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그들의 세상에 한 걸음 다가가기 - 질병과 편견에 대하여

by 5기박재찬기자 posted Feb 06, 2018 Views 1395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한 번쯤은 유럽의 중세시대나 한국의 조선 시대에 흔히 가지고 있었던 믿음에 대해 듣고 비웃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들이 과학에 대한 무지, 이로 인한 종교나 민간 신앙에 대한 무비판적인 수용에 의한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흔히 21세기를 과학의 시대라고 말한다. 우리는 더 이상 비가 오지 않는다고 기우제를 지내지 않고, 종교적인 믿음으로 무언가를 판단하거나 결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특정 질병에 대해서만큼은 우리는 아직까지 과학의 시대에 이르지 못한 것 같다. 에이즈나 간질, 투렛증후군과 같은 질병에 대해서 우리는 과학적인 이해보다는 그들의 증상에서 오는 혐오감, 편견, 막연한 두려움이 앞설 뿐이다.


1b45f79920d95865fcab851459c3fed4.JPG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박재찬기자]

 

질병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인식은 질병을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죽음을 연상시키고 막연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어떤 하나의 추상적인 대상으로 만든다. 이는 그 질병의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한 사람들이 사회적 낙인을 우려해 병원에 찾아가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병이 악화되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병을 진단받은 사람들조차 사회적 편견을 두려워해 사회에 나오지 못하고 숨게 되고, 이는 그 질병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를 낮춰 사람들은 그 병에 대해 점점 더 무지해지고, 국가 차원에서도 그들이 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죽음, 공포와 관련된 질병에 대한 은유는 그 병에 걸린 환자들의 재활 의지를 꺾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죽음으로 내모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간질과 같이 전염성이 없으며, 극히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약을 먹음으로써 일상생활이 가능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직무수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사회적 편견에 부딪혀 취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질병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믿음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가장 큰 요인은 질병에 대한 무지함이다. 의학이 발달하지 못한 시대에 사람들은 결핵이나 암에 대해 수많은 은유적인 의미를 부여하였다. 암은 항문, 유방, 방광 등으로 전이되기 때문에 숨겨야 하는 더럽고 부끄러운 질병으로 여겨졌다. 또한 중세시대에 들어와서는 종교에 의해 인간의 도덕성과 결부되어 신의 심판, 징벌 등으로 받아들여졌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종교적 색채는 옅어졌지만, 개인의 습관이나 성격과 연관되어졌다. 에이즈는 매춘, 동성애자 등을 연상시키고, 이러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국내의 수많은 에이즈 환자들이 자신의 질병을 꼭꼭 숨기고 고통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은유가 자리 잡는 데에는 우리가 하루에도 수없이 접하는 매체의 역할도 크다. 앞서 언급했던 잘못된 은유와 편견들이 사라질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할 매체에서 에이즈보다 무서운 광우병이 몰려온다같은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대중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은유와 편견들이 자리 잡게 한다. 2006년에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틱 장애가 개그 소재로 쓰인 것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요즘 청소년들은 답답하거나 힘든 상황에 처할 때를 의미하는 말로 암 걸릴 것 같다는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병에 대한 잘못된 은유는 무의식적으로 우리 내면에 그 질병에 대한 잘못된 믿음과 편견을 뿌리내리게 한다. 질병만으로도 한없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편견이라는 돌을 던지지 말자. 그들에게 막연한 두려움, 편견, 혐오감을 가지기보다는 먼저 다가가서 그들의 병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서로 도우며 살아갈 이웃이 되어 주는 것이 어떨까?

 

 질병이 가장 큰 불행이듯이, 질병이 가져오는 가장 큰 불행은 고독이다. 질병에 감염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환자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찾아오지 않을 때, 의사조차도 찾아오는 것을 두려워할 때.... 이것은 환자에 대한 사회적 추방이며 파문이다. - 수잔 손택 <은유로서의 질병>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5기 박재찬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6기이승민기자 2018.02.06 18:12
    에이즈 환자는 충분히고통받을텐데 사회에서도 좋지않은시선으로 보니 더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기사 잘봤습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610674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608048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030041
KBO리그 S존과 퇴장... 선수와 심판 사이에 불신의 늪 깊어지나 3 2018.05.03 문준형 13865
프로듀스101 시즌2 최종 11인 워너원 데뷔에 한걸음씩 다가가는중 2 file 2017.07.24 이아영 13864
기성용의 현재날씨는 '구름많음'입니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총결산 ?기성용] file 2016.05.25 이진호 13863
마스크 귀걸이 자르기?…우리의 작은 노력으로 지키는 생태계 2 2021.11.22 정지운 13861
함평군 4.8 만세운동 재연통해 애국정신을 기르다 file 2017.04.22 정상아 13860
차세대 항공기 보잉787 2 file 2017.03.29 신준영 13860
사랑하는 내 가족을 지키세요! 실종예방, 등록하면 빨리 찾는 사전 등록제 1 file 2017.03.27 김수정 13859
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새로운 나를 위한 힐 다잉체험기] file 2017.09.26 이승호 13858
진정한 나눔의 현장 ; 대한민국 나눔 대축제 2 file 2017.11.06 정연 13857
원탁회의에서 청소년이 외치다 1 file 2017.08.26 조인정 13857
독도를 가슴에 품고 대한민국을 세계로! 4 file 2017.06.03 정지윤 13856
"친구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돼요..." 6 file 2017.03.04 신예진 13853
[ T I F Y ] 청소년들과 지역사회의 융합, 냠냠축제 2 ! file 2016.10.25 황지연 13853
근현대 민족의 수난과 아픔을... 서대문형무소역사관 9 file 2017.02.26 이동준 13852
[일본 관서지방 여행기] pt 2 교토 (1) 8 file 2017.02.03 박소이 13852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이 겪었던 역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 방문하다! file 2018.12.03 박희원 13851
시안(西安),? 중국의 고도(古都)를 여행하다 2 2017.03.11 양수빈 13845
그래서 미투운동은 무엇이고 어떻게 된걸까. file 2018.04.02 권재연 13844
PB상품, 정체를 밝혀라! 6 file 2017.05.21 안자은 13840
네팔 아이들과 함께했던 꿈 같았던 9일 1 file 2017.06.25 이가은 13838
제 1회 한국 국제 기억력 스포츠 대회 3 file 2017.02.25 박마리 13838
[MBM Y 포럼] 청년들이여 꽃을 피우다! 15 file 2017.02.12 염가은 13838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진짜 대학생이야기 1 file 2017.11.15 이지현 13837
영화 ‘모아나’를 통해 알아보는 자신의 꿈을 향해 걷는 방법 2 file 2017.02.25 이예인 13836
더운 여름, 도리를 찾아떠나는 시원한 바닷속 여행 file 2016.07.24 김주은 13835
투표를 꼭 해야만 하는 이유 1 file 2017.05.17 오수정 13828
제36회 대통령배 전국수영대회 개최 2017.08.28 박수연 13827
[MBN Y 포럼] 영웅들과 함께 할 수있는 단 하루의 시간, 2월 22일 7 file 2017.02.15 오소현 13826
스웩 넘치는 악동토끼가 온다, 영화 <피터 래빗>시사회 2018.05.24 김민지 13824
울산광역시 교육청, 장애인식 개선을 위한 학부모 연수 개최 1 file 2018.05.02 조예린 13819
콘서트의 새로운 방식, 온라인 콘서트 file 2020.04.24 전지영 13814
예쁜 추억을 만들려면 삼척맹방유채꽃밭으로 오세요~! 1 file 2017.04.18 정유진 13814
베트남서 "한국어 제1외국어로 채택될 것" 1 file 2020.12.03 김유진 13811
굴러들어온 돌, 통합경비시스템 2 file 2017.03.27 이희원 13809
캄보디아의 아픈 기억, 킬링필드(Killing Fields) file 2020.02.14 윤하은 13808
5월 5일은 어린이날, 5월 3일은 어른이의 날! file 2018.05.08 김현재 13807
증권회사의 증권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에 가다! file 2019.08.26 윤다인 13806
반짝이는 ‘금(金)펀드’ file 2017.08.17 김욱진 13803
2018년, 대구의 중심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다 file 2018.03.07 정민승 13796
함꼐 나누는 지구촌 문화 2 file 2017.07.15 조은가은 13796
전 세계 아미와 함께하는 방방콘 file 2020.05.04 최민주 13795
상하이에서 구글 개발자 그룹 동북아시아 커뮤니티 미팅 개최 1 file 2018.08.30 전병규 13795
2017 제9회 강릉 커피 축제 1 file 2017.11.01 고민정 13794
'감성을 자극하는 상상속의 IT기기를 미리 만나본다' KITAS 2017. 스마트 디바이스 쇼 1 file 2017.09.14 이성재 13794
세계 최대 규모의 크리에이터 페스티벌 'DIA FESTIVAL 2018 with 놀꽃' 개최 1 file 2018.08.21 허기범 13793
한계를 이겨내고 싶다; 축구선수 권윤수 file 2020.02.04 이지훈 13788
새로운 소비생활을 창출하다, 노브랜드. 1 file 2017.06.25 윤선애 13788
계양 Wise 청소년 상상 캠프 file 2016.08.10 최찬영 1378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97 Next
/ 97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