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기자수첩] 셀프 계산대는 약자들을 존중하고 있을까

by 김하은대학생기자B posted Dec 30, 2023 Views 409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셀프 계산대 이미지.pn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하은 대학생기자, 한 편의점에 설치되어 있는 셀프계산대]

키오스크(Kiosk), 이제 우리에겐 너무 익숙해진 이름이다. 편의점, 음식점, 영화관 등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키오스크는 주문을 지배하는 ‘신문물’이다. 가게 입장에서 일거리를 수월하게 단축시켜주고 손님과 주문을 하며 미묘한 신경전을 주고받을 필요도 없게 해주는 키오스크는 그 유용성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제는 직접 주문을 해야 하는 가게를 찾기 힘들 정도이다. 그렇게 하나 둘 바뀌어가는 사회의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노인들이다.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를 따라가는 것은 한평생을 손글씨로 편지를 쓰고 우표를 붙여오던 노인들에겐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사회는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편리한 디지털 시대를 광고하고 애용한다. 자그마한 폴더 폰에 연락처 하나 등록하기도 버거운 노인들에게 키오스크를 사용하게 한다는 건 마치 평생을 목수로 살았던 사람에게 기계를 제작해보라는 말과도 같다.

인터넷에는 가끔 키오스크를 하염없이 바라보다 결국 돌아선 노인의 이야기, 정말 먹고 싶은 가게를 찾아갔다가 키오스크로 주문을 못해 슬픈 마음 만을 안고 돌아온 장애인의 이야기, 그 밖의 현대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운 노인들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온다. 음식점의 알바생들은 이러한 노인들이 도움을 요청하면 대부분 바쁜 와중 일거리를 더 떠맡고 싶지 않은 마음에 대충 안내하거나, 그저 키오스크 설명대로 주문하라고 말할 뿐이다. 

시대는 확실히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급변한 생활방식에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게 존중과 배려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 

작은 안내문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키오스크 주문이 어려우신 분들은 언제든지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세요’. 단 한 줄의 문장이어도 머뭇거림을 유의미하게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거의 정착화되어 버린 키오스크 주문을 이제와서 다시 예전으로 바꾸자는 제안은 어불성설이다. 가장 효과적인 해결방안은 결국 배려와 존중이다. 

그렇기에 더욱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회 분위기의 조성은 시대를 타지 않고 언제까지나 추구 되어야 할 덕목이다. 우리는 나이로, 성별로, 성향으로, 외관으로 특정 타인들을 묶어 자신이 생각하는, 혹은 ‘우리’가 생각하는 프레임을 뒤집어 씌운다. ‘우리’는 ‘우리’로 존재하고, ‘그들’의 범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들’은 정상적이고 지배적인 ‘우리’를 형성하게 해주는 마치 그림자 같은 존재로 빛에 종속되어 존재한다. 

그것이 ‘우리’가 지정한 ‘그들’의 역할이다. 노인들은 철저히 ‘그들’이 되어 목소리가 크고, 고지식하고, 기피하고 싶은 존재로 낙인 찍히기도 한다. 노인들이 살아왔던 시대적인 배경은 어떠했는지 이해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은 채 그저 다르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도 우리만의 시대를 살고 있다. 혹시 아는가, 몇 십년이 지났을 때 ‘그들’이 되는 건 ‘우리’일지도 모른다.
 
도움을 청하는 노인이 있으면 기꺼운 마음으로 도와주려는 사람이 가득한 사회를 꿈꿔 본다. 자신의 행동이, 사회분위기로 형성되는 행동들은 결국 우리에게 모두 돌아온다. "대접받고 싶은대로 상대에게 행동하라" 이 유명한 격언은 마치 이 글을 관통하는 듯하다. 가끔 우리 세대가 젊음에 한복판에서 간과하는 진리가 있는 것 같다. 그건 바로 우리의 미래의 모습은 노인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6기 대학생기자 김하은]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316787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483861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697139
2%부족한 9시등교 2014.09.24 이효경 21173
9시 등교, 적합한 시스템인가 2014.09.11 양세정 21161
만 18세 선거권 하향, 그 논란의 주 요지는? 6 file 2017.09.08 이지현 21155
소녀상 농성, 그 400일의 분노 file 2017.02.06 윤은서 21133
약국에 가지 않아도 일부 약을 살 수 있다, <안전상비의약품약국 외 판매제도>에 대해서 1 file 2017.02.19 차은혜 21132
프라임 사업의 취지와 문제점 3 file 2016.05.15 김혜린 21117
피고는 '옥시', 국민은 '싹싹' 32 file 2017.01.09 이주형 21107
종교가 우선인가, 안전이 우선인가? 더 커진 '부르카' 착용 논란 file 2017.11.01 이윤희 21090
양날의 검, 9시 등교 2014.09.25 김익수 21053
클릭 금지! '택배 주소지 재확인' 11 file 2017.01.22 최영인 21018
'대한청소년이공계학술연합' 이번엔 국내 유명 청소년 행사인 ‘한국청소년학술대회’ 표절·베끼기 의혹 (종합 2보) file 2017.07.17 온라인뉴스팀 21000
對(대하다)北제재 아닌 對(대화하다)北을 향한 길 7 file 2016.02.24 김선아 20999
9시 등교는 꼭 필요하다!! 1 2014.09.25 김영진 20992
엑소 콘서트 티켓팅, 과한 열기로 사기 속출 19 file 2016.02.25 김민정 20962
없어져야 할 문화, 할례 2 file 2019.04.27 이승환 20924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 4 2017.03.14 추연종 20908
9시 등교,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2014.09.09 김도희 20886
쓰레기 무단투기...양심도 함께 버려진다 2 file 2020.04.29 정하늘 20880
9시등교 누구를 위한 9시등교인가? 2014.09.06 박인영 20864
[:: 경기도의 9시 등교, 시행해본 결과는 ...?? ::] 2014.09.16 장세곤 20797
미디어의 중심에 선 청소년, 위태로운 언어문화 2014.07.27 김지수 20781
한 여성의 억울한 죽음, 그리고 그 이후의 논란 5 file 2016.05.24 유지혜 20760
청소년들의 금연,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2014.07.31 이종현 20724
공익과 사익의 충돌_이해관계충돌방지법 file 2020.05.04 임효주 20686
요즘 뜨고 있는 비트코인...도대체 뭘까? file 2017.12.18 임채민 20667
혼밥을 아시나요? 16 file 2017.02.19 민소은 20656
업사이클링?, 업사이클링 인지 정도에 대해... file 2019.06.17 김가희 20598
숨겨주세요, 여성용 자판기 2 file 2016.08.25 김선아 20595
[오피니언] 모든 병의 근원! 흡연!!! 2014.07.27 전민호 20580
권리는 없고 의무만 가득한 ‘19금’선거권 4 file 2017.02.05 최은희 20528
버스 정류장이 금연 구역이라고요? 2 file 2018.08.10 남지윤 20524
노랑나비, 위안부 할머님들을 위해 날다. 1 file 2016.03.24 강민지 20523
9시 등교, 그것이 알고 싶다. 2014.09.21 부경민 20485
동탄 메타폴리스 화재, 인명 피해까지 발생해 3 file 2017.02.06 이채린 20467
다시 보는 선거 공약... 20대 국회 과연? 1 file 2016.04.24 이예린 20439
공부 시간이 줄어들었다? 2014.09.21 고정은 20438
9시등교, 최선 입니까? 2014.09.21 전지민 20438
서울대 치대, 전원등록포기? 4 2016.03.08 임은석 20397
지켜보자 9시 등교 2014.09.25 김예영 20367
선거구 획정안, 국회는 어디로 사라졌나? 13 file 2016.02.07 진형준 20353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어떤 영향이 있을까? 2017.02.24 김태욱 20344
9시등교, 진정으로 수면권을 보장해주나? 2014.09.21 정세연 20330
[9시 등교] 상존하는 양면적 모순은 누구의 책임인가 1 2014.09.14 박현진 20320
포항공항- 주민들과의 오랜 갈등 빚어…… 2 file 2016.08.21 권주홍 20309
커피 값으로 스마트폰을 사다?! 11 file 2016.02.20 목예랑 20289
우리나라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해외 사례로는 무엇이 있을까? 2 file 2019.04.24 최민영 20271
언어는 칼보다 강하다 2014.07.27 박사랑 20239
9시 등교는 학생 주체 교육제도의 첫 시작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인가 2014.09.23 박민아 2023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