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그해 봄은 뜨거웠네

by 6기최시원기자 posted May 23, 2018 Views 1005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1960년 3마산시의 거리에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봄이 찾아왔다아직 채 피지 못한 꽃들이 나뭇가지 위에서 조용히 웅크리고 있던 날겨울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약간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던 한적하고 조용한 거리가 총성과 연기그리고 함성으로 뒤덮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48년 5.10 총선거의 결과로 수립된 제헌 국회의 간접 선거로 선출된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강력한 반공 정책을 펼쳐 아시아의 공산 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데 이바지하였다그러나 임기가 진행될수록 그는 반민주적인 정책을 추진하였는데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3선 금지 조항을 초대 대통령에게는 적용하지 말자는 개헌안이 정족수 미달로 부결된 것을 억지로 반올림하여 통과시킨 사사오입 개헌이다.


 3선 금지 조항의 무력화로 이승만은 1956년 제3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상대측 후보의 급사로 별다른 방해 없이 당선된다총 12년간의 임기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권력을 향한 그의 욕심은 계속되어서, 1960년 제4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공교롭게도 이번에도 상대측 후보 조병옥이 사망하여 이승만의 당선은 확실시되었다그러나 고령인 이승만은 유사시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부통령까지 자신이 결정하고자 했고자신이 지목한 이기붕을 부통령에 당선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부정을 저질렀다선거 유세 방해는 물론이고부정 투표와 투표함 바꿔치기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었다이에 전국 각지의 국민들은 부정 선거에 항의하고자 거리로 나섰고그중에서 사태가 가장 악화된 곳이 바로 마산이었다.

 훗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집권에 항거한 부마 민주항쟁(1979)의 근원지로도 유명한 마산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대규모 가두시위가 일어났고이들을 향한 경찰관의 발포로 사망자가 발생하였다사망자 발생 이후 시위는 더욱 격화되었으나부정 시위를 주도한 내무부 장관의 사임으로 사태는 잠시 진정되었다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마산 고등학생 김주열 군이 한쪽 눈구멍에 최루탄이 박혀있는 참혹한 시신이 되어 마산 앞바다에 떠오른 것이다김주열 군의 시신이 발견된 이후 시위는 전국으로 퍼졌다.


ssd.png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6기 최시원기자]


 이승만 정권은 시위대를 폭력으로 맞이했다. 4월 18일에 시위 참여 후 귀교하던 고려대 학생들이 정권의 사주를 받은 깡패들에게 습격당했고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 4월 19일에는 비상 계엄령까지 선포되었다민중은 더는 인내하지 않았다계엄 선포 당일서울대학교 문리대 학생들은 김주열 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분노와 당시 정치 상황을 비판하는 선언문을 배포하며 봉기했다. 4.19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다음은 서울대학교 문리대 학생의 4.19 선언문 중 일부이다.


나이 어린 학생 김주열의 참혹한 시신을 보라그것은 가식 없는 전제주의 전횡의 발가벗은 나상밖에 아무것도 아니다저들을 보라비굴하게도 위하(위협)와 폭력으로써 우리들을 대하려 한다. (중략보라우리는 캄캄한 밤의 침묵에 자유의 종을 난타하는 타수의 일익임을 자랑한다일제의 철퇴하에 미칠 듯 자유를 환호한 나의 아버지 형제들과 같이 양심은 부끄럽지 않다외롭지도 않다.”


 비록 짧은 글이지만글 내면에 담긴 분노와 떳떳함을 느낄 수 있다이외에도 많은 학교가 시위에 참여했다중앙대학교에서는 의에 죽고 참에 살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가두행진에 나섰고이날 실제로 사용된 플래카드가 중앙대학교 도서관에 전시되어 있다대학 교수단들은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시민들 역시 학생들이 거리에서 시위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았다독재 정권을 향한 민중의 분노는 강렬했다계엄령 선포로부터 하루가 채 지나기 전에전국의 모든 도시는 시위대로 가득했다그리고 이들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받은 군부는 전차와 다수의 무장한 보병들을 거리에 투입하였지만초등학생까지 섞인 시위대와 조우하자 진압을 포기했다결국, 이승만 대통령은 시위대 대표단과 면담한 뒤 하야 성명을 발표한다. 1960년 4월 26일의 일이다.


 그 날의 거리에 있었던 많은 이들이 오래전에 마지막 숨을 내쉬었지만그들의 정신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4.19 혁명은 장구한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최초로 국민들이 공화정을 타파한 사건이고그 의의는 분명히 깊다. “민주주의는 애국자의 피를 먹고 자란다.”라는 유명한 격언이 있다어느 해보다 뜨거웠던 그해 봄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수많은 열사가 피를 뿌렸고그들의 희생으로 우리는 자유로운 민주 공화국에서 살 권리를 얻었다이러한 지난 세기 우리의 역사는 불변의 진리 한 가지를 알려주고 있다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기꺼이 피를 흘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더 나은 미래를 얻기 위해 때로는 피를 흘려야 하는 법이다총구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선조들의 용기와 희생정신을 본받아, 더욱 나은 세상을 만들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국제부=6기 최시원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272350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442182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654972
다문화 가정의 증가, 혼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2019.05.02 박경주 12454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 file 2019.06.07 최예주 9840
다가올 민중총궐기, 혼란의 정치권 file 2017.02.24 진우성 13018
다가오는 추석,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file 2020.09.25 김민지 8453
다가오는 대선과 떠오르는 수개표 3 file 2017.05.03 박윤지 9905
닌텐도 스위치의 가격 폭등 file 2020.05.27 백진이 9103
늙어가는 대한민국, 위기? 기회! 5 file 2016.04.02 김지현 15801
늘어난 14만여 명의 유권자들, 총선거에 어떤 영향 미칠까 file 2020.03.13 이리수 7868
늘어나는 평화의 소녀상에 관하여 5 file 2017.05.16 정수빈 11216
늘어나는 아동학대... 4년 새 2배 늘어 7 file 2016.03.13 남경민 23517
늘어나는 다문화 가정, 한국인 인식은 제자리걸음 2017.12.22 김민지 26912
뉴질랜드 속 코로나19 2020.04.28 박혜린 7347
뉴질랜드 모스크 사원 테러, 어떻게 된 것인가? file 2019.03.29 배연비 11307
뉴욕타임스 전직기자 앤드류 새먼이 전하는 "한국이 매력적인 이유" 2019.05.31 공지현 9628
뉴욕 연은 총재 빅 스텝 가능성 시사…본격적 긴축 시작되나 file 2022.03.28 윤초원 5516
눈물 흘리며 대회장 떠난 초등생들...부산시교육청 드론대회 '수상자 내정' 의혹 file 2023.11.07 김가빈 6041
눈 감을 수 없는 아이들, 눈 감아서 안되는 우리들 2 file 2016.03.25 이봄 14547
누진세 완화 정책 발표, 전기료 부담 줄일 수 있을까? 2018.08.20 김원준 9443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공유 경제' 1 file 2016.03.24 김태경 16168
누림센터, 발달장애인 평생교육 콘텐츠 제작 및 보급 file 2022.12.30 이지원 5032
누군가의 대변이 치료제가 될 수 있다? 2020.06.18 박혜린 7351
누구의 외교부인가? 4 file 2017.02.25 구성모 14224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9시 등교인가 2014.09.30 권경민 24767
누구를 위한 법인가? 2 file 2018.05.24 심윤지 9881
누구를 위한 건강보험인가 1 file 2017.08.20 김주연 13345
누가 영웅을 쓰러뜨리려 하는가 3 file 2017.05.02 김수민 9764
농정원, 코로나19 전후 명절 선물 트렌드 변화 분석 결과 발표 file 2022.08.31 이지원 6083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1천만 명 서명운동 2017.11.21 강승필 10739
농산물이 일으킨 수출의 문 file 2020.10.05 김남주 7835
논란의 중심인 국적법, 도대체 뭐길래? file 2021.05.24 서호영 7823
논란의 중심 배달의민족 file 2020.04.27 박채니 7995
논란의 정답은 외인사로 끝나지 않는다.; file 2017.06.25 김유진 8266
논란의 기안84... 이번에도 여성 혐오 논란 2 file 2020.08.19 김민결 8485
논란 속의 '페미니즘' 1 2018.04.18 이가영 11641
논란 속 국정화 교과서... 시범학교 신청마감 1 file 2017.02.21 김리아 15520
논란 많은 한국의 페미니즘, 왜? 5 file 2018.08.23 김성백 12325
노화? 제대로 알고 방지하자! 1 2019.01.08 이지은 11512
노트르담 대성장 화재, 그리고 한 달 file 2019.05.21 최예주 10223
노트르담 대성당의 붕괴 file 2019.05.14 양재성 10250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재건 해야 하나? file 2019.05.10 유예원 11907
노점상, 생계를 위한 불법? 1 file 2016.03.24 김현승 17564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과연 경제적으로 합당한가? file 2017.11.20 김진모 12472
노인 자살, 도대체 왜? file 2019.05.23 진찬희 11201
노인 복지 정책, 어떻게 얼마나 변했는가? file 2018.07.26 장서진 11093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file 2017.05.25 임재우 12316
노로 바이러스, 너의 정체가 궁금하다! file 2018.04.23 박기상 9471
노랑나비, 위안부 할머님들을 위해 날다. 1 file 2016.03.24 강민지 20159
노란 물결이 일렁이는 4월 16일 file 2017.04.16 이지연 1127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