게도 어르신들의 손은 정말로 부드럽고도 따뜻했다.


우리 손자는. 손자 이름이 00인데. 내가 초등학교 입학식 중학교 입학식 고등학교 입학식을 다 다녔어. 걔한테는 내가 엄마야 엄마. 공부는 또 얼마나 잘하는지 전교 1등을 다 하구. 00이가. 그러니까 우리 손자 이름이 00인데 애가 그렇게 똑똑하다. 3대 독자라 내가 걔한테 못 해준 게 없어. 다 해줬지. 전에 전화로 면회 한번 오라고 했는데 오지를 않아. 아직도 오지를 않아.”

[신내동 꽃동네 최00 할머님과의 대화 ]


꽃동네에 계시는 어르신들은 물론 거동이 불편하시어 가정에서 함께하기 어려울 수 있는 분들도 계셨지만, 말씀도 잘하시고 정신도 온전하시며 심지어 시사상식에 능통하시고 영어와 일본어를 구사하시는 분들 또한 계셨다. 그런 대부분의 어르신은 제법 쾌적한 요양원의 시설과 다정한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의 손길을 받고 있지만, 가족을 그리워하시는 모습이었다. 40분도 넘게 손자와 아들 이야기를 하시던 최00 할머님은 손자의 이름을 계속 말씀하시는 걸 빼면 치매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온전한 정신이셨다. 대화 동안 10번은 다시 말씀하시던 손자의 이름은 어쩌면 치매가 아니라 그리움에서 비롯한 것이 아닐까.

요양원 입소가 오히려 노인들을 위한 선택이라고 믿는 보호자들은, 어르신들로 하여금 평생을 헌신한 가족들을 떨어뜨려 놓는다. 어르신들에게는 윤이나는 바닥과 전문가 선생님들의 24시간 보살핌보다는 가족들과의 대화 한마디가 더 소중하지 않을까. 누군가의 어머니 아버지셨고 언젠가는 소년 소녀셨을 그분들에게는, 여전히 눈을 맞추고 손을 잡아줄 사랑하는 이가 절실하다. 그분들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하며 어떤 남도 대신할 수 없는 가족의 정을 회복해야 할 때이지 않을까.

[대한민국 청소년 기자단 사회부=4기 백정현 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4기이건학기자 2017.04.03 09:54
    꽃동네 최할머니 인터뷰 내용이 짠하네요ㅜㅜ 저도 앞으로 시간이 난다면 저런 봉사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야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760112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757228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180314
드림스프링스, 청소년의 꿈을 응원합니다! 1 file 2017.02.27 김보경 547865
[PICK] 삼성전자의 3세대 폴더블 Z Filp 3를 살펴보다 2 file 2021.08.25 김승원 467430
[PICK] 혼자가 더 편한 이들에게 건네는 공감과 위로,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1 file 2021.08.26 한수민 466306
최초의 유화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 file 2017.11.28 신현민 404963
[포토]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이재준 고양시장 인터뷰 진행 file 2020.11.10 디지털이슈팀 280025
[PICK] KBO 역사상 최대 위기, 팬들의 마음은 이미 돌아섰다 file 2021.07.26 지주희 255081
애니메이션 속 숨겨진 명대사 5 file 2020.04.28 권빈 241846
베이킹 속에 숨어있는 과학 원리 file 2018.02.01 정용환 213753
여자배구 대표팀, 2021 VNL 참가 18인 명단 공개...도쿄올림픽 향한 첫걸음 1 file 2021.04.12 김하은 191345
[PICK]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총장과 화이자 백신 R&D 사업본부, 코로나 백신에 대해 이야기하다 1 file 2021.06.18 이주연 168922
[PICK] '대통령 특별사절 1호 가수' 방탄소년단, "사명감 갖고 긍정과 희망 에너지 전하고파" file 2021.07.26 김수인 167821
[PICK] 쓰레기로 만든 신발 나이키 레디메이드 블레이저 file 2021.07.27 류태영 167336
[PICK] 가까워지는 코로나 종식, 문화생활 시작될까 1 file 2021.06.28 이소현 158098
[PICK] 남자농구 대표팀, 4승 2패로 아시아컵 본선 진출 확정 file 2021.06.28 윤서원 156520
“이게 한국?”...내셔널지오그래픽에 한국인들이 뿔난 이유 file 2021.07.27 박지훈 138228
청소년기자단봉사회, ‘시각장애인·정보소외계층 위한 기사녹음 봉사활동’ 운영 file 2018.10.31 디지털이슈팀 108214
서초구를 뒤흔들다. 2017 서초구 서리풀 페스티벌 file 2017.09.27 김서영 105917
'신흥 강자'로 불리던 게임들이 유독 한국에서 부진한 이유는? 1 file 2020.09.21 김상혁 89763
프랑스의 깊은 맛, 대표 음식 Top 3 file 2017.10.18 박미진 83855
내가 직접 만들어서 팔아요. 2017.06.30 박승미 83695
녹색교육센터, 2022년 글쓰기로 마음을 키우는 숲놀이터 '글꽃숲' 글 모음집 발간 file 2023.01.02 이지원 82643
청소년들에게 일상이 되어버린 비속어 1 file 2017.03.20 김재윤 82239
공룡 대멸종, 그 원인은 무엇일까? file 2018.06.21 최수영 73585
필환경이 트렌드로 주목되다, 이 변화에 기여한 자들은? file 2020.04.13 남지영 64865
순우리말 간판, 돌아오다. 11 2017.02.22 장나은 57690
FTA의 장점과 단점 file 2017.10.09 최현정 51343
마케팅의 기본, 분석법을 배우자!! file 2016.06.04 김성현 49663
엄마! 소고기는 왜 돼지고기보다 비싸요? 3 file 2019.09.02 김도현 49473
10대들이 받고 싶어 하는 선물은? file 2020.01.03 이채희 48347
청소년 아이돌 팬덤 문화의 양면성 2017.07.29 정혜원 48212
블루투스는 왜 한 개만 연결이 가능할까? file 2021.05.27 장은솔 45494
대기 중 이산화탄소로 망가져가는 해양을 살릴 수 있는 기술들 1 file 2020.12.31 이지민 45208
성격 유형에 따른 MBTI, 나는 어떤 유형일까? 7 file 2020.07.03 윤소영 44832
'탈석탄'을 위한 온라인 엽서 쓰기 4 file 2021.05.24 김태희 44699
자극적인 콘텐츠 속 블루오션, '무자극 컨텐츠 연구소' file 2017.08.01 김재윤 44616
세계의 의식주①: 다양한 전통의상 2018.01.30 김민지 43859
청소년들의 새로운 문화공간, '청소년 클럽' 5 file 2018.03.02 박건목 41985
세계로 나가는 자랑스런 한국의 맛! <제12회 전주국제발효식품 엑스포> 1 file 2014.10.23 최다혜 41564
10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패션 브랜드 '키르시(KIRSH)' 9 file 2019.04.12 김세린 41404
원숭이와 친해져볼까?! 에버랜드 '몽키밸리 리얼대탐험' file 2015.06.07 김민정 41230
서울시 교육감과 함께한 명덕여고 학생자치법정 1 file 2015.08.11 심희주 40853
사람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 MBTI 1 file 2020.01.03 조은비 40738
새로운 기자단 tong, 시작을 알리다 4 file 2015.07.28 김혜빈 40216
SKY캐슬 예서는 '이기적 유전자'를 이해하지 못했다? 2 file 2019.03.22 이연우 39973
[곰이 문 화과자] ' 2월 ' 문화행사 A to Z 19 file 2016.02.11 박서연 3847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