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에서 출생한 그는 고작 그의 나이 1살때 아버지를 여의고 유대인인 어머니와 함께 힘든 어린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그의 비극적 운명은 제 2차 세계대전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전쟁 중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으로 외가친척 69명이 몰살당한 것이다. 끔찍한 대학살 속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그와 그의 어머니는 유대인 거주지구(게토)로 강제이주 당하게 되고, 이때의 경험은 그의 생애에 깊은 상처로 남는다.
하지만 이 트라우마는 오히려 그에게 평화에 대한 강한 신념과 의지를 갖게 하는 계기가 된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훈데르트 바서(Friedensreich Hundertwasser), 즉 '평화롭고 풍요로운 곳에 흐르는 백개의강' 으로 개명하고 자신의 신념을 이루기 위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나간다.
"저는 혁명가가 아닙니다. 혁명가는 싸우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죠. 저는 다만 싸우지 않고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Friedensreich Hundertwasser
세종 문화회관 미술관(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 175 세종이야기) 에서는 강렬한 색채와 유기적인 형태가 돋보이는 훈데르트 바서의 전시회가 한창이다. 세계 최대규모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훈데르트 바서의 국내 팬들이 요청한 그의 수많은 명작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회는 2016년 12월 14일부터 올해 3월 초까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전시는 오전 10시 30분에개관하여 오후 8시까지 진행되고, 입장은 7시에 마감된다. 수요일은 9시까지 연장 개관을 한다고 하니 참고해 두자.
[금액]
-성인(만 17세 이상):15000원
-청소년(만 13세~18세):9000원
-어린이(만 4세~12세):7000원
-단체(20인 이상):10%할인
-특별권(만 65세 이상,장애인,국가유공자):50%할인
"직선으로 이루어진, 천편일률적인 바우하우스 건축양식은 끝나고 있습니다. 그들이 무감각하고, 메마르고 차가우며, 비정하고, 감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Friedensreich Hundertwasser
훈데르트 바서는 본인을 건축가 보다는 '건축치료사'라고 불리기를 선호했다고 한다.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병든 건축물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자연과 인간을 조화롭게 만들어 주는 건물로 재탄생시키는 일명 '치료사'로 말이다.
블루마우 온천 휴양지 -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4기최다인기자.)
블루마우 온천 휴양지는 훈데르트 바서가 평생을 걸쳐 꿈꿨던 그린 유토피아의 축소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에서 호빗마을의 모티브가 되었다고도 전해진다.
지하로 모든 집들이 서로 이어져 있고, 각 지붕마다 옥상정원이 마련되어 있다. '바드 블루마우' 라고도 불리는 이 건물은 옥상정원의 식물들이 궂은 날씨에도 집안을 적정온도로 유지해주는 역할을 하여 따로 냉난방시설이 필요없는 친환경 건물이다.
모든 외관이 곡선으로 이루어진 유기적 형태의 건물들은 객실 하나가 대여 될 때마다 0.6유로(한화 약 750원)씩 기부된다. 비록 거창한 금액은 아니지만 1년이면 축구장 한개 크기의 아마존 열대우림을 보호할 수 있는 액수라고 한다. 환경운동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는 건물이다.
"직선은 신의 부재이다." - Friedensreich Hundertwasser
(곡선 자를 들고 있는 훈데르트 바서 - 대한민국 청소년 기자단 4기 최다인기자)
그의 작품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곡선으로 이루어진 나선이다. 그는 나선이 생명과 죽음을 상징한다고 말한다. 시작과 끝이 정해져있지 않고 끝없이 돌고 있는 나선이야말로 우리의 삶과 가장 닮아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작품에 사용할 자 마저도 직선대신 곡선으로 된 것을 사용했다. 자신의 신념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그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사진 속에서도 느껴진다.
훈데르트 바서는 자연과 도시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로 디자인 작품을 제작하여 그린피스등 다양한 환경운동 단체에 기부 하기도 했다. 자신의 작품을 대중들에게 강력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도구로 사용한 것이다. 실제로 그는 작품판매 기금으로 6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기도 했다. 훈데르트 바서는 자연보호 뿐만 아니라 산림운동, 반핵운동 등 예술 밖에서도 활발한 운동을 실천한 진정한 환경운동가이다.
그는 71세의 나이에 태평양을 항해하던 엘리자베스 2호 갑판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시신은 훈데르트 바서의 유언에 따라 뉴질랜드에 있는 그의 땅 '행복한 죽음의 정원' 안에 있는 튤립나무 아래에 안치 되었다. 죽음마저도 훈데르트 바서의 자연을 향한 갈망을 막지 못한채, 그는 자연속에서 영원히 잠들었다.
이번 훈데르트 바서 전시회는 그림에서부터 설계도, 건축모형, 영상까지 다양한 종류의 작품이 전시되어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한다.
또한 배우 이상윤, 뮤지션 레드벨벳 웬디, 방송인 장위안이 참여한 오디오가이드로 손쉽게 작품에 대한 해설도 들을 수 있다 (해당 애플리케이션 또는 현장에서 구매가능). 오디오가이드의 수익금은 세사람의 이름으로 기부 된다고 한다. 청각장애인들의 보다 풍요로운 전시관람을 위해 수화 작품설명 영상도 준비되어있다.
뭐든지 말로써 하기는 쉽지만 실제 행동에 옮기는 것은 힘들기 마련이다. 영화를 보거나, 쇼핑을 가는것도 좋지만 이번기회에 방학이나 주말을 이용해 좀 더 뜻깊은 문화생활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대한민국 청소년기자단 4기기자 최다인
훈데르트 바서는 슬픈 일생을 보냈지만, 그의 작품을 통해 그가 꿈꾸었던 이상세계를 생각해볼 수 있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