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urity_login_new.png
cs_new_10.pngside_bottom_02.png
시사포커스

청소년도 쉽게 보는 심리학: ③죄수의 딜레마

by 11기하예원기자 posted Apr 01, 2019 Views 1862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Extra Form
아침 등교 시간을 떠올려보자. 직장으로 출근하려는 차량들과 학교로 등교하려는 학생들을 실은 차량 등등이 분주하게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이때, 조금 더 빨리 가려는 차량들로 인해 전체 도로 상황이 마비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더 많은 차량들이 빨리 가기 위해 신호를 위반하려 한다면,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할까? 이에 대한 대답은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는 내가 차량에 탄 탑승자라고 가정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내가 차량을 운전하는 운전자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첫 번째 경우에는 가장 먼저 의문이 들 것이다. 길이 막힐 이유가 전혀 없는데 끼어드는 몇몇 차량들로 인해 도로가 마비되는 것을 본다면, 모두가 차례를 지켜 이동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두 번째 경우에 처해있다면, 그때부터 머릿속은 바빠질 것이다. 나도 이 행렬에 동참하여 내 이득만을 우선시해야 할지, 혹은 마비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스스로 먼저 질서를 지켜 움직여야 할지. 쉽사리 선택을 내릴 수 없다. 그 이유는 다른 운전자들이 나와 협력할지, 또 이 결정이 나에게 이득을 가져다주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협력해야 하는 과정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면, 왜 항상 머릿속이 바빠지는 걸까?


이는 죄수의 딜레마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죄수의 딜레마란, 두 사람의 협력적인 선택이 둘 모두에게 최선의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한 선택으로 인해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나쁜 결과를 야기하는 현상을 말한다. 죄수의 딜레마 또는 수인()의 딜레마는 1950년 미국 국방성 소속 RAND(Research and Development) 연구소의 경제학자 메릴 플로드와 멜빈 드레셔(Flood & Dresher, 1950)의 연구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사람들의 협력과 갈등에 관한 게임 이론과 관련된 연구와 실험들을 진행했고, 서로 협력하는 것이 가장 좋은 상황에서 서로를 믿지 못해 협력하지 않는 현상을 설명했다.

이후 1992년에 프린스턴 대학교의 수학자 앨버트 터커(Albert W. Tucker)가 게임 이론을 설명하는 강연에서 유죄 인정에 대한 협상을 벌이는 두 죄수의 상황에 적용하면서 이후 ‘죄수의 딜레마’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터커가 말한 상황은 아래와 같다.


두 명의 범죄 조직원이 체포되어 왔다. 이 범죄자들은 각각 독방에 수감되었다. 경찰로서는 두 명의 공범을 기소하기 위한 증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은 이들에게서 자백을 받아 범죄를 입증할 계획을 세우고 각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신문을 한다. 이때 경찰은 두 공범에게 동일한 제안을 한다. 다른 한 명의 공범에 대해 자백을 하면 자백한 그 사람은 석방하는 반면, 다른 공범은 징역 3년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상대편 공범이 자백을 했을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즉, 누구든 자백을 하면 자백을 한 그 사람은 석방되지만, 상대편 공범은 3년의 징역을 받는다. 그러나 두 공범이 모두 자백을 하면 각각 징역 2년을 받으며, 둘 다 자백하지 않고 묵비권을 행사하면 각각 징역 6개월을 받게 된다.


죄수의 딜레마 둘 완성.jpg

                                                         ▲경우의 수를 표로 정리함

                                  [이미지 제작=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9기 하예원기자]


이것은 매우 고전적인 형태의 사례이다. 만약 자신이 이 상황에 처해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상대방이 '나'를 배신하지 않고 또한 자백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나'는 묵비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상대편 공범도 '나'를 믿고 동일한 선택을 한다면 서로에게 최선인 결과(즉, 징역 6개월)를 얻을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을 믿지 못하면 상대방이 자백을 해서 '나' 혼자만 구형을 받는 일이 일어날까 봐 두려울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서로를 배신하는 자백을 하게 되고 두 사람 모두 징역 2년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하여 서로가 아닌 ‘자신’에게 최선인 선택을 한다. 그래서 서로를 배신하지 않고 협조했을 때의 결과보다 나쁜 결과를 맞게 된다.


그렇다면 끊임없이 찾아오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전략을 세워 대처해야 할까?

죄수의 딜레마는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딜레마 상황으로 그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이와 유사한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무엇일까? 정치 과학자 로버트 액설로드(Robert Axelrod)는 1984년에 출판한 저서 『협력의 진화(The Evolution of Cooperation)』에서 죄수의 딜레마와 같은 상황이 무수히 반복될 때 어떠한 전략이 가장 효과적인지 기술하고 있다. 액설로드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부터 적대적인 선택을 하는 것 또는 상대방의 배반과 같은 선택을 용서하는 전략,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선택하는 전략, 상대방을 위한 이타적인 전략 등의 다양한 전략을 포함하여 죄수의 딜레마를 시행했다. 이러한 반복적인 시행 끝에 가장 효과적인(가장 많은 이득이나 점수를 획득한) 전략은 단순한 ‘팃포탯(tit-for-tat)’ 전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우리말로 쉽게 하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이다. 즉, 이전에 상대방이 했던 선택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배반을 한다면 자신도 배반을 하고, 상대방이 협동을 선택하면 나 또한 상대방을 따라 협력을 선택했을 때 가장 효과가 좋다. 팃포탯 전략에도 중요한 점이 있다. 이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반드시 ‘첫 번째’ 선택에서 협동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액설로드는 그 밖의 효과적인 전략으로, 상대방이 배신하기 전까지 나 역시 상대방을 배반하지 않는 전략, 상대방이 설령 자신을 배반하는 선택을 한 경우에도 지속적으로 배반하는 것이 아니라면 상대방의 ‘실수’를 용서해 주는 전략 등을 제시한다.


실생활에도 죄수의 딜레마 상황은 자주 등장한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저녁식사를 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 이때 자기가 주문한 음식의 값을 각자 내기로 할 수도 있고, “다같이 먹으니까 1/n로 계산하자”는 제안에 따라 돈을 똑같이 나누어 낼 수도 있다. 글랜스와 허버만(Glance & Huberman, 1994)은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딜레마를 ‘뻔뻔한 저녁식사의 딜레마(unscrupulous diner’s dilemma)’ 또는 ‘저녁 식사의 딜레마(diner’s dilemma)’라고 불렀다. 이것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일종의 죄수의 딜레마와 같다. 여럿이 식사를 하는 상황에서 값을 똑같이 나누어 치르기로 했다면, 옆의 친구는 비싼 스테이크를 주문하는데 나는 샐러드를 주문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상대적으로 값비싼 메뉴를 주문하고 그 결과 혼자 밥을 먹을 때보다 더 비싼 저녁식사를 하게 되는 현상을 설명한다.

 

딜레마 상황에 빠져 결국 모든 참가자가 손해를 보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교육 같은 사회적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다. 옆집, 뒷집, 앞집 아이들이 모두 학원을 다니거나 사교육을 받을 때 우리 집 아이만 안 받을 수 없어 사교육을 시키고, 그 결과 사교육 과열 현상으로 인한 폐해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 상황은 상대방의 선택에 응수하기 위해 선택한 자신의 선택을, 상대방이 다른 전략을 사용하거나 다른 선택을 하기 전에 자신도 변경할 필요가 내쉬균형을 이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모든 사람에게 최선인 내쉬균형을 이루려면 서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으며,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배반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지켜질 때 서로에게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렇듯 죄수의 딜레마 상황이 불쑥 찾아오더라도 대처하는 방법은 분명 있다. 로버트 액설로드가 제시한 팃포탯 전략이 무조건 정답이라는 것은 아니다. 이는 상대방과의 신뢰 관계, 처한 상황 등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그러기에 순간의 기지를 발휘하여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동시에 후회가 남지 않는 깔끔한 결정일 것이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9기 하예원기자




Copyright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www.youthpress.net),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ltw_kyp_adbanner5.png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이름 조회 수
[기자수첩] 일본 애니에 밀린 한국영화...한국영화가 몰락하는 이유 file 2023.04.11 나윤아 729137
[PICK] 'SRT 전라선 투입'... 철도노조 반발 파업 file 2021.11.22 김명현 883018
[단독] 시민단체가 국회 명칭 도용해 ‘청소년 국회’ 운영..‘대한민국청소년의회’ 주의 필요 file 2018.05.31 디지털이슈팀 1100126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 파헤쳐보기 file 2019.04.08 서민석 16524
10년 만에 다시 재조명된 ‘장자연 사건’...청와대 국민청원 3위 기록 1 file 2019.04.05 안서경 17679
미투 운동 후 1년, 우리에게 묻는다 1 file 2019.04.02 신예린 18307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미세먼지, 과연 무엇일까? file 2019.04.02 이채원 14610
야스쿠니 신사에 묶여있는 대한의 왕자, 홍영군 이우 1 file 2019.04.01 남서현 17889
꽃 피는 3월을 뒤덮은 미세먼지... 그 원인은? file 2019.04.01 노영우 14442
청소년도 쉽게 보는 심리학: ③죄수의 딜레마 2019.04.01 하예원 18625
끝나지 않는 싸움... 쌍용양회를 향한 사투 file 2019.04.01 임승혁 13328
3.1운동 100주년, 배경과 전개 양상 및 영향을 알아보자 file 2019.04.01 맹호 16094
관심 대상의 창원시 성산구 보궐선거 file 2019.04.01 김현우 13543
뉴질랜드 모스크 사원 테러, 어떻게 된 것인가? file 2019.03.29 배연비 16333
뛰는 전기차 위에 나는 수소차...? 1 file 2019.03.29 최수혁 13417
우리가 GMO식품을 매일 먹고 있다고? file 2019.03.29 이연우 25270
변화와 격동 속의 인공지능 시대, 어떻게 해야 할까? file 2019.03.28 조원준 14821
남북 경헙의 미래 성공 or 실패 file 2019.03.28 김의성 16983
남북한 정치 차이 과연? 2019.03.27 최가원 22430
그리는 상표, 로고는 왜 필요할까? file 2019.03.26 모유진 13782
청년 실업정부의 대책, 청년구직활동지원금 file 2019.03.26 권나연 15452
저출산 문제, 이대로 괜찮을까...? file 2019.03.26 강민성 12244
전기자동차, 떠오르는 이유는? 1 file 2019.03.25 김유민 13459
'정준영 사건' 2차 가해, 당신도 가해자일 수 있다 file 2019.03.25 전유진 16818
게임을 죽이는 게임산업진흥법은 語不成說, 게이머들 "이제는 바뀌어야 된다" 2019.03.25 정민우 14900
여러분은 올바른 마스크 착용하고 계신가요? '올바른 마스크와 마스크 착용법' 5 file 2019.03.20 권규리 22739
카타르, 고립되다? file 2019.03.18 이솔 12363
HTTPS 규제, 미디어의 자유를 빼앗아 가는 것은 아닌가 2 file 2019.03.18 배연비 25590
하늘을 뒤덮은 미세먼지 file 2019.03.15 박보경 13321
점차 진화하는 불법 촬영, 적극적인 대책 시급해 1 file 2019.03.11 안서경 17985
촛불의 시발점, 광화문 3.1운동 100주년 기념 file 2019.03.11 장민주 17296
동물 학대와 동물 유기, 해결책이 필요할 때 1 file 2019.03.08 강서희 23755
5000년 함께 한 무궁화, 국화가 아니다? 2 file 2019.03.07 박은서 15225
성폭력, 매분 매초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국제 이슈 file 2019.03.07 배연비 22580
형광등 대신 LED가 선호되는 이유는? file 2019.03.05 심선아 19542
개발과 교육은 반비례?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 file 2019.03.05 한가을 18783
'SNS'라는 가면 1 file 2019.03.05 김성철 32536
설 곳을 잃어가는 고졸채용 1 2019.03.04 장지선 14662
프로야구 응원가 '부활' 할까 file 2019.03.04 오동택 15535
낙태를 둘러싼 찬반대립, 무엇이 적절한가 file 2019.03.04 조아현 15877
같은 약인데도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약값만 천만원...보험 급여 확대 호소한 국민청원 file 2019.03.04 나하연 16242
정말 물가는 내렸을까? 우리가 몰랐던 비밀 file 2019.03.04 김의성 21871
'5·18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 거리로 나온 시민들 file 2019.03.04 김사랑 15611
2차 북미정상회담, 평화를 위한 발걸음 file 2019.03.04 김주혁 12559
5.18 망언 3인방과 추락하는 자유한국당 file 2019.03.04 정민우 12406
'자율주행 자동차' 무인화 시대 다가오다 file 2019.02.28 이승민 15497
유기질 폐기물이 에너지 자원으로? file 2019.02.28 서민석 15973
소비자를 유혹하는 악마, 허위광고 2 file 2019.02.28 이채원 15815
일본의 거짓말은 어디까지인가 3 file 2019.02.27 노연주 14919
국민청원 게시판, 국민의 외침에 선명한 메아리로 돌아오길... 1 file 2019.02.27 김동환 14757
딜레마에 빠진 청와대 국민청원, 이대로 괜찮을까? file 2019.02.27 남홍석 1233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56 Next
/ 56
new_side_09.png
new_side_10.png
new_side_1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