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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동유럽'의 전쟁과 '동아시아'의 전쟁

by 김준기대학생기자 posted Feb 28, 2022 Views 5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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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군이 연일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월 25일경 러시아 측에서 우크라이나에 협상 요구를 하며 침공군을 잠시 정지시키기는 하였지만, 협상 결렬로 인하여 다시 수도 키예프와 제2 도시 하리코프를 향하여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제 정세적인 측면에서 러시아의 침략은 예견된 재앙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영국이 패권국으로 자리매김하여 러시아 공화국의 주변 진출을 틀어막는 'The  Great Game'을 진행하면서부터 서방세계의 거대한 전쟁이 끝나고 세계가 공산권과 자유권으로 이분화된 이후, 그러고 나서 소련의 붕괴에 이르기까지 미국을 위시한 유럽의 자유주의 세력들은 러시아의 유럽 진출을 두려워하였다. 그런 나머지 끊임없이 구 소비에트 연방을 견제하고 국제사회에서 고립시켜 왔다. 결국 1992년 소비에트 연방이 공식적으로 붕괴되고 수많은 소비에트 연방국들이 동유럽에서 발생하게 된 후로,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은 동유럽을 소비에트 공화국의 후신인 러시아 공화국과의 완충 지대로 설정하고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국경 문제를 거의 해결한 듯이 보였다. 그러나 2013년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두고 친러파 대통령에 반대하여 친유럽파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일으킨 '유로마이단'이 기폭제가 되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과 돈바스 전쟁이라는 파괴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러시아는 남오세티야 전쟁을 통하여 동유럽의 전(前) 소비에트 연방국들이 EU나 NATO의 편으로 넘어가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하였으며, 실제로 무력행사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이미 피력한 바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시도는 러시아로서는 서방세계와의 국경을 직접 맞대게 되는 결과를 불러오게 되는 것이다. 러시아가 이에 무력개입을 시도하는 것은 자위적인 이유와 지정학적인 이유에서, 또한 서방세계에 러시아의 건재함과 무력을 시위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했던 시도였다고 평가된다. 그리고 '동유럽'의 전쟁은 아직도 지속 중이다.

 

  잃어버린 예전 영토의 수복, 서로 다른 국제정치적 이데올로기의 대립, 하나의 민족의 분열. 해당 키워드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읽어낼 수 있는 키워드들이다. 물론 양쪽 다 동의할 수는 없는 내용도 있겠지만. 상기한 세 가지 상태는 비단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서만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섬은 대륙을, 대륙은 섬을 수복하고 싶어 하고, 사회주의 통제국가와 민주주의 총통국가가 대립하는 곳. 한족이라는 한 가지 민족에서 갈라서서 서로 대립하는 곳이 있다. 바로 양안관계를 말하고자 한다. 중국의 대만 침략은 아주 오래 전부터 실제로 시도되어 왔다. 현대에 들어서 대만과 중국의 국제사회적 입지가 비교적 확고해지고 나서는 양국과 양국의 우방국 때문에 직접적인 교전을 벌이지는 않지만, 중국이 대만에 상륙하여 '하나의 중국'을 완성하고 싶은 의지를 내비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중국에 두 가지 입장에서 대만으로의 군사작전을 부추길 수 있다. 


광화문빌딩1.jpg

주한대만 대표부가 위치하여 있는 광화문역 광화문빌딩.

[이미지 촬영=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김준기 대학생기자]


  첫 번째는 민족주의의 고양이다. 러시아는 구소련에서 함께 연방을 구성했던 우크라이나에 연방주의적 동질감과 민족주의적 (동슬라브계) 친밀감을 동시에 강요하며 우크라이나 내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크림 반도를 중심으로 한 친러시아계 우크라이나인들의 분리 독립을 조장하고 있다. 중국 또한 마찬가지 접근이 가능할 수 있다. 대만 내의 친중 정서를 가진 대만인들을 선동하여 내부 분열을 일으키고, 이를 이용하여 양안관계에 마침표를 찍으려는 움직임을 보여줄 수도 있다. 중국 내부에서 대만 침공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매우 커질 것이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원래 하나의 민족이었던 대만인들과 대만 땅을 수복하려는, 적어도 대내적으로는 그럴듯 한 명분을 내세우며 전쟁을 준비할 빌미로 만드려고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우방국의 미적지근한 대응이다. 우크라이나는 소비에트 연방에서 독립할 때 구 소비에트 연방의 핵무기를 대량으로 떠안게 되었는데, 이에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의 핵무기 폐기를 주장하였다. 이것이 1994년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Budapest Memorandum)이다. 우크라이나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어도 사실상 이것을 발사할 장비와 인력이 없었으며, 실제로 발사하기 위하여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국제사회의 제재를 견뎌내면서까지 그렇게 할 실익이 없었다. 따라서 러시아, 미국, 영국은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며 우크라이나 및 소련의 잔존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던 3국(우크라이나, 백러시아, 카자흐스탄)을 핵확산 금지조약(NPT)에 가입시키면서 우크라이나의 안전과 독립을 보장하였다. 2014년 크림 위기와 돈바스 전쟁 때에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친유럽으로 돌아서자, 러시아는 군사적이고 경제적인 보복을 가하였다. 이에 우크라이나 친서방 정부는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조약의 수준으로 격상 시켜 서방에 원조를 요청하였지만 NATO는 NATO 가입국이 공격을 받았을 때 발동하는 조약이라는 것을 근거로, 미국 또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조약이 아니라 강제성이 없는 각서라는 이유로 외면하고 말았다. 이러한 사건들이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똑같이 되풀이되고 있다. 단지 우크라이나의 친서방 정부가 이번에는 직접적으로 NATO의 가입을 시도하였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이는 양안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사료된다. 중국은 더 이상 대만을 수호하겠다고 자처한 미국이 우방국들을 지키는 데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도 있고, 미국이 전쟁을 두려워하여 경제 보복만 가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따라서 중국 입장에서는 양안전쟁을 일으키기까지 걸림돌이 되는 가장 큰 장애물이 실체가 없는 장애물이라고 판단할 근거를 미국과 자유주의 진영 국제사회는 제공하고 말았던 것이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동아시아의 세력 균형은 급격히 붕괴될 것이고, 일본과 미국의 스탠스가 중요해질 것이다. 연쇄적으로, 양안전쟁이 가시화된다면 일본과 미국이 양면전쟁을 치러야 하는 과정에서 (참전의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남북관계도 평화롭게 유지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상기하였듯 단순히 소비에트 전 연방국들 간의 소규모 전투가 아닌 국제전으로 번질 수 있는 거대한 도미노의 첫 시작인 만큼,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이 전쟁이 어떻게 종결될 것인지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분할일지, 러시아군의 패퇴일지. 우크라이나 전역이 러시아 괴뢰정으로 전락하리라는 예측도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한 차례의 거대한 이데올로기적 주권전쟁이 다른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쳐 연쇄적으로 세계대전의 단초가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세계의 화약고는 여러 곳이 있을 수 있지만, 동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을 가로지르는 화약고는 그 도화선이 극히 짧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4기 대학생기자 김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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