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그들의 세상에 한 걸음 다가가기 - 질병과 편견에 대하여

by 5기박재찬기자 posted Feb 06, 2018 Views 1459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한 번쯤은 유럽의 중세시대나 한국의 조선 시대에 흔히 가지고 있었던 믿음에 대해 듣고 비웃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들이 과학에 대한 무지, 이로 인한 종교나 민간 신앙에 대한 무비판적인 수용에 의한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흔히 21세기를 과학의 시대라고 말한다. 우리는 더 이상 비가 오지 않는다고 기우제를 지내지 않고, 종교적인 믿음으로 무언가를 판단하거나 결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특정 질병에 대해서만큼은 우리는 아직까지 과학의 시대에 이르지 못한 것 같다. 에이즈나 간질, 투렛증후군과 같은 질병에 대해서 우리는 과학적인 이해보다는 그들의 증상에서 오는 혐오감, 편견, 막연한 두려움이 앞설 뿐이다.


1b45f79920d95865fcab851459c3fed4.JPG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박재찬기자]

 

질병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인식은 질병을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죽음을 연상시키고 막연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어떤 하나의 추상적인 대상으로 만든다. 이는 그 질병의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한 사람들이 사회적 낙인을 우려해 병원에 찾아가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병이 악화되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병을 진단받은 사람들조차 사회적 편견을 두려워해 사회에 나오지 못하고 숨게 되고, 이는 그 질병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를 낮춰 사람들은 그 병에 대해 점점 더 무지해지고, 국가 차원에서도 그들이 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죽음, 공포와 관련된 질병에 대한 은유는 그 병에 걸린 환자들의 재활 의지를 꺾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죽음으로 내모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간질과 같이 전염성이 없으며, 극히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약을 먹음으로써 일상생활이 가능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직무수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사회적 편견에 부딪혀 취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질병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믿음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가장 큰 요인은 질병에 대한 무지함이다. 의학이 발달하지 못한 시대에 사람들은 결핵이나 암에 대해 수많은 은유적인 의미를 부여하였다. 암은 항문, 유방, 방광 등으로 전이되기 때문에 숨겨야 하는 더럽고 부끄러운 질병으로 여겨졌다. 또한 중세시대에 들어와서는 종교에 의해 인간의 도덕성과 결부되어 신의 심판, 징벌 등으로 받아들여졌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종교적 색채는 옅어졌지만, 개인의 습관이나 성격과 연관되어졌다. 에이즈는 매춘, 동성애자 등을 연상시키고, 이러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국내의 수많은 에이즈 환자들이 자신의 질병을 꼭꼭 숨기고 고통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은유가 자리 잡는 데에는 우리가 하루에도 수없이 접하는 매체의 역할도 크다. 앞서 언급했던 잘못된 은유와 편견들이 사라질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할 매체에서 에이즈보다 무서운 광우병이 몰려온다같은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대중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은유와 편견들이 자리 잡게 한다. 2006년에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틱 장애가 개그 소재로 쓰인 것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요즘 청소년들은 답답하거나 힘든 상황에 처할 때를 의미하는 말로 암 걸릴 것 같다는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병에 대한 잘못된 은유는 무의식적으로 우리 내면에 그 질병에 대한 잘못된 믿음과 편견을 뿌리내리게 한다. 질병만으로도 한없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편견이라는 돌을 던지지 말자. 그들에게 막연한 두려움, 편견, 혐오감을 가지기보다는 먼저 다가가서 그들의 병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서로 도우며 살아갈 이웃이 되어 주는 것이 어떨까?

 

 질병이 가장 큰 불행이듯이, 질병이 가져오는 가장 큰 불행은 고독이다. 질병에 감염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환자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찾아오지 않을 때, 의사조차도 찾아오는 것을 두려워할 때.... 이것은 환자에 대한 사회적 추방이며 파문이다. - 수잔 손택 <은유로서의 질병>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5기 박재찬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6기이승민기자 2018.02.06 18:12
    에이즈 환자는 충분히고통받을텐데 사회에서도 좋지않은시선으로 보니 더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기사 잘봤습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662565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659980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079948
[MBN Y FORUM] MBN Y FORUM, 불가능을 즐겨라! 2 file 2017.03.09 고주연 16232
유기견들에게는 세상이 바뀌는 캠페인, 사지말고 입양하세요 7 2017.03.09 박세진 16865
인덕원선-수원 결국 흥덕 역 존치 무산되나... file 2017.03.09 채지민 21331
송도에서 함께하는 열린 콘서트,클럽 캐백수 오픈마이크! 1 file 2017.03.10 최찬영 13953
책을 꾸준히 읽을 수 있는 좋은 습관, '독서 마라톤' 4 file 2017.03.11 최영인 19440
시안(西安),? 중국의 고도(古都)를 여행하다 2 2017.03.11 양수빈 14373
‘지혜, 사랑, 장수’ 이 모든 세 가지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곳 1 file 2017.03.12 최현정 14792
WBC 개최국 한국, 1라운드 탈락 확정...한국야구의 현주소는? 3 file 2017.03.12 하재우 13330
유기동물, 왜? 그리고 어떻게? 1 2017.03.12 장준근 29957
새학기가 시작된 지금, 학생들을 떨게하는 새학기 증후군 극복하기! file 2017.03.12 이세영 13172
모두 사랑으로 보살펴 주자-다사랑봉사단, 장애인 인권교육받다 file 2017.03.12 전태경 14168
대한민국 대표팀이 WBC에서 성적을 못낸 이유 4 file 2017.03.12 김화랑 14546
1인 가구의 증가로 생겨난 새로운 경제의 패러다임, 솔로 이코노미 file 2017.03.12 양현서 14693
공스타그램, 이젠 공부도 SNS로! 7 file 2017.03.12 이지우 19117
꿈을 펼치는 곳, 의정부시청소년문화의집 개관! 1 file 2017.03.12 임성은 17232
WORLDCUP IN KOREA 2 file 2017.03.12 박승재 14559
이서 문화 어울림 장터에서 이웃과 소통하고 기부도 하자! 2 file 2017.03.13 김수인 16279
페이스북, 목적성 글로 몸살을 앓다 6 file 2017.03.13 한윤정 15447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KBO리그의 옥에 티. 6 file 2017.03.13 박환희 13447
대한민국 대표 검색사이트 네이버! 3년만에 새 단장하다! 6 file 2017.03.13 한윤성 17065
나의 fast 패션이 fast global warming을 불러 일으킨다? 3 file 2017.03.14 유리나 14597
진로, 진학이 고민이라면 청소년 진로 매거진 <MODU> 2 file 2017.03.14 홍예빈 14616
일본어 초보자도 쉽게 갈 수 있는 오사카 여행 - 1 3 file 2017.03.14 정진 15847
'제 98회 3.1절 기념식' 강원대학교에서 열려 2 2017.03.14 유찬민 12883
희망이란 그이름 당당한 그이름! 청소년과 함께! file 2017.03.14 이지은 16249
WBC, 이스라엘이 한국에게 전하는 메세지 4 2017.03.15 조성민 16105
희망이란 그 당당한 이름! 청소년과 함께! 2 file 2017.03.15 이지은 16200
드라마 '보이스'의 골든타임, 우리의 골든타임 5 file 2017.03.15 최서은 18236
시흥 꿈나무, 더 넓은 세상으로 ! file 2017.03.16 이수현 13648
물가가 너무 올라요! - 물가의 비밀 1 file 2017.03.16 천주연 13433
ADRF 번역봉사동아리 '희망드림' 6기 출범 4 file 2017.03.16 박소윤 17655
당신은 멀티가 가능합니까? 4 file 2017.03.17 김서영 14406
사라져가는 돈, 박물관에서 보게 되는 날이 오고있다 2 file 2017.03.17 이세희 13301
차세대 항공기 보잉787 file 2017.03.17 신준영 12728
드디어 찾아온 봄, 2017년 봄 노래의 주인공은? 4 file 2017.03.17 정인영 14587
거짓 정보가 점령해가고 있는 인터넷, 이대로 가도 되는가? 2 file 2017.03.17 정혜원 18526
당신의 미래는 안녕하십니까 2017.03.17 최용준 12040
10대의 화이트데이는 '별 의미없는 날…'이다? file 2017.03.17 권나규 14947
치킨값 인상… 소비자 얼굴에도 인상! 1 2017.03.18 장예나 13577
얼음이 녹자 드러나는 살인의 비밀, <해빙> file 2017.03.18 이경하 16556
새로운 재활용 방법 '업사이클링'의 등장 file 2017.03.18 4기기자전하은 14922
치매, 치료의 길 열린다! file 2017.03.18 장현경 15630
[인터뷰] 우리의 소원은 통일? 1 file 2017.03.18 조은가은 14675
농업선진국을 향한 도약, 스마트팜(smart farm) file 2017.03.18 오지현 20838
원광대, 2017 세계 뇌주간 행사 개최 file 2017.03.18 김도연 14296
[일본 관서지방 여행기] pt 4 오사카 (完) 2 file 2017.03.18 박소이 22958
아이의 화장 이대로도 괜찮을까? 5 file 2017.03.18 김윤지 15409
실험 견들을 도와주세요. 3 file 2017.03.18 정재은 1407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