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양극화 사회에 전하는 공감과 소통” 푸른숲주니어, '네가 속한 세계' 신간 출간

by 디지털이슈팀 posted Jan 11, 2021 Views 146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376.png

[이미지 제공=푸른숲주니어]


“내가 지금껏 어떻게 살아왔는지 네가 알기나 해?

너와 나 사이에는 넓고 깊은 강이 흐르는 게 분명해.”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는 끝났다던가. 코로나 19 이후 교육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쏟아져 나온다. 성장 소설 《네가 속한 세계》는 가정 형편의 격차가 학력 격차로 이어지는 현실을 당사자인 10대의 삶에 비추어 치열하고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2019년 일본 아동문학가 협회상과 빈곤 저널리즘 대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현지 독자들에게 “계급 격차를 메우는 작품”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같은 해 뮌헨 국제 청소년 도서관에서 선정하는 ‘화이트 레이븐’ 목록에도 수록되어 작품성과 보편성을 널리 인정받기도 했다.


여기, 중학교 3학년이라는 공통점 말고는 모든 면에서 정반대인 두 아이가 있다. 넉넉한 집안에서 자란 소년 가즈마와 국가 지원 없이는 생계가 불가능한 소녀 이쓰키. 가즈마는 부모의 강압적인 훈육과 학업 스트레스에 짓눌려 있지만, 이쓰키는 집안일부터 동생의 육아까지 돌보며 가장의 역할을 도맡고 있다. 


《네가 속한 세계》는 이처럼 살아가는 세계가 전혀 다른 소년 소녀가 교대로 화자로 등장해 함께 이끌어 나가는 이야기이다. 둘은 ‘카페 안식처’에서 만나 각자의 상처와 희망, 세상의 부조리에 대해 배워 나가며 편견을 넘어 서로에게 다가간다. 말하자면 ‘카페 안식처’는 이편과 저편의 세계에서 방황하던 두 청소년이 두 세계의 경계선에서 찾은 작은 쉼터다.


이 치유의 공간을 중심으로 매력적인 인물들이 그려내는 삶의 풍경과 깊이는 독자가 어디에 속해 있든, 익히 알고 있는 세계의 안쪽, 낯선 속살까지 들추어낸다. 견고하기만 한 양극화 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킬 공감과 소통의 이야기이다.



치유하는 자가 치유 받는 특별한 공간, ‘카페 안식처’


누구에게나 마음이 허우룩해지는 순간이 있다. 학교도, 집도, 친구도, 가족도, 그 무엇도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 잠시만이라도 좋으니 쏟아지는 바람과 비를 피해 내 마음을 머물게 할 안식처가 필요한 순간. 곰팡내 나는 아파트, 늘 누워 지내며 나약한 소리만 해 대는 엄마가 지긋지긋한 이쓰키에게는 다행히 작은 해방구가 있다. 바로 ‘카페 안식처’. 이쓰키는 집안일을 마친 저녁이면 어김없이 그곳으로 향한다. 초등학교 때 소년 야구팀 코치였던 아저씨가 운영하는 카페 2층 방에서 놀고, 자고, 먹는 소소한 자유를 누리며 어린아이처럼 마음 편히 쉬는 것이다. 매일 여기를 찾는 또 한 명은 중학교 1학년인 흑인 혼혈 아벨. 덩치는 웬만한 어른보다 크지만, 무슨 사연인지 말을 못 한다. 


이쓰키와 아벨의 쉼터인 카페 안식처에 의외의 손님이 더해진다. 바로 가즈마다. 지독한 입시를 뚫고 입학한 유명 사립 중학교에 낙오한 가즈마가 최상위권 고등학교를 목표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던 어느 날의 일이다. 매실주를 보리차로 착각해 마신 뒤, 술에 취해 돌아본 자신의 삶이 너무나 절망적이어서 저도 모르게 육교 난간 너머로 몸을 기울이게 된다. 


마침 이를 목격한 이쓰키는 빚더미에 시달리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빠를 떠올리고 난간에 매달려 있던 남자의 덜미를 낚아채 한 대 매섭게 올려붙인다. 잘 보니 그는 같은 반 전학생인데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있다. 이쓰키는 그런 가즈마를 카페 안식처로 데려온다. 


그런데 가즈마가 취기에 그만 자신이 이전 중학교에서 잘려서 전학을 왔으며 그 사실은 절대 비밀이라는 바보 같은 고백을 해 버린다. 이쓰키는 아벨의 과외 선생을 떠맡기며 거절하면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협박라고, 그때부터 가즈마는 ‘카페 안식처’를 드나들며 아벨에게 공부를 가르치게 된다. 강제로 베푸는 입장을 떠맡았지만 의외로 공부를 가르치는 일은 보람차다. 거기 더해 카페 주인장의 넉넉한 보살핌과 자신을 믿고 따르는 아벨로부터 치유 받는 기분을 느낀다. 


어느 날 가즈마는 이쓰키의 고단한 일상에 대해 알게 된다. 기초 생활 수급 세대의 자녀는 학비를 지원받을 수도 없고, 아르바이트 수입은 전부 국가에 신고해야 하며, 그만큼 생활비도 깎인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함께. 가즈마는 복지 제도의 모순에 의문을 파고든 끝에 이쓰키의 장래를 바꿀 실마리가 되는 정보를 손에 쥐게 되는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카페 안식처’는 누구나 한 번쯤 애타게 그려 보았을 온전한 쉼의 공간이다. 소소한 자유를 맛보는 사이 나도 몰랐던 진짜 내 마음, 모습까지 발견하게 되는 ‘마음의 베이스 캠프’. 그런 공간에서 치유의 시간을 공유하게 된 가즈마와 이쓰키는 ‘세상 물정 모르는 왕자님’과 ‘생활 수준이 낮은 질 나쁜 아이’라는 선입견을 넘어 한발 한 발 서로에게 다가간다. 


그로써 이쓰키는 억눌러 왔던 꿈을 싹틔우게 된다. 가즈마는 약한 자는 더 약해지고, 강한 자는 한층 더 강해질 수밖에 없는 세상에 분노하면서도, “아름답지만 어딘가 부족한 듯한 법률과 제도”(254쪽)를 배우고 싶다는 새로운 꿈을 품게 된다. 

두 아이는 타인의 삶에 관심을 기울인 끝에,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소통과 이해가 가로막힌 양극화 사회에서, 타인의 존재에 귀 기울일 때, 자신의 삶 또한 새롭고 성숙한 자세로 받아들일 수 있음을 일깨우는 듯하다.



‘모든 아이는 존재만으로도 사회의 투자를 받을 가치가 충분하다’


수년 전, 전 세계를 휩쓴 1대 99 운동부터 얼마 전 한국 문화계를 뒤흔든 〈기생충〉열풍까지, 계급 갈등은 끓는점을 향해 달려가는 21세기의 핵심 화두다. 주요 언론사들은 2021년 신년 특집 기사에서 지금 우리나라 시민들이 뜨겁게 갈구하는 키워드는 ‘공정’이라고 전한다. 


아동·청소년의 빈곤 문제를 조명한 작품이 그리 많지 않은 지금, 《네가 속한 세계》는 우리 시대의 화두에 부응하듯, 불공평한 세상의 격차를 메우려는 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10대의 눈높이에서 독자를 설득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이는 누구나 사회로부터 투자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라는 점을 당당히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얼핏 소심해 보이지만 필요한 순간에는 통찰력을 발휘하는 이지적인 캐릭터 가즈마. 씩씩하고 터프하지만 여리고 따뜻한 속내를 숨긴 반전 있는 캐릭터 이쓰키. 두 주인공은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진 벼랑 밑에서 냉철한 판단력과 지극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벽돌을 쌓아올린다. 


그 가운데 사회 복지의 기능과 맹점에 대해 청소년 독자의 이해를 돕는 한편, “제도란 건 모르면 확실히 손해 보게 되어 있어.”(190쪽)라고 말하는 가즈마의 입을 통해 복지 제도를 활용하는 것은 ‘사회로부터 받는 적선이 아닌 투자’라는 점을 똑똑히 전달하고 있다.



지은이 : 야스다 카나

일본 효고 현 니시노미야 시에서 태어나, 오사카교육대학을 졸업했다. 2013년 《내일도 삼각형, 라쿠고 하기 좋은 날》로 제54회 고단샤 아동문학 신인상 가작을 수상했으며, 동화 《케로냔누》《레이와 보낸 여름》 《고래 아가》 《그날과 같은 하늘》 《뭐야!》 등을 펴냈다.

청소년 소설 《네가 속한 세계》는 우리말로 번역된 첫 작품으로, 2019년 일본 아동문학가 협회상과 빈곤 저널리즘 대상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같은 해 화이트 레이븐에 선정되었다.



디지털이슈팀

news@youthpress.net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697651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695244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115340
바람처럼 지나가버린 가슴아픈 그날, 경술국치일 2 file 2017.09.06 김나림 14309
국립광주과학관, 2030 미래도시 강연 개최 file 2017.08.28 오경찬 14308
왜 이렇게 덥지? 지구가 Burn하고 있다 1 file 2016.07.25 김지민 14308
무료로 오징어를 먹을 수 있다고 !? file 2017.10.18 조은가은 14307
아듀 경기도차세대위원 16기 그리고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은 경기도차세대위원 17기 file 2016.05.24 송윤아 14307
충청남도의 문화를 책임질 '충남도서관' 2018.08.23 오가람 14300
2018년 러시아 월드컵으로 불타오르다 file 2018.06.26 박상미 14298
‘광복 대한민국! 통일 대한민국!’ 8.15 광복절을 기념하다 file 2017.08.25 김나경 14296
대구 도심 속, 무더위를 날려버리는 이월드만의 이벤트 file 2018.09.05 노나영 14293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열리다! 1 file 2018.08.20 정유경 14293
아파트 주민들, 고양이를 키우다 4 2017.09.22 유예은 14293
3차흡연, 과연 안전할까? 2017.08.31 최세린 14293
뜨거웠던 3?15의거, 민주주의 역사 속으로 file 2017.02.24 안연수 14291
전국은 지금 빙판주의보 1 file 2018.02.20 서효정 14289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1. 2. 3 어울림 파크 골프 대회 성황리에 끝마쳐 2017.07.26 정인영 14289
책으로 떠나는 '언택트 피크닉' 5 file 2021.02.25 정다빈 14288
미래를 만나다, 울산과학제전! file 2017.05.27 권지민 14286
8월 14일,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억하다 4 file 2017.08.24 고다현 14285
한국은 지금 '젠트리피케이션' 몸살 중 file 2018.11.21 박태준 14284
'생명캠프' 생명권을 교육하다 file 2018.08.16 박서윤 14284
다문화의 재능을 살려... 다문화 학생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 열리다 1 2018.11.13 조정원 14283
안 그래도 똑똑한 AI, 더 똑똑해졌다고? file 2019.12.19 권민서 14282
2018 정월대보름 행사를 다녀오다! 2018.03.08 정성욱 14281
핑크 카펫 길만 걸으세요! file 2018.03.02 김서현 14281
서리풀 페스티벌, 서초인들의 축제의 현장으로 file 2017.10.10 천세연 14280
더 새로워질 교육의 도시, 경기도를 만나다 file 2018.07.05 이지은 14278
2018 평창올림픽을 되돌아보다 2018.03.26 김화랑 14276
노회찬 "1987년식 자동차를 고수할 것인가, 최신형 2017년식 자동차를 구입할 것인가." 6 file 2017.01.25 곽다영 14275
다양한 경험, 희망찬 미래. 청소년 운영위원회를 通하여! 2016.10.24 이준성 14275
스마트 세상에 살아갈 우리를 위한 '제5회 테크+ 제주' 1 2017.09.08 신온유 14274
자원봉사나눔박람회,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려 2 2016.06.12 박은진 14274
남북 교류의 장, '제5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U-15) 축구대회' 폐막 file 2018.11.16 이휘 14273
핸드메이드코리아, 겨울에 다시 만나요! file 2017.07.26 박미소 14270
'유기동물 행복찾는 사람들' 바자회 개최 1 file 2018.05.25 정수민 14268
송도에서 함께하는 열린 콘서트,클럽 캐백수 오픈마이크! 1 file 2017.03.10 최찬영 14267
애플의 아이폰7 '레드' 출시와 삼성, LG; 색상마케팅 2 2017.03.24 임승연 14266
도깨비책방? 1 file 2017.05.06 박승미 14265
춘천시 학생회 연합 체육대회 개최! 2 file 2017.03.19 윤정민 14264
경쟁하지 않는 토론, 1318 청소년 토론한마당 file 2017.07.25 양현진 14263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위한 인천광역시만의 독특한 응원장소 file 2018.06.26 김도윤 14263
배달 앱으로 시킨 음식, 과연 믿을 수 있을까? file 2020.11.27 이수미 14261
'9.1절'에 맞붙은 숙명의 라이벌, 마지막에는 한국이 웃었다 file 2018.09.05 김하은 14256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캠페인이 열리다. file 2017.08.31 박성준 14256
'Blind Belief'에 대하여 file 2016.07.24 한지수 14255
독특한 향기의 문화를 담은 중남미문화원 1 file 2020.02.04 맹호 14254
빅 벤, 마지막 종을 울리다 2017.09.05 김정환 14254
"나의 꿈. 나의 미래"를 찾아 축제의 장을 열다 1 file 2017.06.14 이지은 14253
2월 14일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자 9 file 2017.02.14 김민주 1425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