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청소년도 쉽게 보는 심리학: ② 자이가르닉 효과

by 11기하예원기자 posted Feb 18, 2019 Views 2640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주위의 지인들을 떠올려 차례대로 생각해보았을 때, 시작한 일은 끝장을 보고야 마는 이들이 종종 있을 것이다. 흔히 우리는 그들을 '완벽주의자'라고 부른다. 그리고 하나의 일을 끝내지 못하면 불안함을 호소하는 등 자칫 극성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완벽주의자 혹은 일명 걱정부자라고 불리우는 그들은 그저 '자이가르닉 효과'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을 수도 있다. 시작한 일은 끝을 봐야 마음이 편하다는 그들, 또 일을 끝내지 못해 걱정투성이인 그들과 자이가르닉 효과는 대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란, 마치지 못한 일을 마음속에서 쉽게 지우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이유로 미완성 효과라고 불리기도 한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심리학자인 블루마 자이가르닉(Bluma Zeigarnik)이 음식을 주문받는 웨이터에게서 우연히 발견했다. 웨이터는 수많은 주문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주문한 메뉴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계산을 끝낸 후 자이가르닉은 웨이터에게 자신이 주문한 메뉴가 무엇이었는지 기억하느냐고 물었지만 웨이터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하였다. 이를 토대로 자이가르닉은 주문 처리 전, 즉 일을 완결하기 전에는 주문 내용을 기억하려 노력하지만, 주문이 끝나면 기억할 필요가 없어지기에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현상을 정의했다.


자이가르닉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참가자 164명을 A집단과 B집단으로 나누어서 실험을 진행하였다. 두 집단에게 모두 간단한 과제를 주었지만, A집단에게는 과제를 수행할 때 아무런 방해를 주지 않았고, B집단에게는 과제를 도중에 중단시키거나 다른 과제로 넘어가도록 했다. 과연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

 자이가르닉 효과 최종 수정본.jpg

▲ 자이가르닉이 진행한 실험의 결과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9기 하예원기자]


이렇듯 자이가르닉은 실험을 통해 완결되지 못한 일이 완결된 일보다 더욱 잘 기억되어짐을 입증해 보였다. 그리고 자이가르닉 효과는 꽤나 많은 현상을 뒷받침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것이 있다. 첫사랑이 완결되어 지속적인 인연으로 이어진다면 기억 속에만 묻어두지는 않는다. 다만 이어지지 못하고 그 시절의 향수와 함께 기억 속에 남는 것이 첫사랑이기에, 많은 이들이 잊지 못하는 것이다.

 

그 밖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또는 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가 해당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사건·사고를 경험한 후 발생할 수 있는 정신 신체 증상들로 이루어진 증후군이다. 끔찍한 재난이나 심리적 외상을 겪은 사람은 큰 심리적 충격을 받는다. 따라서 그 사건에 대한 기억이 완결되지 않아 다시 그 일이 반복되어 일어나는 듯한 재경험을 하게 된다. 완결되지 않는 지난 기억에 의해 정신적 아픔을 겪는다는 면에서 일종의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드라마의 한 회가 아주 극적인 장면에서 끝나는 것 역시 자이가르닉 효과를 겨냥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미완결된 드라마를 완결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시청자에게 주입하여 다음 회차의 시청률을 유지·상승시키려는 의도이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마케팅 업계가 가장 중시하는 효과 중 하나이다. 비슷한 기능·성질을 기본으로 두지만, 외관상의 차이를 두거나 혹은 그 반대로 하나의 시리즈를 만든다. 이때 시리즈를 구성하는 하나의 제품을 만들며 기능적으로 약간의 부족함을 두어 본사의 타 제품 구매를 유도한다. 이후 같은 시리즈의 제품들을 결합하거나 같이 쓸 때 나는 시너지를 확대하여 홍보한다. 이는 한 시리즈의 제품을 모두 구매해야지만 최종적으로 완결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란 생각을 소비자에게 주입하려는 의도이다. 마케팅에서의 자이가르닉 효과는 디드로 효과(하나의 물건을 구입한 후 그 물건과 어울리는 다른 제품들을 계속 구매하는 현상)와도 큰 관련이 있다.


여기서 자이가르닉과 웨이터의 이야기를 읽고 한 가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단순히 그 웨이터의 기억력이 좋은 편이었다면?'이 바로 그것이다. 충분히 가질 수 있는 의문이다. 하지만 자이가르닉과 웨이터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유념해야 할 것은 자이가르닉 효과가 개인의 능력과 특성보다는 웨이터라는 직업 자체의 특성에 더 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레스토랑의 웨이터로 일한다면, 다양한 주문을 빠르게 기억하고 즉각적으로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기억력 향상은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에서 일하든 상관없이 웨이터라는 직업 자체에는 항상 손님의 주문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그대로 이행하며, 주문에 따른 값을 지불했는지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는 특성이 있다. 자이가르닉 효과는 바로 이 특성에 더 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해결되지 못한 문제에 대하여 무의식중에도 끊임없이 생각을 하며 매듭을 지으려는 기질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보다는 실패를 더 오래 기억하고, 성취된 사랑이나 대인관계보다는 실패한 관계나 첫사랑을 더 오래, 또는 자주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복잡한 사건들의 발생과 인지적 과부하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시대에서, 사람들은 빨리 결과를 확인하고 머릿속에서 비워내기 바쁘다. 항시 필요한 정보가 아니라면 어떤 것이든 빠르게 비워내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현시대의 자이가르닉 효과를 만들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당부할 말이 있다면, 완결에 집착하여 자이가르닉 효과에 시달리는 일은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미완결이 완결이 되어가는 과정도 중요하며, 미완결의 미학도 중요하기에 각각을 존중해야 함을 잊지 말자.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9기 하예원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10기조원준기자 2019.02.16 21:39
    자이가르닉 효과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첫 기사 쓰신다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 ?
    11기하예원기자 2019.02.16 23:22
    열심히 읽어주신 것 같아 보람차네요 : ) 그리고 첫 기사는 아니었습니다만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1475168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1591849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1856064
[공동취재] 기획기사 ③ 꿀잠, 그래서 뭐 하는 곳인데? file 2021.12.27 이유림 18069
[공동취재] 기획기사 ② 비정규노동자들의 쉼터 ‘꿀잠’, 재개발 속 부딪히는 이해관계 file 2021.12.27 함지원 23739
우후죽순 터지는 인사 실패와 망언들, 급락하는 윤석열의 지지율 file 2021.12.27 윤성현 22602
지속되는 헝다그룹의 부진..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file 2021.12.24 이성훈 19135
러시아까지 영국에 이어 코로나 누적 확진자 1천 만명 넘었다...위드 코로나는 역시나 다시 중지 file 2021.12.24 정지운 25540
[공동취재] 기획기사 ① 신길 2구역 “재개발만으로는 설명 불가능하다” file 2021.12.24 오정우 20858
방역패스, 이대로 괜찮을까? file 2021.12.22 김가은 30369
중국 대출우대금리 0.05%인하…이유는? file 2021.12.22 윤초원 18635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이대로 경기는 나아질까 file 2021.12.20 박서빈 19192
윤 후보, 홍대거리를 순찰하며 현 경찰제도에 대해 논의 file 2021.12.08 이승열 23807
故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사회적 인식 왜 다른가? file 2021.12.07 오유환 20727
문재인 대통령,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 축사 "정부정책 비판도 해야" file 2021.11.26 이지은 17288
접종률 75% 넘는 일본, 백신 기피로부터 전환 성공하나? file 2021.11.25 안태연 19046
코로나19 이후 일본과 한국의 관계 file 2021.11.25 이원희 19475
시진핑, 장기집권의 길을 열다: 중국 공산당 100년 역사상 3번째 '역사결의' file 2021.11.22 황호영 25833
이재명 與 후보, 위성정당 방지법 추진할 것 1 file 2021.11.17 고대현 36306
심상정·안철수, 다시 한번 서게 된 '선택의 기로' file 2021.11.16 김희수 27517
공급망 병목현상에 이어 전력난, 요소수 부족까지… 국내기업 “긴장” file 2021.11.10 윤초원 20715
이란, 핵 합의 복귀 밝혀, 이란과 미국 간 악연의 시발점은 어디인가? file 2021.11.08 권강준 28022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 총장 file 2021.11.08 송운학 22262
윤석열,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에 이은 '개 사과' 논란에 이 지사 "한국판 홀로코스트 법 제정해야" file 2021.11.04 이도형 21068
국민의힘 경선 투표율 50% 이상 달성, 역대 최고치로 전망 file 2021.11.04 이승열 17466
국가를 이끄는 힘! 정치구조와 정부 비교, “한국과 중국의 정치구조” file 2021.10.29 권나연 27034
20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군소후보들 file 2021.10.29 노영승 16635
'오커스'가 도대체 뭐길래.. 프랑스 왜 뿔났나 file 2021.10.28 조지환 15519
한국, 백신 부족 해소돼 ‘위드 코로나’ 준비 2 file 2021.10.25 안태연 23758
IMF, 세계경제전망 발표… 한국 경제는 선방하는 중 file 2021.10.18 엄태우 23188
경기도지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20대 대통령 후보로 확정 file 2021.10.15 고대현 18730
더불어민주당 2022년 대선 후보, 이재명 후보로 지명 file 2021.10.12 이승열 27078
코로나19에 의한 경제적 양극화 현상.. 그 이면에는 거대기업들과 무책임한 정부가 있다? file 2021.10.05 이성훈 18937
끝나지 않는 가슴 아픈 종파 싸움, 시리아 내전 file 2021.09.30 류채연 17689
2022년 대선, 국민의힘에선 누가 대선주자가 될까? file 2021.09.30 이승열 20106
역전을 노린다! 국민의힘 '추격자들'의 6인 6색 토론 전략 2021.09.30 김희수 25881
헝다그룹, 유동성 위기 극복 기대난 file 2021.09.29 윤초원 21717
홍콩 국가보안법 발의 이후 변화, 이대로 괜찮은가 file 2021.09.28 이원희 18793
끝나지 않은 전쟁, 미국은 왜 아프가니스탄을 떠났나 file 2021.09.27 강도현 30691
'제33차 혁신성장 전략점검회의' 개최 file 2021.09.27 이지은 17471
2주 남은 국민의힘 2차 컷오프 경선, 최후의 4인은 누구 file 2021.09.27 윤성현 25166
격해지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표절 공방 file 2021.09.27 송운학 23936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유엔 연설 file 2021.09.27 최서윤 17157
탈레반 정권 장악: 아프간 경제 파탄 위기 file 2021.09.24 황호영 16060
'AZ 2차를 모더나로...?' 강릉 주민 40명 오접종 논란 file 2021.09.24 신현우 32675
미국에서 1개월 동안 '어린이 감염자'가 4배 이상 증가 file 2021.09.23 안태연 28433
2022년 차기 대선, 20대의 '보수화' file 2021.09.23 김준기 22554
홍준표 32% 윤석열 25% ‘무야홍’ 실현되나 야권 대선주자 선호도 1위 역전한 洪 file 2021.09.16 이도형 20484
필리핀 코로나 상황 속 한국 교민들 file 2021.09.14 최윤아 20127
정부 '위드 코로나' 본격 검토 2021.09.14 안서연 3404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