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기자수첩] '노키즈존'은 혐오 표현...아동 차별에 반대한다

by 김하은대학생기자B posted Jul 21, 2023 Views 584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따뜻한 주말을 맞아 아이와 함께 외출한 부모는 만연한 봄을 만끽한다. 부모는 곧 날이 더욱 더워지고 다리도 슬슬 아파오자, 잠시 앉아 쉴 카페를 찾는다. 마침 바로 앞에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 카페가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직원이 굳은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한다. "노키즈존입니다". 부모는 잠시 당황한다. 심상치 않은 기류를 느낀 아이는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자리에 서서 잠시 멍하게 있던 부모는 별 수 없이 아이와 함께 카페를 나온다. 다음 카페를 찾는 부모의 시선은 오직 문 옆에 붙어 있는 '노키즈존' 표시의 유무만 쫓는다. 


최근 들어 아이들의 출입을 막는 '노키즈존' 매장이 확산 추세에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의 행동이 영업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큰 소리를 지른다거나, 매장 이곳저곳을 아슬아슬하게 뛰어다니고, 영유아의 경우엔 울음소리도 소음이 되기 때문이다. 좋은 분위기를 즐기러 카페나 음식점을 찾은 사람들에겐 참으로 거슬리는 존재이지 않을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이가 물건을 깼다. 다음부턴 아이를 절대 가게에 들이지 않겠다 생각하는 사장의 결심에 못을 박는 꼴이다. 


노키즈존을 매장 주인의 영업상 자유에 해당한다고 보는 사람들은 대체로 고객의 행복추구권 또한 고민 선상에 함께 놓는다. 아이의 시끄러운 울음소리와 민폐 행위는 주위에 불쾌감을 일으키고 쾌적한 서비스를 즐길 권리를 침해하므로, 아이의 출입을 막는 것은 매장을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장의 영업상 자유이자 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아이의 기본권의 무게가 저울질의 싸움에서 졌다. 하지만 '노키즈존'이라는 네 글자 안에 담긴 파괴적인 이면을 주목하는 것은, 많은 어른들의 인내와 사랑을 딛고 또 다른 어른이 된, 또는 되어가고 있는 우리가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미지 제공=트위터,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이미지 캡쳐=트위터,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언제부터 우리는 아이들을 '철없고 사고만 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었을까? 아니, 왜 아이가 철없고 사고만 친다는 사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을까? 아이들을 원래 그런 존재이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찼지만, 아직 순수한 감정들을 다듬을 줄 몰라 마구 방출하는 시기. 그것이 유년기이며, 아이의 성장 과정을 관용어린 눈으로 바라봐 주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 사회의 역할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인간은 처음부터 완성되어 나오지 않는다. 감정에 북받쳐 울고 나서는 "피해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아이는 없다. 오히려 아이가 저지르는 철없는 사고는 순리이자 필연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이타적인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또 다른 '아이'였으니까.


또 다른 노키즈존의 문제는 '아이의 출입 자체'를 막아드려 한다는 점에 있다. 불가침하며 천부적인 인간의 기본권은 헌법에 따라 엄격히 정해진 때에만 제한할 수 있고, 심지어 필요에 따라 제한할 때조차 그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하지 못한다. 아이의 출입을 전면 금지한다는 것은 이에 비추어보아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여실하다. '영업의 원할하게 되지 않을 것이다'는 주장만으로 사회구성원의 존재를 막아서는 것은 결국 돌고 돌아 자신의 권리가 침해될 때에도 터무니없는 면죄부로 악용될 것이다. 아이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뛰기 금지', '소리지르기 금지'와 같이 문제될 수 있는 '행동'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한껏 풀린 날씨에 거리에는 녹음에 감싸인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이 자주 보인다. 우리 또한 가족의 일원으로, 사회의 일원으로 타인을 동등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소통해야 한다. 어린이든, 노인이든, 상대방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상관없다. 타인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나의 시선에서 타인을 이해하려 할 때 우리는 눈부신 사회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6기 대학생기자 김하은]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238135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407527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621105
#ME Too 진실과 왜곡, 그리고 현재는... file 2018.08.17 정다원 10446
#Me too,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우리는 함께 연대할 것 2018.03.05 최은준 10246
#힘을_보태어_이_변화에 file 2021.03.18 김은지 9444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크린 독점일까? 1 2019.04.29 김민정 14045
<정치와 법> 교과서로 알아보는 미래통합당의 21대 총선 패배 이유 file 2020.08.25 남우현 9178
<주중대한민국대사관 톈진 현장대응팀> 中,한국인 강제 격리에 신속한 대응 file 2020.03.10 차예원 10080
"2015 한일'위안부'합의"...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file 2017.10.30 김예진 11186
"MB 구속 요구 기자회견" file 2017.10.31 한지선 9913
"NO JAPAN" file 2019.07.29 김의성 13930
"PARK OUT" 박근혜 탄핵 해외 반응 2 file 2017.03.12 이태호 13992
"Remember 0416" 세월호 3주기 추모 행사 file 2017.04.15 윤하은 12909
"가히 무술옥사(戊戌獄事)", 이명박 4대 혐의 반박 2018.04.12 김예준 10504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 ... 공포심이 빚은 대한민국의 탈원전 정책 10 2017.09.29 정유진 12570
"국가가 살인했다…" 경찰 물대포 맞고 쓰러진 백남기 농민 사망 file 2016.10.25 유진 23300
"굳이 겉옷 안의 마이를…?" 복장 규정에 대한 학교규칙의 문제점 3 file 2017.11.23 이혜승 21321
"그는 집을 잘못 골랐어" 괴한을 물리친 82세 할머니의 이야기 file 2020.01.22 김수현 9242
"나는 오늘도 운 좋게 살아남았다"…강남역서 여성 혐오 살인 공론화 시위 11 file 2017.08.07 김서희 16521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 1 2018.09.27 유하은 11601
"도난 당하면 학생 책임"...논쟁에 선 광주교육청 노트북 대여 정책 file 2023.12.04 도예은 3723
"독도는 한국땅" 명백한 증거 찾다 1 file 2020.04.27 김태희 8893
"동해 vs. 일본해" IHO, 동해의 새로운 표기 방법은 이제부터 고유 식별 번호 file 2020.12.15 장예원 11233
"말을 안 들어서..." 10살 조카 A 양을 고문한 이모 부부, 살인죄 적용 1 file 2021.03.05 한예진 7325
"문법 어긴 안내 문구, 싫어요!" 2017.11.30 한윤정 17045
"법을 악용하는 청소년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들끓는 소년법 폐지 요구 3 file 2017.09.12 박선형 17703
"부르카 안 썼다고 총살" 또다시 여성 인권 암흑기 접어드나 file 2021.08.31 양연우 7087
"비타민씨! 남북 공동 번영을 부탁해" 2018.11.16 유하은 13357
"앞으로 생리대 뭐 써요?" 아직도 논란이 되는 생리대 해결방안은 file 2017.09.27 한유진 14153
"어르신, 노란조끼 왔어요~" 9 file 2016.02.20 김민지 17843
"언니야 이제 집에가자" 7만명의 시민들이 만든 일본군 위안부 영화 '귀향' 눈물 시사회 23 file 2016.02.17 고유민 18405
"여주인님으로 모신다면.." 미성년자 상대 페이스북 변태행위 심각 15 file 2016.02.22 김현승 155953
"우리는 동물 실험을 반대합니다!' 영국 국민들의 바뀌는 태도, 한국이 배워야 할 자세 file 2019.06.14 이채린 14659
"우한은 코로나19 기원지 아니다" 다시 시작된 중국의 주장 1 file 2020.11.23 박수영 7132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달 16일 안산서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식 열려 file 2019.05.23 황수빈 9607
"자녀 2명 놔두고..." LG디스플레이 직원, 직장괴롭힘 때문에 자살했나 file 2023.05.21 디지털이슈팀 12340
"정인아 미안해..." 뒤에 숨겨진 죽음으로만 바뀌는 사회 1 file 2021.01.27 노혁진 7730
"중국은 조금이라도 작아질 수 없다" 빅토리아,페이까지...대체 왜? file 2016.07.24 박소윤 17387
"청정지역" 제주도, 그곳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2020.09.07 서보민 11139
"풀 오브 카풀(Full of Carpool)"? 카풀과 택시의 대립 1 file 2018.10.29 김지민 10299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3 file 2017.03.11 한지선 12506
"학생증 들고 왔다면 돌아가세요"...학생증 신분증으로 인정 안 한 가수 1 file 2023.09.30 이종혁 6196
"함께 손잡고 정의를 되찾자" 삼일절 맞아 서울서 한일합의 무효집회 열려 6 file 2016.03.02 박채원 16949
''우리는 요구합니다'', 스쿨미투 집회 1 file 2019.02.21 안예슬 9473
'5·18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 거리로 나온 시민들 file 2019.03.04 김사랑 8982
'AZ 2차를 모더나로...?' 강릉 주민 40명 오접종 논란 file 2021.09.24 신현우 12841
'Be 정상회담' 청소년이 정책의 한가운데 서는 시간 file 2017.11.01 오주연 12456
'n번방' 들어가기만 해도 처벌받는 개정안 추진 중 1 file 2020.03.31 전아린 10935
'SNS'라는 가면 1 file 2019.03.05 김성철 24611
'ㅇㅇㅇ' 열풍 그 끝은 어디? 5 file 2017.02.25 이다민 1511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