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문화&라이프

그들의 세상에 한 걸음 다가가기 - 질병과 편견에 대하여

by 5기박재찬기자 posted Feb 06, 2018 Views 1348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한 번쯤은 유럽의 중세시대나 한국의 조선 시대에 흔히 가지고 있었던 믿음에 대해 듣고 비웃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들이 과학에 대한 무지, 이로 인한 종교나 민간 신앙에 대한 무비판적인 수용에 의한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흔히 21세기를 과학의 시대라고 말한다. 우리는 더 이상 비가 오지 않는다고 기우제를 지내지 않고, 종교적인 믿음으로 무언가를 판단하거나 결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특정 질병에 대해서만큼은 우리는 아직까지 과학의 시대에 이르지 못한 것 같다. 에이즈나 간질, 투렛증후군과 같은 질병에 대해서 우리는 과학적인 이해보다는 그들의 증상에서 오는 혐오감, 편견, 막연한 두려움이 앞설 뿐이다.


1b45f79920d95865fcab851459c3fed4.JPG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5기 박재찬기자]

 

질병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인식은 질병을 치료의 대상이 아니라 죽음을 연상시키고 막연한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어떤 하나의 추상적인 대상으로 만든다. 이는 그 질병의 증상을 나타내기 시작한 사람들이 사회적 낙인을 우려해 병원에 찾아가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병이 악화되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병을 진단받은 사람들조차 사회적 편견을 두려워해 사회에 나오지 못하고 숨게 되고, 이는 그 질병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를 낮춰 사람들은 그 병에 대해 점점 더 무지해지고, 국가 차원에서도 그들이 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죽음, 공포와 관련된 질병에 대한 은유는 그 병에 걸린 환자들의 재활 의지를 꺾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죽음으로 내모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간질과 같이 전염성이 없으며, 극히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약을 먹음으로써 일상생활이 가능한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직무수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사회적 편견에 부딪혀 취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질병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믿음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가장 큰 요인은 질병에 대한 무지함이다. 의학이 발달하지 못한 시대에 사람들은 결핵이나 암에 대해 수많은 은유적인 의미를 부여하였다. 암은 항문, 유방, 방광 등으로 전이되기 때문에 숨겨야 하는 더럽고 부끄러운 질병으로 여겨졌다. 또한 중세시대에 들어와서는 종교에 의해 인간의 도덕성과 결부되어 신의 심판, 징벌 등으로 받아들여졌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종교적 색채는 옅어졌지만, 개인의 습관이나 성격과 연관되어졌다. 에이즈는 매춘, 동성애자 등을 연상시키고, 이러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국내의 수많은 에이즈 환자들이 자신의 질병을 꼭꼭 숨기고 고통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은유가 자리 잡는 데에는 우리가 하루에도 수없이 접하는 매체의 역할도 크다. 앞서 언급했던 잘못된 은유와 편견들이 사라질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할 매체에서 에이즈보다 무서운 광우병이 몰려온다같은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대중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은유와 편견들이 자리 잡게 한다. 2006년에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틱 장애가 개그 소재로 쓰인 것이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요즘 청소년들은 답답하거나 힘든 상황에 처할 때를 의미하는 말로 암 걸릴 것 같다는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병에 대한 잘못된 은유는 무의식적으로 우리 내면에 그 질병에 대한 잘못된 믿음과 편견을 뿌리내리게 한다. 질병만으로도 한없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편견이라는 돌을 던지지 말자. 그들에게 막연한 두려움, 편견, 혐오감을 가지기보다는 먼저 다가가서 그들의 병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서로 도우며 살아갈 이웃이 되어 주는 것이 어떨까?

 

 질병이 가장 큰 불행이듯이, 질병이 가져오는 가장 큰 불행은 고독이다. 질병에 감염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환자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찾아오지 않을 때, 의사조차도 찾아오는 것을 두려워할 때.... 이것은 환자에 대한 사회적 추방이며 파문이다. - 수잔 손택 <은유로서의 질병>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IT·과학부=5기 박재찬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 ?
    6기이승민기자 2018.02.06 18:12
    에이즈 환자는 충분히고통받을텐데 사회에서도 좋지않은시선으로 보니 더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기사 잘봤습니다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리움미술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국내 첫 개인전 file 2023.03.30 박우진 543489
[포토]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초요컨트리클럽(CC) file 2023.03.22 조영채 540904
[PICK] 요즘 떠오르는 힐링수업, ‘플라워 클래스’ 2 file 2021.08.27 조민주 963262
좋아하는 사람과 '절대 같이 보면 안되는 영화' 추천 file 2020.04.29 조은솔 13891
서울신천초 모의창업팀, 고사리손으로 판매한 수익금 기부 file 2017.12.25 김서윤 13889
수원 화성행궁에서 펼쳐진 짧은 세계여행 file 2017.09.12 정지윤 13888
페미니스트들의 만남, 페밋! 2 file 2017.06.24 조윤지 13888
서울 오토살롱 주목할 업체는? 2018.07.24 안디모데 13887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에 가보다!! file 2017.08.13 이현 13885
한국사회와 유럽사회 2 file 2017.04.24 이시온 13885
보육원의 식사, 건강할까? 1 file 2017.07.11 유지예 13883
너도 나도 우리 모두 책이다! file 2017.09.21 홍수빈 13882
청주 무심천, 봄을 알리는 벚꽃의 향연 3 file 2017.04.09 4기기자채하연 13882
석유비축기지, 새롭게 태어나다 1 2018.06.11 여도영 13880
새콤하고 달콤한 딸기 향으로 가득 찬 2018 논산 딸기 축제 file 2018.04.17 고동호 13879
벚꽃이 필 때도, 배구하자 6 file 2017.02.06 방가경 13879
청소년이여! 자유를 찾아서! 1 file 2016.10.26 김민지 13879
아시아 최대 재테크 박람회, 서울 머니쇼가 개최되다. file 2017.08.24 배정은 13878
MBN Y 포럼 2019, 청년들의 꿈과 열정을 두드린 시간 file 2019.03.12 이승하 13874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 1 file 2016.07.30 이나은 13872
어벤져스 800만 돌파... 천만이 눈앞에 1 file 2018.05.10 구승원 13871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토끼, 피터 래빗 1 file 2018.05.16 서희재 13866
무더위 행복 쉼터 file 2017.09.04 최윤정 13866
아동·청소년 정책박람회 「Be 정상회담」 - "우리의 권리를 지켜주세요!" file 2017.11.15 오현주 13863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일본인의 의견을 묻다 1 file 2020.11.30 오은빈 13862
오싹한 핼로윈, 놀이공원에서 즐겨요! 3 file 2017.10.27 김수인 13862
봄과 함께 찾아온 <진해군항제> file 2018.04.11 서한슬 13861
서로 도우며 사는 사회. 사회적 경제 기업가를 꿈꾸다 file 2019.08.21 추세영 13859
아파트 주민들의 소통부터 기부활동까지! 3 file 2017.04.29 정지윤 13857
슬로바키아 청소년 교류단,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방문..韓 청소년 정책에 많은 관심 보여 file 2018.07.09 디지털이슈팀 13856
K-Beauty로 세계를 물들이다! ‘2017 오송 화장품 뷰티 산업엑스포’ file 2017.09.26 김다빈 13856
부산 사하구, 국제 교류의 장을 열다 1 file 2017.08.18 박수연 1385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현장에 투입되는 웨어러블 카메라? 3 2020.03.02 김기용 13855
폭염특보와 폭염주의보... 여름철 무더위 대처방법은? file 2017.08.04 한예진 13855
꽃피는 봄이 왔지만... 봄꽃 축제 행사장에서는 무슨 일이? 8 file 2017.04.13 정채린 13855
'조작된 도시'에 맞서다. 1 file 2017.02.25 이경민 13855
만화방과 카페의 화려한 변신 1 file 2018.03.12 유재현 13852
'아프리카의 산업화 촉진' AfDB 연차총회 file 2018.06.20 박다현 13849
IKEA는 역행하고 있다. 2 file 2017.04.25 홍은서 13849
청소년, 사회에 자신의 목소리를 펼치다 ?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 file 2017.03.23 이소영 13847
내가 이러려고 목숨바쳐 조국 독립 외쳤나 자괴감들고 괴로워 file 2016.11.15 장서윤 13847
제19대 대통령 선거, 청소년들도 투표를 했다고요? file 2017.05.10 임해윤 13845
증강현실게임,포켓몬GO 1 file 2017.03.24 4기조은선기자 13845
백년의 빛과 천년의 소리가 만나 울려 퍼지다. file 2017.09.11 김현지 13840
교육봉사? "선생님이 꿈인 친구들 여기여기 모여라~!" 2 file 2017.08.25 이승연 13840
후쿠오카, 그 고즈넉함으로 빠져들다 file 2018.02.28 강예빈 13839
WORLDCUP IN KOREA 2 file 2017.03.12 박승재 13839
평창 패럴림픽, 이렇게 즐기는 건 어때? file 2018.03.02 이소현 13838
백화점의 유혹, 이 모든 것이 상술? 7 file 2017.02.21 이종은 13838
‘익명 뒤에 숨어 비난하기’ 도가 지나친 네티즌들의 인터넷 윤리의식 상태 2018.03.30 전보현 13837
코로나 악조건 속 흥행 중인 영화 소울, 어떤 영화길래? 2021.01.27 유채연 1383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 97 Next
/ 97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