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할 수 있다'가 전부야?

by 4기하은지기자 posted May 24, 2017 Views 1293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KakaoTalk_20170524_013522705.jpg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 하은지기자]


'R=VD! 간절하게 원하면 이룰 수 있어요.' '피나는 노력이 있다면 불가능한 것은 없어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 가 보면 순수한 노력이 가져다주는 성공에 대해 노래하는 자기 계발서들을 찾을 수 있다그런 책들은 '개천에서 용 난부류의 사람들을 예시로 들며 노력이 우리를 어떻게 구원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하지만 그들의 성공 신화에서 주목해야 하는 건 그들의 순수한 노력과 열정뿐일


얼마 전, 18등으로 사법 시험을 통과한 장권수씨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오랜 시간 학생 선수 생활을 하다가 뒤늦게 시작한 공부로 그 어렵다는 사법 시험을 통과했다는 그의 이야기는 충분히 성공 신화로 거론될 만하다하지만 이 사례에서 살펴봐야 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의 노력이 아니다.

 

우선 사법시험의 존치와 관련해 그의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다사연 속 주인공은 인생의 대부분을 공부와 무관한 삶을 살다가 뒤늦게 공부의 길을 걷게 되었고사법 시험에 간절히 매달린 결과 결국 법조인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하지만 사법시험이 완전히 폐지되었다면 이 사람이 인생 역전을 시도해볼 수 있었을까  일단 법조인의 길은 완전히 막혔을 것이다사법시험은 일종의 사회적 신분을 상승시켜주는 사다리의 역할이다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물론 사법시험도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더 좋은 강사와 교재를 활용함으로써 합격 확률을 높일 수는 있다하지만 로스쿨 시스템에서 돈이 없는 자는 출발점에도 설 수 없다당장 로스쿨을 다니는 데에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이러한 점에서현재 우리나라가 추진 중인 사법시험 완전 폐지는 한계를 갖는다사법시험 완전 폐지는 그나마 출발선이 공평한 방법 하나를 없애버림으로써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또 체육 입시의 문제점들과 관련해 살펴볼 수 있다이 사연의 주인공은 10년 동안 야구 선수 하나만을 바라보며 달려왔지만그것이 불발된 순간 다른 선택권이 거의 없었다또 선수 생활 동안에는 공부를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한다장권수 씨의 다른 인터뷰를 살펴보면 야구 특기자는 수능을 모두 한 번호로 찍어도 대학을 갈 수 있었다고 한다자연스레 체육 특기자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공부를 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동시에 이는 뒤집으면 운동 말고 할 줄 아는 게 전혀 없다는 말도 된다하지만 운동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 모두가 끝까지 그 길을 걷게 되는 것은 아니다그리고 그렇게 된 학생들에게 남겨진 선택권은 거의 없다그와 함께 운동을 했다가 그만두게 된 친구들 중에는 조폭이 된 경우들도 있다고 한다중간에 운동을 그만두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전공의 길을 걷게 된 사람들에게도 운동밖에 할 줄 모른다는 점은 바람직하지 못하다언제까지고 현역 선수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유소년 선수들에게 운동 외의 길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제2, 3의 선택권들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그들을 학교 교육에서 완전히 배제한 채 트레이닝만 시키는 엘리트 체육을 바꿔야 한다애초에 엘리트 체육 시스템에서 선수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한 종목에 매진하게 되는데그 종목이 정확히 내 적성인지 알기 어렵고어릴 때부터 그 종목에서의 성공을 위해 메달 따기에 연연하며 학생의 스트레스는 커지게 된다엘리트 체육이 아닌 생활 체육 방식으로 학교 활동 안에서 다양한 체육 종목을 접하게 하면서 재능이 있는지를 찾아가고재능이 있을 경우에는 후에 좀 더 신경을 쓰는 방향으로 체육 입시를 바꾼다면 학생 선수들은 체육 말고도 다른 선택권들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아주 어린 나이부터 진로를 확정해버리고 그 길이 아니면 갈 길을 없게 하는 건 체육 계열 학생들에게 너무 가혹한 사회이다이 시스템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극소수만을 위한 시스템이다.

 

앞으로 이 사람은 수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거론되면서 꿈을 갖는 것의 소중함끊임없는 노력의 가치그리고 하면 된다를 뒷받침하는 사례로 쓰일 것이다하지만 그런 인기를 끄는 책들은 이 사람의 인생 뒤에 숨어 있는 사회 구조적 문제들은 살펴보지 않고 이 성공 사례를 예쁘게 포장해버린다우리는 단순히 이 사람의 인생을 동경할 것이 아니라 지금의 이 결과를 얻기까지의 길을 살펴봐야 한다그는 엘리트 체육 시스템의 피해자였고사법시험을 통과하는 그날까지 불확실한 미래를 바라보는 불안한 삶을 이어왔다하지만 이런 성공 신화가 거론될 때에는 노력하니 되었다로 포장되어 버린다개인의 끈기와 의지는 물론 칭송받아 마땅하지만포장된 성공 신화에서는 그가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지에 대한 고민은 이뤄지지 않는다이는 수많은 인기 자기 계발서들의 흔한 레퍼토리다개인의 성공 사례는 단순 예찬 대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다그만큼 눈부신 성공사례란 것은 동시에 이전까지의 삶이 힘들었음을 함의한다.

 

개인의 성공신화를 바라보는 한국 사회의 문화가 이젠 개인의 삶을 그렇게 만든 사회를 살펴볼 수 있는 문화로 나아가길 바란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4기 하은지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619787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617138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1039367
만원으로 책 10권을 산다고? 1 file 2017.03.31 김유나 13094
조정래 작가와 직접 만나는 시간 … "태백산맥 북 토크" file 2018.11.26 심근아 13093
마지막을 장식하다 2016.05.24 김지현 13093
함평군 4.8 만세운동 재연통해 애국정신을 기르다 file 2017.04.16 정상아 13086
제15회 SEFF, 서울환경영화제 file 2018.05.25 유지연 13085
만년 꼴찌 이글스, 단독 2위로 우뚝 올라서다! file 2018.05.25 김동현 13085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재판현장! <청소년 모의재판 경연대회> 현장을 찾아가다 3 2017.08.22 신효철 13085
'페이스 북 = 영화공유소'? 7 file 2017.03.19 김다현 13082
픽사가 전하는 30년의 희망과 감동 1 file 2017.06.22 강건화 13078
공상 영화의 현실화, ‘하이퍼루프’ file 2021.03.26 김규빈 13077
더불어 사는 자연을 공부하다 file 2017.11.06 황수현 13070
별이 된 시인, 윤동주 서거 72주기 13 file 2017.02.16 전초현 13069
다름과 틀림, 그 사이 어딘가 file 2017.05.24 김규리 13067
배구계 새로운 국제대회, 'VNL'에 대하여 2018.08.08 김하은 13061
'복면가왕' 8연승의 주인공 부뚜막 고양이의 정체는..하이라이트 양요섭 file 2021.01.19 오혜인 13059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손 세정제 file 2020.04.28 최윤서 13056
부평구 청소년운영위원회 기프트, 위안부 캠페인 실시 file 2017.05.25 박소윤 13055
남녀 모두가 좋아하는 달고나 커피 file 2020.03.26 윤예솔 13054
세계문화유산, 하롱베이를 찾아서 file 2019.08.27 정다솜 13054
새학기 증후군, 규칙적인 생활습관으로 극복하자! 2 file 2017.03.29 김수연 13054
거리를 달리며 되새기는 5.18 민주화 운동 file 2017.05.23 박아영 13050
제 61회 현충일, 당신은? 1 file 2016.06.11 이유수 13050
봄빛이 만개한 아름다운 경주로 놀러 오세요 file 2017.04.15 박지홍 13048
영화 관람 환경이 바뀐다, OTT 서비스의 발전 2020.11.26 이준표 13047
하나되는 내일을 꿈꾸다, 느티나무 가족봉사단 file 2017.03.22 오가연 13047
설날 물가 상승, 여러분의 지갑은 안녕하셨습니까? 2017.02.27 임촌 13045
멀리서만 보던 명품, 이제는 당당하게 볼 수 있다 1 2017.09.18 김예린 13044
"친구 생일템·기념일템, 나만의카드로 선물할까" 아이오로라 '나만의 카드' SNS서 인기 file 2020.11.10 디지털이슈팀 13043
따듯함과 복이 흘러 넘치는 천생연분 마을 2017.05.25 김동주 13043
뮤지컬 ‘캣츠’의 코로나19 대처 방법, 그에 대한 반응은? 1 file 2020.09.22 이서영 13042
코로나19로 변한 덕질 문화, 온라인 콘서트에 대해 알아보자 2020.10.29 김경현 13041
제3회 한국학포럼, "한국의 매력에 빠져봐~" 1 2017.07.31 김현재 13040
'별다꾸' Z세대, 이제는 케이크도 꾸민다 1 2022.01.25 김지민 13039
2018년도 10월달에 열린 제3회 충북과학교육축제에 가다! file 2018.11.12 조서현 13036
눈에 넣는 일회용 인공눈물, 독을 넣고 있지는 않은가 file 2021.07.26 김정희 13033
한옥 체험 리얼리티, 힐링 예능 <윤스테이> file 2021.01.25 권나원 13033
2020년 연말은 NCT 가 책임진다! 1 file 2020.11.30 홍지원 13032
'감독' 없는 인천, 울산과의 경기에서 1대 1 극적의 무승부를 이루다 file 2018.05.31 김도윤 13032
담뱃갑 혐오 그림, 과연 효과있나 2 file 2017.05.24 김수연 13032
중국인 없는 제주. 지금은 위기 아닌 기회! 1 file 2017.04.09 김민진 13032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알고 있나요? 1 file 2020.08.18 박효빈 13030
'서울의 끝을 예술로 채우다' 북서울 아트 페어 file 2018.10.29 장민주 13029
3회 연속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여자축구국가대표팀 귀국 file 2018.09.03 허기범 13029
전북, 가시와레이솔 징크스 깨며 짜릿한 역전승 1 file 2018.02.21 6기최서윤기자 13026
봄철의 불청객 file 2017.05.26 황수민 13026
방탄소년단 'Dynamite' 빌보드 차트 1위 등극 1 file 2020.09.02 이다원 13024
詩끌벅적한 문학축제 제29회 지용제 열려 file 2016.05.22 곽도연 13022
‘충청북도 교육공동체 헌장' 선포 1주년, 함께 행복한 교육을 모색하다 file 2017.06.13 김다빈 1302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 97 Next
/ 97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