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그 사태를 겪은 사람들은 덜 서러워야 눈물이 나온다고 말한다

by 11기하예원기자 posted Nov 09, 2018 Views 138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지난 1일, 전주성심여자고등학교의 1학년 학생들은 아주 특별한 장소에 찾아갔다. 올바른 역사 인식과 정치적 가치관을 성립하기 위해 방문한 그곳, 바로 제주4.3평화공원기념관이었다. 본격적으로 전시관에 들어가자, 학생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가 정숙하고 진지한 태도로 관람에 임했다. 모두들 보이는 것마다 찬찬히 읽은 후 휴대폰을 들어 촬영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지 않았음에도 그들 모두가 집중했다.


 1948년 4월 3일, 그날 제주도에서 일어난 끔찍한 비극을 대중들은 흔히 '제주4.3사건'이라 부른다. 하지만 아직도 이 사건을 명명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당시의 사건을 보는 시각이 모두 다르다 보니 봉기, 항쟁, 폭동, 사태, 사건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제주4.3사건'은 당시 제주에서 경찰 및 우익 청년단의 탄압 중지와 단독정부 수립 반대 등을 내걸고 일어나던 무장봉기와 이후 계속된 무력 충돌들이 진압 과정에서 무고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당시 제주도는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했었지만 광복을 맞이한 이후로부터는 건국준비위원회와 지방의 자생적 조직들이 결합하여 인민위원회를 구성한 후, 활발한 건국 운동을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도 잠시, 1945년 11월 9일 제주도에서 미군정이 실시되며 그 움직임도 시들어져 가는 듯했다. 그리고 1947년 3월 1일, 3.1절 기념행사 당시 미군정의 권력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고 그 현장에 있던 어린아이가 군정경찰의 말발굽에 치여 사망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3.1 발포사건이다. 그리고 3.1 발포사건이 기폭제가 되어 정부와 미군정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분노와 불신이 강하게 싹트기 시작한다.


20181101_170058.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9기 하예원기자]


 위의 사진이 바로 4.3 백비이다. 백비란 어떤 까닭이 있어 글을 새기지 못한 비석을 뜻한다. 말로는 설명하지 못할 수많은 아픔들이 비석에 그 어떤 것도 새길 수 없게 했다. 분단의 시대를 넘어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통일의 그 날, 진정한 4.3의 이름을 새길 수 있을 것이다.


 기념관에서 나온 후 다음 장소로 향하는 차 안에서도 몇몇 학생들은 제주4.3사건을 검색하며 충격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중 한 사람이었던 김 모 양은 '기념관의 퇴장로가 바닥을 제외한 삼면이 희생자들의 사진으로 꾸며져 있었다. 그중에서도 돌도 되지 않은 아기들의 사진이 꽤나 많은 것을 보고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다. 또한 이런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굳건히 했다'고 전했다.


20181101_172908.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9기 하예원기자]

 

 언젠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슬픔을 맞닥뜨렸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를 '말 못 할 슬픔'이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덜 서러워야 눈물이 나올 정도라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말을 못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이상으로 슬픔에 잠겨 눈물도 흘리지 못하는 것은 더 이상 슬픔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것은 고통이다. 우리는 이 고통을 겪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고통을 기억할 수 있고, 잊지 말아야 할 기억으로 바꿀 수도 있다. 이제 더 이상은 제주도민들의 몫이 아니다. 제주4.3사건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기억하고 추모해야 할 역사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9기 하예원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618647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616085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038237
‘네고왕’이 쏘아 올린 '스킨푸드' file 2020.11.19 정유정 13833
[시사경제용어 알아보기] ① ‘베이지북’을 아시나요? 2 file 2017.03.29 오경서 13832
얼마 남지 않은 UEFA 챔피언스리그, 그 우승 팀은 어디가 될 것인가 3 file 2018.05.25 반고호 13828
신고리 5·6호기 설치에 관한 엇갈린 입장, 미래세대의 소리를 들어보다. file 2017.10.11 김해온 13828
공휴일 아닌 기념일, 그 의미는 알고있니? file 2017.07.25 장서윤 13828
새로운 소비생활을 창출하다, 노브랜드. 1 file 2017.06.25 윤선애 13828
코딱지보다도 작은 복권 당첨 확율 2 file 2017.04.19 이종은 13828
하림 푸드트럭, 동신여고·국제고 방문 무료 시식회 실시 6 file 2017.08.18 디지털이슈팀 13826
계양 Wise 청소년 상상 캠프 file 2016.08.10 최찬영 13826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경기여고와 재난대응 안전훈련…'효과적 대처'에 초점 file 2018.05.18 디지털이슈팀 13825
일본군 '위안부' 청소년 단체, '마음을 찾는 아이들'의 새로운 도약 5 file 2017.03.25 김수연 13825
배우 윤여정, 한국인 최초 오스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다 2021.03.26 박혜진 13819
물 표면은 왜 둥글둥글할까? 3 file 2020.05.29 백경희 13819
2017 제9회 강릉 커피 축제 1 file 2017.11.01 고민정 13818
특별한 베트남 여행을 원하는 당신! 여기는 어떤가요? 1 file 2020.06.26 정진희 13817
드라마 '도깨비' 종영 후에도 인기 여전한 주옥같은 OST 6 file 2017.02.17 정인영 13813
세계의 '장난치는 날' 만우절, 그 유래는? 3 file 2017.04.02 허재영 13812
뉴욕 필하모닉, 가을 시즌 공연 취소 2 file 2020.06.29 김민수 13811
2018 정월대보름 행사를 다녀오다! 2018.03.08 정성욱 13811
그 사태를 겪은 사람들은 덜 서러워야 눈물이 나온다고 말한다 2018.11.09 하예원 13810
씨앗의 신비, 먹지만 말고 바라보자 1 file 2017.07.15 백준채 13807
사소한 것부터의 정성, 조선 왕실의 포장 예술 2 file 2017.08.17 김나림 13805
법과 정의의 배움터, '부산솔로몬로파크'를 다녀와서 3 file 2017.08.17 이채민 13804
V-POP과 K-POP 2 file 2017.12.15 이도경 13803
2017 서울 모터쇼를 다녀 오다. file 2017.04.18 주건 13802
기부박수337, 얼어붙은 기부문화를 녹이다. 4 file 2017.02.16 이아영 13800
시끌벅적한 도시 한복판에서의 멍 때리기 1 file 2017.05.23 최지오 13797
봄의 전령 매화와 함께한 노리매 매화축제 3 file 2017.02.23 김이현 13796
별 하나에 윤동주의 삶을, 윤동주 문학관을 탐방하다 1 file 2017.03.25 황새연 13794
'클린데이' - 우리가 살 곳을 우리가 더 깨끗하게 1 file 2017.03.27 조영서 13790
청년들이 제작하는 국내 최초 환경 용어 뉴스레터, '이유있는 기후식' 2021.11.30 지혜진 13786
고종황제 대한제국을 선포하다 file 2017.05.26 강예린 13786
시즌 첫 출발을 위한 전북 현대의 출정식 1 file 2019.02.28 박상은 13781
만해 한용운의 혼을 담다, 전국만해백일장 3 file 2017.03.03 오시연 13781
Ch?c m?ng n?m m?i! -베트남 다낭에서 새해를 맞이하다 7 file 2017.02.20 김량원 13780
청소년운영위원회를 아시나요? 3 2017.03.31 이혜원 13778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위한 인천광역시만의 독특한 응원장소 file 2018.06.26 김도윤 13777
점점 떨어지는 대한민국 출산율, 단지 여성의 문제일까? 1 file 2017.06.06 이소미 13775
자원봉사나눔박람회, 인천문학경기장에서 열려 2 2016.06.12 박은진 13775
1월의 '충남도서관' 탐방 file 2021.01.26 노윤서 13774
영화, 환경을 품다. '서울환경영화제' 1 file 2016.05.20 박소희 13774
무료로 오징어를 먹을 수 있다고 !? file 2017.10.18 조은가은 13772
시중은행 환전 혜택 눈치게임 2017.09.21 이나현 13771
많은 혜택을 누리시오! file 2017.12.22 김주은 13770
2017 경향하우징페어 In 킨텍스 file 2017.02.27 장지민 13769
인천의 명소들을 한눈에 보다! 인천시티투어 2018.07.17 김다인 13768
눈과 입이 즐거운 '밤도깨비 야시장' file 2018.05.16 마하경 13768
2017 제21회 한국 결정 성장 콘테스트에 대하여 file 2017.04.24 유승민 1376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 97 Next
/ 97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