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양극화 사회에 전하는 공감과 소통” 푸른숲주니어, '네가 속한 세계' 신간 출간

by 디지털이슈팀 posted Jan 11, 2021 Views 1349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376.png

[이미지 제공=푸른숲주니어]


“내가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지 네가 알기나 해?

너와 나 사이에는 넓고 깊은 강이 흐르는 게 분명해.”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끝났다던가. 코로나 19 이후 교육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쏟아져 나온다. 성장 소설 《네가 속한 세계》는 가정 형편의 격차가 학력 격차로 이어지는 현실을 당사자인 10대의 삶에 비추어 치열하고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2019년 일본 아동문학가 협회상과 빈곤 저널리즘 대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현지 독자들에게 “계급 격차를 메우는 작품”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같은 해 뮌헨 국제 청소년 도서관에서 선정하는 ‘화이트 레이븐’ 목록에도 수록되어 작품성과 보편성을 널리 인정받기도 했다.


여기, 중학교 3학년이라는 공통점 말고는 모든 면에서 정반대인 두 아이가 있다. 넉넉한 집안에서 자란 소년 가즈마와 국가 지원 없이는 생계가 불가능한 소녀 이쓰키. 가즈마는 부모의 강압적인 훈육과 학업 스트레스에 짓눌려 있지만, 이쓰키는 집안일부터 동생의 육아까지 돌보며 가장의 역할을 도맡고 있다. 


《네가 속한 세계》는 이처럼 살아가는 세계가 전혀 다른 소년 소녀가 교대로 화자로 등장해 함께 이끌어 나가는 이야기이다. 둘은 ‘카페 안식처’에서 만나 각자의 상처와 희망, 세상의 부조리에 대해 배워 나가며 편견을 넘어 서로에게 다가간다. 말하자면 ‘카페 안식처’는 이편과 저편의 세계에서 방황하던 두 청소년이 두 세계의 경계선에서 찾은 작은 쉼터다.


이 치유의 공간을 중심으로 매력적인 인물들이 그려내는 삶의 풍경과 깊이는 독자가 어디에 속해 있든, 익히 알고 있는 세계의 안쪽, 낯선 속살까지 들추어낸다. 견고하기만 한 양극화 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킬 공감과 소통의 이야기이다.



치유하는 자가 치유 받는 특별한 공간, ‘카페 안식처’


누구에게나 마음이 허우룩해지는 순간이 있다. 학교도, 집도, 친구도, 가족도, 그 무엇도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 잠시만이라도 좋으니 쏟아지는 바람과 비를 피해 내 마음을 머물게 할 안식처가 필요한 순간. 곰팡내 나는 아파트, 늘 누워 지내며 나약한 소리만 해 대는 엄마가 지긋지긋한 이쓰키에게는 다행히 작은 해방구가 있다. 바로 ‘카페 안식처’. 이쓰키는 집안일을 마친 저녁이면 어김없이 그곳으로 향한다. 초등학교 때 소년 야구팀 코치였던 아저씨가 운영하는 카페 2층 방에서 놀고, 자고, 먹는 소소한 자유를 누리며 어린아이처럼 마음 편히 쉬는 것이다. 매일 여기를 찾는 또 한 명은 중학교 1학년인 흑인 혼혈 아벨. 덩치는 웬만한 어른보다 크지만, 무슨 사연인지 말을 못 한다. 


이쓰키와 아벨의 쉼터인 카페 안식처에 의외의 손님이 더해진다. 바로 가즈마다. 지독한 입시를 뚫고 입학한 유명 사립 중학교에 낙오한 가즈마가 최상위권 고등학교를 목표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던 어느 날의 일이다. 매실주를 보리차로 착각해 마신 뒤, 술에 취해 돌아본 자신의 삶이 너무나 절망적이어서 저도 모르게 육교 난간 너머로 몸을 기울이게 된다. 


마침 이를 목격한 이쓰키는 빚더미에 시달리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빠를 떠올리고 난간에 매달려 있던 남자의 덜미를 낚아채 한 대 매섭게 올려붙인다. 잘 보니 그는 같은 반 전학생인데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있다. 이쓰키는 그런 가즈마를 카페 안식처로 데려온다. 


그런데 가즈마가 취기에 그만 자신이 이전 중학교에서 잘려서 전학을 왔으며 그 사실은 절대 비밀이라는 바보 같은 고백을 해 버린다. 이쓰키는 아벨의 과외 선생을 떠맡기며 거절하면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협박라고, 그때부터 가즈마는 ‘카페 안식처’를 드나들며 아벨에게 공부를 가르치게 된다. 강제로 베푸는 입장을 떠맡았지만 의외로 공부를 가르치는 일은 보람차다. 거기 더해 카페 주인장의 넉넉한 보살핌과 자신을 믿고 따르는 아벨로부터 치유 받는 기분을 느낀다. 


어느 날 가즈마는 이쓰키의 고단한 일상에 대해 알게 된다. 기초 생활 수급 세대의 자녀는 학비를 지원받을 수도 없고, 아르바이트 수입은 전부 국가에 신고해야 하며, 그만큼 생활비도 깎인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함께. 가즈마는 복지 제도의 모순에 의문을 파고든 끝에 이쓰키의 장래를 바꿀 실마리가 되는 정보를 손에 쥐게 되는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카페 안식처’는 누구나 한 번쯤 애타게 그려 보았을 온전한 쉼의 공간이다. 소소한 자유를 맛보는 사이 나도 몰랐던 진짜 내 마음, 모습까지 발견하게 되는 ‘마음의 베이스 캠프’. 그런 공간에서 치유의 시간을 공유하게 된 가즈마와 이쓰키는 ‘세상 물정 모르는 왕자님’과 ‘생활 수준이 낮은 질 나쁜 아이’라는 선입견을 넘어 한발 한 발 서로에게 다가간다. 


그로써 이쓰키는 억눌러 왔던 꿈을 싹틔우게 된다. 가즈마는 약한 자는 더 약해지고, 강한 자는 한층 더 강해질 수밖에 없는 세상에 분노하면서도, “아름답지만 어딘가 부족한 듯한 법률과 제도”(254쪽)를 배우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품게 된다. 

두 아이는 타인의 삶에 관심을 기울인 끝에,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소통과 이해가 가로막힌 양극화 사회에서, 타인의 존재에 귀 기울일 때, 자신의 삶 또한 새롭고 성숙한 자세로 받아들일 수 있음을 일깨우는 듯하다.



‘모든 아이는 존재만으로도 사회의 투자를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수년 전, 전 세계를 휩쓴 1대 99 운동부터 얼마 전 한국 문화계를 뒤흔든 〈기생충〉열풍까지, 계급 갈등은 끓는점을 향해 달려가는 21세기의 핵심 화두다. 주요 언론사들은 2021년 신년 특집 기사에서 지금 우리나라 시민들이 뜨겁게 갈구하는 키워드는 ‘공정’이라고 전한다. 


아동·청소년의 빈곤 문제를 조명한 작품이 그리 많지 않은 지금, 《네가 속한 세계》는 우리 시대의 화두에 부응하듯, 불공평한 세상의 격차를 메우려는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10대의 눈높이에서 독자를 설득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이는 누구나 사회로부터 투자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점을 당당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얼핏 소심해 보이지만 필요한 순간에는 통찰력을 발휘하는 이지적인 캐릭터 가즈마. 씩씩하고 터프하지만 여리고 따뜻한 속내를 숨긴 반전 있는 캐릭터 이쓰키. 두 주인공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진 벼랑 밑에서 냉철한 판단력과 지극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벽돌을 쌓아올린다. 


그 가운데 사회 복지의 기능과 맹점에 대해 청소년 독자의 이해를 돕는 한편, “제도란 건 모르면 확실히 손해 보게 되어 있어.”(190쪽)라고 말하는 가즈마의 입을 통해 복지 제도를 활용하는 것은 ‘사회로부터 받는 적선이 아닌 투자’라는 점을 똑똑히 전달하고 있다.



지은이 : 야스다 카나

일본 효고 현 니시노미야 시에서 태어나, 오사카교육대학을 졸업했다. 2013년 《내일도 삼각형, 라쿠고 하기 좋은 날》로 제54회 고단샤 아동문학 신인상 가작을 수상했으며, 동화 《케로냔누》《레이와 보낸 여름》 《고래 아가》 《그날과 같은 하늘》 《뭐야!》 등을 펴냈다.

청소년 소설 《네가 속한 세계》는 우리말로 번역된 첫 작품으로, 2019년 일본 아동문학가 협회상과 빈곤 저널리즘 대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화이트 레이븐에 선정되었다.



디지털이슈팀

news@youthpress.net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591474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589102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010688
떠나간 사람들을 떠올리는 특별한 방법 file 2017.05.24 박수연 13281
핸드메이드코리아, 겨울에 다시 만나요! file 2017.07.26 박미소 13280
문화조건의 볼모지에서 피어난 기적, 충남 서천군 봄의 마을 종합교육센터 2017.10.25 전건호 13277
에너지자립 공공건축물, 에너지드림센터 2019.03.04 박정현 13276
청소년이 청소년 참정권에 대해 말하다 file 2018.05.25 염가은 13274
보험업계의 뜨거운 바람, 블록체인 file 2017.10.10 이나현 13274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싶다면 영화 <하루>와 함께 file 2017.07.10 김보미 13271
여행에 대한 변화된 생각, ‘현지화’를 꿈꾸는 여행객들 file 2017.03.26 백지웅 13271
줄어드는 산호초, 위협받는 우리 미래 file 2020.10.29 전승호 13270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1인 미디어! 다양한 분야의 1인 미디어에 대해 알아보자! 2 file 2017.08.22 정혜원 13267
2018 부산국제음식박람회, 성황리에 폐막 file 2018.11.02 김도경 13263
배에 대해 알고 싶어? 그러면 ‘거제 조선해양문화관’으로! file 2017.08.06 김나경 13262
시민들을 위한 지하차도, 시민들에게 공포감 조성? 2 file 2017.04.02 정선아 13262
"UN의 날" 맞아 UNSA 부산지부에서 포럼 개최 file 2020.10.22 최준서 13261
5월 영화 전주에서 즐기자! 전주 국제 영화제 3 file 2017.05.09 김수인 13261
맛있는 것을 주지 않으면 장난을 칠 거야! 2017.10.24 박승미 13260
부처님 오신날 우리들의 시민의식 1 file 2016.05.23 신동현 13260
제23회 한일고교생교류캠프 서막이 열리다~! file 2016.07.18 윤동욱 13258
지역 주민 모두를 하나로 뭉치게 만든 ‘오송 한마음 축제’ file 2017.08.01 박정은 13257
대규모 핸드메이드 페어, '2017 핸드메이드코리아 섬머' file 2017.07.22 이나영 13257
공공의 적, 미세먼지 1 file 2017.05.25 고아연 13257
배달 앱으로 시킨 음식, 과연 믿을 수 있을까? file 2020.11.27 이수미 13256
사라져버린 대한민국 7 file 2017.02.19 김다혜 13256
새로운 혁신 도전, 아이폰8 vs 혁신보단 안정성, 갤럭시 노트 8 2017.10.11 이지윤 13252
맨손으로 123층 롯데월드타워를 등반한 여성 선수의 도전 결과는..? 1 file 2017.05.22 김다은 13252
4차 산업혁명의 현주소 2 file 2017.03.21 양가을 13251
통계로 알아보는 낙태죄 폐지 file 2020.11.25 김자영 13247
사회의 변화, 무조건 좋은 것인가? file 2017.07.21 김다희 13245
빼빼로 데이는 마케팅 효자? 1 file 2017.11.28 이종은 13241
장애인가족 복지국가를 향하여, 제33회 ‘전국장애인부모대회’ file 2017.09.20 윤민지 13241
UN, 중앙아시아와 아프간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 전하다 file 2020.12.17 김태환 13239
배우들이 돋보이는 영화 '좋아해줘' 1 file 2018.01.03 정유정 13235
우리 그리고 세상을 위한 대회, 너희도 내년에 참가해봐! 2017.12.01 이유정 13232
과천 누리마 축제의 현장으로 2017.11.24 고은빈 13229
실감형 콘텐츠로 방구석 문화생활 즐기기 2 file 2020.12.18 이소은 13228
떠오르는 할랄 시장...'할랄산업엑스포코리아 2017' file 2017.08.24 이신희 13226
부산모터쇼 출시 차종은? 2018.06.14 안디모데 13224
세계를 떨게 한 워너 크라이 랜섬웨어 1 file 2017.05.28 김다은 13224
산업혁명이 또 일어난다고? 2 file 2018.03.01 손정해 13219
삼성 갤럭시 S8 베일 벗다 2 file 2017.03.24 유근탁 13217
원더우먼 주인공 갤 가돗, "사람은 사람일 뿐..." 논란 file 2021.01.11 임이레 13216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1. 2. 3 어울림 파크 골프 대회 성황리에 끝마쳐 2017.07.26 정인영 13216
경기 불황 속 작은 사치 file 2017.07.25 박주연 13216
달콤함에 묻힌 영웅, 안중근 의사 2 file 2017.03.26 노혜원 13213
따뜻한 마음에 보답하다 <제4회 마포구청소년자원봉사대회> file 2018.11.30 강민주 13212
도깨비들의 시장, 서울밤도깨비야시장 1 file 2017.03.30 김민지 13212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줄 'MBN Y 포럼 2019' 2019.02.12 오승엽 13211
제16회 2017 KWC 시상식의 그 뜨거웠던 현장 속으로! 5 2017.08.25 박채영 1321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97 Next
/ 97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