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꽃동네를 찾는 발걸음, 치매노인을 위한 선택인가

by 4기백정현기자 posted Mar 31, 2017 Views 1431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꽃동네1976년 오웅진 신부가 걸인·무의탁 심신장애자 등의 요양 목적으로 충청북도 음성군에 설립한 사회 복지 시설로, 현재 전국에 시설이 분포하여 있다. 그중 하나인 신내동 꽃동네 (이하 신내 노인 요양원)을 취재 겸 봉사차 방문하였다.


신내동 - 신내노인요양원

[이미지 제공 = doopedia 두산백과]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서울시 중랑구 신내동에 위치한 신내동 꽃동네5개의 층에 걸쳐 220명가량의 인원을 수용하고 있다. 음성에 위치한 꽃동네 본원은 걸인, 장애인, 고아, 노인 등 다양한 인원을 수용하는 복지 시설이나, 신내동 꽃동네는 주로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요양원 형태의 모습이었다. 학생 봉사자들은 주로 청소와 주방보조, 말벗 등 어르신들의 일상생활 보조를 맡는다.


부탁하나 드리고싶어요. 어르신들의 손을 한 번만 잡아주세요. 어쩔 때는 손을 잡아주시면 우시는 경우가 있어요. 너무 좋으셔서. 어르신들의 손이 생각보다 따뜻하거든요, 잡아줄 사람이 없어 그렇지. 부탁드리건대 오늘 어르신들 손 한 번씩만 잡아주시고 가주세요

[신내동 꽃동네 사회복지사 선생님과의 대화 ]


치매 노인이 대다수인 시설로 불리기에 봉사교육 현장의 학생 봉사자들의 눈에는 거부감 미처 지워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각자의 층을 배정받은 후, 생각보다 넓은 시설을 걸레질부터 시작했다. 행여 어르신들이 넘어지실까 이미 마른 바닥도 한 번 더 닦고, 행여 어르신들이 감기라도 걸리실까 구석구석의 먼지까지 손걸레로 닦았다. 이 과정에서 몇몇 어르신들이 말을 걸어오셨다. 명찰에 적힌 이름을 정성스레 한 글자씩 불러주시는 분부터, 소리를 지르시며 욕을 하시는 분 까지.. 이제야 온 거냐고 오랜만이라며 활짝 웃어주시는 분들도 계시어 가슴이 시큰했다. 3분의 2 정도의 어르신은 종일 누워계셨고, 다른 분들은 보조기구나 휠체어에 의존하여 시설 내부를 다니셨다. 외부를 나가시는 일은 잘 없어서 답답하시면 시설 복도를 끝에서 끝까지 몇 번이고 걸으신다고 한다. 청소가 끝난 후에 약한 치매나 혹은 정신이 온전하신 분들과는 노래를 불러드리거나 말벗을 해드렸고, 중증 치매이신 분이나 거동을 하실 수 없는 분들과는 눈을 맞추며 천천히 말을 걸고 손을 잡아 드렸다. 비록 치매를 앓고 계시나, 손을 잡아 드리니 눈이 휘어지며 해맑게 웃으시는 모습들이 마치 소녀 같으셨다. 놀랍게도 어르신들의 손은 정말로 부드럽고도 따뜻했다.


우리 손자는. 손자 이름이 00인데. 내가 초등학교 입학식 중학교 입학식 고등학교 입학식을 다 다녔어. 걔한테는 내가 엄마야 엄마. 공부는 또 얼마나 잘하는지 전교 1등을 다 하구. 00이가. 그러니까 우리 손자 이름이 00인데 애가 그렇게 똑똑하다. 3대 독자라 내가 걔한테 못 해준 게 없어. 다 해줬지. 전에 전화로 면회 한번 오라고 했는데 오지를 않아. 아직도 오지를 않아.”

[신내동 꽃동네 최00 할머님과의 대화 ]


꽃동네에 계시는 어르신들은 물론 거동이 불편하시어 가정에서 함께하기 어려울 수 있는 분들도 계셨지만, 말씀도 잘하시고 정신도 온전하시며 심지어 시사상식에 능통하시고 영어와 일본어를 구사하시는 분들 또한 계셨다. 그런 대부분의 어르신은 제법 쾌적한 요양원의 시설과 다정한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의 손길을 받고 있지만, 가족을 그리워하시는 모습이었다. 40분도 넘게 손자와 아들 이야기를 하시던 최00 할머님은 손자의 이름을 계속 말씀하시는 걸 빼면 치매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온전한 정신이셨다. 대화 동안 10번은 다시 말씀하시던 손자의 이름은 어쩌면 치매가 아니라 그리움에서 비롯한 것이 아닐까.

요양원 입소가 오히려 노인들을 위한 선택이라고 믿는 보호자들은, 어르신들로 하여금 평생을 헌신한 가족들을 떨어뜨려 놓는다. 어르신들에게는 윤이나는 바닥과 전문가 선생님들의 24시간 보살핌보다는 가족들과의 대화 한마디가 더 소중하지 않을까. 누군가의 어머니 아버지셨고 언젠가는 소년 소녀셨을 그분들에게는, 여전히 눈을 맞추고 손을 잡아줄 사랑하는 이가 절실하다. 그분들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하며 어떤 남도 대신할 수 없는 가족의 정을 회복해야 할 때이지 않을까.

[대한민국 청소년 기자단 사회부=4기 백정현 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4기이건학기자 2017.04.03 09:54
    꽃동네 최할머니 인터뷰 내용이 짠하네요ㅜㅜ 저도 앞으로 시간이 난다면 저런 봉사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야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744190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741412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163421
우리의 삶을 사랑하는 법, 영화로 배우다 1 file 2016.05.12 황지연 15794
우리의 삶을 혁신적이게 이끄는 구글의 AI 기술들! file 2017.07.25 김지훈 29656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범이 내려 온다' 1 2020.11.27 전채윤 17045
우리의 아픈 역사가 있는 곳, 서대문형무소를 다녀오다 6 file 2017.02.23 한유진 15761
우리의 여가시간, 무엇으로 보내고 있을까? 2 file 2016.03.19 신경민 18664
우리의 영원한 영웅들, UN묘지에 잠들다 2021.12.20 김예린 9955
우리의 외출을 방해하는 미세먼지! 예방법은? file 2017.06.26 곽서영 14787
우리학교 전담경찰관 3 2017.04.01 양지원 14253
우비 입은 소녀상, 제1399차 수요집회 file 2019.09.27 유채린 14110
우주로 가는 과학!! ‘Science to space’ file 2017.09.27 백예빈 16372
우주를 체험하다, 대전시민천문대 2017.09.19 정민경 13440
우체국예금·보험과 함께하는 2022 우체국 문화전 file 2022.06.07 이지원 8419
우파루파, 키워도 되나요? 1 file 2019.11.25 정수민 29599
울산 글로벌 ODA 포럼, 공업과 환경의 조화 대책 논의했다 file 2023.12.07 최해인 5043
울산 무거천 궁거랑축제 file 2019.04.26 송은녁 17853
울산 북구 청소년 예술제 "너의 끼를 보여줘!" file 2017.09.26 김태은 15111
울산 태화강, 예쁨예쁨한 '한복입은 봄 페스티벌' 4 file 2017.05.15 4기임소연기자 16691
울산 현대 AFC 챔피언스리그 통산 두 번째 우승! 1 file 2020.12.23 최준우 13800
울산광역시 교육청,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학부모 연수 개최 1 file 2018.05.02 조예린 14885
울산광역시 숨은 골목길 찾기 - 똑딱길, 고복수 재즈길 file 2017.10.10 이가현 15429
울산광역시 중구 성남 청소년 문화의 집 '수학 창의 꿈터' 프로그램 개최 1 file 2017.04.23 최가연 16050
울산의 랜드마크, 태화강 국가정원 file 2021.10.25 김지언 11757
울산의 밤을 비추다! 2 2019.01.08 김찬유 13654
울산의 새로운 문화 공간, 울산시립미술관 2 file 2022.02.24 김지언 11320
울산의 축제, 쇠부리축제 2018.05.25 김부상 16086
울산이 더위를 이기는 법, 태화강 납량축제로 오세요! 4 file 2017.08.12 최다혜 15104
웃음짓는 청년상인, 살아나는 전통시장 1 file 2016.08.25 류지석 16535
워싱턴 Ford's Theater, 링컨의 마지막 흔적을 찾아서 file 2017.06.28 박세은 14146
워싱턴에서 한반도 평화 기원 행사 개최 1 file 2016.08.12 김현승 14813
워터파크는 코로나 시기에 안전한가? 1 file 2020.08.24 나주현 12579
원광대 한약학과, 쌍화탕 전달 봉사활동 성공적으로 마쳐 file 2021.10.25 김다혜 10474
원광대, 2017 세계 뇌주간 행사 개최 file 2017.03.18 김도연 14908
원더우먼 주인공 갤 가돗, "사람은 사람일 뿐..." 논란 file 2021.01.11 임이레 14335
원숭이와 친해져볼까?! 에버랜드 '몽키밸리 리얼대탐험' file 2015.06.07 김민정 41031
원자만 한 두께의 2차원 반도체를 쌓아 초격자 구조 구현 성공... 양자컴퓨터 소자로 사용 가능 file 2021.07.26 한건호 11473
원주 노숙인 센터, 사람들과 정을 나누다 file 2016.05.19 김가흔 16519
원주 역사 박물관으로 오세요~ 2017.07.25 차유진 15275
원탁회의에서 청소년이 외치다 1 file 2017.08.26 조인정 15022
월드 스타 방탄소년단, 유 퀴즈 온 더 블럭 단독 출연! 2021.03.03 전채윤 11734
월드컵 본선 진출 성공? 아니, 본선 진출 '당했다' file 2017.10.25 정재훈 14497
월드컵으로 경제 한걸음 – 러시아 월드컵과 파레토 최적문 1 file 2018.06.21 김민우 24900
웹드라마 '독고빈은 업뎃중', 8월 28일 첫 방송 file 2020.08.26 노연우 16842
웹툰 X 가요계 특급 콜라보 열풍 file 2020.10.27 유채연 16127
웹툰보다 더 웹툰 같은 가장 완벽한 영화의 등장 <치즈 인더 트랩> 3 file 2018.03.26 김응민 16239
위기를 기회로! 학생들을 위한 자기 계발 활동 9 file 2020.04.14 송다은 13205
위기의 예술소비시장, 도깨비 책방이 구한다! 2 file 2017.02.24 김현정 12719
위로받고 싶은 당신에게,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1 file 2019.03.25 최가온 18223
위안부 소녀상을 태우고 달리는 151번 버스를 아시나요? 5 file 2017.08.25 이준형 1589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