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그들의 세상에 한 걸음 다가가기 - 질병과 편견에 대하여

by 5기박재찬기자 posted Feb 06, 2018 Views 1424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한 번쯤은 유럽의 중세시대나 한국의 조선 시대에 흔히 가지고 있었던 믿음에 대해 듣고 비웃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들이 과학에 대한 무지, 이로 인한 종교나 민간 신앙에 대한 무비판적인 수용에 의한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흔히 21세기를 과학의 시대라고 말한다. 우리는 더 이상 비가 오지 않는다고 기우제를 지내지 않고, 종교적인 믿음으로 무언가를 판단하거나 결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특정 질병에 대해서만큼은 우리는 아직까지 과학의 시대에 이르지 못한 것 같다. 에이즈나 간질, 투렛증후군과 같은 질병에 대해서 우리는 과학적인 이해보다는 그들의 증상에서 오는 혐오감, 편견, 막연한 두려움이 앞설 뿐이다.


1b45f79920d95865fcab851459c3fed4.JPG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박재찬기자]

 

질병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인식은 질병을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죽음을 연상시키고 막연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어떤 하나의 추상적인 대상으로 만든다. 이는 그 질병의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한 사람들이 사회적 낙인을 우려해 병원에 찾아가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병이 악화되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병을 진단받은 사람들조차 사회적 편견을 두려워해 사회에 나오지 못하고 숨게 되고, 이는 그 질병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를 낮춰 사람들은 그 병에 대해 점점 더 무지해지고, 국가 차원에서도 그들이 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죽음, 공포와 관련된 질병에 대한 은유는 그 병에 걸린 환자들의 재활 의지를 꺾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죽음으로 내모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간질과 같이 전염성이 없으며, 극히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약을 먹음으로써 일상생활이 가능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직무수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사회적 편견에 부딪혀 취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질병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믿음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가장 큰 요인은 질병에 대한 무지함이다. 의학이 발달하지 못한 시대에 사람들은 결핵이나 암에 대해 수많은 은유적인 의미를 부여하였다. 암은 항문, 유방, 방광 등으로 전이되기 때문에 숨겨야 하는 더럽고 부끄러운 질병으로 여겨졌다. 또한 중세시대에 들어와서는 종교에 의해 인간의 도덕성과 결부되어 신의 심판, 징벌 등으로 받아들여졌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종교적 색채는 옅어졌지만, 개인의 습관이나 성격과 연관되어졌다. 에이즈는 매춘, 동성애자 등을 연상시키고, 이러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국내의 수많은 에이즈 환자들이 자신의 질병을 꼭꼭 숨기고 고통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은유가 자리 잡는 데에는 우리가 하루에도 수없이 접하는 매체의 역할도 크다. 앞서 언급했던 잘못된 은유와 편견들이 사라질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할 매체에서 에이즈보다 무서운 광우병이 몰려온다같은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대중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은유와 편견들이 자리 잡게 한다. 2006년에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틱 장애가 개그 소재로 쓰인 것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요즘 청소년들은 답답하거나 힘든 상황에 처할 때를 의미하는 말로 암 걸릴 것 같다는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병에 대한 잘못된 은유는 무의식적으로 우리 내면에 그 질병에 대한 잘못된 믿음과 편견을 뿌리내리게 한다. 질병만으로도 한없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편견이라는 돌을 던지지 말자. 그들에게 막연한 두려움, 편견, 혐오감을 가지기보다는 먼저 다가가서 그들의 병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서로 도우며 살아갈 이웃이 되어 주는 것이 어떨까?

 

 질병이 가장 큰 불행이듯이, 질병이 가져오는 가장 큰 불행은 고독이다. 질병에 감염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환자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찾아오지 않을 때, 의사조차도 찾아오는 것을 두려워할 때.... 이것은 환자에 대한 사회적 추방이며 파문이다. - 수잔 손택 <은유로서의 질병>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5기 박재찬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6기이승민기자 2018.02.06 18:12
    에이즈 환자는 충분히고통받을텐데 사회에서도 좋지않은시선으로 보니 더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기사 잘봤습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635543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632764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054428
부산 사하구, 국제 교류의 장을 열다 1 file 2017.08.18 박수연 14912
드디어 발표된 월드컵 엔트리, 이제는 비난보단 응원해줘야 할 때 1 file 2018.05.16 이건 14912
캄프 누에서 열린 골 잔치 4 file 2017.01.15 최민규 14916
우리의 삶을 사랑하는 법, 영화로 배우다 1 file 2016.05.12 황지연 14917
기부자님들, 모발기부는 이렇게! 7 2017.02.13 김승연 14918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 1 file 2018.02.21 문지원 14922
여러분들에게 의사란 무엇입니까? 1 file 2017.11.02 박현정 14925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북부권역 9개교 나눔실천리더 발대식 개최 file 2018.08.28 디지털이슈팀 14925
수면·명상 앱 코끼리, 10월 세계 정신건강의 달 ‘감정 일기 쓰기’ 캠페인 진행 file 2022.10.24 이지원 14925
WWDC 2017 애플 또 다른 변화 file 2017.06.06 한윤성 14927
피 터지는 8월 가요계 1 2017.08.21 남승훈 14927
청소년의 꿈과 희망이 넘치는 '어서와, 청소년문화는 처음이지?' file 2017.06.12 조예린 14930
일본 과학자 단체, 반세기만에 '군사기술 관련 과학연구 안한다'성명 재발표 확정 file 2017.04.15 이윤희 14933
공감 있어 더 나은 세상, Better Together file 2017.11.27 이가빈 14933
2018 평창올림픽, 경기에 대한 해외 반응은? file 2018.03.05 김세현 14936
꽃들의 축제, 고양국제꽃박람회 file 2019.06.05 김수현 14936
잠원나루축제 개최 file 2017.10.16 정수민 14939
되돌아온 AI, AI에 대해 알아보자 file 2017.06.26 조민재 14940
예술적인 끼를 마음껏 발산하라, 동부중학생 음악경연대회 1 file 2016.11.07 오시연 14943
청소년들이 만들어가는 사회의 변화, YOUTHCHANGEMAKERS file 2017.09.27 조하은 14943
음악 덕에 다시 보고 싶어지는 영화들 3 file 2017.10.16 최슬기 14944
삼성갤럭시 프로게임단, 2016 선발전의 기적을 다시 써내다 2017.11.21 유혜원 14944
‘멜론뮤직어워드 2020‘ 온라인으로 열린다! file 2020.11.24 유채연 14944
우리가 지켜야 할 시간이 있는 DMZ 그 곳에 가다 2016.06.05 김형석 14945
광명동굴의 ‘미디어 아트로 보는 세계명화전’. 성황리에 막을 내리다. 2 file 2017.05.21 최미성 14945
영화 <검은 사제들> 촬영지, 계산성당 file 2021.03.03 한윤지 14945
진정한 '孝'의 의미 2 file 2016.05.06 한지수 14946
우리가 몰랐던 초콜릿의 씁쓸한 맛 3 file 2017.03.21 정가원 14950
할머니의 마음에도 광복이 올까요? 2 file 2017.10.09 최효설 14952
내 상사가 유튜버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2 file 2020.06.15 류혜성 14954
신태용 감독의 '신나라 코리아'… 현실 될 수 있을까? 1 2017.09.01 윤은서 14960
2017 롤챔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 막을 내리다. file 2017.04.24 조윤지 14961
2016굴포천 대청소,환경미화는 선택 아닌 필수 file 2016.10.23 최찬영 14963
숀 'Way Back Home' 1위, 모든 게 바이럴 마케팅 덕분? 6 file 2018.08.07 정유리 14963
추석 연휴 뒤, '명절 증후군' 극복법 1 file 2016.09.17 김혜린 14964
2020년 정부 기관이 바라본 국내외 게임 동향은 어떨까? 1 file 2021.02.01 김동명 14964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빌리 엘리어트> 16년 만에 재개봉 8 file 2017.01.21 박예림 14967
여름철 식중독, 예방책은 3대 원칙 1 file 2017.08.27 황은성 14967
2017 천안 북페스티벌, 책과 함께 어우러지다 file 2017.10.31 김유진 14967
우리의 아픈 역사가 있는 곳, 서대문형무소를 다녀오다 6 file 2017.02.23 한유진 14968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그러면 사람은? 1 file 2017.05.14 이주형 14975
계속 되는 무더위, 도대체 언제까지? 1 file 2016.08.26 지예슬 14978
거리 위 작은 상담소, 아라메 카페를 아시나요? 1 file 2017.11.08 김은민 14982
99년전, 동경 유학생들의 외침 1 2018.02.21 최운비 14984
전주하면 비빔! 전주비빔밥축제에 가다 1 file 2018.11.02 김수인 14985
쿠키 하나 속 따뜻한 마음 1 file 2017.09.29 조영서 14988
노벨문학상의 대혁명 file 2016.10.27 김나림 14990
일본어 초보자도 쉽게 갈 수 있는 오사카 여행 - 2 file 2017.04.16 정진 1499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 97 Next
/ 97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