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다음 주로 다가온 제20대 대통령 선거지만 다양한 기관에서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들은 여전히 박빙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양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3월 2일과 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각각 새로운물결 김동연 전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전 후보와 단일화 선언을 하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 이재명-김동연 단일화, 지지층 확장으로 이어질까?
[이미지 제공=상단부터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새로운물결 공식 카페]
먼저 단일화 소식을 알려온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전 후보였다. 김 전 후보는 지난 3월 2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선거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 후보와의 통합정부 구상에 대해 밝히며 대선 후보직 사퇴와 이 후보와의 단일화를 선언했다. 다음 날인 3일부터 김 전 후보는 이 후보와 동반 유세에 나서면서 적극적인 동반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김 전 후보는 이명박-박근혜-문재인으로 이어지는 세 번의 정부에서 모두 주요 보직을 맡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로, 새로운물결을 직접 창당하기 전까지 진보/보수 양측 진영에서 고른 러브콜을 받아왔다. 이처럼 진영 논리에 매몰되지 않는 인물로 여겨진다는 점은 김 전 후보의 강점 중 하나였는데, 승리를 위해 지지층 확장성 확보가 반드시 필요한 이 후보에게는 다양한 진영에 어필할 수 있는 김 전 후보의 합류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두 후보 간의 단일화 과정에서 잡음이나 갈등이 거의 없었다는 점 역시 유권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지점이다. 다만 김 전 후보와 새로운물결에 대한 기존의 인지도나 지지율이 대단히 높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단일화의 효과가 어느 정도로 유의미하게 나타날지는 미지수이다.
◎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이미지 제공=상단부터 국민의힘 홈페이지, 국민의당 홈페이지]
이 후보와 김 전 후보의 단일화가 발표된 바로 다음날 아침,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후보의 단일화 소식이 전해졌다. 일사천리로 진행된 이 후보와 김 전 후보의 단일화와는 달리 윤 후보와 안 전 후보의 단일화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후보 선정 방식/합당 방식 등에 대한 의견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급기야 지난 2월 20일 안 전 후보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단일화 결렬을 선언하는 등 두 후보의 단일화는 요원해 보였다. 그러나 3월 2일 열린 3차 방송토론 이후 두 후보가 직접 만나 새벽 내내 대화를 나누며 상황이 급변했고, 3일 오전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한 단일화를 선언했다.
안 전 후보는 이번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뿐만 아니라 국내 모든 정치인을 통틀어도 손에 꼽을 정도의 인지도를 가진 정치인이다. 또한 양당 후보들을 둘러싼 네거티브 공방전이 격화된 이번 선거전 속에서도 상식적이고 흠결 없는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확보하면서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기도 했었다. 이외에도 의료인으로 활동한 경력 등이 현 팬데믹 상황에서 어필할 수 있다는 점 등 다양한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윤 후보와 국민의힘에게는 천군만마와 같을 수 있다. 그러나 단일화 시기가 너무 늦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3월 9일 본 투표에 사용될 투표용지는 이미 인쇄가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안 전 후보의 투표 칸에도 투표할 수 있어서 무효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단일화를 통해 대선 승리를 향한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지만, 후보 단일화가 반드시 승리를 보장하는 '필승 카드'는 아니다.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가 안철수 (당시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를 해냈음에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게 패배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선거를 불과 하루 앞두고 정몽준 (당시 국민통합21) 후보가 노무현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철회하는 해프닝이 있었던 것처럼, 선거 당일까지는 그 무엇도 확신할 수 없다. 이제 운명의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두 단일화 중 대선 승리를 이끌 '신의 한 수'는 어떤 것이 될지 유권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한민국청소년기자단 정치부=4기 대학생기자 김희수]