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양극화 사회에 전하는 공감과 소통” 푸른숲주니어, '네가 속한 세계' 신간 출간

by 디지털이슈팀 posted Jan 11, 2021 Views 1431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376.png

[이미지 제공=푸른숲주니어]


“내가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지 네가 알기나 해?

너와 나 사이에는 넓고 깊은 강이 흐르는 게 분명해.”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끝났다던가. 코로나 19 이후 교육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쏟아져 나온다. 성장 소설 《네가 속한 세계》는 가정 형편의 격차가 학력 격차로 이어지는 현실을 당사자인 10대의 삶에 비추어 치열하고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2019년 일본 아동문학가 협회상과 빈곤 저널리즘 대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현지 독자들에게 “계급 격차를 메우는 작품”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같은 해 뮌헨 국제 청소년 도서관에서 선정하는 ‘화이트 레이븐’ 목록에도 수록되어 작품성과 보편성을 널리 인정받기도 했다.


여기, 중학교 3학년이라는 공통점 말고는 모든 면에서 정반대인 두 아이가 있다. 넉넉한 집안에서 자란 소년 가즈마와 국가 지원 없이는 생계가 불가능한 소녀 이쓰키. 가즈마는 부모의 강압적인 훈육과 학업 스트레스에 짓눌려 있지만, 이쓰키는 집안일부터 동생의 육아까지 돌보며 가장의 역할을 도맡고 있다. 


《네가 속한 세계》는 이처럼 살아가는 세계가 전혀 다른 소년 소녀가 교대로 화자로 등장해 함께 이끌어 나가는 이야기이다. 둘은 ‘카페 안식처’에서 만나 각자의 상처와 희망, 세상의 부조리에 대해 배워 나가며 편견을 넘어 서로에게 다가간다. 말하자면 ‘카페 안식처’는 이편과 저편의 세계에서 방황하던 두 청소년이 두 세계의 경계선에서 찾은 작은 쉼터다.


이 치유의 공간을 중심으로 매력적인 인물들이 그려내는 삶의 풍경과 깊이는 독자가 어디에 속해 있든, 익히 알고 있는 세계의 안쪽, 낯선 속살까지 들추어낸다. 견고하기만 한 양극화 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킬 공감과 소통의 이야기이다.



치유하는 자가 치유 받는 특별한 공간, ‘카페 안식처’


누구에게나 마음이 허우룩해지는 순간이 있다. 학교도, 집도, 친구도, 가족도, 그 무엇도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 잠시만이라도 좋으니 쏟아지는 바람과 비를 피해 내 마음을 머물게 할 안식처가 필요한 순간. 곰팡내 나는 아파트, 늘 누워 지내며 나약한 소리만 해 대는 엄마가 지긋지긋한 이쓰키에게는 다행히 작은 해방구가 있다. 바로 ‘카페 안식처’. 이쓰키는 집안일을 마친 저녁이면 어김없이 그곳으로 향한다. 초등학교 때 소년 야구팀 코치였던 아저씨가 운영하는 카페 2층 방에서 놀고, 자고, 먹는 소소한 자유를 누리며 어린아이처럼 마음 편히 쉬는 것이다. 매일 여기를 찾는 또 한 명은 중학교 1학년인 흑인 혼혈 아벨. 덩치는 웬만한 어른보다 크지만, 무슨 사연인지 말을 못 한다. 


이쓰키와 아벨의 쉼터인 카페 안식처에 의외의 손님이 더해진다. 바로 가즈마다. 지독한 입시를 뚫고 입학한 유명 사립 중학교에 낙오한 가즈마가 최상위권 고등학교를 목표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던 어느 날의 일이다. 매실주를 보리차로 착각해 마신 뒤, 술에 취해 돌아본 자신의 삶이 너무나 절망적이어서 저도 모르게 육교 난간 너머로 몸을 기울이게 된다. 


마침 이를 목격한 이쓰키는 빚더미에 시달리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빠를 떠올리고 난간에 매달려 있던 남자의 덜미를 낚아채 한 대 매섭게 올려붙인다. 잘 보니 그는 같은 반 전학생인데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있다. 이쓰키는 그런 가즈마를 카페 안식처로 데려온다. 


그런데 가즈마가 취기에 그만 자신이 이전 중학교에서 잘려서 전학을 왔으며 그 사실은 절대 비밀이라는 바보 같은 고백을 해 버린다. 이쓰키는 아벨의 과외 선생을 떠맡기며 거절하면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협박라고, 그때부터 가즈마는 ‘카페 안식처’를 드나들며 아벨에게 공부를 가르치게 된다. 강제로 베푸는 입장을 떠맡았지만 의외로 공부를 가르치는 일은 보람차다. 거기 더해 카페 주인장의 넉넉한 보살핌과 자신을 믿고 따르는 아벨로부터 치유 받는 기분을 느낀다. 


어느 날 가즈마는 이쓰키의 고단한 일상에 대해 알게 된다. 기초 생활 수급 세대의 자녀는 학비를 지원받을 수도 없고, 아르바이트 수입은 전부 국가에 신고해야 하며, 그만큼 생활비도 깎인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함께. 가즈마는 복지 제도의 모순에 의문을 파고든 끝에 이쓰키의 장래를 바꿀 실마리가 되는 정보를 손에 쥐게 되는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카페 안식처’는 누구나 한 번쯤 애타게 그려 보았을 온전한 쉼의 공간이다. 소소한 자유를 맛보는 사이 나도 몰랐던 진짜 내 마음, 모습까지 발견하게 되는 ‘마음의 베이스 캠프’. 그런 공간에서 치유의 시간을 공유하게 된 가즈마와 이쓰키는 ‘세상 물정 모르는 왕자님’과 ‘생활 수준이 낮은 질 나쁜 아이’라는 선입견을 넘어 한발 한 발 서로에게 다가간다. 


그로써 이쓰키는 억눌러 왔던 꿈을 싹틔우게 된다. 가즈마는 약한 자는 더 약해지고, 강한 자는 한층 더 강해질 수밖에 없는 세상에 분노하면서도, “아름답지만 어딘가 부족한 듯한 법률과 제도”(254쪽)를 배우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품게 된다. 

두 아이는 타인의 삶에 관심을 기울인 끝에,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소통과 이해가 가로막힌 양극화 사회에서, 타인의 존재에 귀 기울일 때, 자신의 삶 또한 새롭고 성숙한 자세로 받아들일 수 있음을 일깨우는 듯하다.



‘모든 아이는 존재만으로도 사회의 투자를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수년 전, 전 세계를 휩쓴 1대 99 운동부터 얼마 전 한국 문화계를 뒤흔든 〈기생충〉열풍까지, 계급 갈등은 끓는점을 향해 달려가는 21세기의 핵심 화두다. 주요 언론사들은 2021년 신년 특집 기사에서 지금 우리나라 시민들이 뜨겁게 갈구하는 키워드는 ‘공정’이라고 전한다. 


아동·청소년의 빈곤 문제를 조명한 작품이 그리 많지 않은 지금, 《네가 속한 세계》는 우리 시대의 화두에 부응하듯, 불공평한 세상의 격차를 메우려는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10대의 눈높이에서 독자를 설득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이는 누구나 사회로부터 투자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점을 당당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얼핏 소심해 보이지만 필요한 순간에는 통찰력을 발휘하는 이지적인 캐릭터 가즈마. 씩씩하고 터프하지만 여리고 따뜻한 속내를 숨긴 반전 있는 캐릭터 이쓰키. 두 주인공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진 벼랑 밑에서 냉철한 판단력과 지극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벽돌을 쌓아올린다. 


그 가운데 사회 복지의 기능과 맹점에 대해 청소년 독자의 이해를 돕는 한편, “제도란 건 모르면 확실히 손해 보게 되어 있어.”(190쪽)라고 말하는 가즈마의 입을 통해 복지 제도를 활용하는 것은 ‘사회로부터 받는 적선이 아닌 투자’라는 점을 똑똑히 전달하고 있다.



지은이 : 야스다 카나

일본 효고 현 니시노미야 시에서 태어나, 오사카교육대학을 졸업했다. 2013년 《내일도 삼각형, 라쿠고 하기 좋은 날》로 제54회 고단샤 아동문학 신인상 가작을 수상했으며, 동화 《케로냔누》《레이와 보낸 여름》 《고래 아가》 《그날과 같은 하늘》 《뭐야!》 등을 펴냈다.

청소년 소설 《네가 속한 세계》는 우리말로 번역된 첫 작품으로, 2019년 일본 아동문학가 협회상과 빈곤 저널리즘 대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화이트 레이븐에 선정되었다.



디지털이슈팀

news@youthpress.net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671195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668873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088657
[MBN Y FORUM] MBN Y FORUM, 불가능을 즐겨라! 2 file 2017.03.09 고주연 16325
사람들의 냉랭한 인간관계, 더불어 일어나는 소통문제 3 file 2017.03.09 김나림 13777
핵발전소! 이제 그만! 5 file 2017.03.09 오지석 13833
Dingo 세상의 온도, 한국의 겨울에 핫 팩이 되다 8 file 2017.03.08 김혜원 21429
밤이 밝은 도시 홍콩 (관광 취재) 2 file 2017.03.08 남현우 16733
세상을 바꾸는 도전, 영 메이커! 2 file 2017.03.07 이윤정 17076
시청자와 소통하는 방송, '1인 미디어' 5 file 2017.03.06 안자은 18868
폐건물이 청춘들의 아지트로 탈바꿈하다 ‘청춘 창고’ 3 file 2017.03.06 이소명 28049
청소년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대한민국청소년의회에서 만나다! 4 2017.03.06 최정원 15151
GIST 전성찬 교수,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을 통해 '준침습성 뇌 전기 자극' 효과 입증 2 file 2017.03.05 임오령 16113
안용복 장군 도일선 전시관 개관식 2 file 2017.03.05 양다운 14760
뮤지컬계의 전설적인 배우들 한국으로 월드투어 오다 4 file 2017.03.05 옥승영 15025
I Marymond You;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하나의 움직임 3 file 2017.03.05 김가빈 18817
1인 미디어 수익 기부, 이런 BJ도 있어요! 4 file 2017.03.05 정서희 20931
대한 독립의 함성, 부산 동구에서 울려 퍼지다 file 2017.03.05 유승빈 13711
대구 시민들의 외침, '시민열정, 희망으로 피어나다!' 2017.03.05 오지은 14339
동해(East sea)를 세계지도로, '우리가 대한민국!'-반크 청년 공공외교대사 4기 발대식 2017.03.05 신승주 14894
'저와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제주 강정마을 (제주 해군기지) 1 file 2017.03.04 김예진 17063
[MBN Y Forum] 불가능을 잊고 즐겼던 2017 MBN Y Forum 2 file 2017.03.04 박수연 15231
"친구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돼요..." 6 file 2017.03.04 신예진 14244
무한도전 7주간 결방 예능계 새 바람 불까? file 2017.03.04 이아현 14615
포켓몬 GO, 흥행 유지에 성곡할 수 있을까? 2 file 2017.03.04 최유석 13974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진화, 인류의 선택은? 2017.03.04 신온유 18275
천사가 될 수 있는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방법? 10 2017.03.03 하영서 16484
만해 한용운의 혼을 담다, 전국만해백일장 3 file 2017.03.03 오시연 14201
학생을 시민으로, 학교를 시민사회로! file 2017.03.03 김미현 13032
아~ 3.1절 서대문형무소를 태극기로 물들이다! 1 file 2017.03.03 김지민 16507
제6회 어린 연어 보내기 생태체험 행사 1 2017.03.02 정승훈 13686
[서대문, 1919 그날의 함성! 2017] file 2017.03.02 이서은 13829
소아암 환아들에게 자신감을 기부해주세요. 7 file 2017.03.02 박미소 16788
눈부신 발전, 그 뒤편의 아픔을 추억하다…일본 고베 항 지진 피해 메모리얼 파크 1 file 2017.03.02 조지원 18729
이색 도서관, 의정부 과학도서관을 소개합니다. 6 file 2017.03.01 임성은 16008
3·1절 맞아 대형태극기 게양... 대한독립만세 외치자! 12 file 2017.03.01 조묘희 16097
'포켓몬 고'안전불감증, 이대로 괜찮은가 7 file 2017.03.01 성유진 15175
즐기세요! 도전하세요! 상상하세요! 꿈을 펼치세요! 3 file 2017.03.01 유림 13898
책나눔터가 뭔지 알아? 4 file 2017.03.01 김경민 15047
"날자! 날자! 더 높이" 광주아동복지협회, 아동 문화예술 축제 열어 2 file 2017.03.01 이서현 14506
부산광역시 동래구, 온 세상에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다! 1 file 2017.03.01 이윤희 17120
조선의 그린벨트, 성저십리 2 file 2017.03.01 최지민 18687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2 file 2017.03.01 박효주 15648
시대의 어둠 속 작은 ‘등불’이 되었던 저항시인, 윤동주 2 file 2017.03.01 최은희 15798
'그루밍족' 이어 등장한 '남성 뷰티 유튜버', 앞으로의 활약 기대돼… 4 file 2017.02.28 박서연 16568
나무 뿌리의 습격 1 file 2017.02.28 최지민 18891
조선 최고의 식목왕, 정조 4 file 2017.02.28 최지민 15157
빅이슈, 당신이 읽는 순간 세상이 바뀝니다 4 file 2017.02.28 곽지현 16508
전국학생 나라사랑 토론대회: 청소년이 말하는 한국 file 2017.02.28 최지민 20601
학생을 위한 정책, 학생으로부터의 정책 1 file 2017.02.28 유성훈 13869
길었던 겨울 지나 봄 맞은 인공지능, 한국은 아직도 영하 5도 file 2017.02.28 장영욱 2503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