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영광을 마신 남자, 배리마셜

by 4기김민정기자 posted Oct 09, 2017 Views 1843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꿀꺽" 여기 며칠간의 고민 끝에 박테리아 10억 마리를 마신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바로 배리 마셜 (Barry J. Marshall). 지금부터 그 남자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1951년, 오스트레일리아의 최대 금광 도시인 캘굴리에서 19살, 18살의 어린 부부가 첫아이를 낳았다. 바로 배리 마셜. 어린 시절의 마셜은 아무리 어려운 책이라도 끝까지 읽지 않으면 손에서 놓지 못하고, 버려진 기계가 있으면 꼭 뜯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남다른 아이였다. 또한 아버지는 수리공, 어머니는 간호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화학 약품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화학 약품들을 적절히 섞어 불꽃놀이용 화약을 만들거나 모스 부호 발생기를 만들어 동생들과 함께 놀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 꿈 많고 호기심 많던 소년은 의대에 진학하여 1977년 로열 퍼스 병원에서 위장병학 전문의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20170924_151036.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김민정기자]



3년 뒤, 마셜은 인생을 바꿔줄 동료를 한 명 만난다.

 그 동료는 바로 로빈 워런(J. Robin Warren). 마셜과 워런이 만났을 당시에는 워런이 만성위염 환자의 위 점막을 관찰하다가 세균처럼 보이는 나선 모양의 것들을 발견했다. 또한 이것들의 주위에는 늘 염증이 나 있어 당시의 만성질환은 세균과 관련이 없다는 것과 위에는 세균이 살지 못한다는 통념을 뒤로하고 나선 모양의 정체를 밝히는 연구에 착수했으나 학계는 그를 미치광이로 몰아가기까지 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마셜만은 워런 박사의 나선 모양의 발견을 넘기지 않고 그때부터 함께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우선 세균이 위 속에 산다는 증거를 제시하려면 세균을 배양해야 했다. 위 속 환경과 거의 유사하게 온도, 습도, 영양분을 맞추었지만 배양 접시의 세균은 자라지 않았다. 몇 달에 걸친 배양 실험이 모두 실패하자 너무 지친 나머지 휴가를 떠났는데 이때 뜻밖의 행운이 찾아왔다.


그들에게 찾아온 뜻밖의 행운은

 실수로 방치해 두었었던 배양 접시가 휴가를 다녀오니 안에 균이 배양되어 있던 것이다. 알고 보니 보통 실험실에서는 48시간 동안만 배양한 뒤 폐기하는데, 헬리코박터균은 다른 박테리아보다 천천히 자라 관찰 기간 동안 눈에 보일 정도로 자라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 나선 모양 세균을 마셜 박사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로 명명했다. 이때 헬리코(helico)는 나선형을, 박터(bacter)는 세균을, 파일로리(pylori)는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통하는 유문 부위를, 합쳐서 위와 십이지장의 연결 부위인 유문 부위에 존재하는 나선형 모양의 세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배양했다는 기쁨도 잠시, 두 사람은 두 번째 벽에 부딪히게 된다. 배양된 헬리코박터를 동물에 주입했지만 어떤 동물도 위장질환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헬리코박터가 위 속에 존재할 수 있을 뿐 위궤양, 위암 등 질환의 원인균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셜 박사는 며칠간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가 결국 무모한, 하지만 용감한 실험을 감행하게 된다.


마셜의 무모한, 하지만 용감한 실험

 그것은 바로 직접 실험 대상이 되어 헬리코박터가 가득 든 용액을 마시는 것이었다. 마셜 박사가 이런 무모한 결정을 하게 된 것은 간단한 의학적 지식인 '인수 공통 질병은 의외로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마셜 박사는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고 용액을 마셨고, 급성 위궤양에 걸려 위가 뒤틀리고 구역질이 나는 고통을 겪으면서 스스로 일지를 쓰고 위 점막 여기저기에 헬리코박터들이 박혀있는 것을 채취하고 다시 배양해 헬리코박터가 위장질환의 원인인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헬리코박터에 의한 궤양이 아니라 단순 소화성 궤양이라 여겼을 때의 치료 방법은 위산 생성 억제였다. 그래서 헬리코박터균이 원인일 때는 오히려 더 상태가 악화되었는데, 마셜 박사와 워런 박사의 연구 덕분에 원인에 따른 알맞은 처방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헬리코박터를 통째로 마셨던 마셜 박사는 통증에 시달리다가 항생제를 먹고 나서야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로 이어진 치료 연구에서도 헬리코박터균이 위에서 제거되었을 때 환자들의 소화 궤양이 치료되는 것을 확인해 새로운 치료 기회를 얻게 되었다. 따라서 두 사람은 2005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연구로 많은 사람들이 만성감염, 염증, 암의 관련성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히게 되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4기 김민정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708198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705684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127000
모두의 고민 입냄새, 아침밥으로 해결 가능하다? 2 2020.06.29 이유진 12641
장애인의 대중교통 어려움, 생각해 봐야 할 문제 file 2021.06.28 남서영 12643
모두가 함께 해서 따뜻했던 제2회 성남시 이웃사랑 걷기 캠페인 4 file 2017.05.21 이서은 12652
다양하고 새로운 기능을 한눈에 볼 수있는 스마트 디바이스 쇼!!! 2017.08.21 백다영 12660
프로야구의 9번째 심장.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우승! file 2020.11.25 김민채 12666
"점점 늘고 있는 청소년 흡연" 2 file 2021.02.23 노윤서 12668
코로나19 확산, 극장->안방, 뒤바뀐 문화생활 2 file 2020.04.13 정현석 12671
“추석도 다가오는데...” 여전히 높은 계란값, 정부는 낮출 수 있나 file 2021.08.26 최우석 12680
한국의 사계절이 사라지고 있다 file 2021.11.22 임나연 12680
도쿄올림픽, 안전하게 치러질 수 있을까? file 2021.04.20 풍은지 12689
우리가 지켜야 할 그곳! 2 2017.04.08 박지원 12690
코로나19로 바뀐 문화생활 file 2021.02.24 이소현 12690
[MBN Y 포럼] 불가능을 즐겨라 ! 2월 22일 서울 장충체육관 2 2017.02.19 유림 12693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게 file 2019.12.30 남진희 12694
''어서와, 방방콘은 처음이지?'' file 2020.06.22 김현희 12694
과학을 즐길 수 있는 '제 21회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 개최 file 2017.08.13 김영서 12697
아파트 건설 도대체 왜? file 2020.10.26 박성현 12697
공항동, 도시재생으로 다시 날 수 있을까? file 2020.11.09 김서영 12707
RESPECTIVE MOVE; 비선수 출신의 지도자를 향한 노력 file 2020.02.03 이지훈 12713
피로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 효율적인 낮잠을 자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3 file 2020.08.31 김정원 12716
사전투표, 이렇게 한다! file 2017.04.25 이태연 12717
공인인증서는 가고 시작된 민간인증서들의 시대 file 2020.12.28 이채은 12717
제주를 노랗게 물들인 싱그러운 유채와 함께하는 치유타임 file 2017.03.25 서윤 12724
잊지 말아야 할 삼일절, 더는 보기 힘든 태극기 file 2017.02.24 박예림 12727
이마트24, 애플 마니아의 성지가 되다 file 2021.03.29 이승우 12729
네덜란드 튤립축제 취소, 온라인 투어로 체험 2 file 2020.04.27 김민수 12730
영웅은 어쩌다 역적이 되었나, 해리 케인 훈련 불참 사건의 전말 file 2021.08.26 김승건 12736
가상 화폐가 우리에게 가져온 것들 file 2021.05.27 윤지훈 12737
'봉준호가 만든 스타' 언어 장벽을 파괴하는 기생충의 그녀 정체는? 2 file 2020.03.25 서예은 12743
봉사동아리 루키의 첫번째 캠페인 "Save The Earth" 1 file 2017.05.13 이경하 12746
봄의 향연 광안리 어방축제 2 file 2017.05.14 양다운 12747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정규 시즌 우승! file 2020.10.30 최준우 12762
가장 필요한 용기 file 2017.03.24 김다빈 12766
우리 서해 바다,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file 2017.03.26 송인준 12773
외국인 문화 교류 연합 동아리, 'FRIENDS'는 코로나 속 어떻게 대응하나 file 2021.05.27 임유림 12776
한일교류회, <82년생 김지영>을 말하다 file 2021.02.19 김연주 12786
전 세계가 마주하는 기후 변화 2021.08.18 이채영 12790
첨단 의과학캠프의 현장으로 file 2017.08.12 김민지 12794
[MBN Y 포럼] 꿈꾸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이여, 불가능을 즐겨라! 13 file 2017.02.13 김단비 12796
미래를 이끌어 갈 창의적 인재는 누구? 4 file 2017.02.20 박민경 12802
[MBN Y 포럼 2019] 하쿠나 마타타 지금 시작하라! file 2019.02.18 김하영 12802
다함께 반올림, 아산시 건강가정지원센터 2017 ‘청소년 나침반 봉사단’ file 2017.05.24 이수지 12803
새학기 교복을 저렴하게 구입하자! 1 file 2017.02.24 윤하림 12807
세계 1000만 명을 감동시킨 온라인 '오페라의 유령' 2020.05.02 이중호 12807
인도네시아에서 진행된 제4회 통일 골든벨이자, 첫 온라인 골든벨 file 2020.10.27 김민경 12813
'코로나 블루'에서 '코로나 레드'까지 1 file 2020.10.29 전순영 12813
방탄소년단, 빌보드차트 1위 또다시 차지하다 file 2020.10.26 추한영 12821
지구를 구하는 대학생 봉사단 ASEZ를 만나다 1 file 2020.12.29 송다은 1282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98 Next
/ 98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