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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 정재원 SBS PD에게 탐사보도의 현실과 미래를 묻다

by 22기김진원기자 posted Jun 10, 2025 Views 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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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장르는 예능과 드라마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사회에서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는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는 경우가 많다. 생소하진 않지만 가깝게 느껴지지도 않는 장르, 다큐멘터리. 이러한 한국의 시사교양 다큐멘터리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정재원 SBS 시사교양 PD에게 들어봤다.


정재원PD_사진.png

[이미지 제공=정재원 PD,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SBS 제작본부에서 시사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는 정재원 PD라고 합니다.


Q. 그 전에도 <뉴스타파>, <궁금한 이야기 Y>, <그것이 알고 싶다> 등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여러 차례 제작하시던 걸로 아는데, 이런 탐사보도 프로그램들을 많이 도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A. 그러니까 일반적인 보도와 탐사보도가 다른 점이라면, 그게 아마 제가 이 탐사보도를 선택한 이유일 텐데요. 일반적인 보도는 분량이 짧죠. 분량이 짧고 어떤 문제 현상을 즉시, 빠르게 다뤄서 가능한 빨리 세상에 알리는 거라면, 탐사보도는 시간이 필요해요. 긴 시간 동안 문제 현상도 다루고, 관련자도 전부 만나보고, 문제의 배경엔 뭐가 있는지, 해결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살펴봐야 하니까요. 그러다 보니 주로 스토리가 긴 것들이 탐사보도의 대상이 되는 거죠.


예를 들면, 어디 공사하다가 하수관을 건드려서 물이 샌다—이런 건 우발적 사건이라 탐사보도 대상이 되기 쉽지 않겠죠. 그런데 싱크홀이 발생했다면 원인이 여러 가지일 수 있잖아요. 도시에 여러 지하 터널을 뚫었고, 그 공사의 결정은 누가 했는지, 지하수를 빼낼 때 붕괴 위험이 있다는 보고가 과연 과거에 있었는지, 그걸 왜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했는지 등 살펴야 할 문제가 많아요. 그래서 시간이 많이 들고, 대체로 탐사보도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권력을 가진 사람이나 그 힘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그런 식으로 문제를 빨리 드러내는 보도도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일을 해보니까 우리나라 언론은 특히 탐사보도 기반이 취약하거든요. 기존 조직들도 탐사보도팀을 만들었다가 없애기도 하고요. 짧은 뉴스들은 그때그때 올라가면 사람들 관심을 확 끌잖아요. 조회수도 올라가고. 근데 탐사보도는 한 명의 PD나 기자가 들인 시간이 긴데,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오래 걸리니까 수익이 안 된다고 보는 거예요. 조회수도 잘 안 나오고요. 그러니까 조직을 줄이죠.


탐사보도 기반이 취약하니까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한국 언론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까지 가는 저널리즘의 역할이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이런 문제도 있고 저런 문제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은데, 그게 해결될 때까지 추적하고, 해결에 힘써야 하는 사람들을 감시하고, 그들의 역할 방기를 추적하는 건 잘 안 하죠. 단순한 것만 넘쳐나면, 힘 있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손해볼 만한 건 안 하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탐사보도가 더 많아져야 된다고 생각했고, 실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끝까지 추적해서 완성된 스토리를 내놓는 게 훨씬 의미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게 저와 맞는 역할이라고 느꼈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짧게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도 해봤지만, 예를 들어 <궁금한 이야기 Y> 같은 프로그램은 탐사보도라고 보긴 어렵거든요. 짧게 문제 제기하고 끝나요. 그런 걸 계속 하다 보면, 저는 방송을 끝내고 다음 걸 준비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제가 만났던, 그 문제를 겪은 분들은 여전히 그 고통을 안고 살고 있는 거예요. 그런 게 저한텐 계속 부채감처럼 남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더욱 탐사보도나 긴 호흡으로, 실제 해결에 가까운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Q. 작년 12월, PD님께서 제작하신 <바디멘터리 - '살'에 관한 고백> 방송이 전파를 탄 것을 봤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크게 문제 의식을 가지지 않았던 여성들의 살에 대한 과도한 시선을 여러 여성 연예인 분들을 인터뷰하여 제작하셨는데 이처럼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분야를 주제로 택하신 비하인드가 있나요?


A. 여러 가지가 있는데, 사실 그러니까 저는 관심사가 두 개거든요? 저널리즘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느냐에 있어서, 저는 권력의 문제와 차별의 문제가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권력은 어떤 사람들이 힘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으면, 그걸 자기들 맘대로 행사하면서 일반 시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이 그걸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하잖아요. 근데 차별이라는 건 대부분, 차별당하는 사람들이 힘이 없어서 당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잘 안 보여요.


예를 들면,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장애인들이 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하면, 그런 시설들은 보통 산골에 있어서 아무도 모르거든요. 또, 여성 군인이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고 해도, 군이고 여성은 소수고, 그걸 처리하는 사람들도 전부 남성 군인들이니까 문제 자체가 잘 안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저널리즘의 역할이, 권력을 감시해서 함부로 행사되지 못하게 하는 것과 동시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보이게 만드는 것, 이 두 가지가 굉장히 중요한 축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보이지 않는 차별이 뭐가 있느냐’는 게 제가 작년에 가지고 있던 가장 큰 질문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그런 건 되게 많죠. 근데 제가 작년에 기획했던 프로그램은, <그것이 알고 싶다>를 몇 년 동안 하다가 <SBS 스페셜>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넘어온 상태였거든요. 두 프로그램이 약간 차이가 있어요. <그알>은 시의성 있는 문제, 그 시점에서 발생한 시사적인 걸 다루는 프로그램이고, <SBS 스페셜>은 다큐멘터리니까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고자 하는 기회가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그래서 차별 중에서도, 제가 <그알>에 있을 때는 방금 말씀드린 여군 성폭력 문제라든가, 장애인 거주 시설 문제, 자립 준비 청년 문제처럼 시사적인 걸 다뤘다면, <SBS 스페셜>에서는 좀 더 보이지 않는 차별을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런 걸 고민하던 중에, 저희 팀 스태프 중에 20대 여성분들이 몇 명 있었어요. 얘기를 나누다 보니까, 외모에 대한 압력이나 평가는 한국 사회 모든 사람들에게 있지만, 이 친구들이 느끼는 압력은 거의 하나의 문화현상처럼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거식이나 폭식을 겪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고, 저를 가장 움직였던 건, 섭식장애를 겪는 사람이 많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20세 미만 여성들이 섭식장애를 겪는 비율이 5년 사이에 약 98%가 늘어났다는 데이터였어요. 이건 뭔가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잖아요. 왜 이런 변화가 생기고, 이들이 왜 비정상적으로 마른 체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력을 느끼는 걸까. 예전부터 있었던 문제일 수 있는데, 왜 더 심해졌을까? 사회는 다양성과 건강, 다양한 아름다움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왜 사람들이 전형적인 아름다움을 강박적으로 추구하고 있을까? 이런 질문들이 생겼어요.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는 과정이 바로 이 다큐멘터리를 만든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결국 제가 이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얻은 답은, 사회가 다양성을 중시한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마른 몸이나 전형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가 더 강해지고 있다는 거예요. 그 이유는 우리 사회가 점점 더 경쟁적이고, 능력주의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마른 몸이 하나의 스펙처럼 여겨지는 거죠. ‘자기관리를 잘하는 사람이다’라는 게 스펙이 되는데, 그 ‘자기관리’의 기준이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것, 말랐다는 것이 되는 거예요. 특히 여성들에게는.


그러니까 “말랐다 = 자기관리 잘한다 = 능력 있는 사람이다”라는 공식이 성립되고 있는 사회예요. 그래서 정신적인 고통이 점점 가중되고 있는 거고요. 그런데 이게 ‘미’와 ‘건강’이라는 이름으로 감춰져 있는 차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건 우리가 드러내 보여줘야 할 굉장히 중요한 차별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된 거죠.


Q.  <바디멘터리 - '살'에 관한 고백> 얘기가 나와서 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PD님께서 쓴 글에서 제작 기간이 1~2달에 불과하여 호흡이 짧은 <그것이 알고 싶다> 팀에서 계시다가 호흡이 긴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싶어 <SBS 스페셜> 팀으로 옮기셨었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더욱 긴 제작 기간 동안 특별히 더 신경 쓰셨던 부분이 있을까요?


A. 굉장히 많고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보면, <그것이 알고 싶다>는 일정한 틀이 있잖아요. PD가 8명이 돌아가면서 만들고, 창작자가 8명이나 되는데, 물론 만드는 입장에서 보면 A PD가 만드는 스타일, B나 C, D가 만드는 스타일이 다 다르거든요? 근데 외부에서 보면 비슷해 보일 수밖에 없는 게, 정해진 틀 안에서 약간씩 변주를 주는 방식이기 때문이에요.


그에 반해서 다큐멘터리는 기본적인 비주얼 콘셉트부터, 제목, 글씨체, 무대 디자인, 들어가는 소품, 조명—전부를 PD의 시각적인 야심? 혹은 시각적 컨셉에 따라 새로 짜는 거예요. 뼈대부터 지붕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새로 만드는 거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힘들지만, 그런 게 연출자의 색깔을 훨씬 더 담을 수 있는 방식이에요.


이걸 크게 보면 ‘내용적인 부분’과 ‘그 내용을 담아내는 형식적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 텐데, 형식 측면에서 미적으로 보기 좋고, 매력적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공을 많이 들이게 되는 것 같아요. 좋은 카메라를 쓰고, 미술에도 신경 쓰고, 세트 디자인에도 공을 들이고, 카메라도 여러 대 쓰고요. 이런 건 시간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거예요. 회의도 많이 해야 하고, 각 부서와 협의도 자주 해야 하니까요. 그런 부분에 공을 많이 들였던 것 같고요.


그리고 또 시간이 있으니까, 섭외도 더 어려운 사람들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활동이 활발한 여성 연예인들을 동시에 모으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근데 시간이 여유가 있으니까, 이 분들을 설득하고, 미리 사전 인터뷰도 하고, 스케줄도 조정하고, 문제 의식도 나누고—이런 준비가 가능했던 거예요. 결국 그런 과정 덕분에 여러 많은 분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었던 거죠.

그래서 저는 '시간'이라는 게 정말 큰 무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하지 못했던 걸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그런 큰 힘이 있는 요소라는 걸 이번에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Q. PD님께서 작성하신 글 중 '여성 살인자들의 악마성'을 보여주는 연작 프로그램이 나온 것을 보고 언론으로서 지켜야 할 선 하나를 부숴버렸다고 표현하신 부분을 보았었습니다. PD님께서 생각하시는 언론의 최소한으로 지켜야 할 윤리적 원칙은 무엇인가요?


A. 제가 쓴 글을 꼼꼼하게 봐주셨네요 (웃음). 감사합니다. 저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고, 사실 이건 저희가 늘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거의 모든 언론사가 세금으로만 운영되는 게 아니잖아요. 소수의 공영방송을 제외하면, 사실 공영방송조차도 광고 수익을 유치해야 하거든요. MBC도 그렇고, KBS도 수신료라는 공적 자원이 있긴 하지만 사업 수익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죠. 결국 모두가 '먹고 살아야' 유지되는 구조인 거예요.


그렇다 보니 저널리즘이라는 이름 아래서도 자극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유혹을 받게 되는 거죠. 하지만 우리가 자살 보도 준칙을 만든 이유가 뭘까요? 한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자살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는 원칙, 그건 저널리즘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저는 그 영향력이 공적인 의무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사적 기업이 저널리즘을 한다고 해도, 다수의 국민에게 영향을 주는 순간, 거기엔 공적인 책임이 생긴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어떤 편견이나 차별을 강화하는 보도, 자극적인 서술은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고 봐요. 물론 현실에선 시청률과 조회수라는 '성과'를 위해 자극적인 문장,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등장하기도 하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언론인으로서, 혹은 저널리즘이라는 공익적 활동을 하는 사람들로서 지켜야 할 ‘암묵적인 선’이 있다고 저는 믿어요. 그 선은 법으로 명문화되진 않았지만, 꼭 지켜야 할 윤리적 울타리 같은 거죠. 법이라는 게 모든 인간의 행위를 다 규제할 수 없듯이요. 예를 들어 세월호 참사 당시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는 사건에 대해선 ‘전원 구조됐다’ 같은 말을 100% 확인하기 전까지는 절대 내보내면 안 되는 거예요.


비슷한 예로, 예전에 트럼프가 유세 중에 피격을 당했을 때, <뉴욕타임즈>나 <워싱턴포스트> 같은 유력 언론들이 지역 소규모 언론들보다 보도를 늦게 냈어요. 그랬더니 극우 언론이나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트럼프가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은폐하려 한다”는 식의 음모론을 제기했죠. 하지만 그 유력 언론들은 철저하게 팩트 체크를 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게 저널리즘이 갖춰야 할 태도이자 윤리인 거죠. 법이 있어서가 아니라, 저널리즘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100%의 팩트를 확인하기 전에는 보도하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원칙이 있는 거예요.

그런데 한국 언론은 생존 경쟁이 너무 심하다 보니까, 자꾸 그 선을 넘는 보도들이 나와요. 문제는 그 한 번의 선택이 전체에 파급력을 미친다는 거죠. ‘쟤도 저렇게 했는데, 내가 이 선 지켜서 뭐하나’라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거예요. 결국 그게 선을 지키는 사람들을 바보로 만드는 일이죠. 그래서 저는, 그리고 제 주위의 많은 언론인들이, 이런 유혹을 이겨내려고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또 노력하고 있어요. 그 선을 지키는 게 결국은 언론의 신뢰를 지키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에.


Q. 민감한 정치·사회 이슈를 다룰 때, 팩트 체크와 윤리적 고려는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A. 기본적으로 몇 가지 원칙이 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보통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생기잖아요. 단순한 살인사건도 범인과 피해자가 있고, 좀 더 복잡한 사회 이슈—예를 들어 고속도로 노선을 변경하는 문제—같은 경우엔 의사결정을 한 주체가 있고, 그 결정으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있고... 이렇게 여러 단계의 가해-피해 관계가 얽히는 경우도 많아요.


이런 상황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건, 모든 관계자들의 입장을 꼼꼼히 듣는 것이에요. 피해 입은 분들부터 먼저 만나보는 게 당연히 맞죠. 당사자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이분들이 본인의 고통과 억울함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해요. 거짓말을 한다기보다는, 진실 중 일부를 생략한다든지, 강조하는 부분이 다르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정보 10가지 중 8가지가 사실이어도, 2가지가 빠지거나 과장되면 전체 맥락이 달라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한쪽의 말만 듣고 입장을 정하지 않는다는 게 아주 중요한 원칙이에요. 이건 저희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에게 늘 다짐하고, 훈련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유가족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을 때 같이 울컥하고, 너무 분노가 올라와서 감정적으로 따라가게 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상황일수록 가장 조심해야 하고, 실수가 나올 확률도 높은 것 같아요. 감정에 너무 휩쓸려서 한쪽 입장만 너무 진하게 담아버리면, 나중에 그게 ‘내가 너무 편향되게 담았구나’ 하는 후회로 돌아오기도 하거든요. 이런 경험을 통해서, 결국은 균형을 잡는 훈련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모든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끝까지 판단을 유보하는 태도, 그게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윤리적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Q. 시청률이 중요한 상업 방송에서 시사 다큐멘터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시청률을 기록할 때, 허탈함을 느끼지 않으셨나요?


A. 당연히 그런 감정이 있죠. 공들여서 만들었는데, 만드는 입장에선 열심히 만든 만큼 많은 사람들이 볼 거라고 기대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막상 기대만큼 보지 않으면 아쉽고 허탈하죠. 사건적인 서스펜스가 부족할 때가 있잖아요.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 때는 ‘너무 중요한 문제인데 왜 사람들이 이걸 안 볼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예를 들어, 제가 예전에 다뤘던 사건 중에 공군 이예람 중사 사건이 있었어요. 이 분은 성폭력을 겪고도, 이후 가해자를 처벌하고 다시 당당한 군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어요. 그런데 그 모든 노력들이 좌절됐죠. 가해자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예람 중사를 향한 회유와 방해가 계속 이어졌어요. 심지어 다른 비행단으로 부대를 옮긴 뒤에도 곧바로 소문이 퍼졌고, 결국 옮긴 지 일주일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어요.


왜 수사가 그렇게 지연됐는지, 그 이상한 흐름을 파헤치기 위해 정말 어렵게 취재했고, 저도 굉장한 사명감을 가지고 이 방송을 세상에 내놨어요. 그런데 이 방송이, 제가 만든 모든 <그것이 알고 싶다> 편 중에서 시청률이 가장 낮았어요. 물론 그 방송이 시청률과는 별개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에게 닿아서 결국 군 최초의 특검으로 이어졌죠. 특검은 보통 권력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군을 대상으로 한 건 그때가 최초였어요. 이 방송이 그 특검을 이끌어낸 계기가 된 거죠.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보람 있는 일이었어요. 하지만 특검까지 이어지기까지는 몇 달이 걸렸으니까, 방송 직후 시청률을 봤을 때는 유가족께도 죄송하고, 제가 들인 시간과 노력에 대해서도 너무 원통한 감정이 들더라고요. 자괴감이 없을 수 없죠.

이 사건을 통해 느낀 건, 그래도 열심히, 공들여서 만들면 결국 어떤 사람에게는 닿는다는 거예요. 사회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걸 경험하게 된 거죠. 그래서 ‘시청률에 연연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던 것 같아요.


Q. 시사교양이라는 장르는 젊은 세대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느끼는데, 시사 다큐가 젊은 층에게 더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A. 어려운 질문이죠 (웃음). 하지만 꼭 생각해봐야 할 주제이고, 실제로 저희가 내부에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저희 경험을 예로 들자면, <SBS 스페셜> 이라는 다큐멘터리 브랜드가 있어요. 이번 시즌에 선보인 다큐멘터리 시리즈들은 그 이전 시즌이나 전전 시즌보다 젊은 층의 반응이 더 좋았어요. 저희가 중요하게 보는 지표가 ‘2049 시청률’인데, 일반적으로는 이 연령대의 실시간 시청률이 점점 하락하고 있거든요. 왜냐하면 젊은 층은 실시간 TV를 거의 안 보니까요. 그런데 이번 시즌에는 이 시청률이 전반적으로 올랐어요. 저는 여기에 힌트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시즌에 다룬 주제들을 보면, 트렌디한 식생활에 관한 다큐도 있었고, ‘빵’이라는 문화적 트렌드를 포착한 것도 있었고, 한국에 유입되는 마약 문제, 제가 다룬 젊은 여성들이 겪는 외모 평가 스트레스 같은 주제도 있고요. 이런 것들이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잘 나왔어요. 물론 아주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다큐멘터리 장르치고는 꽤 준수했고, 일반적인 정규 프로그램들과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이었어요.

결국 중요한 건, 사람들이 지금 실제로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를 찾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걸 단순히 정보 전달 차원이 아니라, 지금의 젊은 세대가 만족할 수 있는 미학적인 수준으로, 또는 정서적으로도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거죠. 그 질문 자체가 지금 사람들이 안고 있는 문제를 건드리는 것이라면, 그건 결국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다고 봐요.


예를 들어 최근 넷플릭스에서 화제가 된 <소년의 시간> 같은 작품은 다큐는 아니지만, 기존의 전형적인 권선징악 서사도 아니고, 그럼에도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잖아요. 사람들이 문제라고 느끼고 있었지만, 아직 언어화되지 않았던 감정이나 현실을 제대로 포착해서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해소감을 주는 게 결국 시사 다큐멘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Q. 한국에 시사교양 다큐멘터리가 필요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다큐멘터리는 굉장히 다양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그중에는 사회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고발하는 고발 다큐멘터리도 있고, 제가 만든 작품들 중 일부가 그랬죠. 또 어떤 다큐멘터리는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기도 해요. 예를 들면 이번 시즌에 다룬 '끼니'나 '우리 식생활'에 관한 다큐멘터리는 그런 정보 제공형이었고요.


그리고 또 다른 종류로는 사람들이 어떤 열정과 에너지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도 있어요. 저는 이번 시즌의 ‘빵’ 다큐멘터리가 그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먹는 걸 다룬 푸드 다큐멘터리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 빵을 만드는 사람들, 또 대전 성심당 같은 곳에 가서 하루 종일 줄 서서 그 빵을 사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예요. 그 사람들이 어떤 문화를 만들고, 어떤 에너지를 가지고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휴먼 다큐멘터리죠.

저는 그런 방송을 보면서 동시대인들에 대한 애정이 생겼어요. 사람들이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에너지를 가지고 뭔가를 만들어가고 있구나,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요.


같은 현실을 다루더라도, 보도는 문제를 가능한 한 빠르고 즉각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면, 다큐멘터리는 그 문제를 더 깊이 있게 질문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고, 우리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신뢰를 만들어갈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드라마나 예능은 연출된 상황을 보여주는 반면, 다큐멘터리는 실제 인물과 실제 삶을 다루는 장르잖아요. 그만큼 지금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 애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봐요.

결국 다큐멘터리는 단지 문제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의 현상에 더 가까이 다가가서 조금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요. 저는 그것이 다큐멘터리의 본질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점에서 이 장르는 대체 불가능한 영역이라고 봐요.
그래서... 우리가 더 열심히 해야겠죠 (웃음).


Q. OTT 분야가 등장하고 <사이버 지옥 : n번방을 무너뜨려라>, <악인취재기> 등 OTT 독점 다큐멘터리들도 등장하였는데 OTT 독점 다큐멘터리에 대해선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A. OTT 독점 다큐멘터리에 대해서는 예전엔 이런 생각이 있었어요. 다큐멘터리 제작자 입장에서는 누가 제작비를 많이 주고, 긴 시간을 보장해준다면 그건 아주 직접적으로 퀄리티에 반영되거든요. 모든 제작이 그렇듯이, 돈과 시간이 들어가면 어느 정도 품질은 비례해서 올라갈 수밖에 없죠. 모든 사업이 그렇잖아요. 돈, 시간, 사람이라는 요소를 더 투입하면 대체로 더 나은 결과가 나오니까요.


OTT는 다큐멘터리 입장에서 보면 그런 기반을 갖춘 플랫폼이에요. 예를 들어 <사이버 지옥 : n번방을 무너뜨려라> 같은 경우, 저는 인터뷰이이자 구성상 등장 인물 중 한 명으로 참여했었는데, 물론 제작진은 아니었지만 제작 과정을 어느 정도 지켜본 거죠. 현장에도 갔었고요. 제가 인터뷰를 2021년 초쯤에 했는데, 방송은 1년 반이 지나서야 나왔어요. 제작 기간이 거의 2년이었던 거죠.


또 넷플릭스 측에서 추가 인터뷰를 요청해서 하루 더 촬영을 했거든요. 근데 그 하루에 쓴 돈이 저희 다큐 한 편 제작비랑 비슷한 수준이었어요. 영화 스태프 수십 명이 와서 세팅을 하고, 제가 누군가와 인터뷰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대역 배우들도 열몇 명 불렀고요. 이런 제작 방식은 솔직히 말해, 연출자로선 부러워요. 다들 그런 얘기 많이 해요. 우리도 기획안을 OTT에 보내볼까 하고요. 사실 모든 연출자들의 꿈이 대작을 만드는 거잖아요 (웃음). 

하지만 요즘은 또 이런 생각도 들어요. 지상파 방송국의 다큐멘터리는 지상파가 가진 공적인 의무가 있어요. 법에도 명시되어 있고, 재허가 심사 때도 얼마나 그 의무를 잘 이행했는지가 평가 기준이 되죠. 방송 사업자는 결국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니까요. 그래서 지상파 다큐멘터리는 일정 수준의 제작비를 보장받으면서도, 공익적인 문제의식을 담아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거예요. 저도 그런 전제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왔고요.


반면에 OTT는 그런 공적인 책임이 없죠. 아무도 그런 의무를 부과하지 않아요. 대신 수익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죠. 드라마를 제외하고 예능, 다큐멘터리 다 똑같이 TV쇼 장르로 분류되고, 그게 얼만큼의 수익을 냈느냐로 평가를 받는 거예요. 그 안에 공익적인 질문이 있냐 없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죠. 그러니까 더 자극적일 수밖에 없어요.

제가 ‘선을 넘어버렸다’고 느꼈던 작품도 사실은 OTT 투자를 받은 거였어요. 그렇게 자극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분위기였다고 생각해요. 물론 기사에서는 구체적인 작품명을 언급하진 않으시겠지만,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OTT 기반에서 만들어지는 작품들은 확실히 더 자극적이죠.


예를 들어 TVING에서 방영된 <샤먼 : 귀신전>이라는 다큐멘터리는 잘 만들었어요. 취재도 잘했고요. 그런데 보다 보면 ‘사람이 아프거나 힘들거나 우울할 수 있는데, 혹시 그게 악귀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간의 정신적 고통이 거의 다 그런 식으로 해석돼요. 무당이 진단하고 해결하는 방식으로요. 일부는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전부가 그렇게 되면 문제가 있겠죠.

이걸 만약 지상파에서 만들었다면 내용은 좀 더 밋밋해졌겠지만, 다양한 해석 가능성을 함께 제시하면서 “여러분 생각해보세요”라고 했을 거예요. 하지만 OTT 작품은 한 쪽 해석에 쏠리는 경향이 있고, 대신 훨씬 재밌죠 (웃음).


그래서 뭐가 맞다, 틀리다 말하긴 어려운 것 같아요. 요즘은 콘텐츠도 산업화되어 있고, 산업적 경쟁력도 굉장히 중요한 시대잖아요. 그래서 OTT 다큐도 다큐라는 장르가 확장해가는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생각해요. 그걸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중요한 건 이 바리에이션들이 다 공존해야 한다는 거죠. 제가 제작한 <바디멘터리 - '살'에 관한 고백> 처럼 공적인 질문을 던지는 다큐가 있는가 하면, 반대편 끝에는 범죄적이거나 자극적인 현실을 다룬 논픽션 장르도 필요해요. 이 장르가 그렇게 구성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Q. 해외 프로그램과 비교하였을 때, PD님께서 생각하시는 한국 시사 다큐멘터리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요?


A. 해외 다큐멘터리도 워낙 타입이 다양해서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요. 결국 핵심은 돈, 사람, 시간의 문제인 것 같아요. 예전엔 해외와 국내를 단순히 국가 기준으로 나눌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보다 OTT냐 아니냐가 더 선명한 기준선이 된 것 같고요. OTT에 관한 이야기는 앞에서 충분히 했으니까 제외하고, 공적인 의무를 부여받는 지상파 방송사라는 범위 안에서 비교를 해보자면, 대표적인 게 BBC죠.


BBC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을 들은 적이 있는데, 예를 들어 저희가 어디 동물을 찍으러 간다고 해봐요. 제작비나 시간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사전 리서치를 최대한 한 뒤에 스태프들을 꾸려 현장에 갑니다. 그러면 그 첫 촬영에서 무조건 결과물을 뽑아야 해요. 시간도, 예산도 여유가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BBC는 달라요. 돈과 시간, 인력 모두 훨씬 더 많이 투입해요. 해외 촬영이라 하더라도 한 번 가서 답사를 하고, 또 한 번 더 와서 현장을 충분히 파악하고, 철저하게 계획을 세운 뒤에 본 촬영에 들어가요. 그리고 노동 시간 같은 것도 철저히 준수하죠. 그러면 당연히 시간은 더 들고, 인력은 더 많지만, 훨씬 안정적이고 깊이 있는 제작이 가능해지는 거예요.


이 부분에서 저는 공영방송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큐멘터리가 한 사회에서 공적인 역할을 한다면, 그 사회 구성원들이 '여기에 이 정도 자본 투자를 해도 된다'고 동의할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죠. BBC가 그만큼의 투자를 받는 건, 그 사회 안에 그런 공감대와 합의가 존재하기 때문이고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예를 들어 KBS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는 좀 부족한 편이에요. 수신료에 대한 의문도 계속 나오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그 여론을 바탕으로 수신료 징수 방식 같은 걸 흔들기도 하죠. 그러다 보니 BBC 같은 방식의 대규모 공적 투자가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예요. 그 결과, 미디어 시장을 선도할 만한 좀 더 본격적인 다큐멘터리 제작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거고요. 그건 좀 아쉬운 부분이죠.


물론, BBC는 워낙 잘된 공영방송 모델이고요. 우리나라보다도 다큐 제작 환경이 더 열악한 나라도 많아요. 비교 대상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긴 한데, 우리도 잘하고 있는 부분이 분명 있어요. 예를 들어 KBS의 <다큐 인사이트>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굉장히 잘 만들고 있거든요. 정말 괜찮은 다큐멘터리들이 많아요. 그래서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지상파 다큐멘터리 PD들이 나름 분투하고 있다, 그런 점도 말씀드리고 싶어요. 좀 변명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요 (웃음).


Q. 한국에서 시사교양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시며 겪으신 문제점이 있을까요?


A. 
문제점은 굉장히 많죠. 그런데 이걸 막 자세히 말할 수는 없어요. 사실 (청소년기자단을) 사적으로 뵈면 백날천날 얘기할 수 있는데, 이게 기록이 되고 보도가 되는 거잖아요. 제가 회사에서 회사 욕을 할 순 없잖아요. 말하자면 '회사에서 회사 욕'이 되는 거죠 (웃음). 그러니까 단순화시켜서 말하면, 저는 시사교양 다큐멘터리니까 좀 더 사회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싶어요. 그런데 항상 서게 되는 질문이 있어요.


“그런 게 시청률이 나와?” “사람들이 보겠어?” 이런 질문들을 받게 되면, 사실은 어떤 다큐멘터리 제작자든 고민에 빠지게 돼요. 예를 들어, 제가 작년에 실제로 기획했던 이야기가 있었어요. 소멸 위기의 마을, 거기에 있는 고등학교가 신입생이 2년 동안 없어서 없어질 위기에 처했는데, 그 학교가 야구부를 만들었어요.

그 야구부가 마을 사람들의 엄청난 지지와 희망을 받으면서 정말 벼랑 끝에서, 절박한 야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죠.


이 기획을 냈을 때, 모두가 의미 있는 이야기라고 말해주셨어요. 근데 제가 그 마을에 들어가서 1년 동안 야구부의 활동과 마을 사람들의 분투를 지켜보면서 담아보겠다고 했을 때 나오는 질문은 이런 거예요. “그거 하려면 1년 동안 네게 투입되는 자본이 얼마인데, 그걸 방송했을 때 그만한 수익이 되겠어?” 이 질문 앞에 서게 되면, 그럼 제작을 하기 쉽지 않아지죠.


계속 그런 충돌이 있어요. 시사교양 다큐멘터리라는 건, 사실 방송국이 공적인 역할을 해야 된다는 데 대한 사회적 합의와 공감이 많을 때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는데, “방송국도 회사고 돈 벌어야지”라는 분위기가 강해지면,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들게 되는 거예요.

그게 제일 큰 틀에서의 한계인 것 같아요.


Q. 하나의 시사 다큐멘터리를 기획할 때, 주제를 선정하는 기준이나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나요?


A. 일단 기획의 출발점은 PD 개인, 그러니까 기획자에게서 시작돼요. 평소에 언론인으로서, 또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있는 거죠. 예를 들어 <그것이 알고 싶다>든 <SBS 스페셜>이든, 우리가 만드는 프로그램은 기획자의 질문에서 시작해요. 그 질문들은 어떻게 생기느냐 하면, 사실은 그냥 삶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내가 뭘 읽고, 뭘 보고,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이야기를 들었는지, 그 모든 것들이 기획의 첫 단계인 거예요. 예를 들면 같은 팀에 있는 20대 여성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그들이 느끼는 고민이나 울분,

또는 길을 걷다가 마주친 노인분들을 보며 상상하게 되는 그분들의 미래이런 일상의 조각들이 기획의 시작점이 되는 거죠. 그렇게 모은 고민 중에서 방송화할 수 있는 주제를 선별하는 과정을 거쳐요. 그때는 방송 업계 전문가들—작가, 선배 PD, 후배 PD, 동료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그 과정에서 그 주제가 방송으로 구현될 수 있는 방식, 방향, 형식들을 더 구체화하게 되는 거죠. 예를 하나 들자면, 제가 올해 기획했던 것 중에 ‘젠더 갈등’과 관련된 주제가 있었어요. 한국 사회의 여러 갈등 중에서 ‘가장 심각한 갈등이 무엇인가요?’라는 여론조사에 20대 여성 응답자의 80~90%가 ‘젠더 갈등’이라고 답했다는 결과를 봤거든요. 또 실제로 커뮤니티나 댓글 같은 데서 보면, 서로에 대한 불신과 분노, 냉소가 넘치잖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아, 이건 정말 대화가 불가능한 시대가 온 건가?” 싶다가도, 막상 만나서 이야기해보면 의외로 통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문제의식에서 관련된 기획이 나오기도 했어요. 그래서 삶에서 나온 문제의식을 방송으로 어떻게 구체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제가 흥미를 가지는 형식이나 스토리텔링 방식에 얹어서 기획안을 써요. 그걸 저희는 "기획안을 디벨롭한다"고 표현하죠. 한 번 쓰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고치고, 여러 사람과 이야기 나누고, 현실성과 가능성을 따져보면서 기획안을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이에요. 그렇게 디벨롭된 기획안이 사내 심의나 검토를 통과하면 실제 제작이 가능해지는 거고요. 보통은 이렇게, 삶에서 질문을 찾고 → 고민을 나누고 → 형식에 담아내는 과정을 거쳐 기획이 만들어집니다.


Q. 그동안 제작하신 다큐 소재 중, 가장 기억에 남으신 소재가 있으신가요?


A. 제가 올해 기획했던 다큐멘터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는 갈등이란, 민주주의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서로 다른 의견을 드러내고, “나는 이렇게 생각해, 넌 그렇구나” 하고 말하는 과정 자체가 대화의 시작이고, 그런 대화를 통해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함께 모색해 나갈 수 있잖아요. 하지만 문제는, 이 갈등이 지나치게 극단화될 때 생기는 것 같아요. 상대가 마치 ‘악마’처럼 보이기 시작하면, 그 누구도 대화하려 하지 않잖아요. 그렇게 되면 민주주의에 기여할 수 있는 건강한 갈등이 아니라, 공존 자체가 어려워지고, 심지어는 “저 사람이랑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게 고통스럽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죠. 실제로 얼마 전 한 설문조사를 보니까, 한국 사회의 울분 수준이 굉장히 높게 나타났더라고요 (웃음). 


공정하지 못한 기회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정치적 양극화로 인한 사회 분위기가 아닐까 싶어요.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이 직접 나서지 않는다면, 우리가 선출한 권력기관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무기력감도 커지고요. 그런 울분들이 점점 삶을 지치게 만든다는 걸 강하게 느꼈어요. 그래서 저는 ‘방송이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지상파 방송은 ‘Broadcasting’, 즉 보편적 매체잖아요. 그렇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제의식과 고민을 던지고, 사실 알고 보면 우리는 서로 악마가 아니에요 (웃음). 이런 이야기를 조금 더 따뜻하고 진솔하게 보여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고민 끝에, 올해는 사회적 갈등을 조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획들을 많이 시도하려고 했어요. 그게 제게는 가장 큰 고민이자,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었던 것 같아요.


Q. 매일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들여다보시는 직업이니만큼, 저라면 멘탈에 무리가 갈 것 같습니다. PD님께서는 이럴 때 멘탈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A. 사실 멘탈이 무너질 때도 많고, 바닥까지 가는 순간들도 있어요. 실제로 온갖 스트레스성 질환들을 겪었거든요. 방송 제작이 끝나기 전까지는 이명도 자주 찾아오고요. 밤이 되면 ‘삐—’ 소리가 계속 들리는 그런 거요. 마치 전쟁터에서 낮엔 포성이 울리고 밤엔 병사들에게 이명이 찾아오는 느낌처럼요. 근데 결국 이런 직업은,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이 하는 일인 것 같아요. 그건 일종의 기질인 것 같고요. 어떤 사람은 아침 9시에 출근해서 저녁 6시에 퇴근하는 삶이 가장 잘 맞고 또 그걸 잘 해내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게 우리 사회를 굴러가게 하는 굉장히 중요한 기질이죠. 저는 그걸 잘 못해요. 집중력도 금방 흐트러지고, 하루 종일 앉아 있는 것도 힘들고요 (웃음). 그래서 저는 오히려 무언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감수하면서 일하는 편입니다. 멘탈 관리라고 해서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고요, 그냥 스스로에게 "그래도 이게 나한테 더 중요한 일이다"라고 계속 설명하면서 버티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달리기를 합니다 (웃음). 아침마다 4km 정도 뛰는데, 이게 스트레스 해소에 정말 도움이 많이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효과를 인정하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Q. 시사교양 PD가 되려면 가장 필요한 것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A. 지금은 정말 여러 가지를 생각해야 하는 시대인 것 같아요. 전통적으로는 지상파 방송국의 시사교양 본부에 소속되어 일하는 사람들을 '시사교양 PD'라고 불렀죠. 예전엔 그게 하나의 명확한 타이틀이었지만, 지금은 조직 개편이 이루어지면서 저희 회사만 해도 제작국으로 소속이 바뀌었고, 앞으로 공채가 다시 열린다면 '제작 PD'라는 이름으로 채용할 가능성도 있어요. 그래서 이제는 시사교양 PD라는 이름보다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인가’가 더 중요해진 시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디어 환경 자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 예전처럼 방송국 하나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할 수 있는 시대잖아요. 미국 같은 경우는 지역 소규모 방송국에서부터 커리어를 시작해 점점 더 큰 무대로 나아가는 구조인데, 우리나라도 조금씩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프로덕션도 많고, 이들이 OTT에 납품하거나 유튜브에 자체 제작 콘텐츠를 올리는 경우도 많죠. 그런 곳에서 일을 시작한 PD도 결국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PD인 거예요. 꼭 지상파 공채 출신이 아니더라도요.

그래서 중요한 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가’라고 생각해요. 그게 출발점인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어떤 형태로든 그걸 표현해보고 싶어지거든요. 그러면 다양한 플랫폼에서 경험을 쌓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기와 맞는 방식이나 포맷을 찾아갈 수 있죠. 그걸 통해 실력을 인정받게 되면 더 큰 조직에서도 기회를 얻을 수 있고요. 지금은 공채도 많이 줄어들고 있어서, 예전처럼 무조건 시험 보고 들어가는 구조는 아니니까 더더욱 직접 만들어보는 경험이 중요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조언하고 싶은 건, 막연하게 ‘PD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일단 뭔가를 만들어보라는 거예요. 영상이든, 다큐멘터리든, 인터뷰든. 어떤 질문이 있고, 그걸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욕구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만들게 될 거예요. 기자님도 회사에 들어가보기 전에 기사를 쓰는 일에 관심이 있으니까 이렇게 해보시는 거잖아요. 저도 그랬어요. 대학 시절에 카메라 들고 울산까지 내려가서, 부당하게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혼자 만든 적이 있었거든요. 그 분들과 천막에서 같이 생활하며 촬영하고, 편집해서 발표했어요. 또 대학 방송국에서 PD로 일하면서 방송제도 기획하고, 다양한 일도 해봤죠. 그런 경험 하나하나가 결국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아요. 관심이 있다면,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어질 거예요. 그게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더 관심을 가져 탐사보도를 진행하고 싶으신 분야가 있으신가요?


A. 
여러 가지 분야가 있고요. 저는 기본적으로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권력과 차별의 문제—이 두 가지가 탐사보도가 다뤄야 할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제 개인적인 관심사라기보다는, 탐사보도가 본질적으로 다뤄야 할 주제인 거죠. 권력을 파헤치는 것과 보이지 않는 차별을 드러내 보이는 것, 이 두 가지는 탐사보도에서 꼭 다뤄져야 한다고 봐요.

그중에서도 특히 ‘보이지 않는 차별’을 드러내는 일에 큰 관심이 있어요. 예를 들면 장애인 시설이라든지, 보육원 같은 곳들—이런 공간들은 한국 사회에 굉장히 많거든요. 물론 정말 잘 운영되는 곳들도 있지만, 지금이 2025년인데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문제가 많은 곳들도 여전히 있어요. 사회적 시선이 잘 닿지 않는 공간이다 보니 오랫동안 방치되는 경우도 있고요. 군대도 마찬가지죠. 이런 보이지 않는 공간들 안에서 벌어지는 차별을 드러내는 게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전공이 컴퓨터공학인데, 그래서 그런지 권력과 기술이 결합해서 생기는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요. 최근에 한국 사회에서 일어났던 여러 문제들을 보면, 기술과 권력이 결합하면서 생긴 일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딥페이크라든가, n번방 같은 사이버 범죄가 그렇죠. 사이버 공간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텔레그램 같은 보안성이 강한 플랫폼을 활용하고, AI 기술이나 합성 기술, 해킹 등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거예요. 피해자들은 대부분 학생이거나 사회적으로 대응이 어려운 위치에 있는 여성들이었고요. 범죄자들은 그런 점을 아주 정확히 노려요. 마치 맹수가 먹잇감을 고르듯이요.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사례는 예전에 제가 보도했던 내용인데요. 자동차 같은 걸 만들 때 수많은 전자 부품이 들어가잖아요. 이게 다 공급망을 통해 들어오는데, 그중에 어떤 마이크로칩이 거의 다 쓰고 폐기해야 할 건데도 다시 공급망에 몰래 흘려보낸 거예요. 말 그대로 버려야 할 칩에 표면만 새로 각인해서 새 칩처럼 만든 거죠. 그런 칩들이 자동차뿐 아니라 공군기 같은 데도 들어가요. 실제로 고장이 나서 원인을 추적해보니, 공급망 끝단인 중국의 한 지역에서 그런 위조 칩이 만들어지고 있었던 거예요. 미국은 이런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조사하고 대책도 세우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있죠.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이처럼 기술과 힘이 결합하면 다양한 형태의 문제들이 생기기 때문에, 그런 지점을 계속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미래에 한국에서 시사교양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후배 PD분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신가요?


A.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의 위기라고 불리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사실 앞으로 시사교양 다큐멘터리를 만들 후배 제작자나 PD분들 중에는, 그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거리로 나왔던 젊은 시민들 중 한 분이 계실 수도 있고, 거리에 나오지 않았더라도 그런 시대를 함께 겪은 세대의 누군가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질문과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 시사적 문제나 다큐멘터리 같은 콘텐츠를 만드는 자리로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분들이 오시면, 이 분야에서 만족감을 느끼면서 일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여전히 문제가 많고, 나와 같은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 조금 더 건강해지고, 삶의 질이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잖아요. 그런데 일반적인 영리 기업에서는 그런 사회적 목표 의식을 실현하면서 일하기가 쉽지 않아요. 반면, 시사교양 PD가 하는 일은 그런 사회적인 목표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먹고사는 일이기도 하니까, 저는 그게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건강한 문제의식을 가진 분들이 이 영역으로 많이 와서 함께 채워주시길 바라고 있어요 (웃음).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24기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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