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촬영=대한민국 청소년 기자단 3기 이민지기자)
단풍이 들어가는 가을의 운문사는 고전시가에서나 나올법한 장관을 펼치고 있다.
경북 청도군 운문면에 위치한 운문사는 뒤에 석산을 두고 남쪽을 향하고 있어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형태를 취한다. 청도 운문사는 가을이 되면 단풍을 구경하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로 북적해진다. 사람들은 본인이 종교가 어떻든 간에 운문사에 들어오게 되면 그 큰 장관속의 고요함에 취하여 감탄을 연발한다.
운문사는 일연스님이 왕의 부름을 받아 속세로 나가기 전 생활하면서 삼국유사를 편찬하고, 고려의 태조 왕건이 직접 운문선사라는 이름을 내려주는 등 역사적으로 위대한 우리의 문화 유산이다.운문사의 작압전은 사찰 안에서 가장 작은 법당으로 그 안에는 석조여래좌상과 사천왕상석주가 있다. 정중앙의 석조여래좌상 양옆으로 둘 씩 서 있는 사천왕상석주는 그 작은 법당안에서 이 운문사 전체를 지키고 있는 듯 강건하고 씩씩한 기풍이 느껴진다.
(이미지 촬영=대한민국 청소년 기자단 3기 이민지 기자)
작압전에서 몇 걸음 지나지 않아 있는 비로전 앞 삼층 쌍탑은 신라양식을 계승하여 그 품세가 정교하고 균형미 있게 느껴진다. 신라의 대표적인 석탑인 불국사 삼층석탑은 일부 기단이 훼손되어 그 모습을 온전히 보전하지는 못하지만 운문사 비로전 앞 삼층 쌍탑은 그 신라의 정교하고 균형있는 형태와 화려함이 절제된 고려의 기품있는 모습이 어우러져 운문사의 장관에 운치를 더한다.
운문사는 크고 장엄하지만 화려하진 않다. 그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처진 소나무이다. 이름에서 보여주듯 본연의 모습 그대로인 처진 소나무는 수백년을 거쳐 온 세월동안 하늘만을 향해 올라가지 않았다. 그 나무의 가지는 위로 솟는데 치중하지 않았기에 그 오랜 세월동안 불어온 바람과 재해에 꺽이지 않았고, 수평적으로 고루고루 가지를 뻗쳤기에 무언가를 품을 수 있는 넓은 그늘을 가지고 있다. 이 기태를 보며 운문사의 진정한 부처는 바로 이 소나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쳤다. 이 소나무처럼 대한민국도 바람에 꺽이질 않을 굵은 몸통과 많은 것을 품을 수 있는 그늘을 가지기를 소망한다.
[대한민국 청소년 기자단 문화부=3기기자 이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