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공인중개사사무소 전창호 대표와의 대면 인터뷰를 통해 영등포구 신길2구역 재개발에 대해 알아봤다. 재개발의 배경과 과정을 들으니 비정규노동자들의 쉼터 ‘꿀잠’과의 이해관계가 더욱 궁금해졌다. 현재 꿀잠은 신길2구역 재개발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놓였으며 1인 시위 등을 진행 중이다. 전창호 대표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꿀잠을 찾아가 김소연 운영위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다음은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함지원 대학생기자]
Q. 꿀잠 쉼터는 어떤 공간인가.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꿀잠 쉼터는 왜 필요하고 어떤 의미를 가지나.
A. 꿀잠 쉼터는 2017년 8월에 문을 열었다. 많은 기업들의 본사는 주로 서울에 있기에, 지방에서 해고를 당하더라도 결국 싸우기 위해 본사로 오게 된다. 그 과정에서 노숙과 농성을 하게 되면 휴식을 취하고 옷을 세탁할 공간이 열악한데, 이때 편하게 와서 투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쉼터에서 주로 하는 일은 밥 먹고 잠을 자는 것이며, 비정규노동자 이외에도 우리 사회에 차별을 없애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위해 일하는 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Q. 취지를 보았을 때 노총과도 비슷한 의의를 가질 것 같다. 어떤 점이 다른가.
A. 노총과 같은 상급조직의 경우 소속 단위가 많아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따라서 꿀잠 쉼터와 같은 환경을 제공해주기는 쉽지 않다. 타 단체 또한 일반 사무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어 씻고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은 없다. 또한 노동조합에 속해있지 않는 노동자들에게도 동등하게 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꿀잠 쉼터는 국내에 유일무이한 공간이다.
Q. 차별이나 싸움과 같은 단어를 언급하였는데, 일반인들은 피상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뜻하나.
A. 산업재해로 돌아간 김용균 노동자를 아는가. 그는 노동조합에 소속되어 있지 않았지만 그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기 위해 많은 이들이 투쟁하였다. 고인의 부모님도 태안에서 싸우시다 서울로 올라왔다. 그때 머문 곳이 꿀잠 쉼터이다. 맞서 싸우고, 합의하고,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기까지 몇 개월을 머무셨다. 이러한 눈에 보이는, 그리고 보이지 않는 것들을 위해 맞서 싸우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 바로 꿀잠이다.
Q. 법제적인 측면을 위해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은 어떤 것이 있나? 특별히 투자하는 교육이 있는가.
A. 현재 많은 이들이 비정규직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예전에는 비정규직이 아예 없었다. IMF 때 만들어진 비정규직은 IMF 종결 이후에도 점점 늘었다. 또한 비정규직은 파견, 1차 하청, 2차 하청, 플랫폼 노동 등 굉장히 다양하다. 꿀잠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차별을 당연시하고 자신이 부족해서 비정규직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잘못된 인식을 변화시킨다. 특별히 다양한 고용 형태를 알아보고 어떻게 변화시킬지 공론화하는 활동을 진행하고, 토론회와 강좌도 연다.
Q. 정부 지원은 받는가.
A. 일절 받지 않는다.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과 우리의 취지에 공감하고 도우려는 분들의 후원으로만 운영된다. 주체적으로 만든 공간이다. 또한 정부 지원을 받으면 온전히 자율적으로 운영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후원으로만 운영되는 것도 있다.
Q. 재개발이 이루어지면 꿀잠 쉼터는 완전히 중단되는가.
A. 현재로서는 집값 문제 등으로 철거가 되어 버리면 이사를 하기 상당히 힘들어지는 상태이다.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1인 시위 등으로 철거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코로나-19로 인해 쉼터 운영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A. 재정을 고려하여 규모에 비해 정말 최소한의 지출을 하고 있는 중이다. 정기 후원도 줄었었는데, 최근 재개발 문제로 난처한 상황을 아는 분들이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다.
Q. 오프라인 활동의 축소로 꿀잠 쉼터의 의미가 퇴색되는 건 아닌가.
A. 걱정이다. 작년에는 거의 활동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소규모로 온라인 오프라인 병행을 시도하였고, 전태일 열사에 대해 알아보기도 하고 노동 역사 기행 등을 주최하였다. 꿀잠은 노동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여러 문제들과 이슈에 대해서도 논하는 공간이다.
Q. 꿀잠이 없어지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국내 최초로, 정부 지원 없이, 노동자들을 위해, 이 시대의 아픈 이들을 위해 일하는 단체이기에 없어져서는 안 된다.
* 본 기획기사는 총 3편으로, 사회부 4기 오정우·함지원·이유림 기자가 함께 취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4기 대학생기자 함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