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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기자수첩] '노키즈존'은 혐오 표현...아동 차별에 반대한다

by 김하은대학생기자B posted Jul 21, 2023 Views 105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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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주말을 맞아 아이와 함께 외출한 부모는 만연한 봄을 만끽한다. 부모는 곧 날이 더욱 더워지고 다리도 슬슬 아파오자, 잠시 앉아 쉴 카페를 찾는다. 마침 바로 앞에 분위기가 좋아 보이는 카페가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직원이 굳은 표정으로 단호하게 말한다. "노키즈존입니다". 부모는 잠시 당황한다. 심상치 않은 기류를 느낀 아이는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자리에 서서 잠시 멍하게 있던 부모는 별 수 없이 아이와 함께 카페를 나온다. 다음 카페를 찾는 부모의 시선은 오직 문 옆에 붙어 있는 '노키즈존' 표시의 유무만 쫓는다. 


최근 들어 아이들의 출입을 막는 '노키즈존' 매장이 확산 추세에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이의 행동이 영업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큰 소리를 지른다거나, 매장 이곳저곳을 아슬아슬하게 뛰어다니고, 영유아의 경우엔 울음소리도 소음이 되기 때문이다. 좋은 분위기를 즐기러 카페나 음식점을 찾은 사람들에겐 참으로 거슬리는 존재이지 않을 수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이가 물건을 깼다. 다음부턴 아이를 절대 가게에 들이지 않겠다 생각하는 사장의 결심에 못을 박는 꼴이다. 


노키즈존을 매장 주인의 영업상 자유에 해당한다고 보는 사람들은 대체로 고객의 행복추구권 또한 고민 선상에 함께 놓는다. 아이의 시끄러운 울음소리와 민폐 행위는 주위에 불쾌감을 일으키고 쾌적한 서비스를 즐길 권리를 침해하므로, 아이의 출입을 막는 것은 매장을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장의 영업상 자유이자 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아이의 기본권의 무게가 저울질의 싸움에서 졌다. 하지만 '노키즈존'이라는 네 글자 안에 담긴 파괴적인 이면을 주목하는 것은, 많은 어른들의 인내와 사랑을 딛고 또 다른 어른이 된, 또는 되어가고 있는 우리가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미지 제공=트위터,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이미지 캡쳐=트위터,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언제부터 우리는 아이들을 '철없고 사고만 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었을까? 아니, 왜 아이가 철없고 사고만 친다는 사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을까? 아이들을 원래 그런 존재이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찼지만, 아직 순수한 감정들을 다듬을 줄 몰라 마구 방출하는 시기. 그것이 유년기이며, 아이의 성장 과정을 관용어린 눈으로 바라봐 주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 사회의 역할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인간은 처음부터 완성되어 나오지 않는다. 감정에 북받쳐 울고 나서는 "피해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는 아이는 없다. 오히려 아이가 저지르는 철없는 사고는 순리이자 필연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이타적인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또 다른 '아이'였으니까.


또 다른 노키즈존의 문제는 '아이의 출입 자체'를 막아드려 한다는 점에 있다. 불가침하며 천부적인 인간의 기본권은 헌법에 따라 엄격히 정해진 때에만 제한할 수 있고, 심지어 필요에 따라 제한할 때조차 그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하지 못한다. 아이의 출입을 전면 금지한다는 것은 이에 비추어보아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여실하다. '영업의 원할하게 되지 않을 것이다'는 주장만으로 사회구성원의 존재를 막아서는 것은 결국 돌고 돌아 자신의 권리가 침해될 때에도 터무니없는 면죄부로 악용될 것이다. 아이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뛰기 금지', '소리지르기 금지'와 같이 문제될 수 있는 '행동'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한껏 풀린 날씨에 거리에는 녹음에 감싸인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이 자주 보인다. 우리 또한 가족의 일원으로, 사회의 일원으로 타인을 동등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소통해야 한다. 어린이든, 노인이든, 상대방이 여성이든 남성이든 상관없다. 타인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나의 시선에서 타인을 이해하려 할 때 우리는 눈부신 사회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6기 대학생기자 김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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