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청소년도 쉽게 보는 심리학: ② 자이가르닉 효과

by 11기하예원기자 posted Feb 18, 2019 Views 1385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주위의 지인들을 떠올려 차례대로 생각해보았을 때, 시작한 일은 끝장을 보고야 마는 이들이 종종 있을 것이다. 흔히 우리는 그들을 '완벽주의자'라고 부른다. 그리고 하나의 일을 끝내지 못하면 불안함을 호소하는 등 자칫 극성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완벽주의자 혹은 일명 걱정부자라고 불리우는 그들은 그저 '자이가르닉 효과'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을 수도 있다. 시작한 일은 끝을 봐야 마음이 편하다는 그들, 또 일을 끝내지 못해 걱정투성이인 그들과 자이가르닉 효과는 대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란, 마치지 못한 일을 마음속에서 쉽게 지우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이유로 미완성 효과라고 불리기도 한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심리학자인 블루마 자이가르닉(Bluma Zeigarnik)이 음식을 주문받는 웨이터에게서 우연히 발견했다. 웨이터는 수많은 주문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주문한 메뉴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계산을 끝낸 후 자이가르닉은 웨이터에게 자신이 주문한 메뉴가 무엇이었는지 기억하느냐고 물었지만 웨이터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하였다. 이를 토대로 자이가르닉은 주문 처리 전, 즉 일을 완결하기 전에는 주문 내용을 기억하려 노력하지만, 주문이 끝나면 기억할 필요가 없어지기에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현상을 정의했다.


자이가르닉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참가자 164명을 A집단과 B집단으로 나누어서 실험을 진행하였다. 두 집단에게 모두 간단한 과제를 주었지만, A집단에게는 과제를 수행할 때 아무런 방해를 주지 않았고, B집단에게는 과제를 도중에 중단시키거나 다른 과제로 넘어가도록 했다. 과연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

 자이가르닉 효과 최종 수정본.jpg

▲ 자이가르닉이 진행한 실험의 결과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9기 하예원기자]


이렇듯 자이가르닉은 실험을 통해 완결되지 못한 일이 완결된 일보다 더욱 잘 기억되어짐을 입증해 보였다. 그리고 자이가르닉 효과는 꽤나 많은 현상을 뒷받침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것이 있다. 첫사랑이 완결되어 지속적인 인연으로 이어진다면 기억 속에만 묻어두지는 않는다. 다만 이어지지 못하고 그 시절의 향수와 함께 기억 속에 남는 것이 첫사랑이기에, 많은 이들이 잊지 못하는 것이다.

 

그 밖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또는 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가 해당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사건·사고를 경험한 후 발생할 수 있는 정신 신체 증상들로 이루어진 증후군이다. 끔찍한 재난이나 심리적 외상을 겪은 사람은 큰 심리적 충격을 받는다. 따라서 그 사건에 대한 기억이 완결되지 않아 다시 그 일이 반복되어 일어나는 듯한 재경험을 하게 된다. 완결되지 않는 지난 기억에 의해 정신적 아픔을 겪는다는 면에서 일종의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드라마의 한 회가 아주 극적인 장면에서 끝나는 것 역시 자이가르닉 효과를 겨냥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미완결된 드라마를 완결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시청자에게 주입하여 다음 회차의 시청률을 유지·상승시키려는 의도이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마케팅 업계가 가장 중시하는 효과 중 하나이다. 비슷한 기능·성질을 기본으로 두지만, 외관상의 차이를 두거나 혹은 그 반대로 하나의 시리즈를 만든다. 이때 시리즈를 구성하는 하나의 제품을 만들며 기능적으로 약간의 부족함을 두어 본사의 타 제품 구매를 유도한다. 이후 같은 시리즈의 제품들을 결합하거나 같이 쓸 때 나는 시너지를 확대하여 홍보한다. 이는 한 시리즈의 제품을 모두 구매해야지만 최종적으로 완결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란 생각을 소비자에게 주입하려는 의도이다. 마케팅에서의 자이가르닉 효과는 디드로 효과(하나의 물건을 구입한 후 그 물건과 어울리는 다른 제품들을 계속 구매하는 현상)와도 큰 관련이 있다.


여기서 자이가르닉과 웨이터의 이야기를 읽고 한 가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단순히 그 웨이터의 기억력이 좋은 편이었다면?'이 바로 그것이다.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의문이다. 하지만 자이가르닉과 웨이터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유념해야 할 것은 자이가르닉 효과가 개인의 능력과 특성보다는 웨이터라는 직업 자체의 특성에 더 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레스토랑의 웨이터로 일한다면, 다양한 주문을 빠르게 기억하고 즉각적으로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기억력 향상은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에서 일하든 상관없이 웨이터라는 직업 자체에는 항상 손님의 주문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그대로 이행하며, 주문에 따른 값을 지불했는지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는 특성이 있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바로 이 특성에 더 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해결되지 못한 문제에 대하여 무의식중에도 끊임없이 생각을 하며 매듭을 지으려는 기질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보다는 실패를 더 오래 기억하고, 성취된 사랑이나 대인관계보다는 실패한 관계나 첫사랑을 더 오래, 또는 자주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복잡한 사건들의 발생과 인지적 과부하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시대에서, 사람들은 빨리 결과를 확인하고 머릿속에서 비워내기 바쁘다. 항시 필요한 정보가 아니라면 어떤 것이든 빠르게 비워내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현시대의 자이가르닉 효과를 만들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당부할 말이 있다면, 완결에 집착하여 자이가르닉 효과에 시달리는 일은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미완결이 완결이 되어가는 과정도 중요하며, 미완결의 미학도 중요하기에 각각을 존중해야 함을 잊지 말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9기 하예원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10기조원준기자 2019.02.16 21:39
    자이가르닉 효과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첫 기사 쓰신다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 ?
    11기하예원기자 2019.02.16 23:22
    열심히 읽어주신 것 같아 보람차네요 : ) 그리고 첫 기사는 아니었습니다만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221791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391029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605423
평화의 소녀상, 그 의미를 찾아 5 file 2017.02.25 한우주 20336
평화실현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2018.06.19 이민영 9517
평화를 위한 한 걸음, 평화 기림상 건립 제막식 열려 1 file 2017.03.13 임수종 12435
평화, 새로운 시작 2 file 2018.05.21 김혜민 10976
평택 평화의 소녀상, 힘과 마음을 합치면 하늘을 이긴다. 3 file 2017.03.24 장수임 10398
평창이 낳은 스타 file 2018.03.06 김동현 11323
평생 잊혀지지 않는 상처 file 2018.04.26 손어진 9881
평등하고 자유로운 나라 미국의 인종차별 file 2020.06.02 임상현 7804
평등의 바람, 멈췄던 물길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file 2021.06.28 백정훈 6725
편의점, 의약품 판매의 아이러니 9 file 2016.02.24 유승균 21995
편의점 이제는 서비스 공간으로 6 file 2016.03.26 김준석 17509
페트병을 색으로만 기억해야 할까? file 2018.11.29 박서정 9600
페이스북과 유튜브, 오류의 원인은? file 2018.11.08 김란경 423056
페이스북, 러시아 간섭의 작은 증거 file 2018.02.25 전영은 8964
페이스북 이용한 '개인정보 불법 유통' 근절 필요 file 2018.04.11 신진우 11145
페이스북 메신저, 청소년들이 많이 사용하는 이유는? 5 file 2019.02.19 노영우 20725
페미니즘이 나아가야 할 방향 2 file 2017.02.24 유승균 22425
페미니즘을 선언하자! 14 file 2017.11.14 배성연 10557
페미니즘. 이제는 가벼운 문제가 아닙니다. 2 file 2018.11.28 백종욱 11819
페루, 7.1의 강진 file 2018.01.22 임규빈 9401
패스트푸드점에서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도덕성 1 file 2016.03.25 장한나 16902
패스트푸드는 이제 안녕, 오늘부터는 슬로푸드 file 2019.06.07 이채은 11284
패류독소의 확산, 어민·소비자 모두 “빨간불” file 2018.04.10 이예은 14307
판문점선언, 남한은 종전이 되는 것인가? file 2018.10.15 이수지 9131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와 고용노동부 처분 정당성 논란 file 2017.10.17 원종혁 11070
파격적인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 과연 좋은 일일까? 1 file 2017.07.22 이승희 9387
특검의 히든카드 '국회청문회위증죄', 이젠 진실을 밝힐 때가 왔다 19 file 2017.01.15 김다인 18243
특검수사 기간 D-11, 특검 연장을 외치며 시민들 다시 광장으로 file 2017.02.19 김동언 16330
특검, 그들은 누구인가? 3 file 2017.02.16 김예진 14334
트럼프의 위대한 미국; 미국 vs 멕시코 3 file 2017.02.23 류혜원 16487
트럼프의 악수에 담긴 의미? "내가 갑이다" 4 file 2017.02.23 박유빈 31808
트럼프의 미국, 어디로 가는가 file 2017.03.25 임선민 9747
트럼프의 대선 연기 주장, 반응은 싸늘? file 2020.09.22 임재한 7806
트럼프와 러시아 사이에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가? file 2017.06.21 박우빈 10636
트럼프, 한국에 압박을 가하기 시작하다. 1 2017.02.20 유현지 14788
트럼프, 이란 대통령에게 '강력 발언'…"조심하는 게 좋을 것" 1 file 2017.02.14 정승민 15393
트럼프, 바이든에 협조하지만 대선 결과 승복은 ‘아직’ 1 file 2020.11.27 김서현 7342
트럼프 입시부정? 연이은 조카의 폭로 2020.07.13 조은우 7915
트럼프 역대 최저 지지율, 등돌리는 여당 지지자들 1 file 2017.05.23 장진향 9216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어떤 영향이 있을까? 2017.02.24 김태욱 19284
트럼프 반이민 행정명령 지지율 55%...트럼프 "가장 인기있는 행정명령" 9 file 2017.02.10 정예빈 18528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수, 보호무역 1 file 2017.10.25 김규리 12281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과 억지뿐인 결과 뒤집기 2020.12.23 김하영 6749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의 또 다른 의도는 없을까? 2 file 2017.02.15 김채원 13934
트럼프 대통령, 중국을 향한 거침없는 비난 file 2020.06.09 김서원 6275
트럼프 反이민 행정명령, 등 돌리는 사람들 file 2017.02.07 권윤주 17497
트럼프 "기생충 수상, 한국이 왜?" 1 file 2020.03.30 남정훈 8159
투표하는 고3, 무엇이 필요한가?: 범람하는 가짜 뉴스의 인포데믹과 청소년 시민 교육의 필요성 file 2020.03.30 황누리 779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