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삼성과 TSMC 사이의 경쟁이 매우 뜨겁다. 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삼성이 진정한 반도체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TSMC를 꺾고 파운드리 사업에서 1위를 차지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삼성에게는 중요한 과제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AP 설계 분야이다.
삼성은 자사 스마트폰에 주로 ‘엑시노스’라는 설계와 생산을 모두 삼성에서 진행하는 AP를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엑시노스에 대해 몇 년 전부터 성능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GPU 성능에서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데, 이는 삼성이 ARM에서 설계하는 말리 GPU 설계를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 4에 탑재된 A4칩부터 설계를 시작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A11 칩에 와서는 CPU와 GPU를 모두 설계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였다. 이 도전은 성공적이었고, 아직까지도 애플의 AP 설계 능력은 업계에서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퀄컴의 경우, 라데온 모바일 사업부를 인수한 것을 발판으로 GPU 성능이 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삼성은 아직까진 성능상 부족한 것이 현실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엑시노스 2100을 출시할 때, 개선된 GPU 성능을 강조하였지만, 높은 발열로 인해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삼성의 도전은 실패로 끝난 것이 아니다. 엑시노스 2100의 후속작인 2200 칩에서는 AMD와 협업하여 라데온 그래픽을 탑재하기로 결정하였다. AMD 입장에서도 이전에 라데온 모바일 사업부를 퀄컴에 매각하여 이 분야의 점유율을 놓친 것은 뼈아픈 실책이므로 삼성과 어느 정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이를 통해 AP 성능 경쟁에서 최소한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선두주자 자리를 탈환한다는 것이 삼성의 목표이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이준호 대학생기자]
하지만 앞으로의 여정이 순탄한 것은 아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835칩 이후 후속 플래그십 칩의 생산 주문을 삼성 파운드리에서 TSMC로 옮긴 적이 있다. 최근 들어 다시 삼성 파운드리로 선회하였는데, 엑시노스의 발전으로 두 기업 간의 사이가 틀어지면 다시 주문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 또한 삼성은 시스템 반도체 전반에 걸쳐 지배력을 행사하려고 하는데, 이는 언젠가는 AMD나 현재 파운드리 물량을 받고 있는 엔비디아와 경쟁 관계에 들어갈 수도 있음을 뜻한다. 즉, 삼성은 설계 분야의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TSMC와 격차를 벌려 경쟁사들이 어쩔 수 없이 삼성 파운드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4기대학생기자 이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