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제공=피해자 유족, 저작권자로부터 이미지 사용 허락을 받음]
지난 7월 8일 오전 5시 30분경 일산서구 탄현동의 한 빌라에서 한 남성이 쓰러진 채 119에 이송됐다. 그리고 1시간 후, 끝내 사망했다는 절망적인 소식이 유족에게 전해졌다. 사망한 남성은 30세의 장우혁 씨, 우혁 씨가 쓰러진 그 빌라에는 피의자 A, B, C씨가 함께 있었다.
이 범행자들의 첫 진술은 일용직 근무를 하던 우혁 씨가 실수를 하여 일을 못 했단 이유로 기마 자세를 취하고 있었는데, C씨가 기마 자세를 취하던 우혁 씨와 평소 함께 자주 놀던 레슬링을 하며 놀다 우혁 씨가 숨을 쉬지 않아 신고를 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부검 결과 다발성 갈비뼈 골절, 혈흉, 기흉을 동반한 몸통 부위 손상으로 밝혀졌다. 이 외에도 허벅지 부위의 근육과 피부 층이 분리 되는 등의 치명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혁 씨는 계속된 폭행으로 인해 사망한 것일까? 경찰에 따르면 사인이 밝혀진 후 피의자들은 약간의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우혁 씨는 6~7년 전, 피의자 A를 신도림의 한 휴대폰 매장에서 처음 만났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우혁 씨가 가족과 지인들에게 휴대폰의 환수금, 교통비 등의 소액을 부탁하며 금전적인 부족을 호소하였다고 한다. 우혁 씨의 동생은 형이 살아있었을 당시 피의자 A가 5년 전 우혁 씨의 아버지가 암 수술을 하였던 사실을 알고 주변 지인들에게 병원비를 핑계로 몇 천 만원을 빌리게 하였고, 전화는 옆에서 지켜보며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하도록 하였으며 통화를 녹음하는 것도 막았다고 알렸다. 우혁 씨의 부모님이 돈을 빌려주지 못한다고 하면 부모님 욕과 협박을 일삼았다고도 한다. 사망 직전엔 피의자 A와 갈등을 빚었던 사람에게 전화 테러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전화 100통을 채우지 못했단 이유로 우혁 씨를 걷어차기까지 한 사실도 밝혀졌다.
2년 전부터 우혁 씨는 피의자 B, 피의자 C와 탄현동의 한 빌라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피의자 B와 피의자 C도 우혁 씨와 함께 피의자 A가 가져오는 건설 현장 일에 참여했다고 한다. 현재 피의자 B와 C는 자신들은 피의자 A의 강요로 우혁 씨를 폭행하였으며, 만약 우혁 씨를 폭행하지 않는다면 자신들도 피의자 A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우혁 씨의 사망 그 후, 괴담이었다면 괴담이었으면 좋겠는 충격적인 사실이 계속해서 밝혀졌다. 사망 몇 달 전부터는 피의자 A가 가져오는 건설 현장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일이 끝나고 받는 돈은 모두 피의자 A에게 주어졌고 우혁 씨에겐 5천 원에서 1만 원의 적은 돈이 주어졌다. 건설 일을 하기 위한 숙소도 먼저 결제를 한 후 추후 정산이 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그 돈은 피의자 B의 모친에게 입금이 되었다. 말 그대로 도심 한복판의 착취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데 우혁 씨의 이름이 뜻밖의 곳에서 발견되었다. 두 개의 법인의 임원으로 우혁 씨의 이름이 올라가 있던 것이다. 하지만 법인의 주소지에 회사가 없는 일명 페이퍼 컴퍼니, 유령 회사임이 밝혀졌다. 피의자 A의 지인은 이 법인들은 피의자 A가 불법적인 돈을 벌 목적으로 우혁 씨의 명의를 유령 법인의 등록에 사용했다고 한다. 이 법인들은 현재 사기 혐의로 고소가 된 상태이다. 피해자 동생은 한 법인에서 어떻게 모였는지 모를 5억이 H 백화점으로 송금되었다며 의혹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경찰, 검찰에서는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 경찰 측은 강력 사건 팀은 피해자가 어떻게 사망에 이르렀는지에 대해 조사하는 곳이며 구속 기간이 짧아 경찰에선 시간이 많이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실제로 경찰 측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은 10일이며, 한 사건을 모두 파헤치기엔 짧은 시간인 것이 맞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에선 살인 혐의를 파기한 후 피의자들을 상해치사 및 공동 강요 혐의로 법원에 기소하였다. 경찰은 살인과 상해치사는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다르므로 이는 관점의 차이임을 밝혔다. 우혁 씨의 동생은 "피의자 C의 공소장을 보면 피의자 A가 형에게 전화하여 너 뒈진다 라며 살인을 암시한 후 집에서 집단 폭행을 하여 형을 사망케 했다"며 "이게 정녕 살인 의도가 없는 사망인가"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유족이 상해치사 혐의에 인정을 하지 않는 이유는 하나가 더 있다. 우혁 씨가 사망하기 이전, 우혁 씨는 가족들에게 탈출하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하였고 7월 8일에 부모님의 식당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고 한다. 그 전날까지 동생과 연락이 되던 우혁 씨는 약속 당일인 7월 8일, 피의자들과 함께 살던 빌라에서 사망했다.
유족은 우혁 씨가 현대판 노예였다며 호소한다. 말 그대로 피의자들의 지갑, 통장이었던 우혁 씨는 살아있던 동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살인과 치사 사이, 상해치사의 형량은 최소 3년 이상, 살인죄의 형량은 최소 5년 이상, 최대 무기징역 또는 사형이라고 한다. 피의자들의 형량이 요동치는 만큼 유족들의 마음도 요동친다. 오늘도 유족들은 하늘을 향해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를 외쳐본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사회부=22기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