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2017년 첫 전시 2013-16 <삼라만상: 김환기에서 양푸둥까지>가 3월 13일(월)부터 8월 13일(토)까지 개최된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수집된 932점의 작품 중 121점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소장품을 대중에게 알리고, 각 작품의 시대별 특징과 미술사적 의미 등에 관한 탐구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목적을 가진다. 출품작 중 하나인 강익중의 작품명을 차용한 전시의 제목 ‘삼라만상’은 온 우주의 만물과 모든 현상을 의미하는 말로,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작가들의 무한한 표현영역을 포괄하는 의미로 쓰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신소장품전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이미 정해진 전시 주제에 따라 작품을 선정하는 다른 여느 기획전시와는 달리 수집된 작품을 통해 동시대의 미감과 역사적 의미를 역으로 찾아낸다는 점이다. 전시는 한국 근대미술의 시간적 흐름을 보여주는 1전시실과 다양한 소주제로 감상할 수 있는 2·3·4·5전시실의 두 부분으로 구분되며, 모든 작품은 1전시실의 소주제 ‘삼라만상’, 2전시실의 소주제 ‘일상’, 3·4전시실의 소주제 ‘경계’, 5전시실의 소주제 ‘죽림칠현’에 맞추어 총 다섯 개의 전시실로 각각 배치된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 몇 가지를 알아보자.
1. 김환기, 새벽 #3, 1964-65
[이미지 제공=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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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예술가 김환기의 작품 <새벽 #3>은 1965년 상파울로 비엔날레 측의 제안으로 특별전시에 출품된 14점의 작품 중 하나이다. 2016년 수집된 이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수집한 최고가의 작품이기도 하다.
2. 장화진, 24개의 창문, 2012
[이미지 제공=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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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장화진은 ‘틀은 본래 새롭게 구성되어지지만 언젠가는 깨지고 해체되는 성질을 갖고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서대문 형무소의 창틀을 디지털 이미지로 평면화한 <24개의 창문>은 이러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역사적 건축물로 확장된 것이다.
3. 김희천, 바벨,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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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은 작가 김희천이 아르헨티나에 있는 여자 친구에게 보낸 네 번의 편지를 스페인어로 읽으며 진행되는 비디오 작품이다. 작품이 담고 있는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사고사,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에 대한 감정 등의 내용이 이질적으로 느껴지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현실과 가상의 혼합이라는 영상의 특징에 의해 관람자에게 펼쳐진다.
4. 양푸둥, 죽림칠현Ⅲ · Ⅳ,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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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칠현은 중국 위·진 정권교체기에 부패한 정치를 떠나 죽림에 모인 7인의 지식인을 일컬으며, 작가 양푸둥은 이들을 재구성해 <죽림칠현>이라는 다섯 편으로 이루어진 비디오 작품을 선보였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 중 3, 4편을 소장하고 있으며 각 70분에 걸친 내용을 5전시실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신소장품전은 관람객이 소장품의 개성과 특징, 작품의 수집과정, 작품의 활용 방식 등을 이해하도록 도울 것으로 기대되며, 나아가 한국근현대미술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전시는 8월 13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된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문화부=4기 김단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