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사라져가는 프랑스의 엘리트주의

by 김소미대학생기자A posted Apr 26, 2021 Views 946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KakaoTalk_20210424_213312925.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소미 대학생기자]


지난 4월 8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의 모교이자 프랑스의 고위 관료 양성을 목표로 하는 국립행정학교(ENA)의 폐지와 동시에 해당 학교가 공공서비스 연구소(Institut du service public)로 대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 발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 아래 화상 회의로 이루어졌으며, 마크롱 대통령은 회의에 참석한 600여 명의 고위 관리들을 향하여 '고위 공직의 본질적인 혁명'을 이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정치 그랑제콜 중 하나인 국립행정학교는 제2차 세계 대전 직후인 1945년 10월 9일 프랑스 공화국 임시 정부의 주석이었던 샤를 드 골의 지휘 아래 설립되었다. 창설 당시 파리에 위치했으나 1991년 프랑스 동북부 알자스의 중심도시인 스트라스부르로 이전했다. 국립행정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최소 자격으로는 학사 학위를 소지했거나, 4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공무원이거나, 8년 이상 공직이 아닌 노조나 민간단체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첫 번째 응시 자격에 해당하는 학사 학위 소지자의 경우 합격자의 대다수가 사회과학 분야의 그랑제콜이자 엘리트 학교인 파리정치대학 출신이다. 이러한 현실을 두고 ENA는 이미 신입생 선발에서부터 균등한 기회와는 거리가 먼 '엘리트주의'를 지향하는 학교로 비판받아왔다. 오늘날 프랑스의 정계 및 관계에서는 ENA를 거치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며, 그들만의 이너 서클을 칭하는 '에나르크 (enarques)'라는 단어가 존재할 정도로 국립행정학교 출신들은 프랑스의 고위 공직을 꽉 잡고 있다.


ENA의 폐교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은 2009년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재임 당시부터 존재했으나 반대 여론이 우세하여 무산되었다. 그러나 2021년 마크롱 대통령은 양극화와 엘리트주의의 타파를 위해 "2022년 ENA를 폐교할 예정"이라고 공표했다. 이는 본인 스스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마크롱 대통령이 다른 학교도 아닌 자신의 모교를 폐지한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조치를 두고 프랑스 사회 곳곳에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엘리트주의와 불평등을 해소하는 실질적인 개혁이 아닌, 엘리트주의의 상징인 관료 양성 학교를 폐지함으로써 내세울 수 있는 자신의 업적을 남기려는 눈가림에 불과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마크롱 대통령의 ENA 폐교 추진 발표 이후, 프랑스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교육기관 체계인 그랑제콜의 운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랑제콜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그랑제콜 준비반을 거쳐서 진학할 수 있으며, 학업 능력이 우수한 상류층 가정 출신의 학생들이 진학하는 엘리트 교육 기관이다. 그랑제콜을 졸업한 우수한 두뇌들은 프랑스의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데에 이바지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랑제콜 졸업생들이 정치, 경제, 공학, 법조계 등 사회의 주요한 분야의 높은 자리를 꿰차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대학 졸업장을 가진 유능한 사람들에게도 균등한 기회가 주어진다고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내년에 추진될 국립행정학교의 폐교가 더 이상 학교 이름이나 순위가 아닌 개인의 능력을 중시하고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되기를 희망해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3기 대학생기자 김소미]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286103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454777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667962
방글라데시 여객선 사고 26명 사망 2 file 2021.04.12 이정헌 6744
한 달 넘게 이어지는 투쟁, 대우조선 매각 철회 촉구 농성 file 2021.04.13 김성수 6845
국내 연구팀, 차세대 반도체 소재 형성 과정 밝혀내... file 2021.04.14 한건호 7251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에 반일 불매 운동? file 2021.04.16 지주희 7996
4.7 보궐선거 이후 범야권의 반응은? file 2021.04.19 최원용 7426
4.7 보궐선거가 보여준 민심 file 2021.04.20 서호영 7256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 확진자 수에 정부의 대책, 특별 방역관리주간 file 2021.04.26 이효윤 7545
사라져가는 프랑스의 엘리트주의 file 2021.04.26 김소미 9463
4.7 재보궐선거 승리한 야당... '혼돈의 정국' file 2021.04.26 오지원 6605
4.7 보궐선거의 결과 그리고 그 이후의 행보 file 2021.04.26 백정훈 103584
코로나 시대, 청소년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file 2021.04.27 이민준 10486
아세안 정상 회의에서의 미얀마 군부 대표 참석을 반대하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시위대 file 2021.04.27 김민경 6617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새로운 무역전쟁의 '예고편' file 2021.04.28 박수현 7473
“러시아인들은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다"... 그러나 현재 일본은? 1 file 2021.04.28 김태환 10137
여러 민주화 시위에서 사용되고 있는 손가락의 영향력과 힘 2021.04.29 김경현 7744
KAI의 국산 수송기 개발 계획 어떤 수송기 만들려는 건가 file 2021.04.29 하상현 106710
잘못된 애국심: 분노하는 중국의 젊은이들 file 2021.04.30 민찬욱 8584
첫 mRNA 백신 등장, 아나필락시스의 원인은 PEG일까? file 2021.05.03 차은혜 8972
강제로 뺏어 간 자연을 다시 되돌려주는 일, 환경과 기후 변화 협약 file 2021.05.03 박연수 9791
대구·경북 신공항 특별법.. 균형 발전을 위해 제정 필요 file 2021.05.04 이승열 6852
더불어민주당의 위기… 난관 잘 헤쳐나가야 file 2021.05.10 김민석 6200
점진적인 경제활동 재개에 나선 프랑스 file 2021.05.10 김소미 7918
코로나 백신, 그에 대한 국내외 상황은? file 2021.05.18 마혜원 8009
도로 위 무법자, 전동 킥보드...이젠 안녕 1 file 2021.05.20 변주민 8622
文 대통령 "5.18의 마음이 민주주의가 되고, 코로나 극복 의지가 돼" file 2021.05.21 김현용 6632
신소재 그래핀과 보로핀의 산업화 해결 과제 file 2021.05.21 김률희 11478
미얀마 쿠데타에 대한 우리나라의 입장 file 2021.05.24 이수현 6835
논란의 중심인 국적법, 도대체 뭐길래? file 2021.05.24 서호영 7917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열흘 만에 휴전 합의 맺어 file 2021.05.24 고은성 6112
한미 미사일 지침 47년 만에 폐지! 자주국방에 한 걸음 더 가까이! 1 file 2021.05.24 하상현 9638
美 보건당국, 실내 '노마스크' 허용 file 2021.05.24 양연우 7148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끝은 어디인가? file 2021.05.24 심승희 7725
혼란스러운 부동산 문제, 부동산 특위의 해결방안은? file 2021.05.25 백정훈 8385
위기의 인도, 코로나19 극복하나? 1 file 2021.05.25 오경언 8695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11일 만에 휴전으로 멈춰 file 2021.05.25 민호윤 7349
삼성은 반도체 패권을 가져갈 수 있을까? file 2021.05.26 이준호 6685
새로운 형태의 자산 가치 상승, 현대 사회가 가지는 또 하나의 숙제 file 2021.05.26 한형준 7024
부동산 투기, 대한민국 거주 외국인에게도 일어나는 문제 file 2021.05.27 이수미 6620
25일 코로나 확진자 현황 file 2021.05.27 박정은 7906
2년 만에 한국 정상회담…성공적인가? file 2021.05.27 이승우 6852
가사근로자법안 발의, 환영의 목소리만 있을까 file 2021.05.31 하수민 6819
국적법, 누구를 위한 법인가? 95% 중국인 적용 대상 file 2021.06.02 이승열 6254
'한강 사건 타살 가능성 낮다'라는 전문가에게까지 근거 없는 억측 file 2021.06.03 박지훈 9245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승자는? file 2021.06.07 김민석 8199
대법원, 이기택 대법관 후임 인선 착수, 28일 후보자 추천 시작 file 2021.06.11 김준혁 6998
인도의 "검은 곰팡이균" file 2021.06.14 이채영 7215
차별금지법 제정, 한국 사회가 직면한 과제 file 2021.06.16 김도희 7627
세계 각국은 인플레이션 우려 중 file 2021.06.21 이강찬 1190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