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우리나라 먹거리의 잔혹사 첫 번째, 우지파동

by 5기오동민기자 posted Sep 04, 2017 Views 1614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올 8월 들어서, 우리의 먹거리는 3번이나 파동을 겪고 있다. 음식 파동은 1년에 한 번 일어나기 힘든, 그만큼 한 번 터지면 식품업계, 소비자, 정부 모두에게 피해를 입힌다. 그런데 올해 8월에 일어난 것만 살펴보자면 유럽산 수입 계란과 국내 유통 계란에서 간·콩팥등을 손상시키는 발암물질인 피프로닐(진드기 등의 해충을 죽이는 살충제)이 잔류됐다는 논란이 난 살충제 계란 파동, 유럽산 햄과 소시지에서 E형간염을 일으키는 HEV 바이러스가 검출 됐던 소시지 파동, 그리고 하림 계열사의 닭고기가 기준치 6배 이상의 구충제 성분에 노출됐다는 닭고기 파동까지 가공육, 양계업 업계는 물론, 식약처와 소비자의 미래까지 걱정스러울 지경으로 사태가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본 기자는 과거에 일어났던 식품 파동을 재조명하며 과거의 일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할지, 또 그걸 통해 지금 현재의 사태를 어떻게 현명히 대처를 하고 인식을 할까 하는 취지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식품 파동인 ‘우지 라면 파동’ 사건을 취재해보았다.

a3ed249731e698bc4c4ecd7f0d905473.png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오동민기자]

그 전에 라면의 역사를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다. 1963년, 삼양식품 전 회장인 전종윤이 5만달러의 지원을 받고 일본 기업에게 라면 제조 기계와 기술을 전수받아 ‘삼양라면’이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을 만들었다. 당시 가격은 100g당 10원이었는데, 처음에는 라면이라는 음식이 한 끼 식사로는 익숙하지 않았고 닭고기 베이스의 비린 맛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했다. 여기서 정부가 가뭄의 단비와 같은 밀가루 음식 보급 정책(혼분식 보급정책)을 펼치며 라면이 소비자들에게 보급됐고, 맛 역시 지금의 ‘매운 라면’으로 바뀌면서 ‘삼양라면’은 1980년대까지 농심과 오뚜기와 함께 라면업계의 메이저기업으로 우뚝 섰었다. 하지만 절정의 끝은 내리막길이 오듯이, 1989년 ‘삼양라면’은 물론 라면 업계를 뒤흔들 사건이 터진다.

5c20b4b3d18ea774b703b1441d90671a.png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오동민기자, 이미지 제공=동아일보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음']

‘우지라면 파동’은 1962년에 식품위생법이 시행된 이래 최초의 식품 파동인데, 1989년 검찰 측이 삼양식품을 포함한 5개 기업에서 공업용으로 분류된 우지를 미국에서 수입해 마가린, 라면 등을 만들었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해 삼양식품 대표를 포함한 간부 10명을 소환해 조사를 했다. 이유는 제조과정에서 쓰인 우지가 식용으로 쓸 수 있는 산가 기준치를 초과했고, 이는 윤활유에서나 쓰이는 수준이라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난다. 증거 조사를 위해 삼양식품의 모든 라면의 제조 원료를 조사했는데 모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이런 파동이 벌어진 데에는 사실 ‘공업용’으로 판명이 난 미국산 우지는 소의 지방에서 짠 기름 중에서 2~3등급으로 판명이 난 것인데 우리나라는 2~3등급 우지는 과자와 같은 유탕처리 식품에 쓰이는 식용우지라고 판단하지만, 미국 기준으로는 숟가락으로 바로 떠먹을 수 있는 1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기름을 공업용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난 것이다. 실제 일본의 라면 업체에서는 2~3등급 우지와 돼지기름(돈지)으로 라면을 튀겨서 제조를 한다. 정상적인 제조 과정으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업용’이라는 이유로 억울한 조사를 받은 ‘삼양식품’은 9년 뒤, 1997년 최종 무죄선고를 받는다.

e843b986b19b527a634f412bc006fdc3.jpg

[이미지 제공=듀프레인 블로그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음']

하지만, ‘삼양식품’은 9년의 시간 동안 많은 손해를 봤는데 원래 60%의 업계 점유율을 유지하다가 우지파동 이후 15%까지 떨어졌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80년대부터는 ‘농심’이 ‘신라면’과 ‘안성탕면’, 그리고 ‘짜파게티’를 앞세워 ‘삼양’을 밀어내고 업계 1위로 급부상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삼양식품’은 이 사건 이후로 다시는 1위로 올라갈 저력을 잃고 재기불능 상태에 몰렸고 이후 ‘오뚜기’가 새롭게 도약을 하면서 2013년 기준으로는 3위로 밀려났고, 2017년 현재는 3위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되었다. 결국 이 사건은 검찰의 선동과 언론의 왜곡, 잘못된 식품 정보와 인식이 삼위일체를 이루어 ‘삼양식품’이라는 라면 업체를 몰락의 길로 몰아넣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5기 오동민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5기박선형기자 2017.09.04 22:59
    요즘 식품 문제가 많이 생기면서 대체 언제부터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었는데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것 같네요
  • ?
    5기손수근기자 2017.09.11 11:54
    사회부기자 손수근입니다.
    '이런 파동이 벌어진 데에는 사실 ‘공업용’으로 판명이 난 미국산 우지는 소의 지방에서 짠 기름 중에서 2~3등급으로 판명이 난 것인데 우리나라는 2~3등급 우지는 과자와 같은 유탕처리 식품에 쓰이는 식용우지라고 판단하지만, 미국 기준으로는 숟가락으로 바로 떠먹을 수 있는 1등급을 제외한 나머지 기름을 공업용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난 것이다' 라는 기사 일부분을 보면서 삼양라면은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업계 1위에서 밀려나야 했고, 무고한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부가 기업의 잘못된 점을 시정하기 위해 단속하고 제재하는 것은 옳지만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기반으로 사회적여론형성을 통해 여러 기업들이 피해보지 않는 일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 ?
    6기오지석기자 2017.09.22 13:50
    부모님께서 예전 쓰레기만두 사건도 얘기해 주신적이 있습니다. 못생긴 단무지의 끝부분을 썰어 넣었다는 이유로 기사에 그렇게 실렸고 만두업체 사람들이 사업체부도로 자살한 경우도 있었다고. 식품안전감시는 당연 필요하지만 정확한 근거와 기준을 가지고 기사를 써야겠어요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293476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461667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674900
수도 이전? 그린벨트 해제? 갑론을박 부동산 대책 file 2020.07.23 김대훈 9414
문재인정부의 4강 외교 복원! file 2017.05.13 양수빈 9430
인공 신경망에 관한 거대한 프로젝트 file 2020.03.13 박지환 9438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기자회견, 국민들의 반응은? file 2017.08.29 차형주 9440
보이지 않는 임산부 1 file 2018.12.26 황규현 9443
2017 김학순 다시 태어나 외치다 file 2017.08.29 정가원 9445
도넘은 야당의 발목잡기 file 2017.06.25 손수정 9462
정부 VS 시민단체 "노동자상은 어디에?" 2 file 2018.05.25 서고은 9470
"독도는 한국땅" 명백한 증거 찾다 1 file 2020.04.27 김태희 9471
공포에 떠는 우리 곁의 야옹이들 file 2018.07.10 이승현 9473
대구시민의 관심이 집중된 신청사 건립, 대체 무엇일까? 1 file 2019.05.29 김민정 9473
코로나-19, 노인혐오로? file 2020.03.31 김서원 9473
10대 청소년, “우리를 위한 정책은 어떻게 만드나요?” 2 file 2017.05.21 홍세영 9488
여성과 청소년들에게 뻗는 담배회사들의 검은 손 1 file 2020.02.19 남진희 9490
최저시급 , 고등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1 2020.08.21 이가빈 9496
MB 21시간의 조사…결국 구속영장 청구 file 2018.03.22 허나영 9500
인천국제공항 드론 사건 1 file 2020.10.26 이혁재 9501
김치가 중국에서 만든 거라고? 1 file 2020.12.30 김자영 9516
사라져가는 프랑스의 엘리트주의 file 2021.04.26 김소미 9516
계속되는 제주 난민수용 갈등, 어느것이 옳은 선택? 2018.07.26 고유진 9517
자유한국당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 발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안타까운 일···” file 2019.01.21 이진우 9517
세월호 4주기, 청소년과 교사 함께한 도보 행진 file 2018.04.17 이형섭 9522
'회복되는 남북관계'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 2018.04.04 마준서 9557
올림픽인가 실험인가 2 2019.09.30 이지환 9562
'5·18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 거리로 나온 시민들 file 2019.03.04 김사랑 9568
홍준표 정부·여당과 합의한 의료계에 "합의된 안의 지켜지지 않을 때 투쟁을 해도 늦지 않다" 3 file 2020.09.09 최성민 9572
태영호 - 3층 서기실의 암호 1 file 2018.11.27 홍도현 9573
같은 약인데도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약값만 천만원...보험 급여 확대 호소한 국민청원 file 2019.03.04 나하연 9578
中 환경규제, 기회를 잡아야 file 2017.11.13 김욱진 9580
우리 모두 잊지 말아요... 8월 14일 그 날을... 4 file 2017.08.23 김채현 9586
구로 콜센터 확진자 100명 넘어...서울 최대 집단 감염 사례 file 2020.03.25 배선우 9591
캐나다, '기호용 대마초 합법화' 발표 2018.10.23 정혜연 9594
덴마크 - 한국 수교 60주년 file 2019.05.29 남윤서 9602
美, 웜비어 씨 사망 한 달 만 "북한 여행 전면 금지" 결정해 1 file 2017.07.24 이윤희 9615
공급 차질로 빚어진 불확실한 접종 시기.. 재조정 들어갈까? file 2021.08.26 백정훈 9618
전 세계에 창궐해있는 코로나19, 그 이후의 세계는? 2 2020.08.31 유서연 9621
한국 남성, 일본 여성 폭행... 과연 반일감정? 1 file 2019.09.26 김지은 9626
111년만의 기록적인 폭염,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2 file 2018.08.21 박상정 9629
IT 기술의 발달과 개인 정보 보호의 중요성 file 2021.01.27 류현우 9635
페이스북, 러시아 간섭의 작은 증거 file 2018.02.25 전영은 9643
‘이슬람포비아’에 잡아 먹힐 건가, ‘이슬람포비아’를 뛰어넘을 것인가? file 2018.09.28 이혜림 9645
보톡스-독을 치료로, 치료를 미용으로 4 file 2018.08.24 여다은 9648
살충제 계란, 그것이 알고싶다 file 2017.08.30 강명진 9649
기업의 물적분할, 이대로 괜찮은가? file 2022.01.24 류민성 9661
<정치와 법> 교과서로 알아보는 미래통합당의 21대 총선 패배 이유 file 2020.08.25 남우현 9663
자발이 확보하지 못하는 강제성, 어디서 찾을까? 1 file 2018.02.09 김현재 9670
트럼프 역대 최저 지지율, 등돌리는 여당 지지자들 1 file 2017.05.23 장진향 9674
누진세 완화 정책 발표, 전기료 부담 줄일 수 있을까? 2018.08.20 김원준 968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